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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곧 행복…

‘GrowingisHappiness.’

WilliamButlerYeats(1865-1939)

‘성장(成長)이곧,행복.’

시인의그어떤고풍의아일랜드시보다

이짧은귀절로해서

나는예이츠를사랑한다.

이미태어났을때부터’절룩발이상류사회’의한정된정서속,

특히나,고향을떠나영국으로생활터전을옮긴화가인아버지,민담을들려주는어머니만의집안교육으로더욱좁은-

‘정제된’세계속에서유년기를보낸윌리암.

…그래서였으리라,

‘불균형한성장기’가기반에자리한’유약성’으로해서,

장노년이된그가자신의성장을지향한곳은,유감스럽게도,극단적앎의세계’심령신비주의’속…

이러한지나친관념적,영적세계에의편중이결코건강한것이아님은

73세,–당시의유럽상류사회에서볼때결코장수라고할수없는–,그의단명에서읽을수있다.

(‘행복’은’건강’을가져다줌에…)

그럼에도…,

그를반면교사로,시인의생애에서교훈을읽으며

나는그의’행복론’을아름답게기억해왔다.

*

-어제는몰랐던것을알게되는오늘

-어제보다조금나은오늘

이사실만으로도

오늘,여기숨쉬고있음은,의미가있고고동치는기쁨이다.

행복은,

–행운이가져다주는것이아니라–,스스로’찾아내어가슴에품는’것.

인간의유한성도감사할일이다.

매일매일행복을취해도,언제나미감을돋구울신비는우주의크기로여전히산재되어있어서…

적어도죽을때까지,’결코결핍을느껴투정하는유치함이없는삶’…에의절대적확신.

어렸던내두아이의어른으로성장하는모습을통해서도

그들이갖는기쁨을읽으며,’성장의행복’을절감할수있었다…

한친구로부터

자신의’세계관이론’에대한피력도살짝엿보았다.

건강한행복을돕는건강한친구들…

(-안타깝게도,시인이몸담았을좁은세계에서는

건강한친구들을얻기어려웠었으리…

실제로,예이츠는’삶’에대단히성실하였고,그래서그가시에적은섬세함과다감은놀라운것이었다.
다만,그를둘러싼환경의’편협성과권태’가그를상처내,천성대로살지못하신듯…)

-‘건전함’,’균형’의중요함을배운다…

*

…’삶의추’가움직이며

행복이조금씩’더깊어가기’…

…lovecomesinattheeye;
That’sallweshallknowfortruth
Beforewegrowoldanddie.

눈에사랑이찾아드네!

이것이,나이들어죽기전에

우리가알아야할진실의전부.

-W.B.Yeats

       (우리말옮김;성학)

(드보르쟠(AntonínLeopoldDvořák,1814-1904),SymphonyNo8,III

카라얀(HerbertvonKarajan,1908-1989)지휘,WienerPhilharmoniker연주.

Y-tube에서)

한 삶

오늘,

–어째서그런화제로흘렀는지?..잘기억이나지는않으나…

(젊은어머니들쪽을격려하고자입을열었음은분명.)–

나는,엉겹결,

내’한삶’의스케쥴을피로하지않을수없는흐름속에서있게되었다.

그리고…

많은이들은,–20대의젊음을가장아름답다고하나–,

"나는가끔,거울을바라다보며,

‘그시기를지나온’지금의내모습이’더마음에들어요~"라고…

그런능란마저도들려주며…

(내심으로도,솔직한심정.-‘분주했던내젊은시절’과비교하면…)

"…그러니,젊은어머니들은

아이들키우는것에만너무목매지마시고…

아이들의돌봄에분별력을가지고,-모자라지도말고,지나치지도말고…

그네들’스스로성장하는힘’을갖도록,그냥가까이따뜻하게자리잡으시며…

무엇보다도,가족들모두와함께건강하게행복하게…!!"

