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사람의"불행"은결코화제로올리지않을것>
–친구들과이야기를나눌때도,글을적을때도,나는늘조심해왔다.
그렇지않아도
세상에드러내지지않은‘아름다운이야기‘들이그렇게도많고많은데…,
굳이‘아프고슬픈이야기‘를
파헤쳐낼필요도없는것이어서…
*
처음에,
한블러그이웃의포우스팅(‘중국엄마‘와‘미국엄마‘)을통해
<BattleHymnoftheTigerMother>이라는책을소개하는한기사에서
"…추아(ArmyChur)교수가아동학대수준으로딸을공부시키고훈련시킨내용을보며…"
라는글귀를읽게되었을때,
나는,
한국여성이나일본여성들과는또달리구별되는‘중국여성들’-
특히나,’독특한모성‘으로무장했을때의중국어머니들의‘불같은‘교육열을
어느정도떠올릴수가있어서
머리를가볍게옆으로흔들었었다.
불과몇십년전까지,
중국의어린여자아이의발가락을발바닥쪽으로꺽어
통증으로울부짓고버둥거렸을그작은발에모질게헝겊을팽팽히도조여말며
그황당한‘전족(纏足)’을동여맨것도
–그아이의‘중국어머니‘였었기에…
한편,
아직연령이—책속에서는—‘18살’과‘15살’밖에되지않은두딸의모습을적으며,
"아이들을응석받이로키우는"서양부모(작가의표현을빌리면,’Westernparents’)의자녀교육보다
"호되게훈련시켜1등으로만들어내는"자신의‘중국식(‘ChineseMother’)의자녀교육‘이더우월하다며
책제목을<호랑이어머니의‘승전가(BattleHymn)’>’라고
정리할수있는
이중국어머니에대해서는,
정말은<이미서양인이다된>,
‘아주맹렬히싸워그결과를금방손에넣으려는사냥꾼과같이"성급한"사람‘이라는
인상을받았었다.
(자식들에게쏟은사랑과정성의‘엄마성적표‘가나오는것은,
‘내가두눈을감아더이상그들을바라다보지못하게되는마지막순간‘…
…일것이라고생각하는나와같은사람에게는‘꿈도꿀수없는’성급한결론.
‘어떻게이렇게빨리자기교육의성적표를자랑할수있을까?’하고…
물론,내가받은것은헤아릴수있으니,
아이들과함께나누는사랑으로‘행복한엄마‘로있게해준것에대해
내아이들에게는,오히려,언제라도,얼마든지,
<’엄마표’의감사장>’과<우등성적표>를내주고싶으나…)
그녀가예일대학의법대교수로,
미국사회에서성공한‘캐리어우먼‘이어서,
(‘aprofessor’?-한국에서는대학의강의를갖고있으면모두‘교수님‘이라부르나
실제로는,’…강사,…부교수,교수‘등그직위는다양…
책에적힌그녀의대학과의인터뷰나강의활동에대한언급을통해추량하기에는…?!)
같은경우에있는‘캐리어우먼어머니‘들에게는
좋은선배의‘자녀교육지침서‘로서의격려가읽혀지는지,
이책을소개하는KoreaTimes의여성기자님의글에서도
은근히이‘승전가‘를‘부러워하는어조‘도드러나…
나는쓴웃음을머금치않을수없었다…
그후,그런‘캐리어우먼의부러움을드러내는‘우리말로의소개가있었기때문일까,
혹은,조선덧컴사원들중에도같은마음—승전가를듣고싶다—을갖은사람들이많았기때문일까,
조선덧컴의‘올리브‘조차도적극앞장서
블러거에게의독자선물로이책을선정해서평을의뢰함을알게되었을때는,
나는너무나아연하여,
<어서이책을읽어,
이‘모진어머니와아픈아이들의실상’을
(그때는아직책을읽지않았지만,
그런가정의‘지붕밑‘이어떠할지는,나역시그간수많은어머니들과아이들을보아왔기때문에,
충분히알수있기에…)
조목조목구체적으로지적해드러내야지….>
라며,
언젠가이곳블러그에도포우스팅하고자마음을다잡게되었었다.
다만,’흔쾌히추천하고싶지않은책‘의인세가저자에게지불될것을생각하면
일부러구입하고싶지도않아잠시주저하던중,
나의‘벼루고있는속마음‘을,하늘이아셨는지,
우연히도,얼마후,가까이사는한젊은어머니가이책을같이읽고싶다고청해와,
나는그녀의영어독서를도와주는것을이유로자연스럽게완독을할수있는기회를갖게된다…
*
그러나,
실제로추어교수의책을처음손에받아들었던날의나의경악!
<월스트릿저털>이,이책이출판되기전에,
<"왜중국엄마들이더우월한가"라는자극적인제목과함께발췌하여소개했다>는책의내용과는다르게,
또,한국인여기자님의소개와도다르게,
이책의맨앞표지에이미
작가스스로
"이책은,한어머니와두딸,
그리고두마리의개의이야기입니다.(-‘아,남편은?아버님은?…’나의또다른의문.-)
‘중국부모들‘이,’서양부모들‘보다
자녀교육법에있어얼마나더능통한가를적은책으로여겨졌을터입니다만(…wassupposedtobe…‘-응?’)
실은,’문화충돌의통렬한아픔,순간적인영광의덧없음,
그리고한엄마가13살짜리딸에게서어떻게모멸을받았었는가‘를담은책입니다.
(…Butinstead,it’saboutabitterclashofcultures,afleetingtasteofglory,
andhowIwashumbledbyathirteen-year-old.)"
라고
‘대항복선언문‘이…!
