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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자랑한 ‘세계기록유산’ – 한 광부의 <탄광 기록화>

이전의포우스팅,사람은무엇을보다평가하나?세계는무엇을보다신뢰하나?에서는

<‘한국밖’의세계>에서

<‘인류의삶’을어떻게평가하는지,무엇에더가치를두고있는지…>관점을전하고싶었었다.

*

벌써오래전의이야기가되어버린듯하나,

한국어른들은,일본상품과견주며,

"일본물건은,포장만잘해서겉은번들하지만…"

"…역시,<속이좋은것>은우리것이지!포장보다더중요한것은알맹이‘!…"

라며우리의것을자주자랑스럽게말씀하셨었다.

그랬었다

당시우리것은,–겉보기에는그다지세련되지않았지만–,결코빛좋은개살구가아닌…,

뚜껑을열어보면그곳에는

<사람들의정성이라고할까,물건에대한사랑아낌이라할까…>’그런것들’이담긴것이어서

손에받아쥐면그것들이절절히닿아왔었다.

-‘순간의한눈에는결코평가되기쉽지않은것이었지만,

그러나<‘시간은,반드시진부(眞否)를확실히드러나게하는법~>.

우리는서두를필요가없었다

*

그러나,요즈음,한국에들어가면,

–내가한국에있는지,외국에있는지분간할수없을정도로–,

<거리를걷는우리한국사람들의’눈’과’표정’이변했다…>고느끼곤한다.

왜들이리서두르는지!

왜들이리돋보이려하는지!

진하게화장하고거창한장식구를걸친크고작은무거운몸들이

거리를정력적인듯,혹은휘청거리는듯발길을옮기고있다

한편,

이전그토록’겉만번드레하던일본’은

요즈음조금씩그까지도충실히하려고하고있는데

*

유네스코인정<세계기록유산>,

-<그나라사람들>이가장먼저그가치를헤아려,국제기관인유네스코에등록을"신청함"이그출발점이다.

그리고<세계의위원들>이이를심의‘,이에통과된일품逸品만이등록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훈민정음,조선왕조실록,직지심체요절(하권),승정원일기,고려대장경판과제경판,조선왕조의궤,동의보감,

그리고,방금전에올린(일본발스크랩)’광주민주화운동의기록,<세계기록유산>까지,이상8점이나된다.

세계총238점중8점이우리의기록이다

이는아시아에서제1위의등록수이고,세계에서도제6위에달한다.

신청한다고해서모두등록되는것이아니니,

그우수한기록들을만들어낸우리선조들의성실과노력이자랑스럽다.

성실과노력이야말로,역시본래의우리네‘.

또한우리의기록문화보호심과그홍보력도평가되어야할것이다

(다만,<‘세계유산선정의취지>에대한정확한’이해결여’등등,약간의문제점은보이나…-이번에는넘어가자.)

*

한편,일본의경우,

어제,처음으로그네들의기록1점이<세계기록유산>으로등록되었다.

그런데,나의머리를갸우뚱하게한것은,

1점이,일본인들이그토록자랑스럽게여기는

-‘1천년이상이전의문헌’이라는소설<겐지모노가따리(源氏物語)>도아니고,

세계의인상파화가들에게영감을주었다는<우끼요에(浮世)>도아니었다는점.

그것은,

-일본남부의후쿠오카껜의한시골에서태어나,

-7살때부터부친과형을따라탄광에들어간이래50년이상광부로석탄을캐어온

야마모토사꾸베이(山本作兵衛,1892-1984)’

라고하는한광부탄광기록화일기,697점의작품.

-‘탄광노동자들의생활’과그속에서의’사람의정’을생생하게,그림과글로남긴것이었다.

한촌부의소복하나절실했던생활기록을,

일본이

세계에,그리고인류에

자신들의자랑스런<기록유산>으로신청,심의를받아등록시킨사실에는,

경의와찬사,그리고부러움까지느끼게된다.

실제로,이작품들은

–프랑스의유네스코위원으로부터–"손으로적은<인권선언>"이라는평가를얻었다고한다

이는마치,

이전의스웨덴의VasaMuseum을소개하면서전해드린<스웨덴이진정한인류선진국인이유>에서

‘바이킹의후손인스웨덴사람들’이보이는

<자신들의’선조의과오’를서슴없이드러내반성하며

그전철을다시는밟지않겠다>는의지

와유사하다

일본인들의<인간주의,인류애>는,조금씩앞으로전진하고있는듯.

*

우리한국인들도,

왕조의,그리고화려하고찬란한그어떤공적뿐만아니라,

우리한국인의’깊은곳곳의삶’에담긴<정말로소복하고다정한성실한사람들의"">

세계를향해‘우리의인류의유산으로자랑할수있는<시선의폭을갖게되는날>을고대해본다.

(사진은Google에서)

일본에서의 조금 다른 봄맞이

연이은지진과쯔나미,그리고방사능위협으로여윌대로여윈땅에도,

예외없이5월의햇살은찾아와주었다.

"…Thecruelestmonth,breeding

Lilacsoutofthedeadland,mixing

Memoryanddesire,stirringDullrootswithspringrain"

(TheWasteLand,T.S.Eliot(1888-1965)

–hasatlastgone~!

예년같으면,4월에들어서기바쁘게입에올렸을봄의찬가도,

재난으로하여마음도몸도아픈이웃들앞에서는

조심스러워지는.

일본인들의이런심려와절제로

이들의봄의정례인공원에서의벚꽃놀이에도무거운그림자가드리우고

자연의재생은,눈맞춤을피하려는사람들의시선들로해서,그간흥을잃고있었다.

시인의봄비마저도이곳을피해가는지

일본경제의뿌리는눈을뜰기세도보이지않은채,

외려,피해지에는4월중엽까지도눈발이날려

그러나Mr.Eliot,

당신의연민으로더욱잔인하게보였던그이른봄,그4월은–

–이제는,5월에밀려,더이상이곳에는없습니다~!

*

"루은룬るんるん"

일본사람들의이렇게적힌다.

연홍빛벚꽃잎이바람에휘감겨한꺼번에떨어져내릴때,

그연약한것들을밟고내딛어’가라앉는비장감’을뿌리치고자함일까,

심미의눈을밝히며찾은그네들의

이렇게’밑에서위로’끌어올리듯,부풀어오르는형태를한다.

제존재속의깊은심층에서부터의두들김(knocking)’이자’솟아오름(springing)’이다.

사람들의양기를북돋고자일본정부마저이례의봄선언발표하는중에,

하나둘봄답지않은봄을향해마른웃음을드러내며

거리에는루은룬경쾌하게발걸음을옮기고자하는사람들의수도조금씩늘기시작한5월이다

*

유럽에서도,미국에서도,길거리를걸으면,

아직은소수인아시아사람들의얼굴은내눈에금방눈에띠었다.

서양인들은그렇게구별하기어렵다며설레설레머리를젓는

<일본인과중국인과한국인을분별하는일>

외국에서제법오래산한국사람이라면그다지힘들지않는일.

한편,이곳일본에서

<다수의일본인속에섞힌한국인의모습을분별하는것‘>은별개로,

결코쉽지않다.

민단,조청련으로나뉘우는사람들은그세대를거듭하고있는긴시간으로해서,

일본역사속에서기원전10세기경쌀재배법을가르친사람들로소개되는건너온사람들渡來人들처럼

이미일본자체를만들어가고있는사람들속에자리잡아,

굳이그들의족보까지파헤치며국적을좇을필요도없을정도이나

*

그래도,나같이비교적신참으로여전히out-sider로있는사람은

알아보기쉽다.

우선봄맞이의색깔부터틀리다.

일본인모두에게심미의눈을뜨게하는잔잔한연분홍벚꽃의그네들의봄색과는달리,

내봄은언제나노란색으로시작된다.

노란수선화의봄,

또지금도선명한사진어머니가골라준노란바바리를입고국민학교입학식에향하던3월의기억

그리고졸업한학교마다늘넘치듯피어있던개나리,개나리

2월이끝날즈음이면벌써봄을기다리는마음이동하며

개나리빛진한노란색의터틀스웨터로몸을감싼다.

그간의무채색의겨울치장과는유별이다.