*

어찌되었든..,

이전보다는조금은더어른스러운모습으로,세상사람들과만나는시간이더늘은지금,

내힘이조금은도움이된다는사람들이있는지금이다…

"이제부터20년이상은,

‘집과가족’에한정되지않고

‘사회’에서,’세계’의크기로삶을넘보고겠노라고..,

아직은,

‘그런사람들과섞히며…

조금버겨운일을경험하며’살겠노라고..,

-또다른’씨를뿌리는일’을시작해보겠노라고..,

"그러니,우리집에서의주말’홈파티’는,

내가70이넘으면,다시시작할께요.

당분간은휴식!"

이라고…명언했다.

-아~,그렇다.

나의이야기는,지금껏’국내여행보다해외여행이보다더잣았었다’는화제에서도비롯되어…

그래서결론은,

"…나의국내여행(일본이나한국),-그런여유로운’유유자적’은,

나이가70이넘어서의’내일’로하겠노라고…"

는포부를들려주었었다.

*

되돌아보면,

너무어려서’자신의삶’을가늠하지못했던나의’10대시절’이나,

이런저런공부로힘을붙이는데몰두하여

‘한사람몫’으로사회에드러나기에는너무짧았던’청춘시절’이나

결혼후,가족의일로’내삶의공간이한정되었던’시간이나…

지금껏한번도,

-본격적으로’자기활동’에몰두한적이없었던듯…

정말옛사람들은참으로안타까왔으리라…

아이들이다커서,

–지금의내나이에–이미당신의여생은너무짧았어서…

그러나,

감사히도,"인간생명력,120년"의오늘날.

서두를것은없네…

70이넘으면,

그때는,그전까지조금은남을위해수고한자신을

마음껏위로하며살까…

더이상,’내힘이부치는’

‘남걱정’은접고…

개인인나’속에있으며,

‘나’를즐겨볼까나?,

-감상에도젖어보고…

70,80,90…이넘은

내눈가의주름마저도

사랑해줄사람…

그때의노숙한내생명’으로

-‘참사랑’을…?!

‘한권의책’을다읽어내

진정한낭만을아는영혼들이나누는사랑을…

-그런호젓한시간을,

-어쩌면길고긴황혼으로계속될그시간들을

‘신선하게’맞기위해,

지금은조금더

청년의‘발랄한일’에열중해야…

(영상은,You-tube에서)

가을에 맞는 봄

9월에들어선한날,

한국에서친구가찾아주었다.

하네다(羽田)에내리는친구를마중해함께동경을걷고

출장마지막날,나사는곳까지발길을옮겨준

그리고늦은오후,하네다행리무진버스에오르는친구를배웅했다.

창에얼굴을가까이하며손을흔드는친구에게가볍게머리를숙인다

*

마침몇일전,일본중부에언제나보다더깊고날카로운손톱자욱을남긴태풍이지나간이래,

이곳의아침저녁은제법쌀쌀해져있다.

살갗에닿는공기가더이상더위와무관하다.

가을에물들기시작한시공에

인간도같이가을다움이더예의롭지않을까하여,

나도폭있는보랏빛스커트와살짝몸에붙는같은색니트의앙상블로하네다에향했다.

주위의다른유무형의존재들과함께동류가된편안함으로

아주어렸을,친구들과어깨동무를나누던때와같은그런경쾌한흥이솟은주말,

태풍이,그묵은구름을다걷어간탓?!–가을하늘이더욱푸르고높았다.

익숙한나리따(成田)행과는달리,

가끔일본내이동때만찾게되는하네다행경로와공항은그때마다참신하다

특히새로이허브(hub)공항으로주목되면서그변모가더욱눈에뜨인다.

많은사람들로북적대는출발로비와구별되게

친구를맞으러들어선도착로비는참으로한산했다.(나리따에서는상상도할수없는정경이다.)

출구옆에서조금떨어진의자에앉아있어도

입국검사를마치고출구로나오는사람들이일괄되었다

친구의비행기가예정시간보다10분이르게활주로에내렸다는

도착안내방송이들려왔다.

어려서부터키가많이커서언제나목과어깨사이를약간굽혔던그의뒷모습은언제만나도변함없었다.

그래서아직은아무도나오지않는출구였지만그곳에눈을두자,

그날도그런모습으로,성큼성큼걸음을내딛으며출구의통로를벗어나올친구의활보가쉬이눈앞에그려졌다.

