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의 동요(童謠)

 

 

주(周)나라 선왕(宣王)때의 일이다. 태원(太原)지방의 백성들을 고무하고 궁으로 되돌아오던 중 날이 저물었으나, 어가를 멈추게 하지 않고 계속 길을 재촉하여 밤중이 되어서야 성안에 들어서게 되었다. 거리에서 어린아이들 수십 명이 무리를 지어 박수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 소리가 한 목소리였다. 주선왕이 곧 어가를 세워서 노래를 들었다. 노래 말은 다음과 같았다.

 

달이 뜨고, 해가 진다.

뽕나무 활과 풀로 엮어 만든 전통(箭筒)은

주나라가 망할 징조로다.

(주나라가 망하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위의 노래는 요녀(妖女) 포사에 대한 노래였다.)

 

노래를 듣게 된 주선왕은 그 노래 말이 매우 불길하다고 생각하여 시종으로 하여금 그 연유를 묻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을 잡아오게 했다. 아이들은 놀라서 흩어지고 나이가 제법 든 아이와 어린 아이 두 명만을 잡아 와서 선왕의 수레 앞에 꿇어 앉혔다. 선왕이 물었다.

“그 노래는 누구에게서 배워 부르게 되었는가?”

 

그 중 나이가 많은 아이가 대답했다. “우리들이 지어서 부른 노래가 아니고, 3일 전, 붉은 옷을 입은 동자가 거리에 나타나 우리들에게 가르쳐 외우게 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번 가르쳐 부르게 하자 시정에 만연하여 약속하지 않았음에도 우리 어린아이들이 같이 부르게 되자, 한 곳에 멈추지 않고 이렇게 널리 퍼져 부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왕이 묻는다.“지금 그 동자는 어디에 있는가?”

“노래를 가르친 후에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주선왕이 오랫동안 말없이 있다가 아이들을 꾸짖어 돌려보낸 후, 즉시 군사를 불러 당장 거리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감시하라고 명하고, 만약에 어린아이가 그 노래를 다시 부를 경우, 부모를 연좌시켜 죄를 주겠다고 했다. 주선왕은 그날 밤으로 궁궐로 들어갔다.

 

다음날 선왕이 조회에 나가자 기다리고 있던 삼공육경(三公六卿)과 백관들이 모두 배례(拜禮)를 드리고 일어나 도열했다. 선왕이 어제 밤에 도성으로 돌아오다가 길거리에서 들은 어린 동자들의 노래 소리를 여러 신하들에게 들려주고 대신들을 향해 물었다.

 

“그 노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한 신하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염(檿)은 뽕나무의 이름이고 활을 만드는 재료가 됩니다. 그래서 염호(檿弧)라 합니다. 기(箕)는 풀이름입니다. 질겨서 화살 통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화살 통을 기복(箕箙)이라 부릅니다. 신의 어리석은 견해로는 나라에 궁시지변(弓矢之變)이 있을까 우려됩니다.”

 

태재(太宰) 중산보(仲山甫)가 뒤를 이어 자기의 생각을 말했다.

 

“궁시는 곧 나라의 무기인바, 대왕께서 견융에게 원수를 갚기 위해 태원의 백성들을 징발하여 일으킨 군대를 해산하지 않는다면 나라에 환란이 닥칠 것임을 예언하는 노래입니다.”

 

선왕이 말없이 고개를 흔들며 다시 물었다.

“이 말은 홍의동자로부터 기인한 말인데 그 홍의동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태사(太史) 백양보(伯陽父)가 대답했다.

“시중의 근거 없는 말을 요언(謠言)이라 합니다. 하늘이 임금에게 경계를 주기 위하여 형혹성(熒惑星)에게 명하여, 동자로 변해 요언을 만들어, 어린 동자들에게 가르쳐 부르게 했습니다. 이것을 어린아이들이 부른다 하여 동요(童謠)라고 하며 작게는 한 사람의 길흉을 말하며, 크게는 국가의 흥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형혹성은 붉은 색의 별입니다. 대왕께서 들으신 망국의 노래는 곧 하늘이 왕께 경계를 주고자 함입니다.(하략)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 꺼져라 기회주의자여”… 진보 권력 비판한 안치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8/2020070800208.html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

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

아이러니 왜이러니 죽쒀서 개줬니

아이러니 다이러니 다를 게 없잖니

꺼져라! 기회주의자여.

 

안치환? 민중가수라니 그런 줄 알겠지만, 아무튼 성질나면 권력에 대 놓고 노래로 조지는 인물 아니던가. 또 노래라니 그러가 보다 하겠지만, 노랫말이 썩 잘된 건 아니다,. 보수를 향해 조져 올 때는 그리 얄밉더니…어쨌거나 깜냥도 아닌 것들이 들었을 때는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거의 동요(童謠)수준의 가사다. 작게는 삽살개 개인을 향한 노래이겠으나 크게는 대한민국이 망해가는 것을 탄(嘆)한 노래다. 동요가 나도는 시기는 나라가 망하거나 그에 비견 되는 큰일이 일어날 때 동요가 성행한다.

 

19대 숙종 당시 인현왕후 민씨가 폐출되고 장희빈이 왕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중전이 되었을 때 장안에는 “장다리는 한철이고 미나리는 사철일세” 라는 노래(동요)가 퍼졌다고 한다. 그렇게 몇 년 후, 숙종은 방자한 행동을 하는 장씨를 보면서, 자신이 민씨를 폐한 일을 뉘우치게 된다. 얼마 후 갑술옥사(甲戌獄事)로 민씨는 다시 왕후로 복위하고, 장씨는 희빈으로 강등시킨다. 바야흐로 희빈 장옥정과 인현왕후 민씨의 인생역전은 다시 한 번 일어난다.

 

안치환의 동요(童謠)를 들어보니 멀지 않아 삽살개는 망하고 대한민국엔 좋은 일이 일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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