특히나,겨울이면보라색외출복을즐기는나로서는,

먼셀색상환표의정반대색으로도약하는것이니–‘대변신

(Munsell’sColorWheel)

앞선포우스팅육아育兒육아育我‘1.-인간생명에서도적었듯,

시각적인자극은삶에대단히중요한것이어서,

먼저이렇게옷의색이변하면,기분에도,실제의생활리듬에도,변화가따른다.

봄이짙어감에따라

그노란빛도겸손해져조금씩여려져간다.

내옷장은,색조를조금씩달리하는노란색스웨터나블라우스는제법숫자를채우고있다.

한편시기를같이해,슬랙스나스커어트의색은반대로흰색에서크림색으로조금씩색이짙어가대조된다.

상하가같이여린크림색이되는시기는대개는4월초순경

햇병아리같은복장에다달으면,

어릴적향수를되돌아가그곳에서잠시나마어린생기로놀아보기도하며

*

이미5월이어서,

그날나는,

엷은크림색블라우스에채도낮은진한그린계스커트를입고일본인들의봄치장과는조금다른스타일.–

토오쿄행전차에올랐다.

전차안은,더구나오전중의전차는,결코한가하지않다.

전차를타면으례,북적거림을피해조금은사람이적은차량의앞뒤쪽에치우쳐서는.

이날은운좋게도,역지나지않아,내가서있던앞의우선석의자리가비었다.

일본에서는,적어도내가사는치바동경간의케이요오센전차에서는,

노약자를위한우선석이라하여그자리를특별시하며비워두는사람은거의없는듯

(대부분의경우,자동차로이동을하여전차를타는기회가아주적은나의파악이니정말로소견이다…)

나도이럴때만은‘followingtheRomans’로,주위의일본인들처럼,서슴없이비어진자리에앉는다.

다만앉아서책을읽으면서도,전차가역에멈출때마다머리를드는것또한현지인들과내가다른모습.

우리한국인들은언제라도이자리의주인이올라타면그자리를양보할준비로앉는것이어서,

이자리는그리마음편한자리이지만도아닌것.

-…비워둔채로서있는것이한국에서는더편할정도이지만.

*

이날도서너정류장지나지않아,머리가힐긋한할아버님이올라타셨다.

얼른자리를차고일어나는내눈과시선이맞아,망설이듯사이를두었다가가까이와자리에앉으신다.

몇번이고그유명한아리가또오ありがとう라는인삿말을연발해감사하다하며허리를수그린다.

그리고나는,숙제를마친아이처럼안도하여편안한기분이되어,전차차량의구석으로더깊이섰다.

그런데

그후몇정류장지나고또다른한노인분이올라타셨다.

대개전차의어느좌석에든자리를잡은대부분의일본인들이그러하지만,

머리를살짝수그리고앉아휴대폰을사용하거나책을읽거나제일들에몰두하며/하는척으로

주위의변화에그다지눈을두지않아이노인의승차에주의가주어지지않았고,

노인분도그런전차의분위기에익숙한듯,전차문의손잡이를잡고서계셨다.

아…,무심한일본사람들…’

하며조금유감스런마음을느끼며이러한정경을바라다보고있던나를

‘놀라게한일’은약1분이지나,전차가다음역에멈춘후에일어났다.

다음역의안내방송이나오자,이전까지내옆자리에앉아있던,’우선석

30대중반의여인이조용히자리에서일어섰다.물론그비어진자리에는노인분이다가와앉았다.

아무런말도주고받지않았지만,’두사람의위치가교환되는것’이너무당연하다는분위기.

그좌석주위에는비록적지않이다른사람들도듬성듬성서있었지만

그누구도노인보다앞서그자리에앉으려는모습을보이지않았다.

그녀는그자리를떠나차문쪽으로향하였고,

나는또당연히,그녀는다음역에서하차하는승객이라고생각했다.

그런데,다음역에서전차가서고차문이열리고다시닫혔건만,

그녀는전차를내리지않고다만한블럭거리가둔곳에그냥서있는것이었다

*

"!…"

그녀의그런모습을보며,나는그녀로부터’한상냥한멧시지’를깨달았다.

이일본여자는,

조금전내가,무슨큰일이나되듯자리에서일어나자리를양보하여노인을앉히며

인사를하고인사를받는그부선스러움

피하려고한것은아니었을까?…

이전책에서읽었던

<일본사무라이들은은혜를받는것을수치로여겼다>는글귀가문득떠올랐다.

그런것인가?

일본사람들은마음이차가운것이라기보다는,

그어떤호의‘로라도,

상대에게은혜를입었다라는기분을갖지않도록

배려하는것인가?…

그녀는,노인에게

이미신체가쇠약해진분에게…’라는소외감이든가,

고맙소,고맙소..,’를연발하게하는마음의동요를가지지않아도되게끔

-현명하게조용히처신하려는뜻이었던가?!

자리를양보하고

한블럭멀리떨어져섰던그사려깊은여인이전차를내린것은

그후세역이지나서였다.

그때까지그녀에게서눈을떼지못하고

멀리서바라다보았었던나는,내심머리가수그러졌다.

–‘참으로아름다운여인/인간이다.

그녀가내린후에도,차창을통해내시선은

그녀가시야에서벗어날때까지

한참을그녀의뒤를좆았다

*

이에피소드를일본인친구들에게들려주면,

모두들<나의읽음이과하다>며,

살짝웃음을짓기도일부러박장대소를해보이기도한다.-"그건모두옛날일이예요"라며그네들은손을젓는다.

앞서첫노인의승차때,나로인하여,발늦게양보의기회를잃었던그녀가

그후부끄러운마음으로가시방석같은자리에앉아있었던것이틀림없다

다음기회가주어졌을때,금방자리를서고싶었지만,

내게옆구리찔린듯한경우가되는것이싫어서,그냥버티고앉았던것이지요

그들의해석이다.

역시친구는좋다

일본인친구들은외려,<한국사람들의노인을공경하는마음이더부럽다>는을입에올리며,나를부추긴다.

나의겸연을누그러뜨려주려는뜻이려니

진상이어떠하듯,

5월의한날,나는<조금색다른,그리고흐믓한봄맞이‘>를하였다.

책을통해보았던고전적일본인을실제의생활속에서만난듯한기쁨

*

나는이국에서

현지인과조금다른내모습으로그차이즐기고,

적지않은다른삶들도배우고있다감사한일.

-5월이다

(사진은Google에서)

사시미 – 그리고, 또 하나의 일본적 관점 <'사시미' 법칙>

일본말사시미,한국에서도제법많은사람들이알고있는단어.

그리고또,놀라웁게도,적지않은한국사람들이이를즐기는듯.-‘생선회라하지않고사시미라고부르며

*

3면이바다에둘리운우리나라이어서도

물론,옛부터날생선은바닷가에사는사람들에게는생소한것이아니었으리라

부산이고향인나의양친도고향에내려간길이면,곧잘우리들을데리고해운대생선회를찾으셨다.

어린우리들은,달콤새콤한맛이곁들인초고추장덕분에,

날생선이라는의식도거의없이,부모님이찾은식탁옆에둘러앉아식사를즐겼었다.

하지만,서울에서생활하던우리집의식탁위에서생선회를맛본일은거의기억이나지않는다.

깔끔했던어머니는,산에둘러쌓인분지의고장서울에서팔리는생선의신선도를결코신뢰하지않으셨어서,

지금도내게익숙한생선요리는,역시무우를깔고빨갛게맛을들인생선지짐등에요리한것이다

이런나여서,사시미라는말은내게,

일본에서살기시작했을무렵의한실패담과늘겹쳐진다.

(일본에제법오래살고있어,나의웃고넘어가지못할실패담은하나둘이아니지만…)

그날,집에서적지않은일본인손님들을맞이하게되어,몇가지우리네음식은준비하였지만,

그래도손님들의식성을감안해슈퍼마켓에서

처음으로사시미팩(여러가지어류나조개류의사시미를플래스틱츄레이에담은것)’을사왔었었다.

그리고손님앞에내기위해,집에돌아온나는

사시미를한점씩한점씩면밀히,흐르는물에씻어물기를닦은후커다란접시에옮겼던것.

(슈퍼에서사오는재료를로먹는다면

반드시씻어야한다는생각은,역시서울어머니의그딸.)

