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미 – 그리고, 또 하나의 일본적 관점 <'사시미' 법칙>

일본말사시미,한국에서도제법많은사람들이알고있는단어.

그리고또,놀라웁게도,적지않은한국사람들이이를즐기는듯.-‘생선회라하지않고사시미라고부르며

*

3면이바다에둘리운우리나라이어서도

물론,옛부터날생선은바닷가에사는사람들에게는생소한것이아니었으리라

부산이고향인나의양친도고향에내려간길이면,곧잘우리들을데리고해운대생선회를찾으셨다.

어린우리들은,달콤새콤한맛이곁들인초고추장덕분에,

날생선이라는의식도거의없이,부모님이찾은식탁옆에둘러앉아식사를즐겼었다.

하지만,서울에서생활하던우리집의식탁위에서생선회를맛본일은거의기억이나지않는다.

깔끔했던어머니는,산에둘러쌓인분지의고장서울에서팔리는생선의신선도를결코신뢰하지않으셨어서,

지금도내게익숙한생선요리는,역시무우를깔고빨갛게맛을들인생선지짐등에요리한것이다

이런나여서,사시미라는말은내게,

일본에서살기시작했을무렵의한실패담과늘겹쳐진다.

(일본에제법오래살고있어,나의웃고넘어가지못할실패담은하나둘이아니지만…)

그날,집에서적지않은일본인손님들을맞이하게되어,몇가지우리네음식은준비하였지만,

그래도손님들의식성을감안해슈퍼마켓에서

처음으로사시미팩(여러가지어류나조개류의사시미를플래스틱츄레이에담은것)’을사왔었었다.

그리고손님앞에내기위해,집에돌아온나는

사시미를한점씩한점씩면밀히,흐르는물에씻어물기를닦은후커다란접시에옮겼던것.

(슈퍼에서사오는재료를로먹는다면

반드시씻어야한다는생각은,역시서울어머니의그딸.)

식탁위에올린사시미를맛보던그점잖은일본손님들이머리를갸우뚱하는모습에,

제발이저린내가,’처음사본사시미를씻었다’는사실을전하자,모두크게웃어댔고…

얇게칼을넣기전의큰덩어리의생선살은무관하나,

일단한입크기로자른사시미는절대씻지않는다고한다.

물론,위생적으로안심이안되는부분도있겠지만,

그래서,옛부터사시미의쯔마(/)’라하여

채썰은무우나당근,오이등(‘이라고도함)이나야채잎을곁들이는지혜를일본사람들은낸다고…

이는,그저음식을돋보이게하기위해서뿐만아니라,

생선의비린내를덜고,소화를돕는역할을하기때문이며,

와사비간장과먹는것도,

이와사비뿌리에기생충이나식중독의원인이되는균을죽이는살균효과가있어서

사시미를일부러씻지않아도된다며…

그런친절한설명도나는이날처음듣게되었었다.

어느나라에서도옛부터과학적인가늠없이제각기의문화를발전시켜왔는데,

현대적인시선으로주목해도

역시그곳에이미과학이존재하는많은예를쉬이찾을수가있다.

그러니,한국의여러분,일본의사시미를즐길때에는,

가능한한와사비간장에찍어서,그리고곁들인야채양껏많이함께즐기시기를

(추기:한블러그이웃분의생물학적지적에의하면,

생선살에박혀있는기생충알은,익히거나

’48시간이상상업용냉동고에서영하20도이하로냉동시켰을때없앨수있다고합니다.

일본인들이위안으로삼는와사비간장,기도와도같은신화의세계인듯

그어떤이유이든,사시미와함께나오는많은야채는듬뿍드시기를…)

*

다만,오늘화제에올리고자하는것은,

위에적은것과는같은의미로한국사람의대부분이알고있을,

그리고내게는쓴웃음이섞힌실패담의기억을떠올리게하는

생선회요리를일컫는일본말사시미보다,

일본사람들이통용하는<‘사시미법칙(さしみの法則)>이라는사회용어에관해서이다.

라는일본식발음은,또한(,さん) (,) (,)’라는숫자를연상시키기도하여,

‘343′으로도읽게된다.

일본인들이,

한대상/물체/현상을이해하고자할때‘,즐겨인용하는말이다.

