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나는 천만 번을 얘기해도 소위 친박은 아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그 어떤 대통령보다 믿고 지지한다. 내 나름의 판단으로 그녀가 국정을 잘 살피고 있고 나아가 국정을 보다 더 잘 살펴 주십사하는 의미로 대통령을 믿고 따른다. 덧붙여 무슨 계량이나 측량기가 있다면 나는 친박 당신들보다 열 배는 더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빌고 바란다.

 

송 태조 조광윤이 쿠데타에 성공하고 황제가 된 후, 어느 날 술좌석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원래 조광윤과 함께 지난 정권(후주 세종: 당나라가 망하고 중국은 16국으로 갈가리 찢어진 혼란기가 있었다.)때 신하였던‘왕저’라는 인물이 술이 취해 불현 듯 옛 임금이 생각나 목 놓아 통곡하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자 다른 신하들은 민망하고 두려워 나중엔 새파랗게 질려 눈물 대신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그러나 조광윤은 그를 나무라지 않고 사람을 시켜 그를 부축 해 데리고 나가 쉬도록 했다. 그런데도 왕저는 나가지 않고 오히려 병풍 뒤에 숨어서 대성통곡을 하였다. 이때 누군가 왕저가 여러 사람 앞에 우는 것은‘후주 세종’이 그리워 저러는 것이니 마땅히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조광윤 은“세종 때 나는 그와 같은 후주의 신하였네, 내가 그의 성격을 잘 알지만, 그는 글을 배운 서생이고 술이 취해 옛 주인이 생각나 우는 것일 뿐, 큰 문제를 일으킬 사람이 아니니 그냥 놔두게.”였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쿠데타를 일으키고 황궁으로 진입한 조광윤의 눈에 어떤 후궁이 어린애를 안고 있는 것을 보고 누구의 아들이냐고 물었다. 후궁은 부들부들 떨며 세종의 아들이라고 대답했다. 모든 측근들이 후환을 없이 해야 한다고 그 아이를 죽이라고 주청을 했으나“내가 다른 사람의 자리를 빼앗았는데 게다가 그 사람의 자식까지 죽이는 일은 차마 못하겠소.”하고, 오히려 그 아이를 죽이자고 주장한 측근에게 맡겨 기르게 했는데, 이 아이가 자라 나중에는 요즘의 도지사 격의 자리까지 올랐던 것이다.

 

정변을 일으키고 황제가 되었지만, 조광윤은 함부로 반대파를 죽이지 않았다. 당시 어떤 사람이 조광윤의 집안과 이전에 원수졌던 집안의 명단을 작성해 모조리 죽일 것을 권했다. 그러나 조광윤은“평소에 내가 황제가 될지 재상이 될지 알아내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내가 비록 운이 좋아 황제가 되었을 뿐인데 어찌 그들을 죽일 수 있겠는가”라며 죽이거나 숙청하지 않고 오히려 관용을 베풀고 유능한 인물들을 중용 했다는 것이다.

 

당 태종하면 우리 한반도 역사와는 왠지 껄끄롭고 배치되는 인물이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역사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꼽으라면10중 7. 8은‘당 태종 이세민’을 꼽는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세종대왕을 성군으로 꼽는 것과 진배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성군으로 칭송 받는 왕에게는 반드시 그 명성에 걸 맞는 명신이 있었다. 세종대왕 아래 황희 정승이 있었다면 당 태종에게는 위징 이라는 둘도 없는 충신이 있었다. 위징은 당 태종에게 간 할 일이 있으면 어떤 두려움도 가지지 않고 충직하게 간했고 당 태종 또한 주위의 어떤 질시도 물리치고 위징의 충간을 귀담아 듣고 명군으로 거듭난 것이다.