식탁위에올린사시미를맛보던그점잖은일본손님들이머리를갸우뚱하는모습에,

제발이저린내가,’처음사본사시미를씻었다’는사실을전하자,모두크게웃어댔고…

얇게칼을넣기전의큰덩어리의생선살은무관하나,

일단한입크기로자른사시미는절대씻지않는다고한다.

물론,위생적으로안심이안되는부분도있겠지만,

그래서,옛부터사시미의쯔마(/)’라하여

채썰은무우나당근,오이등(‘이라고도함)이나야채잎을곁들이는지혜를일본사람들은낸다고…

이는,그저음식을돋보이게하기위해서뿐만아니라,

생선의비린내를덜고,소화를돕는역할을하기때문이며,

와사비간장과먹는것도,

이와사비뿌리에기생충이나식중독의원인이되는균을죽이는살균효과가있어서

사시미를일부러씻지않아도된다며…

그런친절한설명도나는이날처음듣게되었었다.

어느나라에서도옛부터과학적인가늠없이제각기의문화를발전시켜왔는데,

현대적인시선으로주목해도

역시그곳에이미과학이존재하는많은예를쉬이찾을수가있다.

그러니,한국의여러분,일본의사시미를즐길때에는,

가능한한와사비간장에찍어서,그리고곁들인야채양껏많이함께즐기시기를

(추기:한블러그이웃분의생물학적지적에의하면,

생선살에박혀있는기생충알은,익히거나

’48시간이상상업용냉동고에서영하20도이하로냉동시켰을때없앨수있다고합니다.

일본인들이위안으로삼는와사비간장,기도와도같은신화의세계인듯

그어떤이유이든,사시미와함께나오는많은야채는듬뿍드시기를…)

*

다만,오늘화제에올리고자하는것은,

위에적은것과는같은의미로한국사람의대부분이알고있을,

그리고내게는쓴웃음이섞힌실패담의기억을떠올리게하는

생선회요리를일컫는일본말사시미보다,

일본사람들이통용하는<‘사시미법칙(さしみの法則)>이라는사회용어에관해서이다.

라는일본식발음은,또한(,さん) (,) (,)’라는숫자를연상시키기도하여,

‘343′으로도읽게된다.

일본인들이,

한대상/물체/현상을이해하고자할때‘,즐겨인용하는말이다.

특히나,’인간집단

사람들이모인공간사회에대한해석과인식을위해많이쓰인다.

예를들면다음과같은경우처럼…

의견‘이제안되었을때,

-‘적극적으로이에동의하는사람수는전체의약3,

한편,그극단에서서’강하게반대하는사람의수도3,

그리고나머지전체의4즉,이양자의가운데에존재하는약40%의사람들은

자신들의강한의지를갖지않고,양의견의갈등을주시하며,기세를잡은쪽으로흘러가는사람들..

이있다고보는식이다.

다른예로는,’무슨일이든,

그일에집중하여열심히계획하고리드하며일하는사람의수는,전체의약3,

지시에맞추어묵묵히따라하는사람의수,4,

그리고,그일에전혀무관심하여잘일하려하지않는사람의수가또약3부가있다

는사실을,암묵으로전제하고들어간다.

또다른예로는,어느조직속에도,

-‘제몫이상을일하는사람이전체의약3,

-‘제몫만큼만일하는사람이약4,

그리고,’제몫도못하고늘주위에기대어힘을빌리는사람이또3가있어,

그런그들이섞혀있다고인식한다.

개인관계에있어서도,

-‘자신을좋아하는/자신이좋아하는사람은전체의3,

-‘그냥덤덤하게알고지낼정도의사람수약4,

그리고자신을좋아하지않을/자신도좋아하지않을사람도약3부존재하는것

..을그들은암암리에인정하고구분한다.

(그래서,일본인들의미덕으로자주평가받는

-‘이나겸손로대변되는그들의성실한교분도전자의3부에게서만,

형식적인교분은,가운데의4부에,

그리고한국사람들이가장싫어하는--‘겉다르고속다르는(혼네와타테마에本音と建前)의교분’은

나머지3부에속하는사람에게서로

라고그네들의인정/마음도나눌수있다…

당신은일본사람과어떤종류의교분으로대우를받은적이있으신지?

행여,그것이그어떤형태이었든,

자신이받은경험만을가지고,"일본인은…."이라며성급히결론을내리지는마시기를…)

*

그래서,이런사고를가진일본인들은

한조직전체를악착같이‘,일률적인"동류"로만들려는노력도,투쟁도그리하지않는다.

그냥일견겉으로만하나이면된다.

그내부에다양한형태가있더라도,

알면서도모른척,눈감은척하며모두를한조직의일원’으로수용한다.

물론,각각에대한평가점은별개의문제다.

어차피집단속에는라는복수층구조가존재하는것을암암리에받아들여,

이천차만별의개체들을수용하나,

같은집단이라도

각개체개체에대해서는,내심상대를측량하는냉정한눈을가지려하며,

그상대개체의위치‘를살피고,그에걸맞는"자신의태도"를분별하려한다

*

또다른,무엇보다도흥미로운사실또하나

선두의3에속하는사람들만모아서새로이집단을만들어도,

결국에는그속에서,또다시<‘법칙의구성>이형성되고만다는것이다

이런이유로해서,일본인들이그토록강한자본주의경제개념을가지고있으면서도,

일본에서는,미국식‘headhunter’의활동이나능력주의가그다지성하지않는다.

어차피,집단에들어가면어떤자리에설까불분명하니..

이는,또한아직도,일본사회에<종신고용제>의신화가현존하는이유이기도하다.

-‘몇몇능력있는소수’와’담담히잘따라주는중간다수’가

별수없이’무능한하부의또다른소수의몫’까지거들면서같이해내면되는것…이라고.

이전에상당히오랜동안,내가

일본사회의불가사의현상으로보며의문시했었던사실이있었다.

,<어떻게이나라에서는,"일본사회에서결코좋게평가받지않는야쿠사만화등각종마니어들

주위의사람들에의해’강렬히부정당하는일없이’,또’지하에숨는일없이’,

당당히지상(地上)에그들만의공간/사회를확보할수있는가?">–토오쿄한가운데아끼하바라(秋葉原)처럼–

라는의문

(…눈살을찌프리게하는대상에대해서는혐오감을갖는것은너무나당연하다고생각해왔던나…

그런데이상하게도,일본사람들은,그런대상을눈앞에두고도결코인상을드러내찌프리지않는것이었다…)

-조금시간은걸렸지만,이에대한대답도,

역시<법칙을수용하는>일본사회의식에서찾았다.

*

일본사회의아웃사이더인나의시선으로이들을바라다보면,

이런<사시미법칙>라는말/언어를만들어놓은일본인들의마음속에는,

세상사에대하여늘,또한<‘희망3′현실수용4′낙담/체념3′>이섞여있는것처럼보이기도한다.

그래서한편,그들은이러한복잡한심성층을가진대신,그로해서또,삶에도유연하다‘.

-‘현명한자기절제도가능하다.

,일본인들은,어떤상황에있어서도,

유연히그공간에서의자신의위치를먼저살피고정한다.

-물론,<선두의3′?>,혹은<가운데4′속에?>…에설것을우선은망설인다

그리고대부분의경우,무난한선택을취하여,후자의<묵묵히일하는‘4’속에>에자리를잡는다.

흥미로운사실은,

결코그들은자기자신을,<꼬리의3′>속하게하는것은,처음부터는염두에두지않는듯

꼬리의3′의삶은,

<이찌닌마에(一人前)>라는또다른용어로자립정신을중요시하는그들의전통적정신세계나,

혹은그들이극력회피하려는<무라하찌부(村八分)>전통적사회제재(制裁)를의식할때,

결코흔쾌한선택이될수없기에.

(그래서,일견–단순히겉만짧게훑어볼때–,

일본사회는,<소수의리더순종하는다수2분화>된것처럼보일때도많다.)

꼬리의3′

–본인들은결코수용하지않음에도–,타인들의눈에의해평가되어’뒤에서게되는사람들의경우수’이다.

*

…일본인들은이<사시미법칙>이라는용어를통해,

일률적이지않은것‘,’다양한것에대한’포용력’을갖고자하는듯하다.

