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대다수사람들의눈에는
그것은…바다의‘끝‘처럼보였었다…–광활한바다저편에펼쳐진긴수평선.
그경외로운하늘과,아무런주저함도없이,영원의입맞춤을나누고있는바다,그끝단…
더멀리보고자,
위로위로더높은곳으로올라가내려다보지만,
한치도뒤로물러나는일없이,제자리를지키는완고한바다의‘그장소‘…
15세기당시,스페인의팔로스(Palos)에살던사람들에게
—이제는너무익숙해,그리도가깝게까지느끼게하는그곳에—당당히자리한이바다의‘한계선‘은,
–‘여기까지!..
–그이상은넘보지도말라…’고,
이전에도수없이,그검은혀로휘감아,사람이며배이며만물을꿀꺽꿀꺽삼키기도했던
무서운바닷파도가쩡쩡대들려주는경고처럼보였을터였다..
‘2,700마일‘
–이전의현자들이‘해안에서수평선까지의거리‘로계산하여헤아렸다는이수치가사람들이알고있던전부였다…
이거리를수치로알게한’피타고라스해법‘은,이사람들의,그저외경심에가득찬이들의혀를차게했었을마술.
-"그래도,너무가깝다…저곳이세상의‘끝‘이라니…"
‘1마일(mile)’이란,건장하고용감했던로마병사들이’100보’의행진을내딛어다다른거리.
그런그들이라면,늘비상시에는그러했듯,밤낮을구별없이전진하여이틀‘이면이를수있는거리에…
그토록가까운곳에,’세상의끝’,
사람들이탄배들을수직으로떨어뜨리며
영원한‘우주의깊이‘로,자신들을묻을지도모를‘지옥구덩이‘가자리하고있다니…
그런‘무거운두려움‘이,
사람들의노를젓는손목을귀신들게하였었으리라…
..그래서,<그명석한‘그’>가,
뱃사람들을구하고있다는소문이마을을너머너머널리퍼지고있어도
누구하나선듯,’그‘의앞에다가가는사람이없었다고한다.-서로눈을맞추며머리를옆으로흔들었을뿐…
*
크리스토퍼콜럼부스(ChristopherColumbus,1446년경-1506)가태어난곳은
이탈리아의서해안에위치한제노바(Genoa).
아이가소년이되고,소년이청년이되어도그의눈앞에,-파란바다는언제나펼쳐져있었다.
비록가난한집에서태어났지만,크리스토퍼는운이좋았다.
그가태어나기얼마전,독일에서구텐베르크(JohannesGutenberg,1398-1468)라는자가금속활판인쇄술을발명,
유럽사회는<‘대량으로’책을찍어내는시대>에들어와있었기때문.
그런책들이,어린그의가슴에넘치는호기심에박차를가해주었고,
벌써이때부터공부열심이었던그에게장학금이주어져학업을계속할수있었다.
그가가장흥미로워했던과목은,’지리‘–그넓은세계,그들사이의위정적관계…
그위에,다독을통해서,어린그의의식만은벌써‘자유로이‘세계를넘나들고있었으리니…
실제로도,이미14살때,
—주위의어른들조차도그토록두려워했던—그바다에나가배를타고타지(他地)들을방문했던그.
그리고,당연,공부가깊어짐과함께,<지구가둥글다>라는확신을더욱굳히게된다.
‘봐-,멀리출항하는배가시야에서벗어나는모습을.
—결코,갑작스레,급격히,소멸하지않고—아주천천히,아주조금씩조금씩,그모습을감추잖아!
낭떠러지라니?그럴리없어…
–그래,이렇듯,지구는둥그니까,
유럽의서해안을출항한배가서쪽으로서쪽으로마냥나아가면,
반드시,그마르코폴로(MarcoPolo,1254-1324)가<동방견문록>에적었던
그찬란한금과보석에가득찼다는‘Orient동방‘의동해안에도착할터!’
자신의이런통찰을
<제두눈으로확인하고싶다>는콜럼부스의정열과의욕은더욱간절해져만간다…
‘그곳에<진실>이있다면…
그곳에서<‘진실‘을들려줄이>와만날수있다면…’
*
"…선장콜럼부스는‘지구가둥글다‘고하지만…"
마을사람들은,자리에모이면,서로소근대기시작했다.
–자,지구반대편에사는사람들은늘‘물구나무선‘모습으로생활하고있다는거야?
–그곳의나무들은땅밑으로거꾸로커간다는이야기?
–그럼,그곳에서는‘땅에서하늘로‘비가내린다는거야?아니,이럴때는‘비가솟는다‘라고해야하나?…
콜럼부스의굳건한확신과진득한설득으로
<수평선이바다의끝단이아님>은일단받아들이기로했다하여도—
이제껏경험하지않은‘지구의반대편세계‘에대해서는,여전히‘불안‘를안은뱃사람들의의문은,
이렇듯‘우스꽝스러운‘것들이었다.
더더우기,콜럼부스의항로는,
지금껏누구도도전한적이없는‘새로운뱃길’…-‘과연집에는되돌아올수있는것인지…?’
선원이될사람들의이런입방아와불안은아랑곳하지않고,
<더멀리”더넓은곳‘에…가서‘진실‘에접하고싶은>‘자유인‘콜럼부스.
-‘더깊은자유‘,‘가슴의자유‘,‘영혼의자유‘와만나기위해…
(–행여,그런그옆에서,권력과탐욕과불명예의속삭임이그잔혹한혀를낼름거렸다할지라도…말이다.)
그런그에게,
스페인의이사벨라여왕이,그자신이그린항해길로배저어나아갈‘세척의작은배‘를지원해준것이,1492년.
–그의나이,47살때의일.
그리고…,스페인의작은마을,팔로스를출항한다.
자신들의회귀를믿지않는사람들의배웅을받으며…
Idislikefeelingat’home’
whenI’m’abr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