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돈 뿐이겠는가? 권력도 그 무엇도….

실제 경험한 일이다. 젊은 시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조그만 보따리장사 사무실을 차린 적이 있었다. 무슨 일이든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패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하는 법. 즉 마음은 부자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윤택하지 못한 시절 40여 년 전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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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진고개 인근 허름한 7층짜리 빌딩의 맨 꼭대기 그야말로 승강기도 없는 옥탑방에 사무실을 차렸는데 어떨 땐 하루에 십 수 번도 더 오르내렸었다.(이 때만 생각하면 가끔 그런 생각이 잠길 때가 있다. 내가 암 수술을 두 번씩이나 받고 아직도 건강을 유지하며 건재한 것은 그 시절 승강기도 없는 빌딩을 오르내린 결과라고..“운동합시다.” 내가 이런 게시판에서 노닥거리는 거 같지만 매일 5km 이상 떨어진 면소재지 소공원의 운동기구를 터치만하고 돌아온다. 하긴 초등학교시절 집과 학교는 4km이상 떨어져 있었다. 아마도 그 덕일 수도…) 좀 엄한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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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점심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올라가려는데 빌딩 입구에 아담한 보조 탁자가 버려져 있기에 내 책상 옆에 두면 시각적이기도 하겠지만 이런저런 잡다한 것들도 보관하면 실용적 이겠다 싶어 그 무거운 놈을 조금 전 점심 먹은 기운을 다 소진시켜 가며 가져 올라왔다. 그리고 책상 옆에 딱 붙여 놓으니 요샛말로 비쥬얼이 보통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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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을 낑낑 거리며 가져오느라 땀도 흘렸고 손도 닦아야 했고,…연후 기분 좋게 책상에 앉아 그 놈을 쓰다듬고 즐거워하는데 갑자기(정말 순식간) 오한이 나고 온 삭신이 쑤셔오는 것이었다. 지금 이 나이 먹도록 그런 경험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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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러는 나를 보더니 여직원이“어머! 사장님‘동티’나셨나 보다”그러나는 것이었다. “동티?”아주 짧은 언어로 반문을 했다. 그러자 여직원은 다시“네! 동티요!”하는 것이었다. “동티 그게 뭔데…”그렇게 단답형으로 대화를 주고받았었는데,… 난 사실 여직원이 그 단어를 말했을 때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었다.(어느 먼 지방의 사투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의 질문에 여직원은“자기한테 맞지 않는 물건 따위를 만지거나 그러면 병이 나거나 사달이 나는 거예요”라며 여직원의 부모가 겪었던 것 또는 이웃의 얘기를 장황하게 널어놓는 것이었다. 그리고“사장님! 이 거 빨리 제 자리에 가져다 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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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훗날 사전을 찾아보았다. ‘동티’, 땅, 돌, 나무 따위를 잘못 건드려 지신(地神)을 화나게 하여 재앙을 받는 일. 또는 그 재앙.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공연히 건드려서 스스로 걱정이나 해를 입음. 또는 그 걱정이나 피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어원은 동토(動土)로 토지 신을 움직였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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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 이런저런 기사를 보다가 발견한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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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돈 줍자 몸이 굳었다… 美 떨게 한 ‘악마의 지폐’ 경험담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2/07/14/QFJYAOVADZBODAEJIDCPQMX65I/

 

그런데 위 기사 사진을 보니 오늘자 올라온 삽살개의 사진이 오버랩 된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지신을 화나게 하여 받는 재앙이 어찌 돈이나 물질 뿐이겠는가. 권력 또한 제 몸에 앉 맞으면 동티가 나는 모양이다. 오늘자 삽살개의 개 같은 꼬락서니가‘동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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