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엄마, 남성과 여성

반려도,다른여느아빠들과다름없이,아이들을좋아하는사람이다.

귀가가늦은밤이어도,아이들방에들러서는이미잠든그얼굴들을내려다보았으며,그런날의다음아침에는,출근시간보다훨씬일찍기상해,여전히자고있는아이들을깨워서는안거나등에태워서거실로내려오곤했다.(늦은밤에아이들을깨우는것은아내가반대해도,이른아침의같은거동에는아무런붙듬이없음에…)

떠지지않는눈을비비던아이들이었지만,그런아빠를결코싫어하지않았다.모두파자마인채로어울려몸장난을치루고나서야출근준비에들던그는,현관앞에서아이들과떨어지는일에도제법시간이걸렸다…가능한많은글을읽고쓰는’시간이걸리는일’이직업인그는,평일과주말의분별이거의없어아이들과함께하는시간이적은자신의생활에한숨을지으며,그래도적어도주말이면출근하지않아도되는다른아빠들을부러워하던때도있었다…

-‘남의집잔디가더푸르게’만보였던시간들.

그런그의모습을볼때마다,

"당신이집안일을하세요,내가밖에나가일할터이니…"라고진담반,농담반의말을내뱉기도했던나.

하지만,억울(?)하게도,그가나보다조금더많이벌수있었고,

또,물론아빠도좋아하는아이들이었지만,’게걸스러울(?)정도로’그보다훨씬더,엄마와지내는시간을좋아해..

보다솔직히는,

반려만큼이나아이들을좋아하며,아이들쪽에서열심히내품에안겨오는사랑으로하여많은기쁨을얻는나여서,

집문을나서는그의뒷등에조금은미안해하기도했다…

어찌되었든,남편쪽은,

-아이와더많은시간을보내고싶으면서도매일이별을고해야하는<짧은’아쉬운’시간>과

-어렸을때부터오랜동안노력해힘을키워온자신일에전념하나어려움도많은<긴’외로운’시간>을,

그리고,아내쪽은,

-아이들과의함께지낼수있는집안이라는좁은세계의<긴’사랑의’시간>과

-아이들을갖기전까지는상상도,준비도하지못했던일들에쫓기는<빈번한’당혹의’시간>을,

반복하며아이들앞에서’이십년’을보내게된다.(…100년인생중에,불과20여년…)

이런’어른들의오랜분투와갈등’은전혀알지못하는아이들은,소록소록잘자고,쑤욱쑤욱잘커주어…

두사람모두에게결코쉬운일은아니었지만,눈으로확인되는가정의이런작은’성장과평화’는

이미제법나이는어른이었던젊은부부에게,이후안정과행복의의미를아는중년으로있게해주는일이었다.

*

그런아이들도어른이되어부모의집을떠나,위의아이는벌써7년째,밑의아이는4년에이른다.

매년계절이바뀔때마다,엄마인나는아이들의집을찾으나

그런내발길에비해,반려는그리잦지않다.

아이들쪽에서도부모의집을찾아오는일,또,현대의발달한통신기기로자주소식을듣는등등의이유도있지만,

무엇보다도,장년의아빠가

이제갓어른이된–어른일에익숙하지않은–젊은두아이들에게<‘편안한방문자’가아닌것>이가장큰이유일듯.

어질러져있는젊은이들의’시공간’.

–어릴때부터그런모습을늘보아온,그래서자주손을빌려주어왔던엄마에게는달리놀라운것도아니건만–

늘밤이되어어느정도정리된집으로귀가하던아빠는쉽게받아들이지못한다.

그래서,그런태의아이들의집에와서는잔소리를절로입에올리는장년의아빠가아이들에게편치않다.

아이들집의물건들,집의구석구석에손을보면서도,’엄마’와’아빠’의태도는완연히다르다.

‘몰라서안하는것이아니라,일을처리하는순위가우리들과는다르기때문에<아직안한것>’이라고

생각하는엄마는담담히손을빌려주고말지만,아빠는일일이지적한다…

아이들의독립하여사는중에일어나는일들을거의무조건으로용서하는’엄마’와

나이만어른이지,실제로사회에나가서는제대로’한사람몫’을할수없다고불안해하며가르치려하는’아빠’.

아직세상을다알지못하는젊은아이들은

그래도제나름대로,갓나온사회속에서’자기식의작은성공과실패’를거듭하고있는중이어서,

오랜만에찾아준부모와는,그지난날처럼’디져트,단맛’만있는<휴식>을나누고싶건만…-아빠는딱딱하다.