즉,BattleHymn은,’승전가‘라기보다,
–단순히‘전장에바치는송가‘?!
–무슨일???
출판수일전의윌스트릿저널의소개후,
수많은미국의WesternParents의질시와비난을받은탓일까?…
혹은,처음부터저자의의도와는달리,
출판사와북뷰어들이<세상을자극하기위해>행했던‘촌극‘?…
이날,
나는머리를옆으로‘크게‘흔들지않을수없었다…
*
책을정리하면,
-‘성공하는삶‘만을추구하며,일직선으로정력과노력을기울이며성장한저자인엄마는,
자신의그런삶에의몰입된인식과분란한실천,그리고집안에서의아이들의침묵과반항까지도
‘적나라하리만큼”아주솔직히‘적는‘한귀여운여자’…
-"태어났을때부터이미
‘이성적인기질(arationaltemperament)’과‘비범한집중력(exceptionalpowersofconcentration)’을가지고있어
생후18개월때이미글자(alphabet)를분별할정도로‘지적조숙(intellectuallyprecocious)’을보였다"고
엄마인저자가적고있는큰딸Sophia는,
자신과기질이너무나다른‘불같이극성인엄마의요구‘에시달린다…
정말은,인문학적재능을가지고있음에도불구하고,
피아노연습에붙들여매여져동요하는…,
그래서,별수없이일부러‘피곤하고아픔이많아곤란한먼길‘을돌아돌아걷는이야기..
(정말로,위에저자가,–그녀의엄마가,보고적은대로–,
이큰딸이태어날때부터‘그런심성과능력‘을갖추었다면,
오히려이엄마의자녀교육법의강도는—그팽팽한고삐나매서운채찍은—
이큰딸을더불행하게만들었을뿐…)
이딸은천성이착해,–그런엄마에게반항은하지않으나–,
‘침묵‘으로무저항을고수…
엄마가‘그냥지켜보아주며편하게만해주었어도,
남다른영특함과집중력으로‘절로‘크게성장했었을터인데…’라는연민까지느끼게한다.
-<그어머니의그딸>이라는말이외,더이상의표현이필요없을정도로,
역시엄마처럼‘격한기질’의둘째딸Lulu(Louisa)는,
어렸을때부터,수없이그모진엄마의뜻을거역하며갈등을일으킨다.한권의책은이<두모녀의전장>.
엄마는이를,
중국의명언,’이열치열(以熱治熱,’Ifoughtfirewithfire’-본문중에서-)’로다스려
이집안지붕밑은,끊임없이이두모녀의<격분과질타와괴성과울음>으로가득하고…
결국엄마에게반격할만큼의체력과사고를갖게된’13살‘의둘째딸은
엄마가보는눈앞에서,
가위를집어들어자기의머리채를잡고엉망으로짤라버리고…
(마치,그엄마가‘보이지않는가위‘로
‘드러나지않는‘자신의마음,자신의존재를얼마나상처내며
자기를보기흉하게하고있었는가를항의하듯…)
그래서,그후(책의종말)에는‘엄마가요구하던바이올린’보다
‘자신이선택한‘테니스을더고집하며몰입하는15살의소녀가되어가는이야기…
그제껏실패를몰랐던<이격렬한엄마를
<완전히녹초가되게하고…,그리고조금은성장시킨>어린딸이었다.
–또하나더놀라운사실로,
저자가어렸을때,그녀를미국이라는신천지로데려온그녀의존경하는중국인아버지는
60살이넘어서도<자신의중국인어머니,-즉저자의할머니->를결코보려고하지않아,
대대로이런<격렬한‘중국어머니들’의자식교육법>은,
결국<모자/모녀절연>이적지않음을드러내는슬픈이야기…까지…적혀있다,이책에는…
누가이책을읽어도
저자가드러낸이가정에,이모녀간에,
‘불같이격렬한사랑‘은있되,
‘진정한사랑‘이당연히가져다주는
‘안락‘,’평화‘,’행복‘을읽어낼수없다는것
을쉽게읽을수있다.
…그래서,–그녀의너무‘아픈모습‘에…–
나는,그간벼루었던‘그녀를일부러들추어내고자했던마음’을잃게되었고…
그후벌써반년이넘게
<이런책을출판하며빛좋은개살구인‘TigerMother’의‘불행‘>을
블러그에올리지도않은채,그냥덮어두고있었었다…
*
그런데…얼마전,
"이어령의딸,변호사이민아…사랑의기적을믿습니까?"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12/2011081201142.html?news_top)
라는기사를읽게되었고…
그리고…,
더이상‘불행한사람들”아픈사람들‘을
보고도못본척하며
언제까지나‘뚜껑을덮어두는일‘은
결코현명한것이아니라는
생각을하게되었고…
어른이든아이든,
아파서신음하는생명들이더많이늘어나기전에,
‘아픈것은아프다‘고,
‘잘못된것은잘못되었다‘고,
더욱완연히,명확히,드러내는것이더좋다
는마음을가지게되었다.
이민아씨도
‘아이들에게잘못이많아정말많이아픈‘한사람.
물론,근원을헤쳐가면,<이런이민아의불행>은
그녀의부모,<그유명한‘대학교수부부‘의잘못>에서태어나…
그녀의이야기에대해서는
다음에다시나의포우스팅에적을수있었으면한다…
‘부모와자식의인연‘
(아,어떤‘결연‘인데!…)
부디포근하고정겨운‘신뢰‘로
아름답고귀하게맺으셔서
많은기쁨과행복이있으시기를!
누군가를,기쁘게,행복하게해주지못한다면
어떻게자신이그것들을얻을것을기대할수있을까?…
(사진은amazon.com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