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와 역지사지(易地思之).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10년 만에 동남아시아 최정상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베트남 거주 한국인에게 상품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펼치는 베트남 업체 라까‘(LAKA)의 응우옌 딘 뜨 사장이 25일 성탄절 한숨을 내쉬며 한 말이다.

 

베트남 전역에 10여개 가죽제품 매장을 둔 라까‘(LAKA)는 박항서호의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우승 이틀 뒤인 지난 17박항서 감사이벤트를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생활하거나 일하는 한국인이 연말까지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부온 메 투옷시에 있는 매장을 방문하면 어떤 상품이든 1개씩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23일까지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우리나라 교민 수십명이 선물을 받아갈 때까지만 해도 이벤트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베트남 전역에 10여개 가죽제품 매장을 둔 라까‘(LAKA)는 박항서호의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우승 이틀 뒤인 지난 17박항서 감사이벤트를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생활하거나 일하는 한국인이 연말까지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부온 메 투옷시에 있는 매장을 방문하면 어떤 상품이든 1개씩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23일까지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우리나라 교민 수십명이 선물을 받아갈 때까지만 해도 이벤트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라까는 한국인 관광객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한국어로 된 글도 함께 게시했다.

 

뜨 사장은 어제 오후부터 한국인 수백명이 매장을 찾아 왔고, 이 중 상당수는 관광객이었다면서 관광객은 이벤트 대상이 아니지만 그동안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민을 아끼고 모든 한국인에게 선물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면서 어쩔 수 없이 대상을 제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으로 선물을 보내달라는 요청에도 선착순 100번까지만 수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솔직히 나는 이 대목에서 낯이 저절로 달아오르면 자괴감(自愧感)이 들었다. 가죽제품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설령 자자손손 물려줄 만한 진품명품이라고 해도 그것을 득하기 위해 관광객이 버스를 대절하고 나타났다? 우리 속담에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말이 딱 여합부절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짜라면 죽을 줄 모르고 날뛰는 국민성이 종북 좌파들의 표퓰리즘에 빠져들어 세금으로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빠져 나가는 것도 의식 못한 채 몇 푼의 공돈을 탐닉(耽溺)하는 꼴이라니공짜 양잿물을 마시는 개. 돼지가 있는 한 대한민국의 앞날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쪽팔리는 사태가 벌어진 다음 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베트남 현지 교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는 것이다. 즉 현지 교민들이 공짜가 아닌 정식 상품구매를 대량으로 해 주었다는 것이다. 고마운 일이긴 하다. 그러나 나도 이 땅의 민족 중 한 사람이지만 참으로 특이한 족속이다. 처음부터 질서를 지켜가며 이벤트에 응했으면 먹지 않아도 될 욕을 먹고 세계적으로 망신당한 후에야 그 뒷감당은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이 해야 하는우리끼리라는 야릇한 그 무엇….정치도 그렇지 않던가? 실정을 거듭하고 나라를 망칠 대로 망쳐 놓고 책임지는 놈은 아무도 없다.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다음 정권이 안고 가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정. 매사가 이런 식이다. 남북평화니 뭐니 하며 마치 통일이 눈앞에 온 것처럼 천방지축(天方地軸)도 모자라 기고만장(氣高萬丈)하는 꼬락서니는 차마 목불인견(目不忍見)에 가깝다. 일은 몽땅 정치한다는 놈들이 망쳐 놓고 그 뒤 수습은 국민이 하는, IMF사태 때 금 모으기나 매년 연말연시에 불우이웃 돕기 운동도 그러하다. 위정자가 정치를 잘했으면 이런 기막힌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생각할수록 정말 기이한 민족이고 나라다. 만약 저런 이벤트가 일본인을 상대로 벌어졌으면 어땠을까? 단언컨대 그들은 저런 식의 미개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1월 초였던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일본 방송 출연 일정이 잇따라 취소된 것에 대해 국내외 팬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여야 정치권도 가세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BTS의 출연 백지화는 방탄소년단 지민이 1년 전 쯤 입은 이른바 광복절 티셔츠에 대한 일본 내 우익의 공격 등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팬이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이 티셔츠에는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 원자폭탄 투하로 인한 버섯구름 그림과 함께 애국심(PATRIOTISM), 우리 역사(OURHISTORY), 해방(LIBERATION), 코리아(KOREA) 등의 영문문구가 담겨 일본 팬 층을 자극했다는 논평이다.

 

그런데 BTS가 일본 방송국출연은 취소당했지만, 일본 도쿄돔에 5만 여의 팬이 모여 환호하고 뿐만 아니라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 모든 공연장이 만원사례일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는 것이다. 그 숫자가 물경 38만~40만을 상회하고 심지어 어떤 곳은 암표가100만 원 대임에도 동이 났다는 것이다.

 

이 사태를 맞으며 문득 과거 싸이의 행태를 생각했다. 미순. 효순의 탱크 사고와 노무현 정권의 선동 질로 반미물결이 거세게 일 때, ‘싸이가 철없이 모형탱크를 들고 퍼포먼스를 하며 반미대열에 끼었던 것이다. 그 후 수년이 진 후 신기하게도 싸이의오빤 강남 스타일이 최근 ‘BTS’만큼이나 인기를 구가하고 센셰션을 일으켜 미국의 이런 저런 방송국에 초대되어 세계적인 가수로 거듭났었던 것이다. 실제 어떤 모닝 쑈의 앵커가 싸이에게 반미운운 했던 것 같았고 싸이는 제대로 답도 못하고 귀국 후 반미 대열에서 이탈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역시 만약 이런 사태가 극동 3국 중에 대한민국이나 중국에서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감히 단언을 하건대 중국은 중국 정부의 명령으로 공연을 완전히 취소시키거나 철수시켰을 것이고, 대한민국은 공연 자체를 막지는 못하겠지만 종북 좌경 세력의 부화뇌동으로 공연장에 가거나 매표 하는 자체를 매국노 취급을 할 것인 즉 공연의 성공은 불가했을 것이다.