내의식이그런연상을떠올리고있던중,

아니나다를까,여전히어깨를조금앞으로구부정히한채,얼굴에큰웃음을지운친구가

먼저나를발견하고내쪽으로다가오고있었다.

그의실상이내연상과자리를바뀌는순간,나도밝게웃음을띠워보였다.

눈앞의덩치큰친구를향해서는물론,

무엇보다도내게너무나익숙한그의옛모습이반가워그천연스러움에의안녕이었다.

돌연한그의출현에범사로돌아와시간을헤아린다.

‘…?안내방송이조금전인듯하건만…,이렇게빨리…?!’-이것역시나리따에서라면있을수없는일.

주로일본국내선의이착륙지로사용되는하네다공항이어서일까,

국제선의흐름이놀라우리만큼빠르다.

어렸을때,내공책을가끔빌려읽던친구였다.

결혼후에도유학생활이길어,이제초등학교에들어가는철부지나이의둘째를둔친구.

그녀석이어른이될때는난벌써환갑이…’

언제나능청을떨며뒤늦게얻은아이의이야기를들추지만정말로귀여운듯.-그넉살이친구의행복을드러낸다.

힐긋보이는흰머리도보기좋다.-좋은어른이되어있다

‘축하!’

교통기관중가장사고율이낮은비행기이지만,

두다리를지면에두지못하고하늘을둥둥떠날라오는탓일까,마중나온사이에여분의긴장을갖게한다.

한편,그뒤에’무사를확인하면기쁨도그만큼큰것’이어서

쳌인시간보다이르게호텔에들어서서먼저프론트에짐만맡기고,

토오쿄의아스팔트거리로나섰다.

깔끔하게정리된거리,잦은신호등과횡단보도,가끔옛동네의뒷거리정취,그리고보호된자연

서울의중심에일터를가진그에게는

–평일보다적은수라하더라도–,주말의거리를걷는일본사람들의모습이한가하게보이는듯

나역시일상의거리중에서도,언제나친구들과함께걷기위해내가즐겨찾는토오쿄는

가이드북에는오르지않을작은샛길을찾아걷는다.

사람사는곳,어디나같은내음이어서…-하물며서울과토오쿄.

출장일은친구의재량에맡기고,

나는오손도손조용한이야기도나눌수있는도오쿄의풍경속으로친구를안내한다

*

일본음식이라는것이간소하고양이적어,한국의남자어른들에게는한이차지않는것.

식사를시작하기전에,내종지속의요리들을나누어친구에게덜어주겠다고젓가락을들자,

개이치않고선듯잘받는다.

내숭떨지않는모습이역시또정겹다.

입추가지나,벌써5시가넘으면바깥은조금씩어둠으로기울어진다.

한국과같은시계를사용하고있어도,

해가뜨는시각해가지는시각은유별히이른일본이다.

귀가를재촉해야하는시각도

*

출장일은잘되었는지

일본을떠나는날,다시만난그의손에트렁크가하나더늘어있었다.

책과는떨어질수없는친구라,새트렁크속은틀림없이대부분은서적류일터

동경만의연안을따라달리는전차에몸을실어

그날은우리집근처까지와시간을보냈다.

3월의지진으로이곳저곳보수를한흔적이남아있는거리를밟아보기도하고

‘…고맙네~.먼길을돌아찾아주어서.’

나를보러왔다면,무엇보다도이곳도함께보아주기를

사시사철없이,내가매일올려다보고내려다보는정경.

내뜻과소망이

여전히적히고담기는이하늘과바다를

*

계절은가을.

그래서영글어지는여물음속에촉촉히젖는그세계속에도있고싶건만,

오랜만에찾아준어릴적친구는,

나를언제까지나’봄’에머무르게한다.

-모든것이풋풋했던시간에

-무엇이든늘시작일수있었던시간에

정겨워유쾌한옛친구들은

언제나따뜻한봄같다.

멀어져가는친구의커다란뒷등에

이가을,그가가져다준상춘(常春)이싱그러워

나는가볍게목례를

(사진은Google에서)

한국인인 내가 ‘그런’ 일본인들을 리드하며…

일본의재난을주목하는지구촌의시선은,

물론,-‘인간의문명이그리고과학이얼마나발달한다하여도

결코한치앞을허용하지않겠다는자연의무모한힘에경악,

다른한편,이부조리한재난의습격을

크게통곡도,불평도하지않으며,묵묵히참아내고있는재해지의일본인들의모습에

경이를느끼고있다.