앞에서도적었지만,특히나그들이물질적인생활의안정을얻은오늘날,

이들은자기와다른것‘,’자기로서는이해할수없는것에대하여동요없이,

그저담담히<‘있는그대로’를’수용할여유,그준비를갖게된듯>…

어차피,’한공간에,똑같은사람들만존재할수는없다는이단어의전제는,

<이질적인존재에대해서도,일부러적의심을품으며마찰을일으킬사심을없애주는것>임은분명하다

*

한편,이런일본인들속에살면서,내가되돌아보게되는것은,역시,한국인,한국사회이다.

우리들은,–100점의명답만을구하는사지선택의,<정답은,언제나하나(一)>교육을받은덕분일까…–,

모든대상/현상에대해늘,하나의평가를가지려고하는경향이아주짙다.

즉,-‘친구‘가아니면,그외는’모두이다.

그래서갈등경쟁…’투쟁에이르기는것까지너무많고잣다

그런우리들의모습의가까운예로,인접국일본을바라다볼때도,

–‘"자신의눈/감각"이짧은시간,혹은일부분적으로확인한사실을마치일본의전체인냥–,

쉽게분개하기도하고,쉽게칭찬하기도한다

(이전,’일본특파원생활3년만에한기자가쓴<일본은없다>라는책이그전형이다.

우리한국인들이"어떤일본을읽고싶어하는지"를가장예민하게간취했었던그녀는

그요구에맞추어서일본의그런예들만나열한것에불과하다.)

(새들의집단행동)

일본자체,<‘사회>이다.

아니,’우물안을벗어나본경험이있는,

혹은오랜시간많은공부를계속하여

조금씩현명한눈으로대상을,현상을,세계를전체로서바라본경험이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가,

모든현상/세계속은

다양하고복잡한구조가,"고정되지않은채,’흐르고있으며유연히섞이고있다"진실을알게된다.

즉,어느한나라에국한시킬필요없이,

삼라만상은,<‘세계>인것.

우리한국사회에도,이런<‘‘>에해당하는우리말이–어서,그런언어를찾아야–

보다많은사람들사이에서통용될수있는,

그래서,서로다른이질인사람들이평안히섞여생활할수있는그런시대에들어갈수있지않을까…

‘경직,정체’는있어서는안된다.

‘유연,흐르며섞이여야’할것.

(사진은Google에서)

일본 명물 서민市長의 승리 – 카와무라 타카시 (河村 たかし) 씨

인구220만도시,일본나고야시(名古屋市)의시민은2년전,아주특별난시장을선출했었었다.

카와무라타카시(河村たかし)-그의이름.

그리고어제,그는,2월의훈풍을타고,이전보다더큰지지를얻으며시장에재선되었다.

지난시장선거가거행되었던20094,

그는선전차를이용하지않고,135킬로미터이상의거리를자전거로달리며선거운동을했다.

그때그가내세운공약은,

1.서민정치

2.시민세10%감세

3.볼렌티어시의원제도입

4.일본에서가장세금이싼도시.

그러한그의모습이

그전까지시민투표률이일본에서꼴찌에서두번째로낮았던(27.5%)나고야시의시민의식을50.54%까지높여,

나고야시장선거사상최고득표인51만이상의표를(차득표후보와약23만표이상차이)얻으며,

시장으로선출되었었다.

*

그가시장이되어가장먼저행한일는,자신의급여를1/3로줄인것.

,나고야시시장의연수입2400만엔(3억원)을스스로800만엔(1억원)으로낮추었다.

이렇게,시장자신의수입을서민급으로낮춤으로써,1공약서민정치를실현,출범시켰다.

그리고,두번째공약,시민세를10%낮추기.

-이를실시할경우줄어들게되는시의세금수입약168억엔의부담을채우기위해,

각종공공사업을경쟁입찰에올리는등,’시의지출을대폭적으로줄이는대책을펼쳐

오히려180억엔이상절약하는데성공,2공약도지켰다.

그럼에도불구하고,나고야시의시의회는,

시의부채가무거운현실에서시민세를낮추는정책은나고야시의경제능력을약화시킨다는이유로

시민세의감세는그가당선된첫한해만으로제한한다는법령을통과시킨다.

이는,–그어떤다른대의명분보다

이카와무라시장이,자신의세번째공약,<볼렌티어적시의원제>의실천을위해,

스스로자신의보수를연800만엔으로낮춘것과같이

이후,현재<나고야시의원의연수입1,713만엔도‘800만엔으로삭감>시키려는시장의정책에대한

시의원들의반격이라하겠다.

50%에가까이연수입이줄어드는것이니,

이별난시장밑에서기존의원들의느낀위기감은짐작할수있다.

이렇듯,이미이전까지,스스로도역시국회의원5선의경력을가진카와무라시장이었지만,

출신지의시의회의원들과의불화가심화되어,자신의정책이실천되지않게되자,

그는이러한시의회에대한불신임시민투표의필요성을주장하며,

또다시시민의의사를물었었다.

그리고,

어제(201126),나고야시민69만인이상의찬성표를얻어,나고야시의회를해산시키게된것.

*

1948113일생,현재62.

일본명문상대(히토쯔바시대학교:一橋大)

일본의전통신발인게타(下駄)’와나고야식사투리로일관하며졸업한그는,

그후,고물장사의가업을잇는다.

물론대학에서배워전문지식을갖춘지성인의카와무라씨였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스스로직접트럭을운전하며고물과휴지교환등의험한현장을경험하면서,가업을번성시켰다.

그리고여기,그에관련된감탄스러운일화가또하나더

성공한젊은그가더욱회사를확장시키기위해새로이공장을건설하려했을때,

그의아버지는<동류업자들의일자리를잃게한다>는이유로반대하였다고하니,

역시그런훌륭한아버지밑에서성장한시장의인품을읽을수가있다.

사업을하면서도

필경그어떤연유가있으리라만…검사를지원하게되는그는,

결혼후10년이넘게야학에다니며,법해석과행정학등의공부를계속하였다.

사법고시의1차시험에는4번이나합격하면서도,

논문시험에서는늘불합격이되는그는,뜻을정치로바꾼다.

그후,한원로국회의원의비서를경험한후,

1993년의일본중의원선거에서첫당선된이래,5번이나재선하는중견국회의원이되었다.

1999년중의원회의에서일본의국기국가법안에반대표를던지는그는,

18년이상의국회의원직에서,서민의목소리를대변하는정책,정치활동을계속한다.

그중내게가장인상적으로기억되는그의모습은,

토오쿄의일등지,아카사카에위치하는국회의원숙사세금의낭비이며,

또한국회의원들만을위한특별대우로존재하는것은부조리라고반대,

국회의원에당선되었으면서도,화려한의원숙사에의입거를거부하며,

스스로세를내면서일본타다미(90cmX180cm)6장크기의한칸방에서거숙했던것.

(지방의원들이대부분,<토오쿄에서의국회기간중에만머무는의원숙사>의

<존립불필요성>을주장하는그의솔선이었다.)

또한,’의원연금제도,국회의원에게의특별대우에관해서도그는늘반대의입장에섰다.

그자신수혜자임에도불구하고

부적절한것,반드시변화시켜야한다고그는주장한다.

(특히,그는고향인’나고야사투리’를결코감추지않고연발하며,

한국에도잘알려진일본의코메디언키다노타께시가사회를보는TV프로그램등에오랜동안레귤러로출연하여,

일본의서민들에게잘알려졌었다고하나,그모습에관하여서는필자는잘알지못하니,여기에서의언급을피한다.)

*

-이미오랜기존의기반위에

앞서시민들의표를얻어시의회에입청한시민대표자(시의원)

그리고,한낱2년전에서민정치를목표로내걸며

새로이시민들의표를얻고등청한명물시장의대결.

현대사회의부풀은인구로하여,<시민,국민의의사가간접적으로반영될수밖에없는간접민주주의정치‘>에서,

양자모두,<시민의의지를반영하는대표자들>이기에

이대결은,타지에서주목하는사람들에게도아이러니로보였다.

