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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포티즘(Nepotism, 緣故主義) – ‘사는대로 생각하는’ 악폐

‘생각하는대로살지않으면,사는대로생각하게된다.’

폴발레리(PaulValéry,1871-1945)

여기,과거의역사속에서

전형적으로,’사는대로생각했던’한인물을주목해본다.

…다만,’그’는원래부터그런사람은결코아니었다.

1924년Roo주교가정리한자료,<aHistoryofPopeAlexanderVI,HisRelativesandHisTime>에의하면,

‘그’가법률공부를마쳤을때,그에게주어진칭호는

단순한’법학박사’가아니고,

‘가장두드러진현명함을갖춘법률전문가(themosteminentandjudiciousjurisprudent)’였었다고강조한다.

-‘젊었던그’가

‘법(法)을배우고닦으며드러낸명석함’은타의추종을불허한것이었음은명백하다.

그러나,

이런발군의성장을보인젊은’그’,로드리고(RodrigoBorgia)의삶은,

1455년,그가24살때,

외가쪽의’백부(伯父)라하는’알폰소가‘교황칼리스토3세(PapaCallistoIII,1378-1458)’로즉위한이래,

‘조카(nephew)라불리던’그의손에,교회내의’강력한영향력과과대한부’가쥐어지면서

급변하게된다…

이후…,앞서대학까지의공부를통해논리적으로성장된그의젊은’사고력’이

‘Jurisprudence’-법의정의,법의정체,법의사려등,그’본연’을경외하고지키며’자신의삶을이끄는일’

-즉,<생각하는대로사는일>은두번다시일어나지않았다.

당시의부패했던교회의방탕하고오만한관행이이젊은청년에게맛보게한과다한’특권의단맛’이

그에게서<생각하는대로사는힘>을빼앗고,

대신,<사는대로생각하는>교활한능력으로치닫게했었던것.

그리고,역사를적는이들,또역사를읽는이들의기억속에

‘호색과탐욕으로그누구보다도세속화했던교황’이라는불명예로운이름을남기게되는사람.

-그가,교황알렉산더6세(PopeAlexanderVI,1431-1503)이다.

(그,교황알렉산더6세)

신(神)의영(靈),그분의거룩한멧시지를전파하는위치에자리하면서도

성서에적힌내용과는달리’구원(면죄부),성직’까지도매매,

십자군전쟁의기금을명목으로재물과권력을모으고,

종교인이면서도음란한생활에빠지는그런자신의<육신(肉)이사는대로,생각을메우며>

-신의뜻을우롱하듯왜곡하며,세상을거짓속에있게하였었다.

그에게세계는,’자기삶을정당화하는생각’으로,그저’자기중심적’으로만해석되어…

그런그의말년,죽음을맞이하는모습은

–마치이조시대’세조’의’영위속에서도병마로처절했던그죽음’을연상시키는–,역시’험악한것’이었다…

…역시신은존재하시며그와같은미련함을벌하시는것?!

*

2천년동안,

지중해라는그넓은바다자체가문화를잇는다리가되어

남유럽,서아시아,북아프리카지역의방대한영토가로마제국이라는하나의이름으로연결되었던시기,

제국은,영토를넓힘과동시에,길을트고닦아,

‘모든길은로마로통한다’라는명언을남기게됨은너무나잘알려진사실.

다른한편,제국이새로운속국의곳곳마다에<루두스(ludus),초등학교>를건립,

인종,성별,계급과지위를불문하고모든아이들에게6-7세부터페다고그(pedagogue)와함께등교시켜

읽기,쓰기,셈하기등실용적기본학문을배우게하는등,’국민의자질’을향상시키는일관적인’공교육’을펼친사실은

그리알려지지않은듯…

그러한고대로마의교육제도를통해,

그리이스철학도전승되어,<생각하는대로사는>사람들의숫자를이지구상에늘리고있었었다.