한예로,314일영국의일간지파이낸셜타임스(FT),

이들의모습을보며,<인류시민정신의정화>라고경탄하며경의를표했다고도한다.

*

다만,우리한국에서는이런일본인들의모습을읽는시선은또각양각색으로다양하다.

그럴수있다.대부분의사람들은제각기자기색안경을끼고세상을바라다보고있는것이니까

…<한정된시선을넘어서넓은크기의세상을바라다보는것>은결코쉬운일이아니다.

그러나,오늘<와플클럽>을통해읽은

조선일보모기자의"일본사람들!차라리소리를지르세요!""에적힌

‘…오히려매대앞에서지악스럽게북새통을이루는것이심각한현상을드러내고

상황을바로잡는데효과적이다.추한본질은추하게드러내야한다.

(중략)…목소리를높이고삿대질을안해도구호물자가신속히도착하는시스템이라면그래도좋다.

하지만현실은다르다…’

라는글에는,나조차도놀라며아연한기분이들었다.

글쓴이의사회적위치나영향력을감안해,

결코간과해서는안될일일듯하여,나의작은체험을적고자한다.

내가그예의바른민족이라는최면에걸린사람들에의해얼마나힘을얻고있는지를

그리고지악스럽게북새통을이루며목소리를높이고삿대질을할정도로대찬사람들에의해얼마나힘든지를

(파란색글씨는<기자의표현을그대로옮긴부분>입니다.)

*

나는약8년전부터,동경근교의도시에서국제교류관계의모임주최하는일을하고있다.

본직은아니지만,볼렌티어로참가하는이곳에서의활동을통해

늘나의일을재충전할계기를갖게될정도로,

많은만남과기쁨,보람과감사얻고있다.

돌이켜보건대,이런충실한유쾌함,

내곁에서함께일해주는약120명의

통곡도,불평도하지않으며,묵묵히따르며힘을빌려주는일본인볼렌티어동료들의덕분이다.

그들은,외국인인나이지만,주최자/기획자로서의내입장을이해하고존중하며,

내가하고자하는일이잘진행되도록기꺼이돕는다.

예를들어,나의일본어가조금틀리더라도,그들은결코나를흉보려하지않는다.

오히려내가하고자하는뜻을제대로파악하고자정성껏귀기울이며,나의부족한점을말없이메워주고는한다.

한편,이런8년동안에,

잊지못할두번의어려운시련이나에게도있었다.

그것은,–불행히도나와같은동포이건만–,어디서든서슴없이제목소리를높이는거센한국인들에의해서였다

*

내가리드하는활동중의하나는,<일본어교실>이다.

나자신이일본어를배울때의경험을살려서,

내가고안한방식으로,–가장확실하게일본어를익힐수있다고생각하는시스템으로–,운영하고있다.

일반적으로,이곳일본에서<일본어교실>이라하면,

한명의일본인교사가수명의외국인학생들을대상으로

<일본어교재>를읽거나그뜻을풀이하여전하기위해칠판을이용하는수업이대부분이다.

하지만,언어는‘studying(학습)’이라기보다는,

반복을통한‘learning(기술습득)’이라고생각한나는,

문법은,좋은교과서하나를통독하면서혼자서도얼마든지익힐수있는것이니까,

일본어교실이라일컬어지는곳에서는,

<바른일본어>를구사할줄아는일본인선생과대화를나누며

학생인나의<바르지못한일본어>를고쳐주는곳으로기대하며

줄곧찾았었으나,그런곳은어디에도없었다.

그래서,그런교실을내가만들었던(?!)’것.

나와똑같은결핍을겪고있을외국인들을돕고싶었다.

그간우정을쌓은일본인친구들을볼렌티어로모으고,

마을회관에광고를내어<일본어공부>를원하는외국인들을모았다.

