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컴퓨터를끄기전에,사이트를바꾼다.
몇달전이우주공간에내방을띠운이래상례가되었다.
조촐한내방을찾아주신손님들을맞이하고,
몇분이웃들의새소식을여쭙는다…
*
그런데오늘은,두이웃이똑같은화제로글을올려주셨다.
鄭트리오,뉴욕묘지서어머니위한작은음악회
鄭트리오어머니,이원숙여사단상
아,그분…
명화,경화,명훈의세자녀를세계적인음악가로키우셨다는…
그어머니가귀천(歸天)하셨구나…
이웃들의스크랩과글을읽으면,
이원숙여사는,자녀교육뿐만아니라
만년에들어서서도스스로의공부를게을리하지않으셨고정열적으로사회활동까지도펼치셨다고한다…
-그리고93세로천수하신여인.
생전에한번도뵌적도,찾은적도없는분이지만,
그래도‘자신의삶을열심히완수하신한인간‘의영전에
두손을모아명복을빌게된다.-"수고많이하셨습니다!"
*
우연히,뉴스에적힌기사를통해,
이대찬여인과나의작은‘옷깃스침‘을알게되었다.
반세기가넘는시간의굽이가있지만,
한발랄한소녀의,또,말숙한숙녀태로치장한청춘의,
그젊은모습으로고인이거닐었을교정에,
그나이의나도머물렀었던기억이새롭다.
홀연,어쩌면그배움의터에서,
짓궂은또래의고인이감추었을수줍은추억들의비밀장소들을
왠지나라면쉽게찾아낼것같은억측까지들며…
조금더친근감을갖는다.
그래서다른뉴스사이트에적힌고인의기사도넘본다…
*
…하지만,’글산책‘은이정도로충분하다.
어차피,실제로만나뵌적도없는내가
어찌고인의삶의‘양과질‘을다가늠할수있으랴…
그저세상사람들이고인을어떻게‘평가하고자‘하는지를엿볼수있을뿐으로,
그리고,그것이어떤내용이든,
이미그녀자신의‘실재‘와는유별한모습일터이어서…
*
글마다,
고인을<한국사회자녀교육의신화>라칭송하며,
나라의‘장한어머니상‘까지받은한‘어머니‘의죽음을애도하였다.
—지금화제가되고있는‘TigerMother’의질타나강제의육아와는달리–,
모름지기뭇어머니의덕성이신‘칭찬과기다림‘으로,
7남매를‘모두‘훌륭히키우셨다고적었다.
으음,과연~…!
또,맹모삼천을실천하셔서,어린자녀들의교육을위해이바다,저대륙을건너셨단다.
오늘날<어린유학생>들을데리고한국을떠나는많은우리네어머니들의‘본‘이신지도…
다만,대부분의후배어머니들은,당신의겉만흉내낼뿐,
실제는이렇듯‘위대한어머니’의가슴팍에그득했던
<관대함>과<길고길었을인내>는간과하고있는지도…
*
한편,블러그이웃들덕분에,
이‘훌륭한‘어머니,’장한‘어머니의이야기를넘보게된나는,
돌연,이<어머니>라는존재에수식되는뭇형용사와그정황들에대하여생각해본다.
그리고,
-‘그어머니에게현란한수식어가주어지기위해서는,
반드시그자식들이이른바‘성공‘을해야하는것인가?’
그렇다면,
-‘제어머니에게’타인으로부터칭송’을받을수있게하는
<자식들의‘성공‘한삶>이란…?…’
*
…일순,머리속에연이어
역사속에이름을새긴인물들의이름과그업적들이열거된다.
…그리고,
분연히내머리를옆으로흔들어,그역사속의인물들의영상을떨쳐버린다.
반드시이들에게‘훌륭한어머니‘가있었다고만은할수없다.
오히려,어머니의집을뛰쳐나와,
부모와다른모습을고수하는중에보다더큰업적을남긴위인들도적지않지않은가…
그러면,논리는그역으로도전개된다.
–특별히<세상에‘성공자‘로이름을남기지않은자식>이었더라도,
그뒤에는<‘사랑이넘치고”성실한‘어머니들>이계실수있지않을까?’
*
인간의생명조건과세계의정황이허무하게여위고각박함에도,
우리들의삶이결코척박하지만은않은것은
또,오히려풍요로움과감사에머리를수그려질때가보다많은것은
이름을드러냄없이아름답게피었던,그리고지금도피고있는
헤아릴수도없을만큼<많은‘어머니‘들의사랑과수고의덕화>가널리미치고있기때문이아닐까?
