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1-07-05

시인 릴케와 ‘직장을 좇는 젊은 부모들’

1899,22세의오스트리아청년은

러시아여행중에71세의톨스토이(LeoTolstoy,1828~1910)만나고,

3년후62세의로댕(AugusteRodin,1840~1917)접하며그의비서가되는결단을내린다.

젊은이는

성숙한어른과의만남을통해,

물질만능의영욕과전쟁의상흔으로해서,

16세기르네상스이래수백년간고양되어온인간성’에

고독과허무의사양(斜陽)드리우기시작한20세기초반

인간의순수한정신세계와농민의소박한생활을동경하며

섬세하고예리한감성으로인간의삶을노래하는서정시를적는

시대를대표하는시인이된다.

EINSAMKEIT고독

DieEinsamkeitistwieeinRegen,고독은비와같은것.

SiesteigtvomMeerdenAbendenentgegen;바다에서저녁을타고상승해

vonEbenen,diefernsindundentlagen,멀리외떨어진대지위를벗어나서

gehtsiezumHimmel,dersieimmerhat.언제나그렇듯고독을품고있는하늘로향한다.

UnderstvomHimmelfälltsieaufdieStadt.그리고그하늘에닿아서야고독은도시위에떨귀인다.

RegnethereinindenZwitterstuden,고독은동틀녁에비로내려젖는다.

wennsichnachMorgenwendenalleGassen아침을향해모든골목들이굽어지고,

undwenndieLieber,welchenichtsgefunden,서로에게서아무것도찾지못한연인들이

enttäuschtundtraurigvoneinanderlassen,실망과슬픔속에잠길때,

undwenndieMenschen,dieeinanderhassen,그리고,서로미워하는사람들이

ineinemBettzusammenschlafenmüssen:한침대에서함께자야하는그런때,

danngehtdieEinsamkeitmitdenFlussen.고독은강물과함께흐른다.

(우리글옮김:성학)

-릴케(RainerMariaRilke,1875~1926),사람.

*

가을의정원을다듬다장미가시에손가락을찔린시인은,

상처로인해죽음을맞이하기,

스스로자신의묘비에적힐시를골랐다.

Rose,ohreinerWiderspruch,Lust,장미여,내갈망인그대여,아순수한모순,

NiemandsSchalfzuseinuntersoviel그누구도잠들수없다니

Lidern.네그토록많은꽃잎밑에.

(우리글옮김:성학)

평생좇은아름다운사랑,장미꽃,

가시에찔리어죽음을맞는희열로

영원히머물장소에자리잡으며겨우안도한사람.

,모순되나그가노래한시처럼낭만적인삶의종지부를찍은사람으로

기억하게되는시인,릴케이다

*

한편,

냉정한자연과학적시선으로그의죽음을읽으면,

이시인의드라매틱한생명력의상실

결코낭만적이지만도않다.

흔히,그의죽음은

과도하리만큼무리한정열로시의창작에몰입한그가

50넘어악화된건강상태중에장미의가시에찔리고

상처가도지어걸리게되는급성백혈병원인으로적히곤한다.

그러나,1340년대처음유럽에서발생하여

유럽인구의1/3해당하는많은사람들의생명을빼앗은

페스트(흑사병)’과의관련을무시할없다.

흑사병은1700년까지이어져

수백년에걸쳐유럽전역에서100차례나반복되어유행하였다하니,

시인이만년을지낸스위스의오래된저택의정원의흙속에

잔재가남아숨어있었으리라고

먼지와흙속에서번식하는파상풍균이

인간의상처를통해몸속에들어와근육을굳히고경련시키며

아름다운시인의육체를파괴해버렸었으리라고

…이런식의현대의학적진단이

장미꽃과연관된낭만적인,너무나시인다운그의주검에

냉철,그차가운그늘을드리운다.

*

그런그를새삼떠올리게한것은,

몇일전도착되었었으나,오늘에야겨우읽게된<와플타임즈>에서,

육아때문에직장/꿈을포기하는젊은부모들이라는타이틀의기사때문.

이아까운시인의성급한죽음이라는것은,’흑사병’에오염된장미가시에찔린상처.

그가살았던20세기초반에는,–‘소독’의불충분과’전염’을맞지못했다는작은이유만으로–

그수를파악할수없을정도로많은인명을빼앗고인류의평균수명까지도급격히낮추었던질병이었으나

오늘날은,경이로운의학의발달로

아기예방접종을맞으면,완전히피하게된가벼운질병에불과…

이렇듯어처구니없는이유로

‘일찍’삶을접어야했던아름다운영혼의시인이있었던가하면…,

한편,

기사속에서언급된오늘날의젊은부모들은,21세기,이런풍요롭고발전된시대에살면서도,

오히려너무성급히삶을서두름으로해서,현대의풍요의혜택을향수하지못하고‘…

황급히직장/꿈을좇는삶을우선하여젊은그들이안절부절아파해하고있다니…

이런성급한부모들때문에,

육친의사랑을충분히받지못하여삶의기쁨이적은’,

어른의손이바빠제대로정리되지않은어수선한집안에서

건전한성장과풍요를얻지못하는유약하고어린생명들’–아이들의수가이토록많아져

시인에게는,’시대적삶의환경’에의한불행과

한편,그몽매의시대를벗어난젊은부부들에게는,’인위적삶의환경’에의한불행이

겹쳐져보였기때문…

급격한발전한’시대의변화,사회의변화’를깨닫지못하고,

여전히’불행한인간의삶’이계속되고있다니…

*

이’자연’속에,뭇과학자들에의해발견되고정립된’법칙’이있는것과같이,

‘인간의삶’에도,

수백만년동안’인류’라는이름으로수없이반복해온’법칙’이있어…

어린시절은,부모의사랑을담뿍받으며행복하고,

청년시절은,활기와정력으로조금은무모하게삶을모험하기’도하며,

그래서,배우자를만난후에는,새생명을낳고그성장을돕고…

…그리고,수십년간의신체의노약으로생명을마치고…

이’인간삶의순환’에서,–적어도그’시작과마무리’에있어서는더욱–,

그누구도예외인사람은존재하지않는다는’법칙’

*

10여년전,일본에서,

<30주부들‘의나이임에도–키가크고있다‘>데이터를올린신문기사가있었다.

그리고,당시그만큼젊었던‘그엄마들은,

지금40,50대가되어도여전히발랄한활기를지니고있다고한다

하물며,한국어머니들은,일본주부들보다더욱파워풀하지않은가!

천천히숨을들이쉬고,

직장과꿈을좇는시작을조금뒤로늦추는인생설계도나쁘지않을.

행여,–그어떤사념(思念)을펼쳐보아도–

"<20,30대에육아만에전념하는것>은역시삶의소모라고밖에는생각되지않는다"고,

고집하는젊은부모가있다하더라도

어차피‘100년이나살아야하는우리의삶속에서,

20년전후의시간의소모낭비있다해서…?

*

어린아이들을충분히주목하며,그들의성장을기뻐하는것.

이는,이시기에만얻을수있는추억이자진정한재산이기도해서

명정도의아이를키우며,

그들을통해’삶의불과급’을배우는,또,삶의절제실천하는젊은시절의20년은,

아이들에게행복한미래’를선사함은물론,

‘3,40여인/인간’을아름답게,

‘자신들의잠재력’도더욱크게성장시킬있는대단히’유익한시간’임을

나는,주저함없이전하고싶다

(사진은YahooJapan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