 

당송시대를 거쳐 후대 원나라 때 이르러 원나라 영종이 어떤 신하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말을 던졌다“지금 우리시대에 당나라 때의 위징 같이 과감하게 말할 사람이 있겠소?”그러자 그 신하가 아뢰기를“그야 황제가 어떤 황제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둥근 그릇에 물을 담그면 둥글게 되고 네모난 잔에 물을 담으면 네모난 모양이 됩니다. 당 태종에게는 바른말을 받아 들일만한 도량이 있었기에 위징이 용감하게 바른 소리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영종………”(기가 질려 할 말을 잊었을 것이다. 오병규 생각이다.)

 

민심이라는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엎을 수도 있는 것이다. 윗사람이 진실한 말을 들어주면 아랫사람도 진실을 말하고, 윗사람이 너그러우면 아랫사람이 편해 질 것이다. 윗사람이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아부를 하지 않을 것이다. 또 반대급부로 황희와위징이 명신의 반열에 오른 것은, 귀에 거슬리지만 충간(忠諫)을 물리치지 않은 그릇 큰 군주가 있었기에 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라가 어수선한 때이지만, 대통령도 차기를 노리는 자도 아니 오늘을 사는 지도자 모두가 한 번 쯤 음미 해 볼만한 대목이 아니던가??????

 

이상의 썰은 오래 전 푼 썰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 마음 변치 않는다. 내가 비록 친박은 아니나 위에 언급했듯 당신들보다 열 배는 더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한다. 그러나 사랑한다고 그녀의 잘못까지 감쌀 수는 없다. 친박 당신들이 호위무사가 되는 건 당연하지만 당신들이 앞에서 지나치게 과잉보호하며 대통령의 앞날을 망치는 게 안타까워 해 보는 소리다. 오죽했으면 오늘날 언론들이”친박 정권, 노무현 시대 닮아간다”라고 했겠니? 기분 나쁘다고 벌떼처럼 덤비지 말고…..생각 좀 하며 살자!!!!

 

BY ss8000 ON 12. 25, 2015

 

날짜를 보니 2015년 크리스마스 일이다. 솔직히 친박 분들에게‘크리스마스 선물’같은 충언(忠言)을 했는데, 그날 저 글을 올리고 피터지게 반대를 얻어맞은 경험이 있다. 그리고 얼마 뒤 광화문에‘촛불 귀신’이 나타나고 차마 입에 담기도 거북한‘탄핵’이 벌어졌다.

 

내가 극우에 가까운 보수이며 친(親)이라는 접두어를 붙여가며 어느 한 사람을 일방적으로 지지 않는 것은 그 어떤 지도자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삐딱 선을 탈 때 조언이나 충언을 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 ‘친(親)’이란 접두어가 붙으면 청맹과니가 되고 농아(聾啞)가 되는 것이다. 애국이라는 것은 호위무사가 되어 한 개인의 주군이나 상전만을 굳건히 지켜내는 게 아니다. 나라와 국민이 빠진 애국은 없다.

 

내가 굳이 위의 글을 다시 올리는 이유는 최근 친박 특히 태극기 부대의 광란(狂亂)이 다시 시작될 조짐이 보이기에(이곳엔 친박이라는 이름의 이웃 분들의 페친이 많다. 물론 또 치도곤을 맞을 각오로 이 글을 올린다.) 충언을 드리려 하는 것이다.

 

싫든 좋든 기왕 대표로 뽑은 황교안 대표를 흔들지 말자는 것이다. 518 문제로 한 쪽에선 3인을 몰아내라고 선동을 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제재를 가했다간 끝장 날 줄 알라며 협박을 일삼고 있다. 이제 겨우 열흘이다. 밥을 짓자면 쌀독에서 쌀을 가져오고 씻고 안치고 불을 때고 뜸을 들이고 솥뚜껑 열고 밥이 됐는지 죽이 됐는지…..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시간을 가지고 중지(衆智)를 모으자. 저들에게 역공을 가할 그런 묘안을 만들어야 한다. 다만 소위 친박들의 지나친 요구나 광적인 함성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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