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3년 3월월

‘비단 치마저고리를 입고 물위를 걷는 것’ – 어느 할머님의 ‘삶’의 정의

‘봄’이어서…

이주말,오랜만에아이들의거처에다녀왔다.

젊은아이들의공간은,언제나그랬듯,정연치않고어수선하지만,

살림이많지않은만큼,함께치우기시작하면,곧,말끔해진다.-‘소꼽장난같은’공간.

젊음은,–중년들의눈에는어설프지만–,’자기네식의정리’대로제법잘늘어놓고있어,

남의손을특별히기대하지않는것은물론,거부하기도한다.

아직연장만지는일을즐기지않는아들을잘알아,반려가베란다위의느슨해진’빨랫대’의나사를돌보는정도…

-우리가젊었을때의’어설픔과집중’을그대로반복하고있는아이들의모습에서,

20년여년후에는,그래도우리들만큼은,아니조금은더나을것이라고…’긍정적’으로기대를건다.

휴식을겸해작은식탁에둘러앉자,

기다리기라도했다는듯홀연,딸아이가책장으로향하더니,얇은책(?)두권을가져와건네준다.

-올학기에참가하게될’사회활동커리큘럼중’의한곳에서받은책들이라고…

놀라웁게도,책표지에,한복저고리를입은여인의모습이…?

이런저런딸아이의이야기를옆귀로,내손이서둘러책장을넘기게되었다.

*

(윗1쪽의네모틀속의글)

다음글은태평양전쟁중이던1943,19살의나이로한국에서일본으로건너와,65세가넘어서야처음글을

배우기시작하신카나모토후꾸꼬(金本福子)씨가,79살때의연세로,<기억이떠오르는대로>,적은작문입니다.

그녀는한국의글자도알지못합니다.한일양국간역사속의암부가심드렁이흐려져불분명해져가고만있는

이즈음,한재일한국인1세가,당신의기억만을좇으시며,이전귀로만배웠던일본어를이제막익히기시작한

히라가나(平仮名)로적어옮기며,노래를부르시듯,동화를들려주시듯,열심히드러내주신체험담은귀중한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그래서야간중학교교사인스즈끼히데꼬씨와,후꾸꼬씨의공부를도와준타몬지배움터의직원이

정리한것입니다.

카나모토씨는,지금도히라가나와한자,그리고산수공부를계속하고있습니다.

그녀의연세는지금80세입니다.(우리나라나이로는,82세.)

-1-

 <소녀시대>

17까지베짜기도익혔습니다.실을뽑는일이있다는것도익혔습니다.바늘질도익혔습니다.

어머니가밭에일하러나가면서,

“집잘봐라”

라고말했습니다.새끼줄로짚신을짰더니어머니가집에돌아오셨습니다.

“너는남자가되면좋았을것을.남자가짜는것이다.너는여자다.후꾸꼬는무슨생각을하고있는거니.이애는걱정거리네.

짚신을매달고도망갔습니다.도망가면서울었습니다.울면서생각해보았습니다.어째서용서를빌지못했는지,자신이이상스러웠다.되돌아가면서혼자서웃었다.

지금생각하면이상한여자였다.

그후시집가는일에대한말들이있었던것같습니다.후꾸꼬는알지못했습니다.

(아직일본어쓰기가익숙하지않은이분은,

일본어의’존대어와겸양어,반말등’의분별이아직분명하지못하다…)

-2-

*

전쟁이다가와아메리카사람이쳐들어오면,여자아이는붙잡아죽여서비행기의기름(연료)로사용한다고말들을해서시집갔습니다.12월에시집을갔습니다.

17에시집갔습니다.126일에시집을갔습니다.그후두주일이지나자남자(마사오씨)는일본,홐가이도에일하러가버렸습니다.

-3-

(네모틀속의글)

카네모토후꾸꼬씨의본명은박복례이였습니다.(지금은일본적).1924(타이소오13)3월에한국전라남도의

시골농가에서태어났습니다.당시한국은일본의식민지가되어있어,조선총독부가지배의손을뻗쳤습니다.

후꾸꼬씨는,봉건적인옛가르침에따라,엄한남녀구별속에서여자의일은무엇이든익히면서성장,부모님의

말씀에따라결혼했습니다.