 

두 사건을 관조해 보면서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을 대입해 보면 참으로 부끄럽고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일본 그들은 정치만 빼고 본다면, 왜인(倭人)이 아니라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대인(大人)의 나라다. 이 모두가 자신감의 발로(發露)인 것이다. 족탈불급(足脫不及)이라고 하지 않든가. 일본에 앙심을 먹고 그들을 폄하하고 편협한 소갈머리로는 일본을 절대 극복할 수 없는 것이다.

4 Comments

  1. 백발의천사

    2018년 12월 28일 at 9:33 오전

    맞는 말씀입니다. 도량의 넓이와 깊이를 따지자면 한참 부끄러운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문제에 있어서는 민족정기나 민족의 자존심을 내세워 어깃장을 높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克日”을 이야기 하면 그것을 “親日”로 받아들이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겠죠.
    우스운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수십년전 처음으로 일본에 출장 갔을 때의 일입니다. 건물이나 도로가 너무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아.. 역시 선진국이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더군요. 그래서 약간의 오기 같은 게 생겨 지저분한 것을 일부러 찾아 다닌 적이 있습니다. 저녁에 긴자 거리에 갔을 때 아….. 인도가 온통 담배꽁초로 지저분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너희도 별 수 없구나” 했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인도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자동으로 청소하는 것이 쓰레기통 비우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담배꽁초를 인도에 마구 버리도록 한다는 소리를 듣고 좀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알아야 한다는 것쯤은 기본인데 상대방의 장점을 배우자 하면 나쁜 놈이 되어 버리니 어찌 이기기를 바라겠습니까? 어쨌던 우리는 꼭 이겨야 하는데…………..어쩌죠?

    • ss8000

      2018년 12월 29일 at 5:18 오전

      천사님!
      옳고 옳으신 말씀이고 견해십니다.
      그런데 마지막 대목에서 좀 배신감(?ㅎㅎㅎ…이러면 제가
      진짜 친일파가 되는대…)을 느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저도 해당이 됩니다마는…)
      克日이라는 의미도 무색한 단어를 사용들 합니다.
      그러나 이 단어가 ‘전두환 시대’에 나온 신조어라는 걸 잘 모릅니다.
      극일이란? 당시 과거는 잊고 새롭게 일본보다 나은 나라를 만들자는 목표 아래
      반일(反日)이라는 감정 대신에 극일(克日)이라는 감정을 내걸어 놓았던 것입니다.

      일본에 반대한다는 반일과 달리 반일과 친일 여부가 없이
      좋은 의미에서 일본을 이기자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극일 정신을 실행하면서 그 당시 상황은 일본이 대한민국에 비해
      월등히 성장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본의 많은 것을 따라 하고
      일정수준에서 일본과 경쟁하자는 뜻이 너무나도 강했고 이러한
      극일 정신은 극단적인 반일파들에 의해 ‘친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꼭 이기자는 말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겨서 36년 강제 받았던 과거를 되 돌려주자?
      아니잖습니까?

      극일이란?
      일반 사회 문화 경제 군사 국방도 좋습니다. 등등 국가와 국민으로서의 면모를
      동등하게 만들어 보자는 의미이지 적처럼 까부시고 승리를
      도모하자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여 극일을 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제대로 알고
      그들을 알기 위해선 그들의 문물 문화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늘 주장하는 게 바로”일본의 배우자!”입니다.

      지금 다른 일이 있어 좀 횡설수설 했습니다.
      어쨌든 저로선 즐거운 시간입니다.
      극일을 하기 위한 새로운 동지가 생겼다는 점에서…..

      이 며칠 간 죽다 살아났습니다.
      산골짝 날씨가 워낙 추워 서울 집으로 避寒을 왔는데
      사랑스런 손녀(독감 걸린…)와 오랜만에 봤다고 한참을 껴 안고
      허그를 한 결과 그만….

      저 고열에 시달리며 목숨 걸고 올리는 썰입니다. ㅎㅎㅎ…
      날씨가 조석으로 다르고 기온이 변화무쌍합니다.
      건강 유념 하십시오.

  2. 백발의천사

    2018년 12월 31일 at 2:32 오후

    아이고…. 엄동지제에 고생이 많으셨네요. 손주로부터 감기 얻는 건 손주와 同苦同樂 하는 의미가 있어 고생이라도 괜찮으시죠?.
    오선생님의 뜻이 저와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찌 꼭 싸워 이기는 것만이 이기는 것이겠습니까? 우리도 모든 면에서 업신여김 받지 않고 저들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면 그것이 克日이겠지요. 우리가 한참 못나 저들의 植民地가 되었지만 어느날 저들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설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저들로부터 함부로 대할 상대가 아니겠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면 그게 우리가 희망하는 克日의 完成 아닐는지요?
    일본에 맞서 당당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우리는 조상들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을 겁니다.
    그날이 오기를 정말 간절히 원합니다. 우리 대엔 어려울 지라도 언젠가 우리 후손들이 꼭 이루어 내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그런 희망을 갖고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ss8000

      2019년 1월 1일 at 4:24 오전

      여러 덕담 감사합니다.
      천사님이야 말로 제게 진정한 천사님이십니다. ㅎㅎ..
      저도 그런 시절이 오라고 염원하는 마음 아니 절규하는 것이랍니다.
      아무튼 지난 한 해 많으신 지도 편달 감사드리고,
      모쪼록 겅강하시고 행복하신 한 해가 되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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