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가 된 개. 돼지들.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성어를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간단하게 아침에 셋 저녁에 넷하며 원숭이를 달래는 게 진정한 의미는 아니다.

 

원숭이 주인 저공(狙公)은 방만한 살림살이를 하는 관계로 가세가 차츰 기울기 시작한다. 결국 사람도 어려운 가운데 원숭이에게 줄 사료 값이 만만치 않다. 원래 원숭이에게 공급하던 먹이는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였던 것이다. 다만 그것을 뒤집어 아침 셋 저녁 넷으로 바꾸기로 하고 원숭이들에게 의사를 물어 본 결과 원숭이들은 환호작약을 하며 대 찬성을 한 것이다. 한마디로 지능이 낮은 원숭이를 속인 것이다. 그러나 원숭이는 속을 줄도 모르고 분노할 줄도 모르고 오히려 저희들 의사가 반영 됐다며 기뻐 날뛰며 그 제도를 받아 들였다.

 

상석하대(上石下臺)라는 성어가 있다. 별 거 아니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다시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조금 유식하게 얘기하면 미봉책(彌縫策) 즉, 눈속임만 하는 일시적인 대책이라기보다 사람을 원숭이 취급하는 간교한 술책(術策)이나 사술(詐術)이다.

 

폭염(暴炎)의 그 끝에 남은 것은 전기세다. 워낙 덥다못해 뜨거워 앞뒤 따지지 않고 냉방을 하고 보니 전기사용이 누진 되어 끔찍하게 부과 된 것이다. 이번엔 원숭이가 아닌 개. 돼지들이 아우성이다. 그런데 현대판 저공(狙公) 아닌 견돈공(犬豚公?)이 내 놓은 대책이 7. 8월 두 달 동안 만원씩 도합 2만원의 전기세를 깎아 준 댄다.

 

그런데 묘하게도 개. 돼지들 불만이 당장 사그라진다. 사람이라면 분노할 줄 알아야 하는데 겨우 어린애 과자 값도 안 되는 2만원에 환호작약은 아니더라도 만족한 모양이다. 누구도 위정자 놈들의 방만한 살림살이로 국고가 비어가는 줄은 모른 채, 결국 깎아주는 그 2만원도 제 호주머니에서 나온 줄 모르고 만족하는 것이다.

 

어떤 선구자가 말했다. “민중은 개. 돼지”라고. 당장 던져주는 먹이(票퓰리즘)에 배부르면 뒷 날은 어찌되든 관심 없이 사육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견돈공(犬豚公)이 상석하대(上石下臺)하며 개. 돼지들을 사육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그 옛날 저공(狙公)이 원숭이 사육하듯…

2 Comments

  1. 데레사

    2018년 8월 10일 at 8:39 오전

    전기료 폭탄을 맞드래도 살고봐야 하니까 저도 밤낮없이 에어컨을
    켭니다.
    까짓것 인하해줘봐야 아무것도 아닌데 생색만 내나 봅니다.
    이래저래 지지율도 자꾸 내려 가네요.

    • ss8000

      2018년 8월 10일 at 10:30 오전

      개인 또는 가정 적으로부담은 가겠으나
      아끼면 뭉가 놈만 좋아집니다.

      집안의 가세가 기우는 한이 있어도
      빠.갱.이의 하는 짓을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곳은 아침 저녁으로 지낼만 합니다.
      그래도 안 아끼고 팡팡 땝니다.

      나 하나의 희생으로 전력공금에 차질이 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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