<부모로부터는,교훈’보다도’유연한이해’를더받고싶다>는여전한자식들의’어리광’.

아직그래도될젊은나이이다.(아니,어쩌면평생<부모님앞에서는>이’사랑’에기대하고감사하게되지만…)

결국,

<사회에서’보다사랑받고성공하는사람’은,

결코’잘나기만한사람’이아니라,서툴러도시간을들여열심히’계속할수있는성실한사람’>.

이진실을잘알고있는엄마는,후자인두아이들을신뢰한다.

계속하는중에반드시’잘하는사람’이될것이기에…-<서두를필요가없다,진정젊은사람들은..>

*

귀여웠던아이들도성장을하면서각자’제각기의아침’을갖게되고

아빠손안의세계이외,학교라고하는더큰공간에서다른친구들과지내는재미를알게되는’시기’와,

중견이되어가는아빠들에게요구되는사회일들이더무거워지며,보다많은일을해야하는,

그래서,고의는아니더라도,’아내가,아이들의엄마가’들여주는집안일에충분히귀를기울이지못하는’시기’가

정확히겹쳐지면서,안스럽게도,

아빠가아이들과함께공유하는시간은물론점점줄어들었고…

아이들이,혼자서는감당하기어려울만큼그세계가넓어지는사춘기의연령에접어들무렵이면,

아빠는,그토록사랑하는아이들이건만,그들의넓고복잡한세계를,전체가아닌그저’단편적’으로만알게되고…

아이들은,그런아빠에게자신을전하고알리는데,의외로너무나<많은말과시간>이필요함에놀라게된다.

한편,남편쪽이집밖의그런사회관계속에서힘들게일하며’가정의생활비’를버는사이,

<‘야생마’같은아이들이’사람’이되도록가정교육>을도맡게되는아내쪽은,–외려아빠의몫까지도대신해–

아이들의행위하나하나는물론,마음의심층까지도알고자하며,미우나고우나그들의세계전체를’주목한다’.

그런’엄마’에게는,–아빠에게와는달리–

아이들쪽은,자신들이’필요로하는것’,’가려운곳’을알리는데,거의<말도,시간도필요없음>을안다.

<‘아’라고하면,’어’로대답해주는>,

<"있잖아…"라고입을열면,"그래…"라고맞받아주는>그런편함과안심감을주는엄마…

*

‘지금이어떤세상인데…여자라고집안에서만…’라고생각하시는사람들이많으나,

오히려가족들과의시간에서많은배움과기쁨을얻은나는

가족들로부터<확실한신뢰를선사받는‘엄마’>라불리우는여성에’큰자긍심’을가지고있다.

(아이들이둥지를뜬후에사회에발을내딛어도결코늦지않다.‘100년인생’의현대를사는여성은서둘필요가없다..)

물처럼’유연하게’위에서밑으로’내리사랑’을할수있는’성’이어서,

많은말이필요없이,이해와용서로그저수용하는모습으로

<‘타인이기도한자식들’로부터’절대적인신뢰와사랑’이헌사되는여성으로있을수있음>은큰감사이다.

-똑같이작지않은아이사랑을가진반려에게미안한마음이들정도로…

물론,’엄마’인나는,’아빠’인반려와,’아이들문제’에다른의견을갖곤한다.

그럴때마다엄마는,–자기모습이아니라–‘아이들의의견을대변하는모습’으로,’아빠의권위’와이야기를나눈다.

<지금바로눈앞의,힘있고품위있는완성,결과의드러남’>보다도,

태어났을때<그토록무르고연약하여아무것도제대로하지못했던>아이들을잘기억하며

아이들이<자신들나이에맞게행동하는그어설픔이,또’성장과정’이더대견스럽기만한>엄마는,

언제나’아이들편’이다…

*

‘여성대통령’….

갑작스레강조되는한국정치분위기를보며,

오랜동안,’여성’이라불리어온나는,새삼스레,지난시간<내자신속의’여성’>을되돌아본다.

‘여성’이라함은,

필경,이<소통>과<유연함>,<용서>와<수용>으로’안정과평화’를가져오고,

<‘어설프고약한자’의편에기꺼이서는사람>을의미하는것이리라.

지금’여성대통령후보’라불리우고자하는후보가있다.

다만,자신의정당안에서보여주고있는그’경직된모습’을통해서도

-이’엄마’로불리우는’여성의특징’을전혀찾아볼수가없이,너무나낯설기만하다…-정말’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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