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지붕밑에서’부모와함께살던고등학교까지는못했던일’들을,
대학입학과함께따로살게되던대학1년때부터,하나씩둘씩해보는두아이들의모습을보아왔지만,
–예상대로–‘한때뿐’으로,–학년이올라가면서그머리색들은조금씩짙어가–,지금은물론,둘다’천연색’이다.
2년전의크리스마스즈음,나의한친구가보내온카드에는
역시한‘밝은머리빛의따님’도함께한친구의가족사진이담겨있었는데,
–그사진을함께들여다보던딸이,돌연,손가락질하며,
"이아이,올해대학에들어갔나보지?…"
라고물어왔었던가~!…
딸은,분명<‘그나이때’의자기>를기억해냈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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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은–자신들의’싱그러운힘’을잘알기라도하는듯–,그래서,대부분의표현이’캐쥬얼(casual)’로가볍다.
그천연덕스러움으로,–때때로,어른들의상을찌프리게하곤하지만–,그것은<그나이의’특권’>이기도하겠다.
특히,일본의경우,토오쿄의하라쥭끄(原宿)나시부야(渋谷)라불리우는다운타운에서는
말고삐가풀린듯한,–가끔은’너무일찍(?)’,그끈이끊겨진’아이들’도포함해서–<젊은이들의행렬>이대단하다.
-그들의’싸구려외출복,난잡한장식들’역시,어른들의눈에는어설프기짝이없다….
그러나,그토록많은천연덕스럽던일본젊음이들도,
<‘직장’이라는’직,일’을갖게되면>,
–갑작스레,마치’언제자신들에게그런천연덕스럽던시간이있었더냐…?’는듯–
이른바<리꾸르우또스으츠(リクルートスーツ,recruitsuits)>에자신들을감싸변신하며
<‘회사’,’상사’,’점포’라는이름속>에들어간다.
이런그<‘일률성(一律性)’,자기변신의’케지메(けじめ,변혁의’결정)’의뚜렷함>은
역시,외국에서온’아웃싸이더’인내눈에는경이이기도했었다…
-…직장선배들의,<더붉어져야할입술-그’격식,포말(formality)’>에의권유가큰계기…?!
일본말의<‘배운다(마나부,学ぶ)’라는말은,
본디,’흉내낸다(마네루,真似る)’라는말에서유래했다>고한다.
일본인들은,무엇인가를’배우기위해’서,
<우선은’자신(自己)’를누르며,‘스승(師)’을’무조건흉내내는일’>을서슴치않았던듯하다.
그렇게,먼저<‘경험’을,’완숙’을쌓은이>의’태(態)’를모방하는중에,
그’경로(經路)의좋은점,나쁜점’을배운후
–‘취할것’은취하고,’버릴것’은버리면서–,<자기류(流)>를다듬어가는것.
-일본인그네들의<배움,마나비(学び)>에담긴의미이다.
***
세상을살아가는데'<격식,포말(formality)>이갖는이점(利点)’은,물론많다.
-그래서,오랜시간,그리고수많은세대를거쳐계속되며,<‘전통’이라든가’정통’으로불리우기도하는것>들…
-또,이리보아도저리보아도,풍요로운<다면성(多面性)의미(美)>를가져,보다많은사람들로부터’긍정되는것’들…
반면,
‘평상,캐쥬얼(casualism)’이란,편리하고친숙하기쉬우나,수명이짧다.
<그때,그장소,그상황>이갖게하는그’우연성’,또,그얄팍한’일면성’은
마치현란한’불꽃’과같은것으로,불붙기쉽고또꺼지기쉽다.
그러나,<언제가는’기화(氣化)’될이’독특한가벼움’에현혹됨>은,
‘연륜이얕은’젊은이에게는어쩌면너무나당연한것이기도해서
젊은그들의‘캐쥬얼’만은그리흉스럽지않을수있다.
-또한,그런’가벼움”자체가매력으로,그들이가볍게접근하게하는지도….
이런<‘경솔함에만취해본경험’이있는젊은이>는,더욱태연히
–진부한’격식’에도–,한번쯤은귀를솔깃해주는’유연성’을보이기도한다.
그리고,<그들특유의반항과냉소를동반하던중>에…,그러나,결국은<‘스스로’가치발견>,
-그들도깨닫게된다.-"이격식,제법쓸만한데~…!"
이런,<‘스스로의판단’이이끄는,작고큰’변신/이있는’자신삶’의연속위>에
‘청소년’이,’청년’이되고,’중년’이되어가는<인간의길>이있는듯하다.
그래서,이런'<정통적(orthodox)길>을착실히밟아걸으며장년’이되면,
–물론,어른눈에는,’그한때의그들이경거망동’이안스럽기는하나–,
<젊은이들의’캐주얼’도결코쉬이질타하지않는’포용력’을가진어른>이된다.
-그들도<반드시’인간의길’을걸을것>이어서…빠르든,뒤늦든…
<‘진정한보수’가,’진정한진보’로드러나는>연유이다!…
장년이되어도,젊은이들이갖는’그<‘변혁의힘’에대한신뢰>를줄수있는어른들’은,
젊은이들의그힘이늘흐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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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랜만에찾은’어머니가살고계신나라’에도,역시봄은가득하다…
다만,<격식,포말(formality)>의’이점’만을,그’단맛’만을,
–마치<그때,그장소,그상황>에맞추는’캐쥬얼’로취하듯–
이리저리약삭빠르게추종하며<너무일찌기치매노인이되버린’한인물’이
–역시,한국사회의유행어가된듯한–‘부정한갑(甲)’의전형을드러낸추태로주목되고있었다.
<‘남자가여자를–혹은여자가남자를–사랑하여이를구하는것>은
모든예술이,그많은예술도구를동원해,찬가를높이는’생명의가장아름다운활동’중에하나임에,
그래서,때로는’나이’마저도문제가되지않을때조차도있건만,
대통령의외유에동반된외국에서보인’그’의경솔하고누추한추태는,
한마디로,–<casualsex(‘한번보고다시는안볼사람’에의충동)>로–
그나이의연륜이<‘현안(賢眼)’으로심화시켜무게를더한’격식있는사랑’>이아니었음에,
‘인간의존엄’도,’한국인의자긍’도,손상시키고부끄럽게하고있다……
-절대로흉내내어배울것이못되는추함.-인면수심….’인간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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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너도입술을붉게해보겠다고?…."
–<격식,포말(formality)>의‘포화(飽和)’직전에서,<탐욕을단호히등질만큼강해질청장년>이되어주기를빌며–,
딸이,–자신만만히선배의흉내를내며,앞으로내딛고자하는그녀의발길을
나는,언제나처럼,응원하고싶다.
-"그래~,한번…해봐~….."
다음번친정을찾아올’딸이모습’이큰즐거움이다…
…봄이봄다워서참으로좋은오월.
(Mozart-ViolinSonataNo.26inBb,K.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