1910(메이지43)한국합병으로국명을조선으로했다.(***)

1931(쇼오와6)중국동북지구침략(만주사변)

1937(쇼오와12)중국침략(중일전쟁)

1941(쇼오와16)진주만공격(태평양전쟁)

1945(쇼오와20)일본항복

-4-

*

저보다반세기나앞서일본땅을밟은한국분들의고생은

이곳에오기전에도,이미많은이야기를들어왔지만,오늘처럼,<‘당신들스스로의표현을읽는것>은처음.

(내경우의대부분은역사가등제3자의시선을거친것들….)

다만,이제는나의일본에서의생활도제법길어져,

<일본말의어감,숨은뜻‘>등도조금은분별할수있게된지금은

이글을적으신당신<박빙위를걷는듯한위태로운삶,공포,불안…>,

그래서,토오쿄시의스미다구(墨田)’의한절이사회속에서어려움을가진분들을위해준비한<배움터>

환갑이훨씬지어서야찾아가,처음으로인간의글자를배우기시작할수밖에없었던한어르신의심정을,

,그녀를둘러싼일본사회,일본사람들의모습

제법읽을수있는만큼,

<반벙어리같은가슴타는소리,안절부절,두근두근의막막한심장의소리…>마저도생생히들을수있다.

또한,<네모틀속의글>

이곳배움터선생님들이,’박복례씨와그녀의모국이야기를일반일본인들에게알리려는뜻이적혀있으나,

다만,4쪽위의(***)부분에서도읽을수있듯이,역사전문가가아닌그분들은정확하지않은사실도옮긴다

내딸아이에게는,<대한제국>이라고성급히적어정정하며,<조선>과다른,그역사를들려주었다.

-‘대다수의민생이외면된채,참으로부패되고암울했던그옛시대의이야기

그곳에태어난너무나많은수의사람들에게힘든삶을이끌도록했었던그옛사회의이야기등등을.

*

일본사회활동가유아사마코토(,1969-)씨가적은

<반빈곤,’미끄럼사회로부터의탈출(2008)>이라는책에서는

<사람들이가난에빠지게되는이유로,다음‘5가지배제(排除)’들고있다.

1.’교육과정에서의배제

2.’기업복지에서의배제

3.’가족복지에서의배제

4.’공적복지에서의배제

5.’자기자신에게서의배제

즉,-시대와사회의’대혼란’으로해서‘교육의기회’를잃고,

-그후모든세계로부터배제되었었던,

-개인으로서는’손도발도내밀수없는,불가피한’가난이계속되었던

박복례할머니의삶의고난은,

(아니,남편분으로,일본명’마사오’라고불리운할아버지의운명도…,그리고어쩌면,그자손분들도…)

제1권의40여쪽,제2권의26쪽의

–한자리에앉아서다읽어낼수있는–‘길지않은글’을통해서도,분명히읽을수있었다.

*

새봄을맞는아이들에게갔다가

나는,나보다’두세대위의어른’을뵈었다.-뇌리에남아쉬이잠들지못하게하는,’안타까운삶’의이야기…

한편,느끼실수있으신지요?..이할머니의글속에는때때로<불쑥불쑥’불가사의한힘’>이드러난다.

당신께서는,

-고난많으셨음이분명한’삶’을<‘물’의흐름>으로비유하며,

-스스로의모습은<비단한복을입은여인>으로적으셔….

‘필경…….’이라며,내게유추되는그녀의’삶의단편들’이있으나…

다만,나의억측을적는것보다도,

글도아니어서,가끔한편씩옮겨소개해보고자,딸에게서그녀의책들을빌려왔다.

(사진은google에서도

우리말옮김성학)

동반 동물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옛날옛날,태국고대왕국에서,왕은신하에게하얀코끼리‘를하사했었다고한다…

불교가국교인이나라에서는,

석가모니의모친,마야부인이<6개의상아를드러낸하얀코끼리자신의옆구리에들어오는>태몽으로

그를회임했다는전설로해서,’하얀코끼리는대단히신성시되었던동물.

그래서,밀림에서발견,포획되는이동물

반드시왕에게헌상되어궁에서’모셔지던’옛시대의이야기이다.

종교적신성함위에,,봉건시대의절대적권력을가진왕으로부터하사받은하얀코끼리,

신하로서는정성을다해봉양해야할존재

다만,갓태어난새끼조차도이미100Kg를넘는거구로

또한,그철갑같은신체와집단생활로거의천적이없어,이빨이다빠져먹지못해굶어죽을때까지70년이상도사는

코끼리를동반동물로가까이두고돌보는일은결코쉬운일은아니어서…

하물며,왕의권력이건네어서귀하게모셔야하는하얀코끼리‘에이르면더말할것도없다.