이대결중에,

<나고야시의회>는자신들에대한불신임시민투표를주장하는시장의뜻을좌절시키기위해

여러측면에서강력한응징을해왔으며,

카와무라<시장자신>은,–보다확고히시민의사를확인시키기위해스스로도일단시장직을사직을하는등,

지난2년동안,나고야시의정치권은적지않은혼란이있었으나,

<‘2보전진을위한1보후퇴로,’필요악‘>이었는지도

201126,나고야시에서거행된시민투표는,

투표률에있어서일본최악의장소였던나고야시의<‘과거의부끄러움을떨쳐버리게하는시민들의참가>가있었다.

2년전의명물시장의서민정치에의해높혀진투표참가률은,최고률을또다시경신하며54.14%로올라,

나고야시민의의식변화와정치에대한기대를읽게하였다.

결과는,명물시장이

2년전보다도15만표가까이더많은시민들의지지를얻어,662251표의득표!-승리를안았다.

홀연,

이숫자만큼의많은일본인들이내게대단히친근하게느껴지며,

나는이용기있는일본시민들에게박수를보내었다.

*

대학에서’상업과경제’를전공하고,검사를지향하며’법과행정학을공부’한시장의학식과경험이,

그를정치전문가로서의의지를키우고,

<‘서민을위한정치가최상의정치>라는결론과확신을실천토록했다고생각된다.

역시,<‘확고한신념은,

언제나넓고깊이있는면학노력‘의결실>이다.

나고야시에사는일본서민들은욕심이적어,가진것도적은이사람들은–,

<결코,–자기자신만을돌보는정치인이아닌

허욕없이,다수의시민들을위한정치더큰낭만과보람을느끼는진실한정치인‘>

가까이두고있는진정행운아들이다

*

일본중부에위치한나고야시는,재일동포가많이사는지역으로도유명하다.

그들의힘도이전진에역동하고있는지도

일본에주재중인나는,강한관심과응원의시선으로를지켜보고있다.

참으로<나이를’잘드신분>이시다

(사진은,yahoo!에서)

하코네 대학릴레이 마라톤 – 함께 달린다는 것, 함께 산다는 것

새해의첫날,11일의아침에는,

"함께사는사람들가족"암묵으로나누어갖는숙제가있다.

언제나의태양이떠오르고,

언제나의가족들의자리이지만

이날은조금더분별을갖춘얼굴들이아침식탁에모인다.

식탁에는,어느아침과다르게,장속에넣어두었던무거운식기들이나열되고,

자리를잡은네가족은,새해인사와제각기의한해의결심과소망,그리고덕담을나눈다.

무엇보다도,이식탁에는TV가켜져있지않다.

(늘,아침의분주한출근,등교준비를더재촉하도록TV속의디지털시계도얼굴을내밀고있기마련이건만…)

하지만하루가지나,2일째의아침이되면,모든것이제자리로돌아온다.

신년의첫숙제를마친후의넉넉한휴일아침이시작

오히려,일본에서맞이하는2일째의아침에는,그전날과180도다르게,

우리가족은모두텔레비젼앞을떠나지못한다.

아침7시부터중계되는<하코네(箱根)대학릴레이마라톤>의관람이정례로되어있기때문.

…아침식탁에앉은채그대로점심식탁으로이어지는느슨함이다.

3일날의신년휴가의아침의정경도비슷하다.

<하코네마라톤>은,정월2,3,이틀아침에걸쳐장장12시간이넘게중계된다.

이긴방송시간에도불구하고,평균시청률은20%를넘는다고하니,

새해를맞은이날들,일견조용한일본가정의지붕밑에서는,

릴레이마라톤의흥분에쌓인가족들의모임이적지않다고하겠다.

"도오쿄<->하코네"사이의마라톤코스연변에는,

편도만으로도매년50만명이상의일본사람들이거리로나와성원을보내는신년의시작이다.

*

-이<하코네대학릴레이마라톤>의매력은어디에있을까?

장장220km,10시간이상의마라톤을각대학10명의주자들이연이어릴레이하는것으로

결국한명의주자가평균1시간전후를달려,

TV의카메라는,이긴시간,단조로이도똑같은얼굴만을비출뿐이건만…

-무엇이이얼굴들에사람들의시선을못박게하는것일까?…외국에서온나의시선마저도

(하코네마라톤의코스와각구간의거리)

나자신이마라톤중계에눈을떼지못하는시청자의한사람이어서,

그대답을나름대로정리하여적는일을,나의2011년블러그의첫페이지에담아보고자한다.

*

1920년에시작되었으니,이대학마라톤은당연히92회째이어야하겠지만,

2011년어제끝난역주는,<87회대회>였다.

전쟁을이유로대회성격의변형이강제된1941년도의대회를,

주최자인대학관계자들은분연히역대대회로헤아리기를거부한다…

그래서인지…,다음해42년에는대학연맹이강제해체되어,중지.

물론,전쟁이극심했던그후3년간도또중지…이런역사적인배경이그이유이다.

전쟁에관계했던정계와상계,군계대부분의일본사회가이성을잃고광란하고있을때,

상아탑의전통으로그들앞에섰던학계의,<암암리의저항과갈등의역사>를읽을수있다.

이전,일편적일본을국사책에서배웠던한국인인나.

일본에서생활을시작함으로써그와’다른또한면목’의일본을보게되면서,

무조건적인반감으로경직되었던자신을조금은연화시키는계기를갖게되었었다.

*

정월2일아침8,도오쿄의시중심지오오테마찌(大手町)를출발하여,

약간남서쪽으로떨어진하코네시의산산겹겹속에자리한호수,아시노코()까지의거리약108km…,

(스타트!)

그리고다음날아침8,이산속의아시노코호수를출발하여,

또다시출발지였던도오쿄의오오테마찌로되돌아오는약109.9km의거리;

(주자가통과하는사이는,하코네등산철도의전차도정차)

이상의왕복,220km,

20대초반의남자대학생’10명’이연이어달려,자신들의’대학의띠(타스끼,)’를나르는마라톤이다.

(각대학별타스끼.색깔이나무늬등으로전통을잇는다.)

본래는,

아직은미국이일본의적국이아니었던1920년대,

거대한아메리카대륙의동서횡단마라톤일본인들이달성하겠다는목표로창설된대회라고한다.

코스위의하코네의산들은,즉,아메리카대륙의척추,록키산맥을상정한것.

대회초기에는,학생들의마라톤이어서,’학업이끝난오후’부터출발,

200km가넘는이왕복거리의마라톤을’하루’동안에거행하였었다고한다.

그래서,이산속의코스를달릴즈음이면,이미시각은해가기울은저녁인데다특히숲속에쌓여대단히어두워,

근접마을의청년들이’횃불을달구어같이달리면서’길안내를해주었다.

그런따뜻한성원에도불구하고,

산정을향해달려오르는이코스는,대단히고통스러운것이어서

혈기왕성한20대젊은이들이도중에나무에기대어통곡을하는예도적지않았다고할정도

실제로,각코스약20km전후의거리를달리게되는각선수들의

타스끼를전달받아출발할때의상그롭고자신만만한표정은,점점시간이흐르면서그표정이격해지면서,

후반에는,그누구나예외없이,장거리달리기의고통으로흉하게찌그러진다.

결국,겨우타스끼를다음주자에게전달한후에는,쓰러져드러누워버리는선수도적지않다.

이들,’젊음으로해서대담하기도하나,다른한편미숙하고단순한주자들이

단하나,앞서달렸던친구들로부터전달받은’타스끼’를목적지까지나른다는일심으로,

20km전후의거리를달리면서드러내는

한주자의표정의변화분투,인내,좌절,극복의드라마는,외려,1시간의영상이부족할정도

지켜보는이로하여금,그들과함께아픔의공감‘,’회생의공감‘,’안도의공감을갖게한다.

더더구나,한주자의이드라마가,당연히,그자신한사람만의것에그치지않는다는연대감

이드라마들을더욱비장하게한다.

어깨위에맨<타스끼>는,

그간자신보다앞서달린친구들이전달해준,그리고자기뒤에달리게될나머지9명분의몫이기도해서

그리고,또한,–실제로대회에출장하여코스위를달리지못하나–,

그간뒷무대에서함께절차탁마했던수십,수백명의친구들의몫까지

<모든이들의’무게가담겨있다는것’>.

