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려 한다.

원래는 이형(禰衡)의 이(禰)자는, 아비 사당 이(녜, 니, 예)자로 삼국연의에는 이형으로 발음 한다. 그런데 어떤 연고로‘예형’이라고 하는 진 모르겠지만 틀린 것은 아니고, 어쨌든 나는 삼국지에 관한 썰을 풀며 이형에 대해서도 수차례 이런 게시판에 올린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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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禰衡: 혹자는‘예형’이라고도 함.)자(字)는 정평(正平). 산동 평원(平原:유비가 처음 벼슬에 오르며 부임 했던 곳)사람이다. 성격이 강직하였다. 현하(懸河)같은 웅변을 잘한다기보다 그때그때 독설을 잘 내뱉는 친구다. 24살의 약관이었으나 천문지리에 통하지 않는 것이 없고 학문이 막히는 데가 없는 천재였다. 북해태수 공융(孔融)이 그를 조조에게 천거했으나 첫 대면에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좌중에 앉히지 않고 서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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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이형이 예의 독설을 첫마디로 내 뱉는다.‘천하가 없다 하나 사람이 없구나!’라며…어린 것이 지나치게 방자하다고 생각한 조조가 자신이 아끼는 한다하는 모사(謀士)와 만부부당(萬夫不當)의 장수들을 가리키며“내 수하의 모든 사람이 당대의 영웅호걸인데 어찌 사람이 없다하느냐?”라고 말하자 이형은 곧장 그들의 인물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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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욱은 초상집 문상객, 순유는 묘지기, 정욱은 수문장, 곽가는 유행가 가사를 지을 작시가, 장료는 북 잡이나 징 잡이, 허저는 마부나 목동, 이전은 파발꾼, 악진은 A4 용지의 조서 읽는 사람, 여건은 대장장이, 우금은 노가다, 서황은 개백정, 하후돈은 그래도 경호대장, 조인은 경리참모, 그 밖의 나머지는 숨 쉬는 허수아비거나 술이나 밥만 축내는 쓰레기와 똥통의 구더기 같은 작자라고 독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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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만 있던 조조가 또 어떤 인물이던가? 마치 오늘날 어떤 놈처럼‘대깨조(대가리가 깨져도 조조)’만 지극히 편애(偏愛)하던 놈 아니던가. 하긴 이형이 아무리 독설가이지만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오만불손(傲慢遜)하게도 조조의 중신과 장수들을 거지발싸개 수준으로 폄하(貶下)했으니 중용(重用)은커녕, 그 자리에서 척살을 시키거나 박살을 낼 수 있었지만, 자신의 손으로 죽이면 세인의 비난을 받을 게 두려워 자신과 대치중이든 형주자사 유표에게 반강제로 말에 태워 사신으로 보낸다. 그러나 유표 또한 그런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자신의 수하인 강하 태수 황조(黃祖)에게 다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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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렇게 만난 이형과 황조는 죽이 좀 맞았는지 가끔 주안상 하나 놓고 마주 앉아 농담 따먹기도 하고 노닥거리던 어느 날 황조가 자신의 인물평을 부탁하자, 이형은 술이 한 잔 올랐는지 예의 독설(毒舌)로‘그대는 사당에 있는 묘신 같은 존재이기는 하나 제사를 지내도 영험이 없을 것이다.’라고 혹평(酷評)을 하자, 이에 분노한 황조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 칼에 이형의 목을 내리쳤다. 그 해가 서기201년(단기2543년 漢헌제 건안6년, 고구려 산상왕5년, 신라 내해 이사금6년, 백제 초고왕36년)이라고 삼국지에는 기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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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독설가인 이형도 두 사람은 존경했으니 자신을 천거한 공융(孔融)과 계륵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양수(楊修)다.

 

2시간 50분 소명한 이준석 “당의 많은 혼란 종식되길 기대”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2/07/08/WGRNBPJJO5DJ5BL62ZULMAIWCE/

 

준석군!

어제는 내가 자네에게 치도곤을 내렸으나 오늘은 눈물이 나려 한다네. 자네의 그 한마디“당의 많은 혼란 종식되길 기대”한다는 이 말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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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솔까’말하면, 자네의 성접대 사실 유무는 관심 없네. 아니한 말로 사내자식들이 짜빠구리 직접 사먹을 수도 있고(자점이 아들도 떳떳하지 않든가?)친구나 지인에게 얻어먹을 수도 있는 걸세. 문제는 짜빠구리 먹고 난 다음의 자네 태도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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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어는 지구촌이 알아주는 문자일세. 특히 그 표현력에 우수성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하네. 이른바‘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이 거 참 오묘한 것일세. 생각을 해 보시게. 어떤 까닭이나 연고이든 이미 먹어치운 짜빠구리를 어쩌겠나. 근데 먹고 난 다음 자네의 태도나 표현일세. 한마디로 이니 두 마딘가? 신경질 나도록 시건방짐 더하여 천상천하유아독존 같이 짜증나도록 오만함이 국민의 공분을 산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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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말하면 잔소리가 될 것인 즉 결론을 맺음세. 저 위의 천하재사 이형이 왜 꽃도 피우지 못하고 죽었을까를 생각해 보시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얘기 따위는 이미 고전일세. 공부를 많이 했다고, 실력이 있다고, 세상천지 모르는 게 없다고 머리 꼿꼿하게 들고 나대지 마시게. 예의와 범절을 신주단자 모시듯 하라는 건 아닐세. 그러나 자네가 아무리 천하 없는 천재라고 해도 나이든 선배님들에게 공손 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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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의 실수는 과공비례(過恭非禮)가 아닌 과공비례(過功非禮)를 모른 것일세. 여기서 공(功)이라 함은 공치사(功致辭)를 의미 하는 것일세. 자네는 확실 보통 사람이 가질 수 없는 재주를 가진 것은 확실하네. 늦지 않았네. 자네는 정치적 나이로 젊은 게 아니라 어리다고 할 수 있네. 자중자애 하시고 지금부터라도 과공비례(過功非禮)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수양을 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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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입장에서 자네 같은 재사(才士)를 자주 만나기는 어렵네. 그래서 언젠가는 자네가 보다 귀히 쓰일 날이 올 것이네. 다시 한 번 부탁하네. 이번 사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중자애하며 때를 기다리시게.

 

임인년(壬寅年) 7월 초 8일 충청도 제천 천등산 골짜기 무학지배 촌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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