대량의식량조달과거처의관리등만으로도막대한경비가필요,그위에,수십년동안계속지불해야하는일은,

무릇신하의전재산을탕진시키는일.

물론,왕들도이러한사정은너무나잘아셨어서…

–‘현명잔혹하시게도‘–,즉,이’하얀코끼리’는<마음에들지않는정적(政敵)‘,그런신하들>에게안기셨다는것.

이러한동양의이야기가서양에전해지며

영어에서도‘WhiteElephant,화이트엘리펀트라는말은,

   <"Valuablebuttooexpensive(가치는있으나,주체하기힘들어)",

 결국은자신에게()과고통을주는물건/대상’>

을,뜻하는의미로’오랜동안쓰여졌었다’.

*

한편,

독일의정치/사회학자,막스베버(MaximilianWeber,1864-1920)는,근대사회의특징을‘Entzauberung’이라했다.

우리말로옮기면,<‘마력(魔力)/주술(呪術)’로부터의분리‘>…

(사회학에서는,<마력으로부터의해방>혹은<탈脫주술화>라고도적는다.)

,그이전까지의사회는,’일상혹은보통과다른’그모든낯설은것에서

쉬이<마귀,악마()’를상상하며,공포(恐怖)를가졌던불안사회>.

예를들어,스칸디나비아반도에살고있던옛사람들에게있어,

10월이지나면,반드시찾아드는’극야,하루종일해가뜨지않는시간들

아직,지구의형태,조건등이전혀밝혀지지않았던전근대시대–,그것은악마들에둘러쌓이는세계‘였다.

그래서,그런악마를쫓는주문을외치며거리를걷는행사,’Halloween’이행해졌던.

(극야(極夜)의도래어둠에의공포:AHappyHalloween!)

다만,구텐베르크(JohannesGutenberg,1398-1468)의금속활판인쇄술에의해

보다많은사람들이’지식’을공유,세계가조금씩보다밝아지며세상일이보다뚜렷히드러나고…,

15세기레오나르도(Leonardodavinci,1452-1519)의아이디어가

100년후,갈릴레오(GalileoGalilei,1564-1642)에이어지며만들어진본격적인망원경으로(봄의‘망원경’)

시작된<자연과학의세계직시,발견,이해‘>를거치며,

사람들은불필요한공포심을조금씩거두게되며,

베버가살았던19세기에이르러서는<Entzauberung,()가없는세계>를맞게된것이었다.

콜럼버스(Columbus,1451-1506)가인도‘에다다르는항로’를구하며,

이전까지의당연시되었던대선배마르코폴로들이사용했던길과다른,정반대의발상으로모험에내딛은것도,

이러한’마가없는세계’를향한용기…

<미지(未知)에의공포>에서벗어나,

자유로운지성으로<유추(類推)>를시작한’인류’의등장이었다.(Sailing…toBeFree)

(구텐베르크의금속활자인쇄기)

*

위에서언급한,’하얀코끼리

실제는,다른일반코끼리들보다<‘약간더밝은핑크빛피부를가졌던코끼리>였을뿐이었다고한다.

다만,일반적인것과조금다른그유달스러움으로해서,사람들은’신화를적고,의미를확대,과대가치를부여한것’.

즉,왕의권위를올리는데걸맞는진품(珍品)’으로헌상되고,

,그왕으로부터신하에게하사되는경품(慶品)’으로의역할을충분히했었으나…

근대생물학이,

<‘하얀코끼리자신에게,’특별한’마력(魔力,Zauber)이있었던것’은아님>을밝혔다.

,’미지에갇혀불안했던사람들‘사이에서,

마력이라는이름으로권력을유지하며,횡포스러이사용하던

고대왕국’의옛날이야기에불과할뿐.

그래서,오늘날현대사회에서

또다시화이트엘리펀트WhiteElephant’의의미는진화했다:

-‘Withoutvalueoruse…가치도없고,쓸모도없는것.’

종종,<WhiteElephantSale>이라는이름으로

일반주택의앞마당이나주차창고에벌려지는공간은,

즉,그집에서더이상’가치를갖지않고,쓸모가없어진물건들’을내놓아파는<‘불용품’처리>이다…

*

내게,새삼스레,이말화이트엘리펀트를떠오르게한것은,

모국의한인터넷기사에서읽게된다음과같은댓글이었다.

