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이질(처조카)와 민노총

(상략)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하던가? 지금까지 나 자신만 보아오고 살아온 세상을 확대해석하여 마치 그것이 진실이고 진리 인양 짜 맞추고 호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달리해 보면 미치르와 치르치르가 행복을 좇아 파랑새를 찾아 나서지만 처마 밑에서 그 행복을 발견하듯 우리도 언제나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간단한 행복을 나만 누리는 것 같아 송구하고 죄스러워 이 썰을 열심히 풀고 있는 것이다. 아니한 말로‘개똥밭에 굴러도 천국 보다 이승이 낫다’고 하지 않든가.

 

그럼에도 사람들이 너무 지나치게 자신의 삶을 상향조정하고 그곳을 향하여 아등바등 덤비는 게 얼마나 무망하고 한심스러운 짓인가 이 말이다. 혹시 이 썰을 보시는 많은 선진국 해외교포 분들이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수년 전, 어느 날TV를 보는데 일용직, 소위 노가다 작업화에 작업모를 쓴 어떤 사람이 길거리를 지나가는 데 어찌나 의기양양하고 보무가 당당한지 시건방진 생각까지 들었다. 캐나다의 어떤 도시의 대로에서 일어난 광경이었고 그는 우리 교포였다.

 

그 양반 왈, 그곳 사람들은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을 존경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같으면 천대나 받을 직업.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택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직업이 존경심을 유발한다니….이게 선진국의 진면목이고 힘이 아닐까? 선진국이 달리 선진국이 아니다.(하략)

 

 

“노가다가 단순 반복? 예술이고 과학입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book/2023/01/12/FWR2SRCNVBDZZF7J3H5OE4EH2A/

 

이질이 하나. 둘. 서이 있다. 왜냐면 처가는 3자매인데 처형(1) 처제(2)가 각각 아들을 괄호 안 숫자만큼 낳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주인공은 처형의 슬하인 이질 얘기다.

 

제 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유복자로 태나 가정형편상 고교를 졸업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소위 노가다를 업으로 삼고 있었다. 심성도 착하고 열심히 살아가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다 보니 모이는 건 없고 결국 여태 결혼도 못하고 지내던 놈을‘언제까지 그리 살거냐?’며 이곳에 주저앉히고 나와는 비교적 친한(사실 우리 집을 지어준 건축업자)K사장에게 좀 써 달라고 양주 한 병 주며 일자리를 얻고 그를 따라다니며 열심히 일을 하던 중, 이 노가다라는 게 한 겨울엔 일을 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는 모양. 워낙 날씨가 추워서 또는 폭설이 내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놈 입장에선 하루 일당이 까지니 답답하기는 했을 것이다. 그것도 내리 일주일 또는 열흘을 쉬라고 하면 문제가 아주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모부! 저 충주 아파트 공사 현장에 취직 했어요”란다. “오~! 그래~! 그 거 잘 됐다”라며 반겨 주었는데 다음 표현이“근데 민노총에 가입을 하래요!”, 당장 내 입에서“뭐얏~! 그 빨갱이 집단에서…”소리는 질렀지만 다음 대책을 얘기 할 수 없다. 그런데 이질 놈 덧붙이기를“조합비를 땐데요.”, “얼마를..??”, “그건 아직 모르겠고 조합비를 내면 일 꺼리는 절대 안 떨어지고 일 할 수 있대요”

 

솔직히 마뜩치가 않았다. ‘민노총’하면 날강도, 빨갱이로만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아무리 배를 곯아도 빨갱이 짓을 하면 안 될 텐데…. 차라리 꽤 너른 (내 소유)땅을 무상으로 빌려줄 테니 농사나..”하자, 농사는..하며 펄쩍 뛴다. 방법이 없지 않은가? 그날은 그렇게 보고(?)받고 헤어질 수밖에.. 막 나가려는 놈의 뒤통수에 한마디 했다“조심해라~! 모르긴 몰라도 빨갱이들은 무슨 행사가 있으면 뻘건 띠 두르고‘결사(決死)어쩌고 하며 쫄짜들을 앞세운다던데…”

 

두 달인가? 또 어느 날“이모부! 저희 다른 현장으로 옮긴답니다.”, “오~! 그래! 잘 됐다”그리고 며칠 지난 또 어느 날“이모부! 저 그 기(민노총)그만 뒀어요! 서울에서 무슨 집회가 있는데 그곳에 집결해서 깃발 흔들고 악을 써야 한다기에 이모부 말씀대로 빨갱이 노릇 하기 싫어 그만 뒀어요.” 아주 반색을 하며 꽤 비싼 양주 한 병 주며 오늘 밤을 자축하라고 보냈다. 이 얘기가 아마 작년 9월인가 그랬다. 조금의 가감 없이 풀어 낸 썰이다.

 

“노가다가 단순 반복? 예술이고 과학입니다”, 솔직히 어디까지 사실이고 또 그 정도를 모르겠다. 그러나 위의 얘기에도 있듯 선진국은 노가다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존경까지 한다는 것이다. 비단 선진국이 아니더라도 벽에 못 하나 제대로 못 박는 나 역시도 그들을 존경한다. 어쩌다 우리 집에 수리할 곳이 있어 불려오면 나는 그들을 칙사 대접해 준다. 내가 못하는 걸 할 수 있는 유능한 사람이니까.

 

그런데 이 모든 명예. 명성이 금이 가는 것이다. 즉 문제는 노가다라는 직업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할 때는 존경스럽지만‘민노총’이라는 귀족노조를 볼 때마다 데빌. 빌런. 빨갱이. 날강도로 보이는 건 왜일까? 이 모두가‘민노총’이라는 귀족노조 스스로 택한 자업자득(自業自得), 자승자박(自繩自縛), 자취지화(自取之禍)이다.

 

지금 막 이 썰의 원고(?)를 끝내고 게시판에 올리려고 로그인을 하려고 조선닷컴에 들어오니

<<<“아침 7시 확성기 틀고 “투쟁! 투쟁!”…민노총 집회에 주민들 “못살겠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01/12/Q4ABNVRJ75GO5CV5ZOUICBKSDY/>>>라는 기사가 대문짝 만하게 올려져 있다.

 

그래서 다시 하는 얘기다. ‘민노총’이라는 귀족노조를 볼 때마다 데빌. 빌런. 빨갱이. 날강도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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