그래서,스피드,체력의조절미스등만약의실패로해서도중에쓰러져경주를포기하게되면,

그’타스께를전달할수없어’걸머지게될회한의크기는이루가늠할수없을정도로팽창하는것이니,

그긴장감을,

당사자인주자도,이들을지켜보며응원하게되는시청자도공유하며가슴을졸인다.

혼자서는결코힘껏달릴수없는거리이기에,

10명의친구들이힘을모아그목표를달성하게되지만,

결국이렇게<함께달린다는것>부담은

오히려한사람한사람의주자에게는기하급수적으로더욱더무거운짐을짊어지게한다고하겠다.

(한편,현대의개인주의,이런중압을피하고편리를택하는사람들의선택인지도…)

이런젊은이들의’혈기와패기의인간성’이

긴역주속의역경속에서결코좌절되지않았으면하는바램으로

오히려,최종적으로는성장으로이끄는적절한무게이었으면하는바램으로…,

텔레비젼의중계를지켜보며,우리가족들은인생이야기를나눈다.

똑같은화면을지켜보며,다른집지붕밑에서도똑같은가족들의정경이있지않을까싶다

*

신년의하코네대학릴레이에참가하는대학교는19,그리고불참가대학교의정예가모여이루는선발팀1,

이상20개교이다.

20개교의본선진출을위해,3단계의허들이준비되어있다.

1,전년도대회에서10위안에들것.

2,본년도6,7월중에거행되는각육상선수권에서호성적을낼것.

3,9월의하코테대학마라톤예선전

(이예선전에는,이미전년도결과로참가가결정된대학’이외의대학’이출전,

각대학을대표하는10-12명선수들이모두모여동시에20km의거리를달려낳은기록들을

대학별로평균을내어,그순위를정함.)

,1년동안의여러대회성적을전부가감해,참가팀이걸러진다.

이<장기간의예선과정>또한,’또다른드라마’를낳는다.

예선전까지는레귤러였지만,1년동안계속좋은컨디션을’유지못하는’경우도있어,

본선을달리는선수중에는,예선전의좋은결과를낸선수들의을등에업고달리는경우가그예이다.

2011신년의대회를우승으로장식한학교는명문,와세다대학.

그최종주자로마지막골테이프를끊은사진의나카시마(中島)선수도그런한사람이었다.

중계아나운서의언급에의하면,

대학교4학년인그는이와세다대학육상부의주장.

그러나,모든선수를대표하는자리에있는그도,올해가첫본선출장이라고한다.

,1학년때부터지금까지,출장선수들의뒷바라지를하며팀을격려하고응원하는측에만있던그가,

와세다대학의대표적주자의부상으로때문에,급거’최종주자의라인’에서게되었었다는것.

12시간의긴중계를위해많은자료를준비한TV국관계자나아나운서들의정보를들으며,

이런나카시마선수를지켜보는시청자들의시선도뜨거워진다.

그런그가,이번대회에서<23.1km,1시간955>를달리는사이에,

‘머리에떠올리고가슴에담으며’,마지막까지자신의힘으로바꾸었을그의수많은작고힘든기억들을,

시청자들도,마치,자신의일처럼가슴에그리며

뜨겁게성원하며그를지켜주고싶어진다.

*

1987년부터텔레비젼중계가시작되어,매년설날에안방속의시청자들에게전해지는<하코네릴레이마라톤>,

주자들을,

그저코스위를고독히홀로달리는’한개체의선수’가아니라는사실과–수많은시청자가지켜보며응원하고있음에–

한개인이아닌,같은팀의다른선수들과의유대속에서최선을다하는면목들로부상시킨다.

새해를맞이하여,

일본의가족들이모여앉아보는이마라톤중계는,

어쩌면,일본사람들이이한해동안,그들의삶을영위하는일본이라는사회에서–,

TV속의선수들과같이,

<자기보다는,’주위의사람들을위해>

<삶을나눌마음을준비하게하는>시간인지도모르겠다

*

그옛날,–그어느곳도예외없이–,

사람들이살던곳은이웃없이는,친구없이는살아갈수없는터전이었다.

교통매체나통신수단이발달되지않았던시대에는,

연기신호의릴레이,말들을이용한릴레이,역마차를이용했던릴레이등등을이용해…

사람들은

<제각기의한계있는>을나누어맡으며,

<모두의힘을모으는지혜>를가지고있었다.

그러던것이,오늘날과학,문명의발전과함께,–특히유럽이나아메리카의서양세계에서는–,

그런본디의인간삶의형태손쉽게버리고,개인주의로,편의주의로질주하고있다

한편,

"일본이있다던가,없다던가…,더이상일본은강대국이아니다던가그렇다던가…"

우리한국사람들은,우리들의척도,일본을올렸다내렸다하지만,

일본인들에섞여생활하고있는요즈음의나는,

그리고,제법많은삶을경험하며,인간존재의미력함을조금은알게된나는,

그런<부족한한사람,한사람>이<함께모여살면서>

‘절대로혼자서는이룰수없는일’들을가능하게해온인류의전통

어리숙하리만큼외골로,<현대사회속에서도고수하고이어가려하는일본사람들>의사는모습에

자주머리를숙이곤한다.

신년의정례로<하코네대학릴레이마라톤>고대하고즐기는일본인들의새해맞음에서,

‘<함께사는>인류전통에기반을둔이네들삶의진지함

나는읽게된다.

-국적에관계없이,내가이웃으로간직하고싶은사람들이다.

<개인의진지한삶을살면서>도,그런<모두와"함께"이고자하는사람들>…

(사진은Google에서)

한일 ‘인정’ 나누기 – <한 그릇의 국물메밀국수>

먼저,블러거고양이달님의<국수한그릇>에적힌그림과글이나누어준감동에감사드리며…

한국의억척할머니의거센인정이외려정겨워가슴이뭉클했다.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84570&logId=5037208)

그의글이,몇년전에읽었던일본의한단편소설을떠올리게했다.

우연히도제목도비슷한,<한그릇의국물메밀국수(一杯のかけそば),良平>.

일본사람들이서로적절한거리를두며나누는,

잔잔해서차분하며소박한인정이적혀있다.

20여년전에발표되어당시의많은일본사람들이읽었다고한다.

그래서,어쩌면그후한국에서도많이읽혀졌을지도….

다만,그간세월이제법흘러,

잊은사람도,처음읽는사람도있을듯하여,한번더우리말로옮겨보았다.

(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일본의풍습을하나간단히소개하면,

한해의마지막날인섣달그믐날,

저녁식사후와잠자리에들기전사이의야참으로,

한해더명()이길어지기를빌면서메밀국수를먹는관습이있다.

특히이특별한메밀국수위에는,

허리가구부러진모습이특징인’새우’뎀뿌라튀김을꾸미로얹어먹는것이보통.

,‘나이가들어허리가구부러질때까지오래도록살기를’이라는덕담이곁들인것이다.

그러나이소설중에서세모자가먹는국물메밀국수(かけそば),

결코그런호사스런메밀국수요리가아니다.

아무런꾸미가얹히지않는만큼,가장값싼국수로,

이가족의빈궁한생활을전한다.)

눈시울을붉히는횟수로그감동의정도를헤아리는어리석음은범하고싶지않으나,

블러그에올리기에는제법긴글이어서,조금이나마,흥미를더하기위해

대단히개인적인고백을적으면,

–나는이글을읽는동안‘3’눈자위를적셨다….

당신은몇번?

*

인용시작

이이야기는,지금부터15년전의1231,

일본삿포로시에있는메밀국수가게북해정(北海亭)’에서비롯된다.

 메밀국수가게의가장큰대목은섣달그믐날이다.북해정도이날,아침부터눈코뜰새없이바쁘게손님을맞이했다.

여느날같으면12시가지나도여전히흥청대는거리이건만,섣달그믐날은밤이깊어지면서귀가를서두르는사람들의발걸음이빨라진다.10시가지날무렵,북해정에도손님의발길이뚝하니끊겼다.

 사람은좋으나무뚝뚝한요리장이북해정의주인이지만,손님을맞는것은언제나싹싹한그의아내로,단골손님들은그녀를여주인이라고불렀다.