그런분들이키워주신자녀들이…
널리’이세상구석구석’에서,
—역시똑같이‘이름을드러냄없이‘잔잔하게–
그선함으로,이세계를따뜻하게하고있기때문이아닐까~…
*
나자신,지금껏20여년이나‘엄마‘이었으면서도,
이<‘어머니‘대선배의교육법>을주목한적은한번도없었다.
고인의자녀분들이이미나자신보다훨씬위이여서
고인과의사이에는두세대의굽이가휘여벌어진데다가,
나자신은,클래식에국한되지않고
합창단에서기도하고,가곡이나가요,팝송까지도둘리좋아하는성분으로해서
특별히세계적음악가라는세자녀분들의‘절절한삶‘을부러워한적도없어…,
내아이들을
그분들처럼키우고싶다는소망을가지지않았던것도그이유였겠지만,
무엇보다도,나의경우는,내육아법의‘본‘을,
가장가까이계신<‘나의어머니‘에게두었었다>는것이
가장큰이유가아닐까싶다…
*
-‘1%의영감과99%의노력‘으로드러나는천재성은,
-또,더더구나,젊은나이로만개하여늘‘톱‘의자리를유지하는것에는,
<부단한수고와감정의억제>가필요로하는것이어서
고인의저서『통큰부모가아이를크게키운다』『너의꿈을펼쳐라』에도
고통과고뇌를토로하는자녀들과고인의에피소드가소개되었다고한다…
대견한자식들의성공을이끌기위해,행해진<어머니의수고와인내>가어찌본인들만하지못하리.
-<모녀,모자가함께흘렸을’땀과눈물의양’>을생각하면,
‘세상의찬사와톤높은장송곡’을이해할수도있다..
한편,
우리집에서모녀가나눈사랑의형태는,고인네와는너무나달랐다.
하루하루의일상이있었고,
그리고,그일상은언제나즐겁고따뜻한시간들이었다…
…아침이면,부엌에선어머니의뒷모습이돌아다보며,눈을비비고일어나는우리들을반기셨다.
등교로해서문을나설때는,’다녀오겠습니다‘라고우리들의내던지는듯한인사를,상냥히받아주셨다.
학교가끝나총총걸음으로귀가를하는것은,
어머니가식탁에내줄설탕에재긴계절의과일이나토마토의맛때문…
서둘러문에들어서며‘다녀왔습니다~’라고소리를지르면,
‘어서오너라‘라고기다리시던어머니가계셨다.
‘오늘학교는어땠니?’라고호기심에가득한어머니의눈길과말씨를되받아,
종알거리며책가방속에담아온학교생활의자잔한흔적들을분주하게꺼내어
어머니앞에내밀면서함께이야기를나누는흥겨운오후가있었고,(그틈에숙제도해치워버리고…)
소파보다도,마루에서일을펼치시는어머니의허벅지위에머리를두고누워
책을읽는고즈넉한늦오후도있었고,
식구들이함께둘러앉아저녁을먹으며텔레비를보는밤시간도여유로웠다.
‘공부해라‘는독촉도없이,
들은것은,’빨리자거라,그래야크지…’라는격려의말씀뿐…
되돌아보면,우리어머니는자식들에게큰소리를낸적이없으셨고
우리들은또그런어머니한테서,야단을맞아본적도,눈물을흘려본적도없이…
그녀와함께했던우리집의지붕밑은‘편안하고온화한곳‘이었다.
그리고,그곳에서어머니는언제나’가장크게‘자리잡으시고
모든것을’지켜주시고바라보아주시는모습’으로계셨다…
"그런‘편안하고”넉넉한사랑‘을
내아이들에게도줄수있다면…"
–이것이내가
두아이의성장을도우며마음에두었던전부였다.
어릴적내가가졌던행복과같은,
그런행복을내아이들가슴에도남겨주고싶었다.
그러면,자연히,
그들도스스로
<자신들의삶을‘행복하게경영할수있는힘>을갖게되리라믿었다.
..또,<나의어머니와같은어머니들>은,주위에도적지않으실터!
*
나는,
한위대한어머니에게들려지는장엄한장송곡을옆눈으로지켜보며…
-‘이름을드러냄없이’성실하고관대했던나의어머니,
-또—그분과같이–‘조용한상냥함과근면’으로사셨던/사시는헤아릴수도없이많을‘이웃어머니들’을위한
‘작은발라드’를
적고싶은마음이간절하게일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