병자호란과 정유호란.

엊그제는 귀빠진 날이다. 정확하게 69년 전 그날 내가 고고지성을 지르며 이 땅에 태 난 것이다. 기록이 없으니 알 길은 없지만 아마도 몹시 추웠을 것이고 눈 또한 내렸을 것인즉, 삭풍이 몰아치는 엄동설한에 내가 태어난 것이다. 계절이 그러하니..

 

새벽에 일어나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미몽(迷夢)의 눈으로 바라보니 우뚝 한 줄기 빛을 발하는 가로등 사이로 무엇인가 분분(紛紛)이 날리고 있다. 눈이다. 그리고 두어 시간 후 미명이 밝아오고 주위를 살핀즉,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이 내린 눈이다. 귀 빠진 날인데저녁 서울 집에서 아들딸 사위 손녀들과 생일 턱을 먹기로 했는데쯔읍! 암튼 평생 눈을 제일 싫어했다.

 

거시기가 찢어질 정도로 가난한 살림에 이 추운 겨울 날 먹는 건 둘째 치고 군불인들 제대로 땠을까? 우리 엄니 어린 새끼 얼어 죽지 않게 하려고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까? 날씨 추운 것도 그러한데 눈까지라니….그리고 철들고 최전방 병영, 별 단 장군님 따까리로서 온갖 혜택을 다 누렸지만 그 놈의 제설작업은 열외가 없었기에 지긋지긋한 그 놈의 눈. 그 땐 왜 24시간 눈이 계속 내렸을까? 지긋지긋했던 상념을 멀리 보내고

 

결국 마누라와 상의 끝에, 아니 상의라기보다는 마누라의 명령이다. ‘용돈은 챙겨 둘 테니 혼자 있으라는괜히 생일 턱 먹겠다고 상경하다가 눈길에 거시기 하는 것 보다는 내년을 기약하라는 명령.

 

한껏 게으름을 피우기로 작정 했다. (rack)에서 와인 한 병을 꺼내들고 TV를 켰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던남한산성을 보기로 했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보려고 했지만 어영부영 시기를 놓치고 말았기에 tv속 영화관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몸이 널어질 정도로 따뜻한 거실에서 와인을 홀짝이며 영화를 봤으니 금방 눈까풀이 천근이다. 자다 깨다 실눈을 감았다 떴다 도대체 영화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몇 군데 뚜렷이 기억되는 장면은 있다.

 

영화의 첫 장면, 말 그대로 삭풍(朔風)은 몰아치고 한설(寒雪)이 두텁게 내린 송파(한강)강 오랑캐 용골대 진전(陣前)에 인조임금의 명을 받고 협상하러 간 주화파 우두머리최명길을 겁주기 위해 아프리카 메뚜기 떼보다 더 많은 화살이 날아와 그가 탄 말 주변에 꽂힌다. 그러나 최명길은 조금도 두려워 않고 큰 소리로 외친다.“한 나라의 사신을 이리 대접하는 것이 그대들의 예법인가?나는 이 장면에서 코끝이 찡해오는 감동을 먹고 벌써 영화 한 편을 다 봤다고 생각했고 그 후로 온 몸으로 퍼진 와인 기운도 있었겠지만 자다 깨다 실눈을 떴다 감았다부가세를 포함한 5천 원돈이 아깝지 않았다.

 

용골대(龍骨大) 그는 침략군의 최고사령관일 뿐이지 최고 지도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최명길의 그 한마디에 깍듯하게 예()를 다해 사신 대접을 해 주었던 것이다.

 

문재인이 방중외교를 가며 얼마나 많은 사신을 거느리고 갔는지 일반 백성인 나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보도에 의하면 꽤 여럿 간 것을 알 수 있다. 그 많은 인간들 중에 우리의 대통령님께서 수라상은커녕 밥도 제대로 못 얻어 잡수시고 길거리 노점에서는 파는 꽈배기(원래 그게 노점에서 파는 중국 서민 음식이다)나 처먹게 만든 놈들이 수행원? 그 많은 대가리 속에 중국당국을 향해한 나라의 대통령을 이리 대접하는 것이 그대들의 예법인가?외칠 놈이 한 놈도 없었다고? 그 놈들 귀국하면 전수 조사해 모조리 송파강에 쑤셔 넣어야 할 놈들이다. 나는 이 점에 비분강개 하고 있는 것이다. 감히 우리 대통령님을 오랑캐 놈들이….

 

게시판에 나도는 글들을 읽어보면 삼전도비를 만들기 전 인조임금은 청태종 앞에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했다며 분개를 하지만, 이 부분은 잘못 된 인식이다. 인조임금은 그래도 하늘같은 황제께서 그 먼 길을 몸소 이 작은 나라에 오셔서 절을 받았지만, 문재인은 그 먼 곳을 직접 찾아가 밥도 굶어가며 며칠 사정사정해서 머리를 조아렸으니 인조임금님과 문재인을 동격으로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온 몸이 노곤하고 아랫도리도 노골노골해 질 때 다시 잠을 깨우는 장면이 나온다. 인조임금님과 문재인이 꼭 닮은 부분을 시사하는 장면이다. 두 양반은 우유부단하고 흐리멍텅한 그리고 어떤 명이나 하교를 할 때 아랫것들이나 일반 백성이 알아먹지 못하는 자신들만의 특별난 언어법 그것이다. 남한산성으로 쫓겨 간 인조임금이 오랑캐 군과 대치하고 있을 때 성안에는 백성이 먹을 식량은커녕 군량미가 많이 부족했었다.

