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나의긴머리에대해서는조금언급한바있다.(비녀–이장신구의다른이름을모색중!)
오늘적고자하는화제로해서,
그머리가한국에돌아갔을때마다겪었던‘수난기‘를새삼스레떠올렸다.
*
어깨밑20cm정도로길게늘어뜨린생머리로공항을내리면,
오랜만에얼굴을보는반가움이어느정도가라앉을즈음이되서,
당시5,60대로힘이넘치셨던어머니의눈에나에대한책망의빛이떠오르는것이상례였다.
장년한딸의치장하지않은머리가심히못마땅하신것.
외국생활에서는적지않게칭찬을받는내머리스타일이건만,
유독서울에만가면천대를받았다.
물론,내가그런모습으로귀국할것을잘아시던어머니는
이미,서울에도착할다음날짜로,미용실예약을넣어두셨다.
오랜만에귀국했으니친지도찾아올것이고
혹은인사를드리러뵈어야할이런분저런분의얼굴을떠올리며,
늘괜한딸자랑으로그리움을삭히셨을어머니는
—마음이편치않으셨으리라—일을언제나서두셨다.
석연해하지않은내등을밀어
자신의단골미용실로데리고가는일은세살터울인언니의몫.
나와같은세대이건만,
늘파마를하여예쁜헤어핀을꽂기도하고
30대후반즈음부터이미재클린스타일로–혹은그가깝게–머리를다듬고있던언니도
치렁치렁생머리의내모습을그리이뻐하지(?)않았다.
두분에게어떤머리스타일이요구되고있는지—내머리카락인데도—잘아는나이어서,
나의출국후다시가족들이유지할이웃친지들과의관계를생각하면,
마냥제고집만부릴수도없는것.
미용실안에들어가서도적지않은해프닝은따랐지만,언니도내입장을헤아려주어서,
절충안이,
‘머리길이는크게짜르지않으나,파마는반드시!’
의선에서성립하는것또한상례였다.
다시외국에나가면‘나답지않은‘변모로외국친국들의주목을받게되었지만,
2,3개월열심히돼지털빗으로브러싱을하면풀리는파마먼트이어서
이정도로일이무마되는것은기쁜일이었다.
젊었을때의나이어서,
서울젊은부인들의머리는‘촌스럽다‘,’겉늙어흉하다‘라는‘속없는말‘을올리기도했었으니까,
제법언니의속을불편하게도했었을터이다…
…모두옛날일이다.
지금은서울에내리면,나보다더예쁜긴머리를치렁거리며거리를걷는많은여자분들을본다.
어머니도언니도내머리를보며미용실에가자는이야기는더이상하지않으신다.
*
사실앞선‘오바마씨의‘자리잡음‘-우리들의자리잡음‘이라는글을적기시작한것은,
파마로부풀린머리스타일,
그리고진한화장과화려한금은의장신구..,
‘ㅇㅇ졸업‘,’ㅇㅇ직‘이라는명분,
잔뜩어깨에힘을넣은태도…등등
전국민에게어느‘스테레오타이프의이미지‘를추종하게끔하는,
우리한국사회의‘<특정자리>에관한의식‘을화제에올리기위함이었다.
우리사회가,유달리자신을치장하여남보다더돋보이지않으면안되고,
또그러기위해서,너무어렸을때부터심각한경쟁을거듭하며,인간성을외면해야하는것도,
이<특정자리>가존재하기때문이아닐까?
모두가이자리를제것으로하고자하는‘자리잡음‘에전력을쏟는것은,–오바마대통령과반대로…–
우리사회에서이<자리>가
<너무나특별>하기때문에,<너무나단맛>이기때문이아닐까?
이자리는곧,
<특혜>라고도하고<특권>이라고도불리운다.
*
물론,이전부지런했고한때힘든노력을기울여왔던사람들이,
오늘날의사회에서‘더많이‘를얻는것은당연하다.
–모두‘수고한‘사람들이다.
그들은,게으르던사람들보다는,더윤택한삶을살수있어야한다.
그것이공정사회이다.
그러나그차이에는‘정도‘가있어야하며,
참된근면성으로진정한부를넣은사람이라면,
그성실한과정중에얻는기쁨과결과에대한감사에넘쳐
그정도의‘도리‘를헤아릴줄알것…
…이라는당연한추렴에서,
‘노력보다더큰보상이주어지는꿀맛‘에익숙하게하는<특혜,특권>은,
오히려,사람들에게엉뚱한기대를가지게하고,
인간의심성을부패시키고있다는점을경계한다.
