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워 할 걸 부러워하자.

 

 

먼저 오늘자 동아일보 기사 하나 소개해 보자.

 

“QR코드로 물건만 산다? 출석체크도 하고 문도 연다.”

지갑 없이 생활한 지 1년” 中 QR코드 결제시장 경험해보니…

 

22일 찾은 중국 상하이 푸동신구의 신선식품 마트 ‘허마셴셩(盒馬鮮生)’. 한국 대형마트와 비슷해 보였지만 매장엔 카트를 끄는 사람도, 점원이 있는 계산대도 없었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진열된 상품의 QR코드를 찍기만 할 뿐 물건을 챙기지 않았다. 쇼핑을 마친 뒤 무인계산대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작동시켜 QR코드로 계산을 끝냈다. 이렇게 쇼핑한 물건은 배달이 된다. 집이 3㎞ 이내면 30분 안에 배송된다. 이 때문에 ‘허마셴셩과 가까운 곳이 집값도 오른다’는 뜻의 ‘허취팡(盒區房)’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모바일 간편결제가 이끈 ‘페이 혁명’이 중국인의 일상과 산업 지형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IT과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 혁신이 유통 혁명, 운송 혁명 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중략)

 

한국도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이용액(하루 평균)은 올해 2분기 1174억 원으로, 1년 새 2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은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돼 계좌이체 방식은 물론이고 삼성페이처럼 신용카드 기반의 서비스가 많다. 비씨카드도 최근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실물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하략)

 

결국 기사가 의도하는 바는 중국의 IT산업의 결정체를 우리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관론이다. 과연 그럴까?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자판을 두드리는 이 순간에도 산업의 꽃은‘제조업’ 그것도 ‘노동집약 제조업’이라고 주장한다. 덧붙여 그런 업을 하는 양반들이야 말로 진정한 사업가이자 애국자라고 찬사를 보내 드린다.

 

한중수교 이후 중국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을 때, 우리의 50년대 말 또는 60년 대 초의 모습이었다. 생필품 하나 제대로 생산이 안 되던….예를 하나 들자면, 현대 엑셀이나 대우의 르망 중고차가 택시로 거리를 누볐는데 우리 같았으면 폐차 되고도 남을 그런(문짝도 제대로 안 닫히는…)썩은 차가made in korea(외제) 라고 기본요금10원(元:1600원)을 더 받았다. 당시는 아프리카 오지 국가나 진배없었던 시절이다.

 

오래 전 이미 이런 표현을 한 적이 있지만, 며칠 전 중국출장을 가서 이곳저곳 목적지를 오가며 소위 고속도로‘톨게이트’를 드나들며 나는 희색(喜色)이 만면(滿面)한 채 희열(喜悅)까지 느끼곤 했었다.

 

중국의 모든 고속도로 진출입로에는 ‘ETC(Electronic toll collection:전자요금징수)’라는 출입구가 따로 있다. 즉 우리의 하이 패스(Hi pass)시스템과 똑 같은 것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 기술의 시스템은 세계적인 추세일 거라고 유추해 본다.

 

그러나 어떤 유익한 첨단기술이나 정보가 모든 국가에 똑 같이 혜택을 주고 유용하리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특히 중국이라면…….

 

다시 한 번 한중수교 당시를 회상해 보면, 당시 우리 폐차수준의 택시를 몰고 다니던 택시기사들의 학력이 거의 대졸 자였다는 사실이다. 불과 20여 년 만에 그들은 남의 나라 지적소유권을 몰래 빼돌리거나 도용(盜用)해 가며 첨단기술력을 키워낸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편법으로 중국이 오늘날 경제대국이 되고 G2의 면모를 과시하는 원동력이나 밑거름이 됐을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넓은 국토에서 나는 지하자원이나 생산성 또는 과학의 힘이 아니라 14억이라는 거대한, 어쩌면 무지무지 부러운 인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인구가 값싼 노동력으로 오늘을 일구어 낸 것이다.

 

그런 맥락으로 봤을 때 지난날‘한강의 기적’도 출발시점에서 값싼 노동력(황제노조가 없는..)이‘(가발, 아티피셜 따위의…)핸드메이드’를 지구촌 만방으로 수출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양자강의 기적이나 황하의 기적이라고 다를 리 없다. 그런데 14억의 인구를 가진 나라가 첨단 기계화되고 인간의 손이 필요 없어진다면 그것은 과학이나 기계의 혜택이 아니라 크나큰 부작용이고 재앙(災殃)이 아닐까?

 

2~3년 전이 다르고, 해가 갈수록 ‘ETC(Electronic toll collection:전자요금징수)’라는 출입구가 점점 널어나더니 차단봉과 함께 복무원이“니호, 짜이찌엔”을 외치며 요금을 받는 출입구가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정도면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더 큰 문제는 중국 당국의 국책에 의해 ‘1가정 1자녀’정책을 작년부터인가 포기한 것이다. 향후 억지(抑止)되었던 14억의 인구에서 생산될 중국인은 얼마나 될까? 무엇보다 현재 중국도 우리의 고학력 미취업자처럼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널어나며 당국을 당황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첨단 과학의 발전으로 문명의 이기(利器)들이 속출하지만 그 문명의 첨단기술 때문에 사람의 손이 필요치 않다면 소수의 사람을 뺀 나머지는 어디로 무엇으로 삶을 유지할까? 중국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에 나는 희색이 만면해지고 희열을 느끼고 있다. 고로 부러워 할 걸 부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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