그리고회관의커다란홀을빌려,일본인볼렌티어의숫자만큼책상을펼치고,

일본인과외국인학생이‘mantoman,11혹은12′로대화를나누며일본어를배울수있는

<색다른일본어교실>을봉사,운영하게된것이다.

일본인볼렌티어들은,나의취지를잘이해해주어,

일반교과서보다,자신들집의요리책혹은여행사진등을이용하며,

제각기나름대로의대화를이끌고외국인학생들과의교류를즐긴다.

mantoman형식이라,–3,4개월을단위로

나는일본인볼렌티어와외국인학생의담당배정을변화시킨다.

때때로,양쪽의수의균형이어긋나당일갑작스레‘12공부’나’파트너를바꾸어부탁을드릴때’도있다.

그럼에도,–8년가까이<매주한번,오전1시간30분간>의이일본어교실을관리하며

일본인동료볼렌티어들에게서불평이나험담을들은적은없었다.

(이번일본의지진소식이세계에전해지자,

나를걱정한옛학생들이,영국,미국,캐나다,멕시코,베네쥬엘라,타이,스리랑카,중국등에서안부메일을보내왔다.

물론,지진의어려움을잊게하는커다란기쁨이다.)

그런데실은,–일본인으로부터는아니나단한번,불평을들은적이있었다.

처음으로찾아온한한국인학생(30대주부),대뜸교실에들어서더니,

마치시끄러운장터같다고입을연것이었다.

물론,십여쌍의볼렌티어와학생들이일주일만에만나는’교실의시작’은늘톤이높다.

‘~상(~씨)혹은겐끼?(안녕?)’라며인사를나누며자리에앉아대화의화제를때는대개들뜬목소리로분주한법.

그러나,대화가안정되면,모두목소리를낮추며주위에방해가되지않을정도로서로이야기를주고받는다

그런데아마,고상한한국인주부에게는,이처음의부선수러움이마음에들지않았나보다.

그래도,–볼렌티어들의모임이니–,마음에들지않았다면조용히다음부터참가하지않으면될것을,

그녀가이웃에사는동안,가끔다른한국인들을통해,

여전히우리일본어교실의험담을입에올리고있다는말을들었을때는참으로가슴이아팠다

겉으로번드러진교실이아니더라도,늘<상냥하고친절한일본인볼렌티어들이

정성을다해훈훈하게하는’인정(人情)의교류’가이곳에는가득하다>는사실을

일견똑똑하고싶어하는그녀의오히려직시하지못하는듯했다.

대부분의‘좁은자기의견’을가지고있는사람들이그렇듯이…–

분별력과사려’가부족해,

보아야할것소리내어야할곳을제대로알지못하는사람일뿐으로,

교감신경을자극하는그런톤높고장장한목소리를내는사람은,

내가한번보고두번은다시만나고싶지않은부류이다.

*

다른또하나의예는,<TalkinginEnglish>라는모임에서였.

전술한<일본어교실>의일본인볼렌티어의대부분은,

외국에서생활한경험이있는사람들이거나혹은내게영어를배우는사람들이다.

그래서이들중에는이<영어모임>에도얼굴을내미는경우가많다.자신들의영어를녹슬지않게하기위해서다.

,영어권에서온외국인들은,–일본어를익히는것이쉽지않고,그래서스트레스가쌓이는법이어서–,

익숙한영어로일본의문화나일본에서의일상생활등을topic로이야기를나눌수있는이곳을즐겨찾는다.

매주한번씩오전,이러한일본인들과외국인들이모여,

Topic를하나씩정해서로영어로의견을토로하거나귀기울이는이공간은제법인기가있어늘성황이다.

역시8년가까이이모임도이어지고있다.

그런데,어느날,한한국인주부가참가하게되었다.

캐나다에서유학중에일본인과만나결혼하여일본에서생활하기시작한사람이라고했다.

그녀는한때열심히모임에얼굴을내밀고즐거운시간을함께보냈었는데,어느날갑자기발길이끊겼다.

외국인들중에는,한정된기간동안만일본에살고있는사람들도많아서,이러한예는드물지않다.

그래서달리이상히여기지않았는데,우연히,한일본친구를통해,

이한국부인이,우리의모임장소에서차로5분도안걸리는다른장소에서,

우리의모임을그대로본딴그녀의<영어모임>을만들었다는사실을듣게되었다.