(물론이는,로마의제도와문화를이식시켜통치를유지,지속하려는의도도컸으나…)

다만,불행히도,

제국의몸을허약하게하는너무잣은’종양들’,그’권력자들의치부와나태’가결국나라를좀먹어

서로마제국이유럽북방민족의침략에의해분열,멸망되는474년,즉5세기이래,

그후12세기의르네상스가시작되는무렵까지‘약600년간의서유럽사회’는

역사학자,케어(WilliamPatonKer,1855-1923)가"TheDarkAges"라부른–

소위,유럽문명의너무나긴"암흑시대(暗黑時代)"를맞이하게된다.

그런틈,’빛이세계를밝히지못하고모든것이암흑속에봉쇄되었던’그시기,

<국민을훌륭한시민들로성장시키고자하는’공교육’>이황폐,더욱’몽매해진서유럽세계의민중들’앞이었기에

교황알렉산더6세에이르러절정에달하는

‘네포티즘(nepotism)-연고주의(緣故主義)’라고하는봉권권력체제는더욱팽창,부패의악취를더하게되었던것.

이말의어원인’Nephew’네퓨,즉’조카’는,

방탕오만했던권력자들,특히나교회법속에서결혼이금지되었던고위성직자들이

부정한관계,즉애인들과의사이에서비밀리에낳은’사생아’를일컫기도했던명사.

이<어둠의자식들,부정의자식들>이야말로

그아비들의’잡다하게누적된비리’마저도수용할수밖에없는혈연들이어서

그’피에물든권력과비밀들’을계승하는데더없이적합한존재였었다.

*

네포티즘=연고주의=족벌정치….

권력자들이자신의측근이나부하로

친족이나,지연,혈연등을모으고,대를잇는세습에매달리며

동류끼리의결속-그연대의식을강화하면서,반면,타집단에대해서는배타적인태도에치우치는것은,

무엇보다도가장큰목적이,<오랜동안축적시킨’부정(不正)의은폐’>.

그리고,이를실패했을경우에는반드시자신들에게미칠<‘치명적인보복’에의공포>…가그이유이다.

그래서’네포티즘,연고주의’라는봉건적연대의식으로결속된권력자들의최대관심은,

<‘가능한오랜동안’자신들의부정을매장,감추어두는것>을가능케하는’자신들의특권’의유지와영속에만편중되어,

정치(政治)의진정한주요과제인

<전사회구성원들의다양한이해관계의조정과통제>에는태만하게된다.

실제로,역사를읽어도,

이전까지는’그나마수치를감추듯암암리에’유지되었던네포티즘의이행을

세계에드러나게공공연시한폭권자,’사는대로생각한권력자’,교황알렉산더6세의시기에이르러서는,

‘교황청의현란한권세와사치’와는정반대로,

교황청이위치한로마에서의,당시의’시민생활은더없이비참한것’으로

거리에는깡패나도둑,암살자,매춘부등이넘치고살인,강도사건이그칠날이없었다고한다.

-민중의고통을돌보지못한<치졸한권력자들의무참한정치>….

한편,’바른정치’는,네포티즘을필요로하지않는다.

*

‘악(惡)’앞에는언제나,

이에대항하여서는’선(善)’이또한용감한자태를드러내는법.

그교황알렉산더6세의’네포티즘’속의부정과비리앞에는,

이를폭로하며그의반대편에서서,그를용감히지탄한인물,사보나롤라(GirolamoSavonarola,1452-1498)가있었다.

청빈한신앙을강조한도미니크수도회의수도원장으로,프로테스탄트운동의선구자로불리우는이탤리의’사보나롤라’,

1517년당시의교회의부패와타락을비판하는<95개조반박문>을쓴독일의’루터(MartinLuther,1483-1546)’,

장로교개신교운동의스위스의’칼뱅(JeanCalvin,1509-1564)’,

영국의캔터베리대주교였던’크랜머(ThomasCranmer,1489-1556)’등등

…수많은종교개혁자들의연이은등장은,이교회의’네포티즘’앞에당당히맞서기위해일어섰던용자들.