여주인은,손님의발길이떨어지자내심가게문을닫을시간을가늠하면서,이날하루종일바쁘게일한파트타임의종업원들의수고를위로하며,연말특별보너스봉투와함께메밀면을선물로손에들려먼저귀가시켰다.

 마지막손님이가게를나선후,가겟문앞에드리웠던포렴을접고슬슬문을닫을까라는말을요리장과나누고있을때,입구의문이다시조심스레열리며,사내아이둘을데린여인이들어왔다.6살과10살정도로보이는사내아이들은갓산듯한똑같은져지를차려입은모습으로,여인은철늦은체크무늬반코트를입고있었다.

어서오세요!’

라며손님을맞는여주인에게,여인은머뭇거리며말문을열었다.

……국물메밀……한그릇만주문하려하는데……괜찮을까요?

여인의뒤에서두아이의얼굴도걱정스러운듯올려다보고있었다.

,……,그럼요.어서이쪽으로

난로에가까운2테이블로안내하면서,여주인은카운터안쪽을향해

국물메밀하나있어요.

라고큰소리로주문을넣었다.카운터넘어부엌에서주문을받는주인도힐끗세사람에게눈길을주며,

!국물메밀하나네!’

라고응하면서,언제나의메밀면다발과함께,또반다발을더,끓는냄비에넣었다.

물론한그릇의메밀국수의양은한다발이다.손님에게도아내에게도드러나지않게,이말수적은주인은서비스로,곱배기분량의메밀국수를삶았다.

 식탁놓인한그릇의국물국수를둘러싸고얼굴을마주대어나누어먹는세모자의대화가여리게부엌안까지들려왔다.

맛있다-’

형의목소리.

엄마도먹어요

라며국수한가닥을젓가락으로들어엄마입에가져가는남동생.

어느새국수한그릇이다비워지고…150엔의국수값을내며,‘먹었습니다라고공손히머리를숙이며문을나서는세모자의등뒤를향해,

감사합니다!새해복많이받으세요!’

목소리가하나가되어인사를하는요리장과여주인.

 새로운한해를맞이한북해정에는여전히손님들로바쁜하루하루가계속되며어느새1년이지나고,또다시1231일이왔다.

 작년이상으로손이모자랄정도로분주했던이해의섣달그믐날도밤이기울어,10시가지나는것을기다려슬슬가게문을닫을까하고있을때,다시조심스레문이열리며,사내아이와함께여인이들어왔다.

 여주인은여인이입고있는체크무늬의코트를보고,1년전의같은날맞이했었던마지막손님을떠올렸다.

―……국물메밀국수……한그릇인데……괜찮을까요?’

물론,물론이예요..이리로

여주인은,작년과같은2테이블로안내하면서,

국물하나요!’라고큰소리로주문을넣었다.

!국물하나네!’

요리장도주문에응하면서,조금전껏었던풍로의불을다시지폈다.

여보,서비스로세그릇,내지그래요.’

살짝귀엣말을해온여주인에게,

‘안돼,안돼.그러면,오히려마음을쓰게하는거여.’

라고대답하면서도,국수다발한개반을데치는남편을보며,

,무뚝뚝해도,인정은좋다니까.

그렇게살짝웃음을띠우는아내에게는눈도주지않은채,여전히묵묵히그릇에국수를담는요리장.

테이블에놓인한그릇의국수를둘러싸고나누어먹는세모자의대화가,카운터를사이에두고부엌안쪽과바깥쪽에따로따로서있는주인부부에게도들렸다.

……맛있다……

-,올해도북해정의메밀국수,먹게되었네.

내년에도먹을있으면좋을텐데……

다먹은후,150엔을지불하고문을나서는세사람등뒤로,

감사합니다!새해복많이받으세요!’

라며,날하루종일수없이되풀이해온인사로주인부부는그들을배웅했다.

 장사가활기를띠어여전히바쁘게맞이한그다음해의섣달그믐날,북해정의요리장과여주인은,서로입밖으로내색은하지않지만,벌써9시반을넘었을무렵부터,마음이들떠있었다.

 시계바늘이10시에다달아먼저종업원들을돌려보낸요리장은,벽에걸린메뉴표를얼른하나씩하나씩뒤집었다.지난여름에국수값을올려국물메밀국수200이라고적혀있던메뉴표가,눈깜짝할새에150엔으로바뀌었다.

 2테이블위에는,벌써30분전부터예약석팻말이여주인의손에의해올려져있었다.

 10시반이가까와지자,가게안의손님들의발길이끊기는것을기다리기나했던것처럼,어머니와아들,세모자가들어왔다.

 형은중학생의교복을,남동생은작년형이입고있었던,제몸에는아직조금큰점퍼를입고있었다.두형제모두몰라볼정도로성장해있었지만,어머니는여전히색바랜체크무늬코트의모습인채였다.

어서오세요!‘

웃는얼굴로맞이하는여주인에게,어머니는머뭇머뭇입을열었다.

―……국물메밀국수……두그릇인데……괜찮을까요?

,물론이예요.,이쪽으로오세요

2테이블로안내하면서,거기에놓여있던예약석팻말을아무일도아니라는듯살짝걷으며,카운터를향해,

국물두개있어요!’소리친다.

그말을받아,

국물두개네!’

라고대답한요리장은,메밀면세다발을집어끓는물속에넣었다.

 두그릇에담긴메밀국수를셋이서함께나누어먹는모자의대화가도중도중밝은웃음소리가섞이고,그목소리도한층밝아진것을알수있었다.카운터한쪽에서잔잔한웃음을띠며눈을맞추어오는여주인에게,예의무뚝뚝한표정의요리장도,이라고답하는듯그저머리를끄덕여보였다.

큰애야,그리고아쯔시,……오늘은둘에게,엄마가고맙다는인사를하고싶단다.

……인사?……무슨일인데?

사실은,죽은아버지가일으킨사고로,8명이나되는사람들을부상시켜큰폐를끼쳐왔었지.……그러나,보험을써도다보상할없었던몫들을갚기위해,지금껏매월5만엔씩지불해왔었잖아.

,알고있었어.

여주인과요리장은미동도하지않으며가만히이야기를듣고있었다.

지불은내년3월까지로되어있었지만,사실은오늘,전부갚았다.

!정말,엄마!’

,정말이야.형이신문배달을열심히해주고,아쯔시가매일장도보고저녁준비도해준덕분에,엄마가안심하고일할있었어.그렇게그간수고많이했다고오늘회사에서특별수당을받았단다.그래서그돈으로먼저보상을전부끝냈어.

!엄마,!됐다!그래도,앞으로도저녁준비는내가할거야.

나도신문배달계속할께요.아쯔시!열심히하자구!’

고맙다.정말고맙다

실은지금이니까하는말이지만,아쯔시와,엄마에게비밀로해온것이있어요.그건말야……지난11,아쯔시가일요일날의수업참관안내편지를학교로부터받아왔었잖아요.……그런데정말은아쯔시,그때선생님이전해준편지를한통가지고있었댔어요.아쯔시가작문이홋카이도대표로뽑혀서,전국콩쿠르에출품되게되었는데,참관날에작문을아쯔시가낭독하게된다는내용이적힌편지였지요.…하지만아쯔시는,그편지를엄마에게보이면……엄마가무리해서회사를쉬실것이라는것을알고,그편지는내놓지않았어요.저도그사실을우연히아쯔시친구한테서듣고알게되어……제가대신참관날학교에갔었댔어요.

……그랬었었구나……그래서?

선생님이교실안에모인모두에게말씀하셨지요.–“장래에어떤사람이되고싶은가라는제목으로학생들에게작문을시켰더니,아쯔시군이한그릇의국물메밀국수라는제목으로글을썼답니다.이제부터아쯔시군이자신의글을겠습니다.–-라고요.

저는,한그릇의국물메밀국수라는제목을듣는순간,북해정에서의일일것이라고금방눈치채고……아쯔시자식,그런부끄러운이야기를……!라는생각을내심했었지요.

아쯔시의글에는……아버지가교통사고로돌아가신것,또그후많은빚이남은,그래서엄마가아침일찍부터늦게까지일하고있다는,그리고내가아침저녁신문을배달하고있다는것등……그런것들을아쯔시녀석,전부큰소리로읽어대는것이었어요.