 

적은 조여오고 군량미는 부족하고 싸움도 먹어가며 해야 할 때 누군가가(자다 깨다 했으니 누군지 제대로 못 봤다.)임금께 아뢴 모양이다. 그때 인조임금은아껴서 먹이되 너무 아끼지는 말라!”…그 순간은 잠이 확 달아났다. 아무리 임금님 말씀이지만 이게 말인가 막걸린가? 참나잠이 달아났으니 그 다음 대화는 더 똑똑하게 들린다. 말인지 막걸린지 임금님이 내리신 하교를 제대로 이해는 했는지? 아무튼 그가 다시 아뢴다.“얼마씩 먹여야 하올는지…”라는 말끝에 임금님은 벌컥 성질을 내신다.“내가 그런 것까지 관여 하랴!?”

 

취임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달려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시급을 1만원으로, 겨우 영화 한 편에 현혹 되어 원전폐쇄 하라,,,,매일 뚱딴지같은 하교를 쏟아내시고 당신께선 마치침상 못 거시기로 빼고 밤송이 역시 거시기로 까라!”는 명령만 양산해 내시면 되는 줄 착가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쏟아 내신 명령을 어찌하오리까? 나나 국민이 듣지 못했으니 분명이런! 足같은 놈들 내가 그런 것까지 관여 하리수!?”하실 게 뻔하다.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를 문재인은 봤을까? 봤다면 어떤 느낌을 가질까? 내가 시기적으로 오늘날 같을 때 이 영화를 본 것도 기연은 기연이다. 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제2의 병자호란 아니 정유년에 일어난 호란이라고 생각한다.

 

병자호란은 1636(인조 14)12월부터 시작된 난리다. 금년은 정유년이다. 고로 정유호란 역시 12월 추운 겨울에 일어난 난리다. 병자호란은 병자년에 일어나 정축년에 끝났기 때문에 병정노란(丙丁虜亂)이라 부르기도 한다. 정유호란의 또 다른 명칭은 정할 수 없다. 방금 시작한 호란이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란이 끝나려면 우리 백성이 대동단결해야 한다. 지금의 우유부단하고 흐리멍텅한 그런 놈으로는 난리가 언제 끝날지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하루 빨리 끌어 내리자!!!

 

 

덧붙임,

조상님 중에 오 달()字 제()字 쓰신 분이 계신다. 원래 병자호란 하면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이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 삼전도비(三田渡碑) 그리고 삼학사(三學士) 이렇게 석 삼()자가 셋 들어가는 것을 알아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이거 우리 초등 때는 다 배웠었다. 요즘 홍아족(紅兒族: 벌갱이)들이 역사를 왜곡해 가며 안 가르치는 모양이다.)

 

삼학사(三學士),

홍익한(洪翼漢윤집(尹集오달제(吳達濟)를 가리킨다. 1636(인조 14) 12월 청태종(淸太宗)10만 대군을 거느리고 조선에 침입하여 남한산성(南漢山城)을 포위하였을 때, 조정 신하들 사이의 의견이 일치하지 못하였다. 최명길(崔鳴吉)을 중심으로 한 주화파(主和派)는 청나라와 화친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김상헌(金尙憲)을 중심으로 한 주전파(主戰派)는 결사 항전을 주장하였으나 결국 주화파의 주장이 우세를 점하였다. 이에 1637년 인조가 남한산성 밖으로 나와 청나라에 항복하였고, 홍익한 등 세 사람은 척화(斥和)의 주모자로 중국 선양[瀋陽]으로 끌려갔다. 이들은 선양에서 모진 고문과 회유에도 척화의 뜻을 굽히지 않음으로써 결국 참형(斬刑)을 당하였다. 조정에서 이들의 충절을 기려 홍익한에게는 충정(忠正), 윤집에게는 충정(忠貞), 오달제에게는 충렬(忠烈)이라는 시호를 내리고 모두 영의정을 추증하였다.

 

내가 잠든 사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영화엔 삼학사(三學士)가 한마디도 언급이 안 됐다. 애국자들을 이런 식으로 대접해선 안 된다. 누가 역사를 왜곡해 가면 만든 영화를 보고 애국을 하려 하겠는가? 많이 섭섭했다. .;;;;

2 Comments

  1. 백발의천사

    2017년 12월 22일 at 11:04 오전

    제가 이 글을 읽다말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전애 이런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능한 간부는 중요한 안건을 협의하는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때 회의말미에 꼭 이런 말을 한답니다. “사익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합리적으로 처리하시오”.
    우리에겐 이런 DNA 가 있나 봅니다.
    아 참…. 어제 제천에서 있었던 불행한 화재사고…. 국가가 또 잘못했네요. 왜 우리나라는 자꾸 잘못하는 일만 만들까요?

    • ss8000

      2017년 12월 22일 at 12:15 오후

      그야 말로 대형 화재입니다.
      그러나 저 같은 촌로가 어찌할 수도 방법도 없습니다.
      그냥 tv화면과 신문을 뒤적이고 닷컴을 여는 수밖엔…

      문재인이 이곳엘 온답니다.
      미친놈 아녜요?

      새카맣게 다 죽은 시체 확인하러 오는 겁니까?
      지까이께 여기와서 할 수 있는게 뭡니까?
      이래저래 생각하면 오다가 차라도 뒤집혔으면…
      까이꺼 줄초상 한 구 더 치르면 되지요.

      ‘아껴서 먹이되 너무 아끼지 말라!’
      하루에도 수십 건 사건사고가 터집니다.
      그거 모두 국가책임이라고 선포하러 오나봅니다.

      주둥이로는 국가책임이라고 인기를 얻어 놓고
      그 책임 무엇으로 했는지???

      아껴서 먹이되 너무 아끼지 말라는 무능한 지도의 말이 자꾸
      문재인 상판대기와 오버랩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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