바르고명석한’생각을가지고’이를행동에옮기고’살았던’이들의당당한활동으로,

그간캐톨릭교회속에서’사는대로생각했던’교회권력자들의악폐는공격을받는다…

(왼쪽부터-사보나롤라,루터,칼뱅,크랜머)

그리고,1692년,

교황이노센티우스12세(InnocentiusXII,1615-1700)칙서<RomanumdecetPontificem)을발포,

교황이친족에게재산,토지,이익을부여하는일을금지함을명문화하여

카톨릭교회내에서의<네포티즘,연고주의>는표면적으로는근절된다…

(교황이노센티우스12세)

*

온고지신(溫故知新),-‘옛것을바로알아이를미루어새것을배우는것’.

선거를곧눈앞에두고있는우리들,

나라의정치를위탁할중요한의원들을뽑는귀중한표를던지기전에

불과400년전,

서방유럽의권력자들이보인’명과암’을되돌아보고싶다.

…시간이흐르면’후세의사람들’은,

반드시,<역사속에서’누가악’이었고,’누가선’이었었는지>를명료히평가하게된다.

현재진행형인한국역사,그속에서

-누가,<자신들’권력자들의이득’만을챙기고있는지>,그추함을,

또,누가,<‘보다건강한한국’,’보다많은국민들의행복’을구하고있는지>,그아름다움을,

‘분별할수있는성숙한주권자들’의권리이행에

큰기대를걸어본다.

…폴발레리글의본디내용은다음과같다.

용기’를내어서그대가’생각하는대로살지않으면’,

머지않아그대는’사는대로생각하게’된다.

(사진은,Google에서)

훼이비언 협회(Fabian Society)

지금당장은기다려야한다,<그때>를위해.

한니발과의전쟁에서그의유예를많은이들이지탄함에도불구하고

화비우스가극도의인내심으로행했었던것처럼.

그러나,’가오면,

강력히밀어부쳐야한다,-그화비우스처럼.

그렇지않으면,지금까지의기다림이헛되고무익한것이될터.

"Fortherightmomentyoumustwait,

asFabiusdidmostpatiently,

whenwarringagainstHannibal,thoughmanycensuredhisdelays;

butwhenthetimecomes

youmuststrikehard,asFabiusdid,

oryourwaitingwillbeinvain,andfruitless."

(<’훼이비언협회창립모임의팜플렛서장>에서

우리말옮김성학)

*

188414,영국런던에설립된<훼이비언협회(FabianSociety)>,

그이름을

2,200년전의로마공화정시대의장군이자정치가였던인물,

<퀸투스화비우스막시무스(QuintusFabiusMaximus,BC275-203)>에게서빌렸다.

별명이<컹크테이터(Cunctator):굼벵이,꾸물거리는사람>이었던명장.

유럽문명의발상지로,또대부분의유럽국이기꺼이자신들의기원,혹은멘토로칭하는로마제국,

결코,<언제나승자(勝者)’>이지만은않았다.

이미기원전9세기경에건국하여,기원전6세기이래는지중해근접국가들을거의식민지화하였던

현아프리카의튜니지아(Tunisia)지역의고대국가카르타고(Carthāgō)’앞에서는

수백년간고통받았던약자(弱者).

적어도,’로마제국의최대의적이라고불리우는카르타고의적장,한니발(HannibalBarca,BC247-182)

2차포에니전쟁에서굼벵이화비우스장군에의해패전하기전까지는.

이때이굼벵이장군에게승리를안겨준전술이

훼이비언전략이라불리우는<지구전(持久)>.

*

한편,상대도카르타고의최대의전략자였던장군한니발.그가이끄는카르타고군은당시최강이었다.

이막강한군사력에,정면으로맞부딪히기에는역부족임을충분히알고있었던로마의화비우스장군은,

위의지도에서도볼수있듯,

<이방대한지중해전역을종횡무진으로팽창,지배해야하는카르타고군의약점이

병참(兵站),전장에서필요한물자의보급에있다‘>고착안한다.

