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휴(退休) 그리고 용퇴(勇退)

 

 

허균 하면 홍길동전이 연상 되지만, 허균은 홍길동전을 집필(며칠 전 홍길동전 저자가 허균이 아니라고 밝혀졌다지만 우선은 배운 대로 하자.)하기 전 틈틈이 중국 고서를 섭렵하며 옛 선비들의 품행과 삶의 모습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야기 등을 엄선하여 정리한 한정록이라는 일종의 독서록이 있다. 또한 한정록에는 은거(隱居)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룬 글과 도가에서 흔히 거론 되는 양생술에 대한 희귀한 정보들도 함께 실려 있다.

 

그 중 퇴휴(退休)부분의 글을 한두 개 소개 하고자한다 . 이일지(李日知)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벼슬이 형부상서까지 올랐었다. 웬만큼 벼슬살이를 했거니와 후진을 위해 자주 사직서를 올리자, 마침내 임금이 윤허하여 낙향을 했던 것이다. 그가 사직을 할 당시 자신의 아내와 상의 하지 않았기에 ,임금의 윤허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즉시 행장을 꾸리니, 아내가 깜짝 놀라“가산이 텅텅 비어 있는데 어찌 이리 갑자기 사직을 했습니까?”하니 일지는“벼슬이 형부상서에 이르렀으면 이미 내 분수엔 지나친 것이오. 사람에게 어찌 만족이 있을 수 있겠소.”하더란다.

 

두 번째 이야기는, 중국엘 가면 일반가정이나 특히 이런저런 영업점엘 가면 반드시 재신(財神)을 모시고 향촉(요즘은 전자식으로…)을 사른다. 신성시 하는 재신을 모신 소규모 사당(祠堂)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돈 많이 벌게 해달라는 염원일 것이다. 어떤 곳은 관운장 상을 재신으로 모시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 범려(范蠡)를 재신으로 모신다.

 

범려는 월나라 구천을 패왕으로 만들고 조각배 타고 오호로 떠나간다. 그리고 보따리장사를 시작으로 억만금의 재물을 일으켰으나 스스로 들어내지 않고 산림에 은거하며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했다고 한다. 일국을 세우는데 큰 공을 세우고 홀연히 떠나는 인물들이 더러 있다. 가령 장자방은 유방을 도와 漢나라를 이룬 뒤 전설상의 신선인 적송자를 따라 표연히 떠나갔지만 공명은 버렸어도 자신의 안락을 도모했으니 춘추전국 500년 사를 통해 끝까지 공명(功名)을 지킨 사람은 범려 한 사람 뿐이라 하겠다. 그래서 오늘날 중국인들이 모시는 재신(財神)이 범려 라는 설이다.

 

재미있으면 보너스로 한 가지 더……..전국시대 초장왕 때의 일이다. 당시 국무총리격인 영윤(令尹)에 우구자(虞丘子)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우구자가 초장왕(楚莊王)에게 아뢰기를,,,,,,,,”신이 영윤으로 있은 지가10년입니다. 그런데도 나라가 더 잘 다스려지지도 않았고 송사(訟事)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 어진이 들의 진로(進路)를 막았고, 지위만 차지하고서 봉록(俸祿)을 받아먹었습니다. 이 같이 하는 일 없이 녹위(祿位)를 고수하는 것은 탐욕이요, 어진 인물을 추천하지 않는 것은 임금을 속이는 것이요, 지위를 양보하지 않는 것은 청렴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잘 시행하지 못하면 이는 불충(不忠)입니다. 임금에게 충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충신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진심으로 사직(辭職)합니다.”

 

문무일, ‘국민 피해’ ‘경찰권력 견제’ 투트랙 대응 나설 듯…”사퇴보다 설득부터”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6/2019050601273.html

 

문 총장이 사퇴 하고 않고는 본인의 의사에 달려있다. 그리고 역사 속의 이일지가 될지 우구자가 될지 또한 문 총장 하기 나름이다. 문제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소위 문빠라는 속물들이 혹시라도“검은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라는 개수작을 부릴 것이 저어되는 것이다.

 

일찍이 장자 가라사대; “곡불일욕이백오불일검이흑(鵠不日浴而白,烏不日黔而黑)‘고니(백조)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 하지 않아도 새까맣다.’”검든 희든 그것은 근본이다. 검은머리 짐승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곡학아세(曲學阿世), 교언영색(巧言令色)하며 공명을 탐하는 자들에 비하면 날마다 목욕을 하지 않아도 새하얀 고니의 홍곡지지(鴻鵠之志)에 대해 감히 까마귀나 제비 참새 따위가 입방아 찧을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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