 그리고1231일의,세사람이함께먹는국물메밀국수한그릇이굉장히맛있었다는것.……세사람이한그릇밖에주문하지않았는데도,국수집아저씨와아줌마가감사합니다!새해복많이받으세요!”라고큰소리로인사를해.목소리가……마치지지마라!열심히!굳굳히살아야해!’라고하는같은생각이들었다는것.그래서아쯔시는어른이되면,손님에게,‘열심히!그리고행복하게사세요!라는마음을담뿍담아,‘감사합니다!’라고인사를하는일본제일의국수집주인이되겠습니다.라는글을정말큰목소리로읽었어요.

카운터안쪽에서,귀를기울여듣고있었을요리인과여주인의모습이보이지않았다.

카운터의쪽밑에웅크려앉은두사람은,1개의타올양끝단을서로잡아당기듯붙잡고는,복받쳐흐르는눈물을닦아내며소리를죽이고있었다.

아쯔시의낭독을끝내자,선생님이,–아쯔시군의형님이어머니를대신해여기에와있으니,한마디해달라고하지않겠어요.

저런,그래서,형은무어라고말했니?

갑작스레들은말이라,처음에는입이안떨어졌지만……여러분,언제나아쯔시랑사이좋게지내주어서고맙습니다.……동생은,매일저녁식사준비를하고있지요.그래서클럽활동도중에집에돌아가야하는것에대해서모두에게는정말미안하게생각하고있어요.처음,동생이한그릇의국물메밀국수라는작문을읽기시작했을……실은,저는창피하다고생각했었어요.……그런데,가슴을펴고당당히큰목소리로읽는동생을바라다보고있는사이에,국물메밀국수한그릇을창피하게생각하는제마음쪽이더부끄러운것이라는것을알게되었습니다.

 가게에들어가국물메밀국수한그릇을시켜주신어머니의용기를잊어서는안된다는생각도하게되었습니다.……이제부터도우리두형제,굳게손을잡고,어머니를지켜가겠습니다.……앞으로도아쯔시와사이좋게지내주세요.–-라고말했지요.’

차분히서로의손을쥐어잡기도하고,큰웃음소리로서로의어깨를두드리기도하며,작년까지와는완전히다른모습으로기쁘게섣달그믐날밤의메밀국수를나누어먹은세모자는,300엔을지불하며

맛있게잘먹었습니다.’

,머리를깊이숙여인사를하며문을나서는세사람을향해,

요리장과여주인은,올한해를마무리짓는큰목소리로,

감사합니다!새해도복많이받으세요!

라고인사했다.

 1년이지나――.

 북해정에서는,또다시섣달그믐날,9시가지나자마자예약석팻말을2테이블위에올려놓으며세모자를목을길게하고기다렸지만,그들은나타나지않았다.

 다음해도,또그다음해도,일부러2테이블을비우고기다렸지만,세사람은모습을보이지않았다.

 그후북해정은장사가번창하여,가게의실내개장으로테이블과의자등을새롭게했지만,2테이블만은그대로남겨두었다.

 번들거리는새테이블들이나란히놓인가운데,한개의낡은테이블이중앙에놓여진채였다.

어째서이런것이여기에?

라고이상해하는손님에게,요리장과여주인은한그릇의메밀국물국수의이야기를들려주며,테이블을보고있노라면,늘자신들을격려하는듯이느끼게된다고,그래서언제다시그세손님이찾아줄지모르겠지만행여다시오면그때도이테이블로그들을맞이하고싶다는심정을설명했다.

 이야기가행복의테이블”로불리우며손님들입에게입으로전해졌다.일부러먼곳에서부터찾아와메밀국수를먹고가는여학생도있었고,테이블이빌때까지기다렸다가자리를잡은후에야요리를주문하는젊은커플들이있는둥,좋은인기를끌었다.

 그로부터도또더년의세월이흐른후의1231일의밤이었다.북해정에는동네상점들의송년회가예정되어,늘가족처럼가까이지내온상점가의이웃들이자기가게문을닫은후하나씩둘씩찾아들고있었다.북해정에서그한해를보내는메밀국수를먹은,제야의종소리를들으면서이웃가게주인들과그가족들이함께신사에새해기도를가는것이5∼6년전부터의항례가되어있었다.

 이날밤도9시반이조금지나자,생선가게부부가생선회를담은커다란접시를양손에들고들어선것이신호라도되는듯,연이어이웃상점가의30명남짓의가족들이술과안주를들고북해정에모여들었다.행복의2테이블의유래를알고있는이웃들은,누구도입에는올리지않았지만,아마올해도객이찾아주지않은채새해를맞을터인"섣달그믐날의10시이후의예약석"을일부러비우며,그주변의불편한자리에모두조금씩붙어앉으며늦게들어오는이웃들을사이에끼어앉게하였다.

 그해여름해수욕에서의에피소드나,손자가태어난이야기,세일중의이야기등……송년회의분위기가정점에달한밤10시가조금지나서의일이었다.갑자기입구의문이조심스레열렸다.처음에는몇사람의시선이문쪽으로옮겨졌으나,어느새전원이이들을주목하며말을멈추었다.북해정의요리장과여주인이외에는아무도만난적이없는,행복의2테이블주인공인예의그얇은체크무늬코트를입은젊은어머니와어린두사내아이가아닐까하고모두기대하였지만,들어선사람은오버코트를단정히손에걸치며양복을입은두청년이었다.한순간긴장이풀리며한숨이새어나며,다시송년회의흥으로되돌아갔다.여주인이죄송한얼굴로

이를어쩌나,마침만석이어서…’

라며거절하던그때,기모노모습부인이공손히머리를깊이숙이며가게에들어와두사람의청년사이에섰다.가게에있던모두가일순숨을삼키며,귀를기울였다.

―……국물메밀국수……3인분입니다만……괜찮을까요?

목소리에여주인의얼굴색이변했다.십몇년이라는시간이순간걷어지며,예의젊은어머니와어린두형제의모습이눈앞에선세사람과겹쳐졌다.카운터안쪽에서두눈을부릅뜨며매섭게지켜보는요리장과지금들어온세사람의손님을교대로거듭바라다보며,

…………,여보

하고,당황스레허둥되는여주인에게청년중한사람이입을열었다.

저희들은14년전의섣달그믐날의,모자세사람이들어와국물메밀국수한그릇을주문했던사람들입니다.때그한그릇의메밀국수에격려받아,저희들세명은힘을합쳐꿋꿋히살있었습니다.,어머니의친정이있는시가현(滋賀縣)으로이사를했었지요.저는올해,의사국가시험에합격해교오토(京都)대학병원의소아과인턴으로근무해왔었는데,내년4월부터삿포로의종합병원에근무하게되었답니다.새병원에의이동인사와아버님무덤에보고를겸하여,국수집주인은되지않았습니다만교오토(京都)의은행근무하게된동생과이야기를나누어,지금까지의저희들인생에서최고로호화로운여행을계획했습니다.그것은섣달그믐날에어머니를모시고셋이서삿포로의북해정을방문하여,3인분의국물메밀국수를부탁하는것이지요.

그저머리를끄떡이며듣고있었던여주인과요리장의눈에서와르르눈물이쏟아져내렸다.입구가까이에놓인테이블에자리를잡고앉아있던야채가게주인이메밀국수를입에가득히넣은채듣고있다가,억지로한꺼번에삼키고는일어서서,

아니,여주인.뭘하고있소.10년넘게이날을위해준비하며기다리고기다린섣달그믐날의10시의예약석이잖소.어서안내하셔야지요.어서.

야채가게주인에의해어깨를두들겨받고겨우마음을가다듬은여주인은

오셨습니다.자,이리로!여보,2테이블에국물3인분있어요!’

무뚝뚝한얼굴이눈물로범벅이된요리장,

어-!국물3인분!’

갑작스레터져오른환성과박수로가득한북해정밖에서는,조금전까지나리던눈도그치고,가게창들을통해새어나온불빛이새로이쌓인힌눈위에반사되어"북해정"이라고씌여진포렴을밝게비추고있었다.한발앞서찾아온새해정월의바람이불어북해정의포렴을부드럽게흔들었다.

(원문http://www7.ocn.ne.jp/~yoshi530/kakesoba.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