새로운지역을점령하면서약탈을한다하더라도,

고국으로부터의보급‘–이는또별개의것이어서물자의증원을필요로하니,

만약,후방으로부터의보급선이끊기게되면,그막강한한니발군이라고해도전력이쇠퇴하리라는읽음이었다.

그래서,로마의이명장은,

한니발군의진군을무모하게저지하려고하지않고,암후에조용히따라붙으며,그들의’전력소모’를기다렸다.

그러면서한편으로는,한니발군이침략,물자를약탈하리라예상되는지역은먼저탈취해,

한니발군의새로운물자확보를지체시켰다

다만,이러한화비우스의소극적인전략,당장’눈앞의승전보’를듣기원하던로마의사람들의심한비난을받았다.

-그래서그가얻은것이,<컹크테이터,굼벵이>라는별명.

…그외에도카르타고와로마의전쟁사에는수많은희비가얽히나

결국은’한니발에승리하는’명장화비우스는,

이후,’한니발을물리친장군’이라하여,<로마의방패>라는명예로운또다른별명도받는다.-그’화비우스’의이름.

*

훼이비언협회본디,

1년앞서발촉한,역시영국런던에서설립된<신생활우애회(FellowshipoftheNewLife)모임>에그근원을둔다.

<다른이의모범이되는’청렴하고검소한생활’을실천>하려한당시의’사회계몽주의지식인,문화인들’의모임.

이들은,러시아의작가’톨스토이(LevTolstoy,1828-1910)의삶’에,

그리고그가<전쟁과평화><부활>등의소설에적은평화주의청빈한생활에크게감동을받은사람들.

(이전의포우스팅시인릴케..의동향에서도읽을수있듯,

영국뿐만아니라유럽대륙의문화인들’중에는,톨스토이의휴먼니즘을경애,러시아를찾는사람들이많았다.)

뿐만아니라,동시대,이들이살고있던영국에서적힌’찰스디킨즈(CharlesDickens,1812-1870)’

<올리버트위스트><크리스마스캐롤>등의소설또한,이들지식인,문화인들의각성에커다란역할을한다.

<사회의극빈층과보통사람들고통많은삶’>을적나라하게드러내며

<상류사회의몰지각과무자비,오만방탕을신랄하게고발>하는디킨즈소설을읽고,<자신삶을반성한’사람들>.

,미국작가쏘로(HenryThoreau,1817-1862)체험기<월든숲속의생활>의’자연과친화,일체’가인간의삶,

에머슨(RalphWaldoEmerson,1803-1882)수필이적은,

구태의연한도그마나형식적인틀에서벗어나<‘자신과인간에대한신뢰’를바탕으로한개인주의>

이들에게중요한영향을끼쳤다.

<‘각개인과모든사람들’이함께하는완벽한인성의배양’>이야말로,

이들’지식인,문화인들의삶’이지향하는목표였었다.

*

이러한<신생활애호회>멤버중에는,

영국수상,맥더날드씨(RamsayMacDonald,1866-1937),정치가시드니(SidneyWebb,1859-1947)같이

이미정치에적을두었사람들도있어,

일반인중에구체적인정치활동을통해실사회의진보와개량’을도모했던

‘<신생활애호회>와병행하여할수있는<정치계몽운동의움직임>’이,<훼이비언협회>창립이었다.

여기에는,극작가버나드쇼나철학자버트란드러셀등,당시의유수의석학들도가담한다.

주목할점은,위에서옮긴훼이비언협회창립팜블렛에서도읽을있듯,

이들의목표로하는사회개량정치적활동은,

적극적인사회계몽’을통해,<‘성숙’을지향하는데있다>는.

-<점진적이고완만한사회의성숙’>이다.’성장’보다도

런던경제정치대학(LondonSchoolofEconomicsandPoliticalScience,LSE)

구체적인발현중의하나가,

훼비이언협회의중심멤버인시드니부부’의기부로1895년에설립되는

유명한<런던경제정치대학(LondonSchoolofEconomicsandPoliticalScience,LSE)>.

