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의 ‘삶의 실현’ 기대치?

50대후반의미국인A씨는아침에일어나면

부엌에가서선반에서씨리얼(cereal,곡물건조가공식품)을꺼내어냉장고의차가운우유를붓는다…

부엌가까이건넌방에서,연로한80대친정아버지의아침수발을들고있는모습,-일본인부인의뒷등이보인다.

조곤조곤낮은목소리로청력이약한아버지에게말을걸고있지만,필경그목소리는자신에게들려주는혼잣말일터..

자신의근무로해서부부와세딸이하와이로이사를해야했을때에는

당신들이뒤늦게낳아귀하게키운무남독녀가당신들을버리고떠난다며그토록섭섭해하던장모장인이었다고한다.

반드시일본에다시돌아올것이라고새삼다짐을드려도미더워하지않으셨다는노부부.

–그리고그와아내는일본으로돌아왔고…아내는이제는그옛약속을성실히지키고있다…

출근을위해현관을나설즈음,겨우아버지의병상을벗어나제아침상을받는아내가손을살짝흔들어배웅한다…

연상이셨던장모는작년에먼저세상을떠나셨다.

그여운도있으리라,아내의연로한아버님을돌보는정성이더철저해졌다.지극한효성.

그런아내를그는존경한다.자신은얼마든지자기일을홀로할수있어서…

*

요리교실에참석한브라질남성D씨가두른앞치마(apron)는,허리라인에고무가넣어있었다.

-둥근그의배가더늘어도얼마든지대응할수있게끔(?).

고여린푸른색선이옆으로그어진앞치마의전면에는,커다란두개의주머니가붙어있다.

-보드카병이라도들어감직한크기.다른한쪽에는와인글래스라도…

부인이손수만든것이냐고여쭈었을때,머리를설레설레흔들었었다.’시판되는남성용앞치마’.

–이미파이럿트를정년하셨으니–60대를넘었을터이건만여전히활달한그는

스튜어디스였던일본인부인과결혼,그후30여년이지나,

그녀가친구들과의모임에나간동안,이자리에와서일본음식을만든다.

요리후함께점심을즐기고남은음식을’저녁찬’으로하겠다며팩에싸는그의모습을,

일순,째째하다는느낌이드는것을급히털어버리고

역시최종결론이자인상으로는,’실속있는건실한생활인’이라고정의…

*

뒤늦게소바(일본메밀국수)를손수만드는것이취미가된일본인N씨역시,

일본스시이타마에(板前,요리사)에게서자주볼수있는조각배형태의모자를늘쓰고임한다.

모자의앞쪽에는그의이니셜’N’이고풍스러운필체의짙은곤색실로자수되어져있다.-그자신의오리지널모자…

(‘부인께서?’라는질문은삼가키로했다.왜부인이했을것이라고당연히물어야하는지,나자신을반성하며…)

‘썩잘어울린다’고여성참가자들의칭찬을받는것이여간기쁘지않은듯이떠올리는,조용한그의웃음…

(상관관계에의해전개되는DecisionTree)

지난번이6월제사방문,

다만,한달이조금지났을뿐이건만다시서울을찾은딸을맞으며…어머니의모습이그리밝지만은않았다…응?

함께공항에나온언니의눈의표정역시순하지않고…

–어머니만큼지극하지못한탓이리..–,틈틈이솔직한’심려의빛’,’의문의빛’을드러낸다.

그래서인지,말을건네는그녀의목소리도조금은들떠들리기도…-일부러톤을높인듯한.

인천공항앞고속도로를달리는운전중에도가끔조심스레조수석의내얼굴에시선을옮겼다….응?

*

"자라보고놀란가슴,솥뚜껑보고도놀란다."

‘몇번이고이혼을거듭하며,전처전남편의아이들이서로섞이어가정을꾸미는’서양세계의악영향일까…?

-2010년대이시대,한국사회에서의50대여성의거동에주어지는’이미지’에경악한다.그봉건성에,그구태의연성에.

그래서중년여성이’가정집’에머물지않는것은,’부부사이의위기’,’바람기’라고연관시키려는시선…인듯.

이미,결혼후에도직장생활을하는여자들이그리많은한국사회이건만…

그런높은여성의경제적활동에도불구하고–,

중년여성들의’사회활동’에대해서는,이리도’저차원의시선’이부어지고있다니…!-편견.

때때로,조블에서도,소위’뽕작’이라고하는단순리듬에,

‘전형적여인의목소리인듯’한<유약하고애절한,심한바이브레이션으로흐느끼는듯한추억의노래>가올려지는

예를볼때도있어…,하지만,그저’블러그주인장들’의개인적취미려니하였건만…,

-실제는,이는한국에서’가장기대되는여성상’으로,

그래서그에가치를두고추종하고있는일반적인중년남녀들의모습?

한편이번에,입을잘열지않으시는어머니,그리고그몫마저대신하여더말이많아진언니의대화를통해,

두분이나의개인생활을걱정하고있다는것을읽게되었다.-으응?

-마치,

‘시집간외갓딸’이무슨’친정나들이’를그리도자주…?

