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해에 쥐새끼가 된 사나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땐 단어 선택을 제대로 해야 한다. 단어 하나가 말이나 글 전체에 주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잘 써먹은 단어 하나 열(10) 명문(名文)부럽지 않고, 잘못 된 단어 선택이 말과 글 전체 맥락(脈絡)을 개판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 10월의 어느 날 여야의 ‘조국 대전’이 한층 격렬해지고 있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장에서의 일이었다. 이날 서울고등검찰청사에서 열린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의 “내로남불도 유분수”라는 지적에 “내가 조국이냐”고 큰소리를 쳤던 것이다.

 

사실 김종민은 국감 내내 조국 바라기 내지 조국 호위무사로 등장해 의식 있는 국민들의 공분을 샀는데, 결국 그 행태(行態)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여실히 증명한 사태였던 것이다. 결론은 조국의‘조로남불’을 그 한마디로 증명하는 명언(名言)이 되고도 남았다. 이날로 조국은 자신의 호위무사 때문에 법의 구멍만 있으면 잘도 빠져 나가던 쥐새끼가 되고 만 것이다.

 

그래도 저 상태까지는 조국을 두고 쥐새끼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고 좀 고급스럽게 표현하면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제 청와대가 나서서 조국을 ‘쥐새끼’로 만드는데 앞장서서 확인사살(?)까지 하는 안타까움을 자아낸 것이다.

 

KBS보도에 의하면,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청와대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든 수사였지만 결과는 너무나 옹색하다”라며 “수사의 의도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결과”라고 비판했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늘(31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내고 “검찰의 수사 결과는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한 것이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53469&ref=A&fbclid=IwAR0p-w9HnEBsRk7UownbR-spZ-r5VamtTo1yLeORPutfqRGVrZ9J-khyP1I

(이상 KBS보도 동영상)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이 쩌렁쩌렁 울리고 흔들려 원인을 캐 봤더니‘쥐새끼 한 마리’였단다.

 

물론 윤도한인지 뭔지 하는 자도 조국의 호위무사 노릇을 한 것이고 또한 유리한 해석을 내리려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조국은 확실한 쥐새끼가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내 말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땐 단어 선택을 제대로 해야 한다. 단어 하나가 말이나 글 전체에 주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잘 써먹은 단어 하나 열(10) 명문(名文)부럽지 않고, 잘못 된 단어 선택이 말과 글 전체 맥락(脈絡)을 개판 아니 쥐새끼로 만들기 때문이다.

 

경자년(庚子年)이 밝았다. 쥐의 해 꼭두새벽부터 ‘쥐새끼’가 된 사나이 얘기를 해서 좀은 죄스럽지만, 요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이 땅까지 흘러와 곤욕을 치루고 있다. 중국 어디선가는 중세기 때 유럽인구의 3분지1인가를 몰살시킨 흑사병(페스트)이 도졌다는 보도가 있다. 돼지 열병이나 흑사병이나 돼지 또는 쥐새끼 한 마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일지라도 가벼이 보아선 안 될 것이다. “쥐새끼는 때려잡자!!!”

 

끝으로 지난 한 해 격려 주시고 조언 주셨던 저를 아는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신넨콰일러(新年快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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