*대님다른댓글보기

아무리똑똑하고성실하던인간도공무원이되는순간부터무식하고게으른인간이된다….

이게대한민국의공무원이다.

며칠전,모고위정부관리에게

불가피하게’그고위직을스스로사임‘하게했던한불상사의기사에올려졌던어느한국분의말씀.

‘일부공무원들’이경솔해분별력을잃고

공무직이<제돈이아닌,국민의세금을남발하며떵떵거릴수있는직>인냥흔들릴때,

그들곁에<동반하려는>’하얀코끼리와같은가치가,또사람들’이모이며,’해를입히는법’이다.

오늘날의현대사회에살면서도,

아직도<‘하얀코끼리본성을파악하지못하고/않고,어설피이를가까이에두려는사람들’>은

거의’같은몰락’을하게된다.

‘하얀코끼리’를옆에두고도이를떨쳐버리지못했던

전고위관리직’모’씨…

*

어디공무직뿐이랴…

하나의가치에’경직된몰입’을하는순간,사람들은<제곁에’하얀코끼리’를두게되는것>.

일본말에도,<호메고로시(褒め殺し)>라하여,

감언이설(甘言利說)’로비위에맞게장식한달콤한말만들려주며칭찬을퍼부어,

결국은,’상대를무력하게하는행위’를뜻하는말이있다.(혹은일부러그런목적으로’듣기좋은말’만하는경우도…)

또한,중국의공자님께서도,

便,善柔,便.말이가벼운자,굽실거리며아첨하는자,말재주가능해잘둘러대는자’

와는거리를두라하셨어서…

(가을주말의블러깅)

-행여,우리는지금

자신삶의’동반동물’로,’그하얀코끼리’를키우고있지는않는지…?

(사진은google에서)

‘a= 약 1, b= 약 2’인 삶들 –

 "…나는,읽기시작해서는금방,내팽겨치고싶어졌다.횡렬체인데다,보통은한자가사용될글귀가의도적으로

히라가나로적힌..,더구나,이정도까지?라고할만큼의,자기도취를느끼게하는표현들이집요하리만큼반복

되고있었다.참으로읽기힘든,그래서전부읽어내리자내눈과머리는지칠대로지쳐있었다.

두번은읽고픈마음이일지않았음에도,왠지마음에걸리는것들이있어,결국나는,3번이나읽게되었

私は、み始めて、すぐに投げ出したくなった。書きで、通常は漢字を使うところでも意的に

ひらがなにしてしまって、そのうえに、これでもかというほどの自己陶を感じさせる表現を執拗なまでに

  繰り返す。みにくく、了したときは目と頭が疲れてしまった。

 二度もになれないにもわらず、なにかしら心にるものがあって、結局、私は3回み返した。"

그녀보다35년이른,1978년에같은영예로운문학상<아쿠타가와쇼오(芥川賞)>을받고

이제는일본을대표하는중견소설가로,오랜동안이상의심사위원인미야모토테루(宮本輝)씨마저도,

앞서포우스팅에서소개드린’75살의신인작가’쿠로타씨의소설<ab산호(算號)>에대해이렇게평을적었었다.

그러나결국,그런그가추천한2012년의수상작은이소설.

한편,다음과같은평까지도…

…(심사위원들이모여수상작을)뽑는과정중에전위(前衛)라고하는단어도나왔으나,그단어를사용한다면,

  내게는‘옛풍의전위로느껴진다.세련이라는단어도올랐으나,내게는오히려’얄’스럽다는느낌.이런말,

난생처음써보지만. 

…選考の途中、前衛という言葉が出たが、その言葉を使うなら、私には昔の前衛に思える。洗練という言葉も

出たが、私には、むしろ「トッポイ」感じ。この言葉、生まれて初めて使ったが。"

소설가,야마다에이미(山田詠美)

그럼에도,

나는쿠로다씨의소설을’꼭’완독해드리고싶었다.

‘일본문학계’가보인75세의신진작가에의’포용력’…-‘사회의분위기’이기도해야할것이어서.

그래서,사회에사는한사람으로서이에적극적으로동참하고싶었던것.

다만,위의평들이보이듯,

그녀의문체는일반적이아니어서,기성작가들도읽어내는데고생을한만큼,

물론,외국인인내게도난해한것이었다.

