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화제를벗어나나–,
8,000m중거리육상은,경기장의400m트랙을’20바퀴‘돌아야한다.
주자(走者)들은,’약30분간‘그같은길을빙글빙글달린다.
(결승선에서테이프의양끝을잡고선두사람이있으면
절로‘가장앞서달려들어오는선수’를알게되는예느육상경기와는다르게)
…10바퀴,15바퀴…시간이흐르면흐를수록,
‘최선두그룹의선수들’과,…유감스러우나’뒤쳐진선수들그룹’이<같은트랙에뒤엉켜>달리게된다.
-분명한것은,겉으로보면<‘같은시간”같은트랙’을달리고있어,똑같아보이는>’뒤엉킨그들’중
‘누가선두인지,누가일류인지’를구별하는일은결코쉬운일이아니어서,
이일은유독<그간의’경과’>를주목해온사람들만이맡는다는것.
피카소15살때그림<첫영성체(LaPrimeraComunio)>
16살때의작품<과학과자비(CienciayCaidad)>.
–이미15살때,’자신의눈에들어온소녀를,교회를,세계‘를<얼마나‘정밀히‘묘사할수있었던피카소였던가>를,
–‘아이의보호자’임에도병상에눕게된’어머니의비통’과그옆에자리한‘수녀와의사’를그리며
그작품에<과학과자비(1897)>라는제목을붙일줄알아,
‘인류의고통’을경감시키는힘으로‘과학과종교‘를주목했던16살의피카소(PabloPicasso,1881-1973)를
아는사람들은,
<아비뇽의젊은여인들,LesDemoisellesd’Avignon(1907)>
-그스페인청년피카소가26살이되어
당시의선진문명국이라는프랑스아비뇽시에서본<다섯명의어린매춘부들>앞에서느꼈을’연민과비애’를,
〈게르니카,Guernica(1937)>56살의작품
-1937년,스페인내전중‘스페인파시즘’에저항하던게르니카지역의수천명의민중들을향해
이군부를응원하기위해독일나치군의24대비행기가폭격했던’잔혹함’을세계에고발한,
또,–이를암암이에협력묵인,제권력에의욕심으로–자국국민들의생명을잃게했던’스페인독재군부에의분노’를
읽게된다.
평면에표출된’꿈틀거리는입체’,
-화가의진정한’용기(courage)와힘’이그곳에있다.
**
세계의아름다움,그미를있는그대로정밀히’정확히평면에그려내는정통적인어여쁜회화’는물론,
–행여,일견’어리고미숙한이들의필치와크게구별되지않을정도로’유사하게보인다할지라도–
‘일그러지고음습한세계’에관해서는
‘그부끄러움,수치스러운추태’를캔버스에묘사하지않을수없다.
과거오랜동안,
지난날의예술가들이’옮기기회피해왔던’세계를
정면으로주목,직시할줄아는작가들의’전위(前衛)’….
–본문으로돌아가–
5살때부터붓을들기시작한시노다(篠田)역시그런한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녀를’전위서도가(前衛書道家)’라고부른다.
-‘세계의추함’을직시할수있었던냉철한눈,그리고그녀식의언어로적힌멧시지….
***
100살이넘으면,<삶의‘치외법권(治外法權)’영역>에이른것일까…
일본에태어나,그러나40이넘어서는주로미국유럽에서작품전시회를열어온그녀는
지난당신의삶102년동안에
수없이많은,더없이다양한‘인간모양・세계양식’을지켜보아왔었음이분명하다…
-그렇길래,때때로는이를피해‘홀로자리하는안식’을열망하기도했었을터.
그러나젊었을때의피는,외려’고독의무료(無聊)함’를확인하게되었을뿐인시간들…
그래서,이렇게’큰글자’로책제목을적으며
<103살이되어알게된것(一〇三歳になってわかったこと)>
한편,그밑에’살짝’적었다,
(자기이름자보다더작은글씨로…)-‘인생은혼자여도재미있네(人生は一人でも面白い)‘…
그토록
<길고긴’연연한시간’속에서,일에전념해’분주한시간’속에서
수많은사람들의종횡을역주해온그녀>이기에,
새삼스레’할수있는말,허락되는말…’
일지도모르겠다,—‘인생은혼자여도재미있네‘라함은.
충분히삶을주력해온100살을넘은시간들을맞아,이제는평안히입에올릴수있는말…
그녀에게귀를기울이고자그녀쪽으로가까이몸을내밀은내게는,
<–100살이너머’이말’을흉없이,유유자적이쓸수있도록–
나보다젊은그대들이여,
아직은,이웃들과,다른생명체들옆에서,보다열심히’더불어사시요’~>
라고말하는듯이들린다.
–그의눈에는’아직도너무젊게보일’내게–
<젊은그대,힘있는그대가사용하기에는아직은너무’이른말’이다!>며,
내등을살짝다독여밀며’더세상쪽’으로옮겨주는말씀인듯..
(MozartPianoConcertoNo20DminorK466,byMitsukoUchida,
사진은Googl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