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눈물.

한반도 유사 이래 가장 성군으로 칭송되는 양반이 세종대왕이라는 데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시대를 살아 보지 않았기에 그 위대한 성군의 통치는 어떤 것인지 솔직히 모른다. 다만 그 기록(역사)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뭐랄까? 그 양반의 실적 또는 치적 뭐 그런 거.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국민적 영웅으로 숭앙받는 이가 박정희 대통령 맞다. 다행히 그분 통치하의 삶을 충분한 기간 살아 보았기 때문에 좀 안다. 그분이 독재를 했는지 독선을 부렸는지 그 양반이 졸지에 시해를 당하기 전까지 조금도 그 불편함을 모르고 지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 때가 태평성대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선 크게 오해 없기 바란다. 그분 통치기간 동안 오히려 허리 띠 졸라매고 배 많이 곯았던 것 같다. 당시 그 분은 우리를 배불리 먹게 해 주신 게 아니라 그 터전을 충분히 닦아 주신 것이다. 즉, 고기를 잡아 손에 쥐어 주신 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셨고 그 방법대로 오늘을 이룬 것이다.

세종대왕이 아무리 성군 칭송을 받았어도 그 밑에서 직접 살아본 백성 중에 불만세력은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고, 그런 세력들은 그 양반을 폭군이라고 했을 수도 있다. 역시 내가 박정희 시대에 전혀 불편함을 못 느꼈지만 또 다른 이들은 그분을 건국 이래 가장 폭군으로 취급하는 인간들도 있다. 이런 걸 보면 성군과 폭군은 개인적인‘삘(feel)’차이 인 것 같다.

 

그런‘삘(feel)’차이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치적인 것만큼은 틀림없다고 할 수 있겠다. 오늘날 우리가 문화적 가치를 높이며 사는 것은 세종대왕 때의 업적들이 기초 된 것들이 많다. 박정희 대통령이 아무리 독선 또는 독재자라고gr염병하는 놈들도 그 양반의 치적에 의한 혜택 앞에선 꼼짝 못한다. 오죽하면 지독한 빨/갱/이 중의 한 사람인’백기완‘같은 사람이“박정희는 자신과 같은’빨‘3만 명을 괴롭혔지만 3천만을 살렸다”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성군이 뭔가? 백성들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며 부국강병 시키면 얼마간 불협화음이 있어도 성군이다. 그와는 반대로 북괴처럼 아무리 강군, 강병을 유지해도 인민이 못 먹고, 못 입고, 못 살기 때문에 대를 이어 폭군이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성군과 폭군은 종이 한 장 차이 라고 할 수 있다. 폭군 아래서도 잘 먹고 잘사는 놈들은 그놈이 성군일 것이고, 아무리 성군의 통치일지라도 상대적 박탈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놈들은 성군을 폭군이라고 빡빡 우기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요순시대가 별건가? 백성들이 지도자의 의도대로 잘 따라 주었기 때문이다. 지도자와 백성 간 감정 상할 일 없었다. 지도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하라는 대로 하는데 무슨 문제 될 게 있겠는가? 북괴를 보면, 대를 이어 저 하고 싶은 대로 하지만 강제 하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다. 서로 아귀가 안 맞으니 폭군이 되고 마는 것이다. 박정희의 지도 방침이나 통치 스타일에 순응한 나 같은 사람은 그가 성군인 게 틀림없지만, 사사건건 반대했던 놈들은 그분을 아직도 폭군 독재자로 취급하는 놈들이 많다. 즉, 민심이 성군도 만들고 폭군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어쩌면 섬뜩한…)난 사실은 폭군일수록 눈물이 많다는 것이다. 죽은 노무현씨가 집권할 때 예닐곱 차례의 눈물을 보였다. 딴에는 정 많은 지도자로 어필하려 했지만 그것은 정이 아니라 무능이고 악어의 눈물이었다. 재임기간동안 1년에 한 번 이상 눈물을 보였다는 것은 통치력이나 정치적 한계가 드러날 때 보이는 신파극이고 제스처에 불과하다.

 

엊그제 제천에서 천재(天災)에 가까운 대형 화마(火魔)로 6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화재는 이미 진압되었고 사상자들은 수습이 되었는데 하루가 지난 그 장소에 문재인이 갔다는 것이다. 빨간 물이든 공영(?)방송을 비롯한 찌라시 신문까지‘사고현장 진두지휘’라는 표현을 한다. 얼마나 가소롭고 가증스런 표현인가. 상황 끝난 현장을‘진두지휘’할 게 뭐가 있다고…

 

더욱 가증스럽다 못해 간교한 것은 유족들 앞에 나타난 문재인 “유가족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지금 할 일”이라며 이죽거렸고, 대변인이라는 놈은 한 술 더 떠“文대통령, 제천서 돌아오는 길에 울먹이셨다”고 아첨을 떨지만 사실 확인할 길은 없다. 그렇지만 액면가 그대로 믿어주자. 의례 폭군들은 그러 하니까. 뒤집어진 낚싯배, 화마에 휩싸인 스포츠센터, 반 년 남짓한 기간에 벌써 눈물을 두 번씩이나 흘렸다. 그의 재임기간이 얼마가 될지 알 길은 없다. 폭군의 눈물을 더 이상 안 흘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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