지금까지17인의노벨상수상자와,32인의각국의수상대통령등저명한정치가를배출한명문대학의

<‘사회인문과학적’학문의사상적추구근본’>에,

19세기말영국의휴머니즘이낳은이<훼이비언협회>자리한다.

또한이대학출신들대부분의정치적진출이,지금도영국의양대정당중의하나인노동당(LabourParty)’.

그리고,이노동당을견인하는Thinktank들에도역시

*

나이아가라폭포를사이에두고접경한<‘미국’과캐나다’의사회>.

그러나,양국의분위기가달리하는이유중의하나도,<‘훼이비언협회함께하는힘’의존재유무>이다.

캐나다에는더글러스콜드웰재단(Douglas-ColdwellFoundation)라는thinktank있어

명칭을따온캐나다의정치가더글러스씨,콜드웰씨양씨모두,

영국의훼이비언협회의이성(理性)에접근하고자했던인물들.

그래서,역시,<교육을통한계몽과연구로사회민주주의지향하는단체>가캐나다에는존재한다.

물론,같은이유로,’유럽사회’와미국사회’가,–우리한국인에게는같이’서양’이라고불리우나–,현저히다르다.

19세기말의영국뿐만아니라유럽의<지성인과문화인두드러진활동과영향이유럽에는존재하여’>

지금도,이들유럽선진국가들의정치적발달속에서는,이런<이들의적극적인참여의역사’>를읽을있다.

나자신은,<독일>에서생활하는지난시간속에서‘그런사람들의삶’을실감했었다.

-두터운사회복지제도자치제로,자율적이고안정된보통시민들의생활이확보되고있었으며

이들은진지하고성실하게자연환경보호등에도열심.

-각개인의프라이버시가물론존중’되면서도,

사회전반에같이사는인류에대한이해,<휴머니즘,인본주의>에의신뢰’도자리잡고있다

(명장훼이비언은이렇듯아름다운모습으로사색한다.)

톨스토이,디킨즈,쏘로,에머슨…,또쇼와러셀의전통을잇는

‘청렴하고검소한삶과정치.

-…’한국판훼이비언협회?!

(사진은Google에서)

‘읽고 싶어진대로’ 읽혀져 ‘아픈 진실’

<저녁을맞은나라들이걸어온내리막길(DerUntergangdesAbendlandes)>

이라는제목으로적힌책이있었다.

‘…?’

-‘나라(land)라는단어만없다면,

저녁노을에젖어걷는산책길이라도연상시키게하는,시적이고아름다운책제목!

독일어로적힌이책은,

그래서,같은언어를사용했던작가토마스만(ThomasMann)에의해

철학자쇼펜하우어(Schopenhauer)의글을읽고있는듯했다.’소개되고

역시같은독일인인경제학자웨버(MaxWeber)에의해서도,

지적인문학,예술의애호가(dilettante)독창적이고정교한글이라고평가받았었던글.

이책은,출판되자마자,당시의독일어권의지식인들사이에커다란논점이되었고,

그들에게이미친밀했던고대그리이스로마사는물론,중국,이집트,이슬람문화등에이르기까지

세계각지에서발흥한문화사를총괄하여정리한이책은,

그다음해,유럽내의많은언어로번역되면서,곧,’전유럽지식층의총아’가된다.

*

저녁을맞는곳=서녘=서양(西洋)’

내리막길=하향길=쇠퇴(衰退)’

당시,영국의번역자는이러한추급적이해를한것일터

이책이영국에서영문으로번역되어출판될때에는,

본디원서의서정적인책이름은,<서양의쇠퇴(TheDeclineoftheWest)>라고옮겨졌다.

일면,단정하고정연한표제...

그러나,본래저자가드러내고자했던대상,’세계를바라다보던시적인아름다움’은잃게되었다.

