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의 배신과 미국의 착각.

칠종칠금(七縱七擒), 참 오랜만에 써 보는 고사성어다.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풀어준다. 상대를 마음대로 가지고 놀거나 끝까지 인내하며 상대가 복종하기를 기다린다는 의미. 유비는 백제성에서 임종을 맞아 고굉지신(股肱之臣)을 모아놓고 후사를 부탁한다. 특히 제갈량을 따로 불러 유선(아두)을 보필할 만하면 하되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차지하라고 까지 하며 숨을 거둔다. 울며 충성을 맹세한 제갈량이지만 당장 구심점이었던 유비가 죽자 내란과 반란이 도처에서 일어나며 정국이 불안했다. 차츰 군소 반란군은 진압했지만 남만(南蠻)의 우두머리 맹획(孟獲)만은 조공은커녕 국경을 넘어와 노략질을 일삼는다. 민심을 바로잡고 정국 안정을 꾀한 제갈량은 드디어 맹획을 응징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다. 양측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지만 맹획은 제갈량의 적수가 아니었다. 제갈량은 맹획을 일곱 번을 사로잡아 일곱 번을 놓아준다. 맹획은 사로잡힐 때마다 굳은 약속을 한다. ‘이번만 놓아주면 다시는 항거하지 않고 종하겠습니다’라고. 그러나 뒤돌아서면 본진으로 돌아가 군사를 재편성하여 도전해 오는 것이었다. 결국 일곱 차례를 사로잡혔다 일곱 번 자유의 몸이 된 후 마침내 진심으로 복종을 맹세하며 남만정벌의 끝을 보게 된 것이다. 이른바 칠종칠금(七縱七擒)이다. 그 해가 서기225년(단기2558년, 촉 후주 건흥3년, 신라 내해왕30년, 고구려 산상왕29년, 백제 구수왕12년)이다.

 

급한 일로 중국엘 며칠 다녀왔다. 국내에 있거나 중국(해외)엘 가거나 일상은 똑 같다. 초저녁 10시 쯤 자면 새벽에 깨어나 컴에 앉아 이런저런 (조선)닷컴 보도로 세상을 관조(觀照)하는 버릇은 근30년째 이어온 버릇이다. 안타까운 것은 5-6년 전까지 중국내에서도 글을 쓰거나 썰 풀기가 가능했는데 중공 당국의 사전검열인지 아예 접속자체가 불가한 것에서 설령 연결이 되더라도(가령 조선닷컴)기사는 볼 수 있지만 어떤 것은 사진은 볼 수 없다는 안내문이 뜬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중국에 있는 동안 별로 실효도 없을 것 같은 미북 2차 정상회담이라는 요란하다 못해 뻑적지근한 기사가 연일 신문을 도배 하지만 도시 믿음도 안 가고 신뢰도 안 간다. 일을 하려면 아침을 먹으러 호텔식당으로 내려가면 중국인 입맛에 맞는 산해진미가 쌓여 있지만 흰죽 한 사발 계란 후라이 하나면 아침식사 끝이다.

 

별로 달갑지 않은 것은 식당 한 쪽 벽에 걸려 있는 TV의 볼륨을 한껏 올려놓고 아침뉴스(보통 중국의 호텔 식사시간은 07~09시로 한다)를 보여 준다. 소리가 어찌나 큰지 완전히 소음공해다. 뉴스 시작부터 중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향하는 김정은의 뉴스다. 웃기는 것은 중국인 누구도 그 뉴스에 귀를 기울이거나 보는 이가 없다. 중공이라는 나라가 그런 식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여주는 그리고 당이 명령하면 보여 준대로만 따르라는 식이다.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그런 식으로 길들여진 인민들은 아무런 불만이 없다는데 있다. 한마디로 인민을 주면 주는 대로 먹고 싸는 개돼지로 길들인 것이다.

 

중국엘 처음 발을 들여 놓은 게 한중수교 다음해인 1993년이었다. 그 처참한 모습이란… 인민들은 사흘 피죽 한 그릇도 먹지 못한 것처럼 비쩍 마르고 반질반질 때가 낀 인민복을 입고 이런저런 건물의 모퉁이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겨울 햇볕을 즐기며 마작이나 카드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했다. 어쩌다 공장 담벼락에 구인광고라도 붙여 놓으면 구름떼처럼 모여 인원정리도 곤란했던 그런 시절.

 

등소평. 장쩌민. 후진타오를 거치는 동안 일취월장(日就月將), 욱일승천(旭日昇天) 등, 중국의 발전상을 수식하는 단어들이 20년 쯤 지났던가? 드디어 오늘의 시진핑 시대에 들어서자 중국의 돌변이 시작된 것이다. 다시 한마디로 미국과 맞장을 뜨자며 웜업(warm up)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웜업을 마치고 정식 경쟁을 하자며 천방지축 까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모두가 미국이 저질러 놓은 폐해고 실수다. 공산당은 절대 고마움을 모르는 족속들이다. 소위 핑퐁외교라는 이름으로 중공과 악수를 하고 닉슨 미국 대통령은 죽(竹)의 장막만 거두면 중공의 발전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천명한 후 과연 죽의 장막이 열렸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피죽 한 그릇 제대로 못 먹던 인민들의 뱃속에 기름이 축적되자 오늘날 중국의 태도가 어떤 것인지 필설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

 

어디 비단 중국뿐이든가? 그냥 두어도 자연스럽게 소멸 될 소련연방을 페레스트로이카라는 미명으로 포장해 해체시키며 역시 철(鐵)의 장막(帳幕)을 거두긴 했으나 한 번 빨갱이는 영원한 빨갱이일 수밖에 없는지 러시아 또한 뱃살이 오르자 신 냉전시대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공산당의 종주국이라는 두 나라가 피죽도 못 먹을 땐 미국이라는 지구촌 유일 강대국에 머리를 조아렸으나 배부른 개돼지들이 되자 반미(反美)로 돌변하고 있으며 그기에 비하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또 어땠는가? 미국이 있어 나라를 지탱해 왔고 그 힘으로 오늘날 지구촌 10위 전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으나 좌익정권만 들어서면 반미(反美)가 극심해지고 미국을 자극하는 것을 미국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 모두가 어떤 사상과 이념들에서 비롯된 것일까? 공산당 사상, 빨갱이 이념이 그 실체인 것이다. 즉, 공산이념 빨갱이 사상은 소멸시켜야하거나 소멸 되어야할 대상이지 타협의 대상은 아닌 것이다.

 

제갈량이 맹획을 일곱 번 잡아 일곱 번을 놓아주며 진심으로 복종을 기다린 것은 남만(南蠻)이 본토와는 너무 멀었고 바로 옆에는 위(魏)와 오(吳)라는 막강한 적이 국경을 긋고 대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고 분란을 일으키면 매번 토벌하러 가기도 국력을 분산 시킬 수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공산 빨갱이는 위에도 이미 밝혔지만 절대 고마움을 모르는 족속이다. 배만 부르면 자신들의 사상이나 이념이 지구촌을 지배할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제 미국은 다시 공산 빨갱이 중에서도 가장 독하고 악랄한 북괴를 끌어들여 칠종칠금(七縱七擒)하자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의 위용(威容)이나 위세(威勢)를 과시나 하듯 세계를 상대로 쑈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아침“공산당의 배신과 미국의 착각”이라는 썰을 풀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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