*
60을바라보는한일본인교수의말이생각난다.
"전임강사가된것은32세때.그리고교수가된것은42세.
그래서지금은제법안정된수입을얻고있지만,
실은,그간수입이적었던청년기나,대학원,유학등에지출한경비등등도감안하면,
자기와같은고등학교를졸업한후금방취업하여일하기시작한친구들과
<평생수입>의합계는그다지차이가나지않지않을까…"
라고그는덤덤히입에올렸다.
물론,일본사회에서도지금,
코이즈미수상이후,빈부의차가조금씩커지고있는것은사실이다.
그러나,또한이를경계하며열심히뛰는리더들도있다.
(이전의포우스팅,일본명물서민市長의승리–카와무라타카..)
이교수의말대로,‘열심히일하는사람‘이라면누구나,
결국은그다지차이가없는생활을유지할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그러면,너도나도
<한자리>만목표로고집하고허둥대며
정말로삶에중요한것을떨구거나잃어버리는미련은
멀리할수있으련만…
*
외국에사는이유로해서
한국의멋을전하는기회를적지않이갖는나는,
한국인의심성을
-‘지나가는나그네의물구걸에
성큼물한바가지떠서는,
행여,나그네가마른목에급히서둘러마셔목에걸리지나않을까걱정하며,
버들나무잎을하나꺽어띠워주는배려…’
의이야기로,한국소개를시작하곤한다.
이미옛날이야기건만,
그래도,우리의‘본연의정서‘는이러했다는것을알리지않고는,
지금은유감스럽게도감추어진
‘진정한한국의멋‘을잘알게할수없는법이어서…
*
그런우리네심성이…,
그리고,이전그토록‘맑은눈빛과바른시선‘을가졌던젊은지성들이…,
‘관‘의자리에앉아얼마후면,
어느새눈이혼탁해져앞을잘내다보지못하게되는경우를
나는내주위의친구들중에서도몇몇떠올릴수있다.
그후,그들이오히려그반짝빛을발하는윤택함속에서
정말은그들자신의삶이더거칠어지며,더구나그들가정의황량함까지알게될때는,
이전의그들의따뜻하고푸릇푸릇하던재능을기억하는만큼,
그들의삶이아깝고,또안타깝다…
이전의노한국대통령의측근중에
본래의‘진정한자신‘을유지할수있었던사람은얼마나될까?
그들을그토록변하게한것은,
그들자신의성품에문제가있다고하기보다,
그들이맛본‘너무나유별나게단‘한국관사회의<특혜구조>라고본다.
정말로성실한사람들이
본래의그’따뜻한마음‘을잃지않게하기위해서도,
그래서‘이웃과나누는‘진정한행복에다달을수있게하기위해서도,
먼저,고질적인<특정자리>,
‘그자리에앉을사람이이미정해진‘경직된<특권의식,특혜>는없어져야한다.
*
어려움속에처하면누구나가각박한심정이된다.
그런이들—서민들—보다
‘조금더여유가있는쪽’에서먼저형평을위한노력을할수있다.
너무장식으로,특혜로,무거워진삶쪽이,
우리사회가공정하게발전할수있도록,’자기체중‘을줄여야하지않을까?
오바마씨처럼,주위의이웃과함께,그들과더불어자리를잡는것.
‘자리잡음‘에겸허를보일수있는당신은,’진정한부자‘이다.
보다많은,절대다수의사람들이
행복을‘공유‘하는한국사회가되기를기원한다.
특정한국인들의화려한경력만으로
한국이라는나라의브랜드를높이기위한노력이아니라,
–몇몇대표주자들의명성으로
자신의삶의위안을삼는일없이—
‘보통사람들‘이함께하는삶의모습으로
한국이‘선진국‘으로손꼽아지기바란다.
*
너무많이치장하지않아도,
너무어려서부터너무많이공부하지않아도,(‘열심히그때그때를산다는것‘이이미‘배움‘인것을…)
그냥그모습으로,‘사랑받고사랑을나누어행복할수있는사람‘들이
더욱늘어나기를바란다.
모두같이,좋은봄을맞이하고,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