이번역본에는,

저자가,‘theWest서양세계에해당하는독일어‘derWesten’을피해,

일부러‘dasAbendland(theevening-country)’를선택한깊은뜻에의

사려가부족하다

글을쓰는이들이

자신들의관념을보다더정확히드러내기위해

얼마나신중히단어를고르고있는지를염두에둘때,

특히나,책의제목이라고하면

이를통해저자가독자와만나는첫대면임에,더욱조심했었을터이어서…

이런영어로옮겨짐으로해서

애초,저자의아름다운언어와심성의색깔이’퇴색한것’에아쉬움이사못크다.

1919년영국에서번역출판된책으로해서

본래의이책이가지고있는인문과학적사색’을닮은<철학서>의면모가더이상드러나지못하고

사실을좇는데급급한<사회과학적역사서>변모하게되었다.

*

더욱유감스러운일은이웃나라에서일어났다.

1944,’태평양전쟁의패색이짙게드리우기시작했던일본에서

당시한일본정치가의아들이었던무라마쯔마사토시(村松正俊,1895-1981)씨에의해

이책이일본어로번역소개되면서,

경악스럽게도–,한자어로적힌이책의제목은,<西洋,서양의몰락>이라고적힌다.-‘몰락?’

당시의일본독자들의,서양의몰락에대한기대감을대변한것?!…

(한블러그이웃분께서

일본에서의서양의몰락의첫번역은1926년임을알려주셨습니다.정말감사합니다.

-1944년본은제가일본서점을통해받은소개.서점이취급하는가장오랜된책으로-

그이웃분께서는,

"그시기까지만해도,서구의사상적이론이일본사회전반에완전히정착하지못한채

일부식자층(인텔리겐자)에서만통용될정도였기때문에

번역자로서는’좀더자극적인표현을써야만독자들에게어필할수있겠다’는생각을한것이아닐까"

라는의견도주셨습니다.참고해주시기를…)

그리고,–역시커다란유감으로이’일본어제목’으로이책이한국에소개되고,

한국의많은지성들은,영어혹은일본어’로옮겨진이책을,지금도<사회과학의필독서>로읽는다

(얼마전,한전직장관이쓴척박한글이"무상급식과서양의몰락‘"이라는제목을적혔었다.

오스발트씨의표현’과는무관한언급이었기를…)

괴테와니이체의섬세하고고상한정신에심취하며배움을쌓아

역시예리하고아름다운심성을가졌던저자가

‘인류의역사를적기위해’선택했던아름다운원제

대다수의한국인들의가슴에전해지지못한다

이저자의이름은,–이미아는분들도많으리–,

오스발트슈펜글러(OswaldManuelArnoldGottfriedSpengler,1880-1936).

*

영어‘Decline’의어원은‘-cline기울임,경향으로,

하향을의미하는‘de-‘라는접두어와함께어울려,감소,퇴보를의미한다.

(독일어역시,’-gang’이란경로,과정을의미하는뜻으로

이에이라는접두어‘unter-‘와함께,내리막길,하향길,쇠퇴하는과정을표현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역시,영국인들중에는,자신들의심성에잔존했던난폭하고야만적이던Celt족의후예의면목을드러내며

쇠퇴,하향이라는단어를,그의미보다

그것의궁극적인귀결‘-,’몰락(멸망하여완전히없어짐)’의어감으로더즐기려했었음이었을까

이들사이에서는이‘decline’,–번역자의한정된추급에도불구하고–,

확장된의미,’몰락으로더읽혀졌었다.

이책이출판된1918년은,1차세계대전이끝났던해.

어쩌면사람들의마음은,4년이넘게유럽전역에서계속된전쟁때문에

지치고상처받아피핍의절정’에있었는지도

독일에서출판되었을때,독일의많은교양인들을감동시키고그들의정신을깨우치게하였던슈펜글러씨의책은,

영어본으로옮기어져더많은유럽인들에게읽히게되면서,자신들의문화의몰락을경고하는책으로오해된다.

그리고유럽사회는망연자실에빠지며,이책에,’수긍과반목으로,크게동요한다’...

이런사회적반응에대해,저자오스발트슈펜글러스스로,

자신의책을설명하고나선다.