행여’부부사이에문제’라도…?

‘여자의행복’은남편과잘지내는것이야…결국은마지막에는남편뿐이지…

언젠가박완서씨가쓴책에서,그녀의’옛추억담’으로,

‘개성의친정’을찾는고모의처지를적은귀절을읽은적이있었는데,

–마치,’그시절고모의모습처럼’–나자신이바라다보여지고있다는사실에눈뜬다.

이미귀천한작가의어릴적추억담이니,벌써6,70년전의현상들이…-여전히21세기한국사회에서이어지고있어…?

*

물론,유사한문화적배경을갖었던일본에서도한때,

1980년대에들어선그즈음,비슷한사회적현상이있었다.

‘그간아이들의육아에전념해왔던’어머니들이,

그리고,’그저일벌들처럼회사일에빠져’가정을돌보지않던남편들’에게불만을참고있던부인들이’,

정년을맞는남편들을버리는’다소가레리콘(黃婚離婚,황혼이혼)’의시대.

하지만,그후,사회는교훈을얻어,

남편들의<‘황혼이혼’을피하기위한’자기수정’>이세계적추세.(위에올린남성들도그런예…)

부인들은더이상,’자기삶의실현’을위해<남편과가정을버려야할필요가없게되었다>…

남편들은,

<조금늦은부인들의도전을응원>하고지지하는자리를견지하며,<스스로는자립하는삶>을모색.

더군다나,평균수명이80대에들어선일본이나한국에서,

50대여성들의삶은’아직도한창힘있을’때.

일본의경우,작년2011년현재,

100살이넘는장수인구는이미4만7756명에달해,그중여성은’4만1594명’으로87.1%에달한다고한다.

결코’드문일’도,’남의이야기만’도,아닌것.바로우리들의이야기…

-즉,우리들자신이앞으로’50년을더’살수도…

-그런데,이’긴시간’을남긴여성에의구체적삶의기대는…?

‘화해와타협’에월등한미덕을가지고있는여성상은,

다양한개인들의존엄을전제로하는현대사회의’중요한초석이자큰힘’이될수있는요소이다.

여성의존엄과존재를,

여전히’출가외인’,’삼종지의(三從之義)’의미덕으로,심려하는한국가족들앞에서눈을휘둥그레한다.

-이곳,한국은’어느’시대?…

(삼종지의,三從之義,

여자는’어려서는아버지를,’시집가서’는남편을,남편이죽은뒤에는아들을좇아야한다’는

옛사상)

*

아마,지금까지는계절에한번정도,그리잦지않은방문이어서,반가움의기쁨이앞섰었는지도…

그런데,이번처럼,한달간격으로찾으면,친정집은갑자기태도를바꾸어,딸보다도그남편의사정이더걱정되는듯…

-으응?

-행여,남편이’과년한딸을돌보아주기(?)’를바라는탓?’

-어쩌면,외려당연히’자립하지못하는남편들’을돌보아야한다는여전한모성때문?(-‘파트너’가아닌..,’어미’?)’

일체,’여자의삶/딸의일’에대한분별이나사려는완전히빠져나간듯.-강너머불빛…

벌써서울에서의시간도몇날이지나,친정가족/친척의한쪽으로치우친주목에도익숙해졌지만,

홀연,’일본과한국의’격세지감’이이토록깊을줄이야…’하는아연함과경악.

-한국은벌써일본을가까이따라붙었다고생각했건만….

한국인의혹자는,이미일본을넘어섰다고까지말하건만….

<깨달음의길>법정이글이떠오른다.

깨달음에이르는데는

오직두길이있다.

하나는지혜의길이고,

다른하나는자비의길이다.

하나는자기자신을속속들이지켜보면서

삶을매순간개선하고심화시켜주는’명상의길’이고,

다른하나는’이웃에대한사랑의실천’이다…

이런세계는,’남자들만의,남자들끼리만’의세계?

중년을맞이한사람들의그간의’성숙’이

서로논해지고협력되며<이웃에대한’사랑의실천’을행함>은여성이참으로’특기’로하는영역.

그럼에도,’한국의여성들’에게는’불급’이고’기대외’인가?

중년이–남녀의이름에무관하게–‘지혜있는대화’로소망을키워갈시간들이제한된,

‘봉건적한국의의식’이여전히험악히잔존함이안타깝다.-남녀,양자사이에는여전히높고두터운벽마저…

잠깐…,

이에,누구보다도더둔감한것은’당사자인같은여성들’…?

<결혼하지않는/못하는삶>,

<어린자식들의성장을지켜보지않는/못하는삶>등…

-‘젊은여성들’의삶의문제들이크게주목되는다른한편에서,

‘중년여성들’도역시,

한국사회의<견고한’집단아집’에서헤어나지못하는>’실존의문제’를품고있는것은아닌지?

나는,한국여인들의’뒷등’을

따뜻한,연민이담긴시선으로바라다보게된다….

(사진은google에서)

한국에서는,이제야’황혼이혼’의급격한증가가드리워져…

힘있는여성들이사회진출은,곧무릇’남성적연애편력’을할것이라는왜곡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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