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천무후와 박근혜.

 

당(唐) 고종(高宗)의 황후였지만 국호를 주(周)로 고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15년 동안 중국을 통치한 여성이 측천무후다. 따라서 역사상 유일한 실질적 여성 황제인 것이다. 그녀는 잔인하고 포악한 면이 있었지만, 어떤 점은 정치적으로 아주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녀의 큰 장점은 개인의 생활과 국가의 정치, 개인의 감정과 나라의 큰 일 즉, 공사구분이 확연했다. 특히 측근들을 엄격히 통제하여 나라의 정사에 함부로 끼어들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 그녀도 한때 조카인 무승사(武承嗣:측천무후의 성은‘武’씨다. 그래서武后인 것이다)를 재상에 기용한 적이 있었지만,‘이소덕’이라는 사람의 상소를 받고 무승사를 파면 시켰던 것이다. 그러자 무승사는 이소덕을 모함하기 이르렀지만, 무후는 오히려“내가 이소덕을 기용할 수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 그는 나를 대신하여 수고를 덜어 주고 있는데, 감히 너 따위와 어찌 비교가 되겠느냐?!”며 조카의 참소를 일축하였다. 무후가 아끼던 측근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녀는 공사를 분명히 함으로서 그들 중에 함부로 날뛰거나 권력을 전횡하는 자가 없었다.

 

뜬금없이 아주 가끔씩은‘박근혜’를 볼 때마다 왠지 측천무후와 연상이 된다. 그녀가 잔인하고 포악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이 나라 역사상 유일한 여성 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문제는 15년 간 대륙을 호령한 측천무후 보다 혹시라도 5년간의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며 권력의 정점에 설‘박근혜’가 걱정스럽다. 보다 솔직 하라면‘ 박근혜’가 아닌 대한민국이 걱정스러운 것이다.

 

박근혜 그 무거운 입을 열다.

오로지‘네, 아니오.’식의 단답형으로만 주고받는 박근혜가 무슨 인심을 쓰는 양 아주 통큰 입을 열었단다. 나라가 온통 물난리로 제 정신이 아닌 정황에 박근혜는 28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저희 집도 물이 새서 한참 난리를 치렀습니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일국 거대 야당의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의 재난을 모른 척 하자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 결례가 막심한 것 같고, 그렇다고 대 놓고 노력봉사나 구호품을 보내기도 거시기하고 참으로 난감하기만하다.

 

지금 물난리 겪은 글은 내려진 상태라고 하는데, 박근혜가 이 글을 올린 저의가 무엇일까? 나라의 크고 작은 국정에 관한 거의 절대적으로 입을 열지 않는, 그야말로 어쩌다 입을 열어도‘네,아니오.’만을 즐겨하는 그녀가 절대치의 장황한 말을 한 저의는 무엇인가 이거다. 지어진 지 30년이 넘는 집에 살다가 물난리를 겼었으니 청렴하다는 걸 강조한 걸까? 아니면 늘 정서에 굶주린 우리 국민들의 동정심 유발을 획책한 것일까?

 

그 어떤 경우에라도‘측천무후’쯤 되면 사리사욕(?)보다는 공사구분(公私區分)그리고 선공후사(先公後私)하는, 그 무겁고 위대한 입을 열어야 한다. 또”엄청난 물 폭탄을 퍼붓는 하늘을 보고 또 보며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말 할 수 없는 피해를 당하신 분들에게 뭐라 위로를 드려야할지…하루빨리 복구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는데,,,,30년이 되어 낡아빠진, 그래서 수해까지 입은 동네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진짜 수해를 입어 어찌할바를 모르는 가까운 동네는 백 마디 말보다, 한 걸음의 수해현장이‘측천무후’가 해야 할 일이다.

 

내 비록 쓴 소리를 하지만 측천무후가 꼭 됐으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박근혜가 불안한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이 불안해 보인다는 의미다. 측천무후의 시대가….이런 마음은 내 혼자만의 마음일까?

 

BY ss8000 ON 7. 28, 2011

 

덧붙임,

정말 우연히 찾아낸 글이다. 블로그에 글을 하나씩 올릴 때마다 이전에 올렸던 글이 하나씩 나타난다. 그런데 오늘 정말 이상하게도 이 글이 나타났다. 그 왜 있잖아 불길한 예감은 반드시 맞아 들어가는 거… 그 참…..

2 Comments

  1. 백발의천사

    2019년 2월 12일 at 2:30 오후

    오선생님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호구지책이 급선무라 놀이방에 들른지도 꽤나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릴 때마다 오 선생님의 통찰력에 감탄을 하곤 합니다. 약간은 과격한 표현에 움찔(*작은 간 때문입니다…ㅎ) 하기도 합니다만.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

    • ss8000

      2019년 2월 12일 at 3:53 오후

      아이고! 천사님!
      명일은 잘 보내셨지요?
      저도…..

      저도 아직까지는 아들 놈 일하는데
      알바로 중국 출장을 다니곤 한답니다.
      그러니 또한 호구지책이지요.

      과찬이십니다.절대 통찰력이 아니닙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적당히 자모음 섞어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 권하고 싶은 얘기는…
      우리나라에 정치하는 놈이나 정치를 하겠다고 깝죽 대는 놈(또는 년)
      들은 삼국지 딱 세 번은 읽고 정치 시작하면 정말 살만한 나라를 만들 겁니다.

      삼국지를 저 같이 지나치게 탐닉하거나 천착하는 건 좀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삼국지 안에는 정치. 경제. 사회. 국방이
      총망라 되어 있습니다.

      그 시 그 시 잘 활용하면 좋은 교과서가 됩니다.
      역사라고 하기는 거시기 해도
      교과서로는 그만한 게(정치지망생)없습니다.

      솔직히 역사는 제대로 배워도 왜곡 된 것인지 의심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미 우리 역사가 전교조라는 괴물집단에 의해
      많이 왜곡되어 어린 청소년을 세뇌 시키고 있습니다.

      진정한 역사는 자신이 살아가며 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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