행을옮길때마다빈번히되돌아가다시읽게하는그녀의소설<ab산호>는

빽빽한일상중에펼치기에는너무나많은시간을소비시키는것이어서,

나는,그다음달에예정된외국체류중에읽기로마음먹으며뒤로미루어두었다.

그리고,2월말,

트렁크속에,그녀의소설이게재된잡지<문예춘추(文芸春秋)3월호>를살짝밀어넣었다.

                  

                    

   *

호텔에서거주하는시간을틈타잡지를펼치게되었던날,

나는언제나와순서를바꾸어,작품보다앞서,’작가에대한기사’를먼저읽기로마음먹었다.

-지난번,숨을적절히끊어읽기도힘들었던소설에의재접근을조금이라도늦추기위한’옆눈길’.

잡지는,

‘대학(와세다대학교교육대학국문과)동창’으로이미문단에자리하고있는여류작가인’그녀의한친구와그녀의대담’형식을통해쿠로다씨를소개하고있었다.

놀랍게도,이러한’작가와의이른만남’이

그녀의소설을읽는데’기대이상의큰도움’이되었다.

4살때먼저어머니를잃은후,

남자손으로홀로어린딸을키웠던아버지와의사별을그38년후에맞는…,

이래,줄곧33년간을독신으로살고있는한여인.

그녀에의해적힌소설속에서,

"38년을사이에두고죽은부모중,먼저죽은쪽"

(三十八ねんもをへだてて死んだふたりの親たちのうち、さきに死んだほうの親)

이라는표현이,곧,"어머니"를의미한다는사실을유추할수있게되었던순간,

그토록의미불명이었던’소설의줄거리’가확연하게드러났다…

즉,작가가10년간수없이표현을다듬어발표,권위있는한문학상을안겨준<ab산호>는

이른바’자전소설’이었던것.

 행여,이후에상을받을것이라고는,그래서이토록세상의주목을받게될것이라고는

예상하지않고내려적은글이어서일까,소설의내용은,글쓴이의삶에한자락여린베일조차도덮지않은듯.

 -그녀의성장배경을이해하며그를전제로읽기시작하면,소설은너무나잘보여졌다…      

                     

                   

    *

전위(前衛)적문체’?…천만의말씀.

이리도소복하게,그리고이리도솔직히,<너무나긴시간을혼자이기만한사람의깊은속>을적나라하게적을수있을까…’라고의문을갖게할정도로명료한글태였다.

 그래서,작가가도입한표현의’단정함,수려함’을읽어내었던소설가타카기노부꼬(高木のぶ子)씨에게는

 다음과같은평을적게했다.

…단시의형태5,7조를내포한문체는이소설의줄거리에가장적절한것으로,힘들었으나다읽어내리면,

a=1,b=2라고하는동등가치의의미교환이아니라a=약1,b=약2로적혀,종래로부터의가치관으로는,애매성,

혹은오해를낳는다고부정되어온거래가,반대로일본말의풍요로움에연결됨을발견하게한다.(중략)

(작가의글을읽는중에)’일본고유어인야마토(大和)언어’와일체감을갖게하는(일본인들의)몸속의리듬,

즉히라가나에,자신의감성과호흡에맞추어자유로이의미를부여하는전환력,아니상상력을체험하게된다. 

…短詩型の韻律5,7調を内包する文体はこの物語に相応しく、苦労して読み終えたとき、a=1,b=2という等価な

意味交換ではなく、a=アバウト1,b=アバウト2、という従来からの価値観では曖昧さと誤解を生むと否定されて

きた授受が、逆に日本語の豊饒さに繋がることを発見させてもくれる。(中略)大和言葉と一体になることのでき

 る体内リズム、ひらがなを自分の感性と呼吸に沿って自由に意味づける変換力、いや想像力である。

*

상상해공감할수있나요?

-결핵으로병상에누운어머니와격리되어그품에제대로안기지못했던,

그러던중,어느날,그모습마저도보지못하게되는4살짜리어린여자아이의눈망울

-전쟁말기와패전후의사회혼란속에서,불쌍하기만한어린딸을홀로키우는남자.

‘학구적인생활’로태반을책상앞에앉아있던아버지의그’뒷등’만보며성장하는아이…

-사춘기인십대의눈앞에,지금껏두셋트식만올려졌던식탁에’가사도우미’의몫이함께나란히놓여지는정경.

그리고,소녀의독립…

그러했던지난날을

노년의성실한펜이다듬어적은소설,<ab산호(算號)>였다.