"자신이적고자의지한것은,

몰락이라는대참사(acatastrophicoccurrence)’가아니라,

오히려,한문화가쇠퇴기에들었다할지라도,

몰락에이르기까지는오랜시간이걸린다는(protracted)’사실

,’긴황혼기(twilight)’를갖고있음을적는데그뜻이있다.".

오스발트가살았던시대는,

2차세계대전을준비하던독일의나찌즘이사회를서서히좀먹기시작한때.

1934,’결단의시간(JahrederEntscheidung,TheHourofDecision)’이라는책을적으며

유색인종에대한편견과극단으로치우친국수주의에’반대를표명했던’저자는,

논적이었던나찌사상의철학가알프레드로젠부르크(AlfredRosenburg)등에의해

결국은,고국으로부터음침한사회적추방(ostracised)’상황에놓이며소외당하게된다

그리고2년후인1936,사회와세계에의해이해받지못하고오히려왜곡되어짐에서받은심적스트레스에서일까,

오스발트는돌연의심장병으로삶을마친다.

*

어린아이들중에는,–아직어리고그뜻을헤아리지못해–,

쉽게죽어버려사라져등유치한말들을입에올리는정황이있다.

그리고상대를상처내고는고소해한다…-역시어리다.

하물며,어른들의

상대의존엄을무시한몰락파멸에의성급한언급이나결론은,

지성인으로서는사색과사려가부족한것으로역시’정신적미성숙’을드러낸다.

물론,진실을드러내기위한과학으로서의저술도있다.

그러나,그과학을정리한저자의의도와는관계없이,음산한자신이읽고싶은대로매도하는것은,비열이다.

적어도,적지않은오스발트슈펜귤러씨가살았던동세기,

인류의지성들이그앞에서그러했다

(추기:

오스발트는복수의대학을전전하며철학,수학,역사,미술,음악을전공한다방면의면학가.

이글은,그런그의아름다운사색과표현이본디,명석한분별력으로인간애에넘쳤던

몰이해로인해몰락으로까지전락되는왜곡과정드러내어강조하고자적은포우스팅였습니다.

한블러그이웃의한댓글은

오스발트가사용한‘abendland’에대한부언을적어주셨습니다.참고하시기를

다만,너무긴저의포우스팅이어서,여기서는,오스발트개인에대한서술은피하고자했었습니다만,

짧게전술한바처럼,그의인간적성숙에있어괴테(Goethe)가자리한크기적는답글로

대신감사를전합니다.)

*

분단국가의탓?…

그래서,어느남성성인도피할수없는2,3년간의군대생활이요구한무사고(無思考)’,’절대복종의상흔?…

아직도과거인류의역사속에서

투쟁,전쟁의기록에몰입하는’한국의지성인들이적지않다.

물론,확연히,그런과거에는

현란한승자와참혹한패자의모습이있었고,

우리는그런기록에서오늘의삶과세계를사는지혜를배우려고하나

이미시대와삶의조건은크게변해있다.

인구의0.0…01%밖에는’인간으로서의존엄’을주장하지못했던시대에,

무식과무법’으로,인간의생명이닫혀있던그과거의난폭과야만성

더이상오늘의사회와세계의전제가되지않는다

-‘자신의’삶의무게를아는사람은

타인의,다른생명체’의무게도가늠할수있다.

인간한사람한사람이모두제각기존엄한것,

그래서모두함께잘살아야한다는것,

인간의유무체의한계를같이아파하고

함께작은기쁨이라도나누어야함을

알게하는,오늘날의과학이고지성으로발전하고있는’현대’를공감하시기를바란다.

*

역사를’짧은시선’으로읽어,

결국은,여전히눈앞의이익만을구하려바둥대거나제발밑의사정에정체된채로읽어,

그래서…,생기있는미래에연결되지못한다면,

‘과거,역사를읽는의미를잃는것’,-이는맹목이아닐까!

이토록정보가가득한,

이토록열려있어서로긴밀한세상의정황에서

오늘을사는우리’가

 역사에서주목해야할것은?!…

(사진은Amazon.d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