좁은거리에두개의<영어모임>이생긴것으로,

당연히그모임에참가할사람들의대부분은내모임의사람들이어서,

그한국부인은이들에게새로이자기모임에참가해달라고연락을넣고있다는것이었다.

그녀의그런행동에대해,

의리없는행위라고못마땅히여긴것은,내가아니고,오히려나의일본인친구들이었다.

결국새로운그녀의모임에얼굴을내밀기를꺼려하며외면한나의일본인친구들로해서

참가인원을제대로늘리지도못하여모임의운영이어렸웠던이한국부인은,

그후얼마안되어,5학년짜리딸을데리고호주로갔다는소식도들었다.일본인남편을기러기아빠로만들며

역시불필요하게교감신경을자극하는’제목소리만을너무높여

주위를곤란하게하는사람중의한사람이었다.

*

나에게,8년동안,이볼렌티어활동의리더라는작지않은일을계속하도록힘을준것은,

묵묵히따르며협조하는일본인들덕분이었다.

그리고내게불편함과실망을주며이볼렌티어의일을주저하게한것은,

모기자가기대하는소리를지르는사람들이었다

-‘자기의목소리만을높이고,더나가예의없이삿대질까지하는것

얼마나타인을불쾌하게하며,

바라다보는이들로하여금모멸을느끼게하는것인줄을이들과기자는알고있는지…?

일본인들은,이어려운상황에서자신들의리더’가최선을다할수있게,

공간을만들어주고,조용히응원한다.그것은마치기도와도같은것이다.–

,그들은’리더에게일할수있는신뢰’를준다.

이’신뢰’야말로,

리더들에게

자신들을따라주는멤버들에게감사해하며,없는힘이라도최선을다하게하는원동력이다.

많은일본인들의말수적고조용한도움’를얻으며이끌고있는

이곳볼렌티어활동속에서의나자신이바로그한예이어서–,확신을가지고이렇게정리할수있다.

*

어떤한국인들은,일본인들의모습을,철저한복종교육의산물이라고한다.

또어떤한국인들은,이들의모습을,훈련이나교육보다도더원초적인생존본능이라고도한다.

나역시이곳일본에살면서경험하는일본인들의모습에서’가장평가하는점’은,

일본인들의,그’인간생명체의생존본능’-<혼자서는살수없으며모여살아야만살수있다>진리를

가장잘이해하고자기삶에실천하며살고있다는사실이다.

다만,나는,그네들의이삶의본능을,–‘원초적’이라든가하는--.’감정적인부분’으로읽지않는다.

외려오늘날,이런발달되고복잡한문명사회이기때문에더욱,

그누구도’유아독존’으로,제삶을제혼자힘만으로살수있는사람은존재하지않게된사회가아닌가…!

사람이나이를들면서궁극적으로얻는삶의결론은,

<나를사랑해준사람들덕분에내가여지껏살수있었다…>

그래서,<다른이에게의감사>인듯하다.

자신의잘남이별개아니라는겸손

모두들제각기나름대로의최선을다하고있다타인에의신뢰와스스로의근면

내가평안을원하듯,다른이들도그렇다는이해에서오는타인에게(迷惑,메이와꾸)를끼치지않겠다’는배려…

-내가일상생활중에서만나는대부분의일본인들의모습이다.

그래서이번재해중에도,‘살아남은자신’에게통곡이터질듯한아픔과슬픔이있어도,

<‘보다더큰아픔허무하게도삶을잃어버린’다른사람들>을떠올리며

일본인들은,자신의입술을깨물줄안다.

"제가슬퍼하면,더큰슬픔을안은사람들에게죄송하지요…"

라고입에올리며

*

제법오랜시간을일본에서생활하고있어서인지,

한국에가끔돌아오면,"꼭왜년같다"라는친척어른들의농담반,비난반의말을듣곤한다.

나는,일본에사는동안,일본인이웃들로부터

<‘예절바르게배려깊게상냥하게친절하게대함>을받았을때느꼈던

"평안함"을잘기억하고있다.