특히나,’인간집단

사람들이모인공간사회에대한해석과인식을위해많이쓰인다.

예를들면다음과같은경우처럼…

의견‘이제안되었을때,

-‘적극적으로이에동의하는사람수는전체의약3,

한편,그극단에서서’강하게반대하는사람의수도3,

그리고나머지전체의4즉,이양자의가운데에존재하는약40%의사람들은

자신들의강한의지를갖지않고,양의견의갈등을주시하며,기세를잡은쪽으로흘러가는사람들..

이있다고보는식이다.

다른예로는,’무슨일이든,

그일에집중하여열심히계획하고리드하며일하는사람의수는,전체의약3,

지시에맞추어묵묵히따라하는사람의수,4,

그리고,그일에전혀무관심하여잘일하려하지않는사람의수가또약3부가있다

는사실을,암묵으로전제하고들어간다.

또다른예로는,어느조직속에도,

-‘제몫이상을일하는사람이전체의약3,

-‘제몫만큼만일하는사람이약4,

그리고,’제몫도못하고늘주위에기대어힘을빌리는사람이또3가있어,

그런그들이섞혀있다고인식한다.

개인관계에있어서도,

-‘자신을좋아하는/자신이좋아하는사람은전체의3,

-‘그냥덤덤하게알고지낼정도의사람수약4,

그리고자신을좋아하지않을/자신도좋아하지않을사람도약3부존재하는것

..을그들은암암리에인정하고구분한다.

(그래서,일본인들의미덕으로자주평가받는

-‘이나겸손로대변되는그들의성실한교분도전자의3부에게서만,

형식적인교분은,가운데의4부에,

그리고한국사람들이가장싫어하는--‘겉다르고속다르는(혼네와타테마에本音と建前)의교분’은

나머지3부에속하는사람에게서로

라고그네들의인정/마음도나눌수있다…

당신은일본사람과어떤종류의교분으로대우를받은적이있으신지?

행여,그것이그어떤형태이었든,

자신이받은경험만을가지고,"일본인은…."이라며성급히결론을내리지는마시기를…)

*

그래서,이런사고를가진일본인들은

한조직전체를악착같이‘,일률적인"동류"로만들려는노력도,투쟁도그리하지않는다.

그냥일견겉으로만하나이면된다.

그내부에다양한형태가있더라도,

알면서도모른척,눈감은척하며모두를한조직의일원’으로수용한다.

물론,각각에대한평가점은별개의문제다.

어차피집단속에는라는복수층구조가존재하는것을암암리에받아들여,

이천차만별의개체들을수용하나,

같은집단이라도

각개체개체에대해서는,내심상대를측량하는냉정한눈을가지려하며,

그상대개체의위치‘를살피고,그에걸맞는"자신의태도"를분별하려한다

*

또다른,무엇보다도흥미로운사실또하나

선두의3에속하는사람들만모아서새로이집단을만들어도,

결국에는그속에서,또다시<‘법칙의구성>이형성되고만다는것이다

이런이유로해서,일본인들이그토록강한자본주의경제개념을가지고있으면서도,

일본에서는,미국식‘headhunter’의활동이나능력주의가그다지성하지않는다.

어차피,집단에들어가면어떤자리에설까불분명하니..

이는,또한아직도,일본사회에<종신고용제>의신화가현존하는이유이기도하다.

-‘몇몇능력있는소수’와’담담히잘따라주는중간다수’가

별수없이’무능한하부의또다른소수의몫’까지거들면서같이해내면되는것…이라고.

이전에상당히오랜동안,내가

일본사회의불가사의현상으로보며의문시했었던사실이있었다.

,<어떻게이나라에서는,"일본사회에서결코좋게평가받지않는야쿠사만화등각종마니어들

주위의사람들에의해’강렬히부정당하는일없이’,또’지하에숨는일없이’,

당당히지상(地上)에그들만의공간/사회를확보할수있는가?">–토오쿄한가운데아끼하바라(秋葉原)처럼–

라는의문

(…눈살을찌프리게하는대상에대해서는혐오감을갖는것은너무나당연하다고생각해왔던나…

그런데이상하게도,일본사람들은,그런대상을눈앞에두고도결코인상을드러내찌프리지않는것이었다…)

-조금시간은걸렸지만,이에대한대답도,

역시<법칙을수용하는>일본사회의식에서찾았다.

