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만 높다 하더라.

뫼만 높다 하더라.

 

봄이다. 산골의 봄은 산 아래보다 늦긴 하지만 어쨌든 봄이다. 산골에 살면 거의 매일 방공레이다만큼 크기의 거미줄 한두 개는 발견한다. 마치 진짜 레이더망처럼 촘촘한 거미줄에 걸린 곤충의 사체를 보면 가련한 생각이 든다. 어쩌다… 아프리카 세랭게티 초원까지 갈 필요 없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이라는 단어면 충분하다.

 

거미줄에 걸릴 때 그곳을 벗어나려고 얼마나 몸부림을 쳤을까? 거미줄에 걸리는 것들은 거의 거미보다 몸집이 작은 곤충이지만, 아주 이례적으로 거미 보다 훨씬 어쩌면 거미를 쪼아 먹을 수 있는 새가 걸려드는 때도 있다.

 

새가 거미줄에 걸릴 줄 상상이나 해 봤는가? 나는 년 전 실제 성조(成鳥)는 아니더라도 날개 짓이 서툰 새끼가 거미줄에 걸려 파닥이는 것을 두 차례 목격했다. 거미줄에 걸린 모든 것들은 돌돌 말려 있다. 거미의 습성상 그렇게 된 것도 있겠지만, 빠져 나가겠다고 얼마나 몸부림이나 발버둥을 쳤을까? 아주 가끔은 기적적으로 벗어나는 놈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몸부림치면 칠수록 옥죄는 게 거미줄이다. 금방 걸려 퍼덕이는 놈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가지 않는다.

 

비행을 잘못 하다가 걸린 놈을 그 자리에서 방생(?)하면 창공으로 날아오르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한 놈은 일껏 살려 주어도 파닥 꺼리다 숨이 넘어 간다. 이미 시간이 너무 경과한 것이다. 시쳇말로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가련하고 불쌍한 것.

 

지금 생각해 보면 최고 권력은 새와 같은 존재다.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잘 날아야 했다. 본의든 아니든 방향을 잘못 잡은 비행을 하다 불의(不意)로 거미줄에 걸렸을 때 거미를 먼저 쪼았어야 했다. 그런 수순을 밟지 않고 이제와 후회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몸부림치면 칠수록 악마 같은 거미의 촉수에 빠져 나올 수 없다.

 

부처님 말씀 중에 잡아함경(雜阿含經)이라는 것이 있다는데, 그 중 무재칠시(無財七施)의 대목이 나온다. 즉,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이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의 보시(布施)를 말함이다.

 

어떤 사람이 석가모니를 찾아가 호소를 하였다.“매사 하는 일 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무슨 이유입니까?”석가 가로되“그것은 그대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그러자 그 인간“저는 가진 거라곤 거시기 두 쪽밖에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남에게 나누어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무엇을 주고 베푼다는 말입니까?”

 

부처님 왈,

1)화안보시(和顔布施)로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이 화안보시로서 미소가 이에 해당되며,…

2)언보시(言布施)로 말로써 남에게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 등이 언보시(言布施)이며,

3)심보시(心布施)로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이며,

4)안보시(眼布施)로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것처럼 눈으로 베푸는 것이며,

5)신보시(身布施)즉, 몸으로 때우는 것, 짐을 들어 준다거나 하는 것,

6)좌보시(坐布施)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며

7)찰보시(察布施)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인 즉“네가 이 일곱 가지를 몸소 행하여 습관이 붙으면 너에게 행운이 따르리라” 이른바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것이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허가하지 않았다고 볼 맨 소리를 하는 모양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내가 문재인이라면 허가할까? 박근혜 대통령을 사지에 몰아넣고도 불안. 초조한데…창공을 훨훨 날도록 풀어줄까?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박근혜는 스스로를 불사르기 전 절대 거미줄을 벗어나지 못한다. 거미줄도 보통의 거미줄이던가?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독거미 줄이다.

 

보시(布施), 가련한 중생들에게 무엇이든 베푸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구제를 목표로 삼는 이타(利他) 정신의 극치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옥살이를 하고 계시니 보시(布施)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무재칠시 중 몇 가지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옥살이하기 힘들다고, 살려 달라고, 소리를 치면서 아직도 친朴. 반朴 양朴으로 나뉘어 대갈朴 깨지게 싸우다 쪽朴 찬 줄 모르고, 그것도 모자라 광朴들은 비름朴(벽(wall)’의 갱상도 사투리)에 똥칠 할 때까지 오로지‘朴’朴 외쳐대니 천朴 한 생각만 든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고,……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하더라.

 

 

2 Comments

  1. 데레사

    2019년 4월 28일 at 12:55 오후

    요즘 국회 돌아가는 꼬라지보면 박근헤를 누가
    풀어 주겠어요?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자기표만 찾아다니는
    인간들에게 의리가 있을까 싶어요.
    탄핵 일등공신 김무성이도 석방주장한다니…

    • ss8000

      2019년 4월 28일 at 1:48 오후

      나는 이제 정치와는 무관한 사람이다.
      정치 따윈 신물이난다.

      고로 보수세력은 나를 즈려밟고 지나가도 좋다.
      이 말 한마디면 보수의 응집력이 생깁니다.
      근데 박근혜는 본인이 감방에 잇는 사실도 망각하듯 합니다.
      같지도 않은 태극기 세력을 아직도 믿고 있는 듯합니다.

      김대중이 전두환에게 살려달라고 탄원서 낸 것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금방 빵에서 나옵니다.
      정치를 하고 않고는 그 다음의 얘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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