그래서,내가얻었던그"평안함"

<내눈앞의다른이들에게도똑같이느끼게하고싶다>는마음이절로들어,

어느새,나의태도도,<조금은예절바르고배려하려친절하며상냥한목소리>를가지게된듯하다.

일때문에다른여러외국에나갈기회가많은나는,

이런모습으로해서제법인정을받기도,사랑을받기도하는편이다.

그러나,우리나라어른들만은,"왜년같다"고눈을흘기신다

그런<예의바르고,사려깊고,친절하고,상냥한것>을반가와하지않는다…-?

그저불쾌함을더하고분위기를험악하게할뿐인소리를지르세요라고지적하는한국기자의독촉은,

<너무나일본적인것‘>에대한,그런눈흘림과비슷한느낌이든다.

*

이번일본의재난을,나는운좋게도친정을찾고있어서,피할수가있었다.

가족들도나도,"어머니가복이많으셔서!!!…"라고이구동성이다.

늘멀리떨어져사는딸이그런경우에놓였다면,연로하신어머니는물론더많이애를쓰셨을터이니까

나도,오랜만에,효도를한듯한기분이다.

그러나한편,때때로<만약,내가이재난을일본에서맞이하고있었다면…?>하고

자문해볼때도있다.

물론,내가한국인임을잘아는,그래서효를중요시한다는것을아는나의일본친구들은

어머니의심려를덜어주기위해내가일본을떠나는것을막지않을것은물론,달리보지도않을것이다.

다만,내스스로가,

<이렇게아픔을참고있는친구들을놓아두고쉽게그곳을떠날수있을까?>라는생각으로해서

자신의처신을,제법많은시간동안,주저하리라.(정말일본인의심성을조금은닮아가고있나보다…)

흔히한국사람들은,일본인들의친절이나예절을

<다른사람의눈을의식해서혹은,행여남이나를어떻게생각할까>라는이유로비롯된,‘가장된것’이라고들한다.

나는그렇게보지않는다.

일본인들은,함께좁은터전을공유하며살아가는중에,

<자신에게’너무나친절히하며함께잘지내려고노력한’이웃들>을아주잘알고기억하고있기때문이아닐까?!…

그들은친절히배려해주는이웃을너무나자주가까이서만나고있으며

그래서,그친절과배려로얻게된관계속에서의<좋은삶의맛>을잘알고있는듯하다…

만약,내가동경근교의내거주지에서지진을경험하게되었었다면,

분명나는,금방난을피하기위해,혹은연로한어머니를안심시키기위해

<서둘러한국으로되돌아올것>을,어머니께서는섭섭해하시겠지만--,<‘아주많이망설였을것>이다.

"누가나를어떻게생각해서…"가아니라,

<그간나에게친절하고깊은준사람들>이그토록고생을하고있는데,나만좋으라고뜨는것이<미안해서>

말이다.

*

나는정말좋은일본친구들을많이가지고있다.

<하늘이있다면,신이있다면,

반드시이성실한사람들을도울것>이라고믿어의심치않는다……

(파란색글씨는기자의표현을그대로옮긴부분입니다.

이전까지그기자의일본소개에대해서는적지않이공감도해온나이어서,

이런형태로,그의글을인용하지않을수없는것이정말아쉽습니다.

그에게는,이후평소에그러했듯보다넓은시선을가지고계속일본을소개해줄것을바랍니다.)

(사진은Yahoo에서)

친정길 숙려

오랜만에친정에돌아오면,

애지중지반겨주시는가족,친지,벗들과의인사가분주하다.

그러나젊었을때와달리

이분주함을더이상번잡스러운것으로여기지않는자신을새삼스레느낀다.

*

예전에는,–제대로삶을알지못한설익음으로해서-

침식을하게되는친정집지붕밑의가족들과는당연히인사를나눈다하더라도,

일부러찾아주고전화를주고식사를초대해주는친지들에게는

감사하는마음보다도번거로움이느는일로그리반기지않던내가있었다.

지금돌아보면별것도아닌,당시의내자신의예정에급급하여,

속절없이무례한거동도참으로많이해왔음을안다.

인간은

상대의어여뿜때문에사랑하는것이아니고,

제각기품고있는사랑의크기로해서사랑을전하는것.