*

일본사회의아웃사이더인나의시선으로이들을바라다보면,

이런<사시미법칙>라는말/언어를만들어놓은일본인들의마음속에는,

세상사에대하여늘,또한<‘희망3′현실수용4′낙담/체념3′>이섞여있는것처럼보이기도한다.

그래서한편,그들은이러한복잡한심성층을가진대신,그로해서또,삶에도유연하다‘.

-‘현명한자기절제도가능하다.

,일본인들은,어떤상황에있어서도,

유연히그공간에서의자신의위치를먼저살피고정한다.

-물론,<선두의3′?>,혹은<가운데4′속에?>…에설것을우선은망설인다

그리고대부분의경우,무난한선택을취하여,후자의<묵묵히일하는‘4’속에>에자리를잡는다.

흥미로운사실은,

결코그들은자기자신을,<꼬리의3′>속하게하는것은,처음부터는염두에두지않는듯

꼬리의3′의삶은,

<이찌닌마에(一人前)>라는또다른용어로자립정신을중요시하는그들의전통적정신세계나,

혹은그들이극력회피하려는<무라하찌부(村八分)>전통적사회제재(制裁)를의식할때,

결코흔쾌한선택이될수없기에.

(그래서,일견–단순히겉만짧게훑어볼때–,

일본사회는,<소수의리더순종하는다수2분화>된것처럼보일때도많다.)

꼬리의3′

–본인들은결코수용하지않음에도–,타인들의눈에의해평가되어’뒤에서게되는사람들의경우수’이다.

*

…일본인들은이<사시미법칙>이라는용어를통해,

일률적이지않은것‘,’다양한것에대한’포용력’을갖고자하는듯하다.

앞에서도적었지만,특히나그들이물질적인생활의안정을얻은오늘날,

이들은자기와다른것‘,’자기로서는이해할수없는것에대하여동요없이,

그저담담히<‘있는그대로’를’수용할여유,그준비를갖게된듯>…

어차피,’한공간에,똑같은사람들만존재할수는없다는이단어의전제는,

<이질적인존재에대해서도,일부러적의심을품으며마찰을일으킬사심을없애주는것>임은분명하다

*

한편,이런일본인들속에살면서,내가되돌아보게되는것은,역시,한국인,한국사회이다.

우리들은,–100점의명답만을구하는사지선택의,<정답은,언제나하나(一)>교육을받은덕분일까…–,

모든대상/현상에대해늘,하나의평가를가지려고하는경향이아주짙다.

즉,-‘친구‘가아니면,그외는’모두이다.

그래서갈등경쟁…’투쟁에이르기는것까지너무많고잣다

그런우리들의모습의가까운예로,인접국일본을바라다볼때도,

–‘"자신의눈/감각"이짧은시간,혹은일부분적으로확인한사실을마치일본의전체인냥–,

쉽게분개하기도하고,쉽게칭찬하기도한다

(이전,’일본특파원생활3년만에한기자가쓴<일본은없다>라는책이그전형이다.

우리한국인들이"어떤일본을읽고싶어하는지"를가장예민하게간취했었던그녀는

그요구에맞추어서일본의그런예들만나열한것에불과하다.)

(새들의집단행동)

일본자체,<‘사회>이다.

아니,’우물안을벗어나본경험이있는,

혹은오랜시간많은공부를계속하여

조금씩현명한눈으로대상을,현상을,세계를전체로서바라본경험이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가,

모든현상/세계속은

다양하고복잡한구조가,"고정되지않은채,’흐르고있으며유연히섞이고있다"진실을알게된다.

즉,어느한나라에국한시킬필요없이,

삼라만상은,<‘세계>인것.

우리한국사회에도,이런<‘‘>에해당하는우리말이–어서,그런언어를찾아야–

보다많은사람들사이에서통용될수있는,

그래서,서로다른이질인사람들이평안히섞여생활할수있는그런시대에들어갈수있지않을까…

‘경직,정체’는있어서는안된다.

‘유연,흐르며섞이여야’할것.

(사진은Googl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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