…자신의바램을누르는것이상대를더편하게하는것일지도…라는,뒷걸음식서로에의배려가끝없이이어지며,

그어느쪽도결코바라지않는물건들이잇달아사들여지는’어두운구입’이계속되었다. 

  …じぶんののぞみをころすことがあいてにはもっともらくかとのとめどもないしりぞきあいから、

  どちらもまったくのぞんでいない暗い買いものがつぎつぎになされていった。"

(수상자선정에임했던위의세기성작가들이적는’일본글’과

쿠로다씨가적은’일본글’의차이를잘알수있으리라생각됩니다.)

라고,소설이적는<삶의부조리,애매함….>.

‘a도아니고b도아닌채,

a와b양자가,서로의주변에서’대략’의불분명한모습으로,해야할말을삼키며사는삶의시간들.’

‘제자신’의모습,‘자신다운삶’을확연히드러내지못함/않음으로써

복잡하게왜곡되어<상실되는인간관계>.

-제각기의수치(數値)가분명할때,바른해법이가능하건만…

세상의,세상사람들의’풍조’를너무나의식해<‘자기다움,자기삶’을찾지못하고사는사람들>에대한연민…

작가는<스스로>에의연민조차도용기있게드러냈다.

*

아직한자를알지못하는어린아이처럼,–그나이로되돌아가–어린아이의글자인’히라가나’만으로구사된소설에

어른들은마냥미로에빠지는듯하다.

그런어른들의모습에,

여물지않은어린아이의시선은아파하고

진지한노녀의가슴은한숨으로아쉬워하고…

(사진은google에서

우리말옮김성학)

75세의 신인(新人)

75세.

우리나이로헤아리면’77세’…

2013년2월,일본언론이일제히보도한그네들문학계의한’신인작가의등단’은

일본의적지않은시청자들,독자들의귀를의심케한,

그러나곧,반드시신선한감탄과따뜻한박수를뒤따르게했던내용이었다.

*

20세기초,유럽열강의대열에끼어’제국’이라는이름으로군사력을키우며

국제사회에뿐만아니라자국에서도광란중이던당시의일본사회를향해,’반군(反軍)주장’을접지않은지성인,

그래서지금도’권력에의한독살의혹’이끊이지않는작가,’아쿠타가와류우노쓰케(芥川龍之介,1892-1927)’의죽음후

8년뒤인1935년,그를추모하는문화인들에의해

일본<순수문학>의발전을기리는’신진작가의등용문’으로<아쿠타가와상>은제정되었다.

<아쿠타가와씨와같은’날카롭고깊은지성’을드러내는작가>에의기대를담아

그후매년,상반기와하반기,두차례에걸쳐신인작가를발굴해온이상의,약200여명수상자들중에는,

1994년노벨문학상수상자오오에켄자부로오(大江健三郎,1935-)씨등,현대일본문단의중진들의명명이읽힌다.

그런권위있는문학상의2012년하반기수상자로,이들옆에나란히적히게된이름이쿠로다나쯔꼬(黒田夏子,1937-).

수상식을취재하는기자단의펜과카메라는단상에선’백발의여인’에화제를주목,

그후,기사제목으로적힌<사상최연장인75세의신인작가>는,장수사회의일본에흐믓한미소와격려를전해준것…

(오른편이’순수문학’상의쿠로다씨.

‘대중문학’작가를위한또다른등용문<나오끼상(直木賞)>의두수상자와함께..)

그녀자신의수상인삿글속에도,

"…(자신)외에도적지않이,오랜동안깊이땅에파묻힌채로드러나지않은작품이나재능등이

하나라도,둘이라도발견되는계기가되는것이라면,그역시(자신의)또하나의역할로…

ほかにもなくはない長年うずもれたままになってきた作品才能

  つでもつでもつけれるきっかけになるものなら、それはそれでひとつの役割ではあると…"

라는귀절이정중히적히었다.

*

90세에가까운평균수명으로

100세를넘는장수자들의수가5만명에달하는사회에서,제부터도’25년이상의창작활동’이기대되는작가.

이는,분명

우리한국인에게도‘낭보(朗報)’임이틀림없다.

한국사회제방면에서,쿠로다씨와같은’대기만성’형신인들의등단을고대해본다.

(쿠로다씨와그녀의수상작<ab산호>의소개는다시드리겠습니다.

사진,일본케이자이신문/우리말옮김,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