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도(法道)를 지키라는 것이다.

 

가끔 써먹는 얘기지만 또 한 번 써 먹어야겠다. 인조임금 때의 일이다. 국고(國庫)에서 은을 훔친 혐의자가 잡혀 들어왔다. 포도청에서 아무리 조져도 고백을 않는지라 그의 열두 살 난 아들을 잡아와서 조진 것이다. 겁에 질린 아이는 결국 아비가 연관된 사건의 전말을 이실직고하며, 포도청에 잡혀가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자초지종을 고백 말라는 제 어머니의 다짐까지 자백을 받아냈다. 당시 이 사건을 두고 법리(法理)를 주장하는 포도대장과 도리(道理)를 우선하는 형조판서 사이에 일대 논쟁이 벌어져 끝이나질 않았다. 이에 인조임금이 직접 사건에 개입하여 정치철학을 피력했으니,“국고의 벽을 뚫고 훔치는 것은 작은 일이나(其事之小),아들을 다그쳐 아비를 고발케 한 것은 강상(綱常:삼강과 오상 즉, 사람이 지켜야할 근본적 도리)을 어지럽혔으니 큰일(其事之大)에 해당 된다”하며 도리론(道理論)에 힘을 실어주고 손을 들어주었다.

 

아직 미결인 고유정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전남편을 참혹(慘酷)하다는 단어로는 부족할 만큼 끔찍하게 살해한 악마 고유정 말이다. 극악무도한 이 사건을 조사한 검경의 발표에 의하면 고유정은 범행 전 인터넷을 통해 살해 도구와 방법 등을 검색하고‘졸피뎀’이라는 수면제를 처방 받기도, 기타 살해도구와 시신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일부는 분쇄기에 갈아 버리기까지 한 증거도 명백하게 드러났던 것이다. 그러나 고유정은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려 하자 그것을 피하기 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살인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쟁점을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어쨌든 사람을 죽였다 그것도 전(前)이라는 명사가 붙지만 육신을 섞어 둘 사이에 아이까지 있던 남편을 끔찍하게 죽인 살인마다. 법리를 따져 사건 자체로 보면 최소한 무기징역에 사형감이지만, 경악(驚愕)하는 것은 법의 한계(?) 또는 맹점인 것이다. 사람을 그것도 남편을 죽여 시신을 토막 내고 일부분은 분쇄기에 갈았다는 정황과 심증은 100% 나왔는데 그것을 뒤 바침 할 한 조각의 시신이 없는 것이다. 결국 피해자의 장례는 극히 이례적으로 일곱 가닥인지 열 가닥인지의 머리카락만으로 장례를 치뤘다는 보도를 본 것 같다. 즉, 피해자의 시신이 없고 과학적인 증명을 할 수 없기에 극악무도한 죄인이 우발적인 상해치사나 정당방위 정도의 형량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시대적 배경이나 간극(間隙)을 떠나 두 사건을 비교해 보면 100% 범죄이지만 과거에는 사람이 지켜야할 근본적 도리가 법보다 우선 한 반면, 고유정 사태는, 비단 고유정 사건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사건사고는 도리 보다는 법리를 우선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법을 가장 잘 아는 법학자나 법을 제정하고 법을 집행하는 자들이 그 법의 맹점을 악용(惡用)하며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는 것이다.

 

이번 조국일가가 벌인 수많은 범죄행위가 그렇다. 명명백백히 드러나는 범죄행각을 무조건 모르쇠로 방어막을 친다. 문제는 본인과 그 가족만 부정하고 발뺌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범죄행각을 법리에 앞서 도리를 내세우며 비호(庇護)하고 두호(斗護)하는 몰염치(沒廉恥)와 파렴치(破廉恥)를 섞어 놓은 삽살개를 비롯한 수권 여당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설령 본인 스스로 자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모든 범죄를 아내에게만 팔밀이 한다면 그것이 바로 강상(綱常:삼강과 오상 즉, 사람이 지켜야할 근본적 도리)을 어지럽히는 큰일(其事之大)에 해당 되는 것이니 이거야 말로 도리(道理)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이다.

 

법도(法道)라는 말이 있다. 이를테면 법리(法理)와 도리(道理)를 합친 단어가 아닐까? 조국은 제 죄를 연약한 아녀자나 가족에게 미루지 말고 법도를 지키는 법학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9년 9월 9일 at 10:07 오후

    앞으로는 청문회덕도를 아예 없애버리면 좋겠습니다.
    지 마음대로 할걸 뭐한다고 청문회는 한다고
    난리인지 모르겠어요.
    대실망, 이게 나라냐고 묻고 싶습니다.

    • ss8000

      2019년 9월 10일 at 6:25 오전

      문제는 사실 청문회니 국회선진화법이니 만든 것은
      지금의 자한당 전신인 한나라 병신들이 만들고
      저희들이 만든 법이 오히려 올가미가 되고
      덫이 된 겁니다.

      그런 거 생각하면
      이명박이나 박근혜는 깜빵에서 썩어야 합니다.
      어떻게 그런 것들이 대통령이 되가지고
      나라를 빨갱이들에게 고스란히 바쳤는지…
      욕이 절로 튀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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