이제는,

내가예뻐서보다도,당신들의한량없는정으로해서베풀어지는친지들과의시공간

나도제법섞이어어울릴줄알게되었으며,

,이정에넘친사람들에게나역시시선도다정스레되돌려드릴줄도알게되었으니,

주름이늘은만큼,내삶도여물어

조금은더공손해진듯하다.

..

*

그래서,이런모가난자신의옛기억을가진나는,

젊은이들에게제법관대하다.

어른들에게자주

요즈음아이들은…’하고비난의대상이되는젊은이들을볼때면,

내심,

그래서아이라불리우는것을!

그나이에속늙은이가되는것은오히려불쌍…’

이라는생각이들며,

발랄한그들의천연덕스러움경거망동마저도더사랑스러워,

외려,’보다천천히나이를먹어갈것을축원하는마음마저도갖게된다.

*

어차피,<–귀국하여친지와인사를나누는분주한의례를먼저마치고나면–,

당연히홀로친정집에서고즈넉이지내게될시간>도갖게되는법

이라는사필귀정의회귀,수번의귀국경험을통해배워확신한덕분이기도하리라.

쉬이변하는서울을고향으로한사람들이대부분그러하듯,

소리내어고향이라일컫을곳을갖기힘든나로서는,

친정집을지키시는어머니와,햇볕에누렇게바랜낯익는옛책들이아직도꽂힌책장에서

고향을느낀다.

소녀적읽었던,그래서내서툰밑줄이남아있는서적들을

권씩빼내들고는책상에얹어놓고하나씩손에펼칠때마다,낯익은고향의맛을맛본다

*

그리고,또감사한것은,

아버지를잃은후이몇년간에눈에띠게연로하신듯한어머니건만,

여전히책장에꽂히는책들을새로이늘리고계신것.

덕분에,그곳에놓인우리글로인쇄된책들을펼치는기쁨도있어,

신선하고상큼한고향의맛도더늘어나곁들여진다.

그중의하나가,시인류시화씨가옮긴

<인생수업(엘리자베스퀴블러로스,데이비드케슬러글)>,’죽어가는사람들로부터배운다는책.

혼자서친정집과내고향을지키시는노년의어머니가읽으셨을귀절들을

중년의내읽기시작한다.

우리가이지상에남아있을시간이많지않다고적힌책속의글에

머리를끄덕였을어머니의여윈그뒷등을,

해외에서의분망한생활속에서아직도그시간이많이남아있다고믿음을굳히고있는딸은

책장을넘길때마다머리에그려본다

*

오랜만의친정길은,

한편분주하고한편그윽하며

낯익은젊음낯설은노년이함께하고있다.

Sorry, I’m all thumbs.

어떤이는음악을만들고,

어떤이는이를연주하고,

어떤이는이를노래하고,

어떤이는이를소개하고

Manythumbs,index-fingers,middle-fingers,ring-fingers,andPINKIES!(엄지,검지,중지,약지,계지=새끼손가락들~!)

그리고이많은사람들이웃들덕분에,

삶속에서

내가슴한가득,감동이넘친다.

(BushRobots-fingersonyours)

철학자가있고,

예술가가있고,

스승이있고,

벗이있고

한편,이름은알수없으나,

비바람을막는지붕을얹어준이가있고,

식탁위에올린식량을재배해준이가있고,

날렵한식기를만들어준이가있고,

3차원공간의한계에갖힌이한몸을감싸는옷을지어준이가있고

나스스로는아무것도손을거들지못한것들

내세계가가득하다.

지난수십년동안에

그리고아마앞으로수십년도

그런내세계를

또늘가까이함께해주는가족들이있고

그리고,’You’,

내삶속에서갖가지모습으로자리잡은많은

-Thumbs,Index-fingers,Middle-fingers,Ring-fingers,andPINKIES!

제각기의재능으로제몫을하는사람,사람들

모두모두행복해야하는사람들‘…

*

그런데,

Verysorry,I’mjustallthumbs(저는서투를뿐이네요).

엄지손가락들만가지고있다는것,–행여제일큰손가락’만이라하여도

다섯손가락의길이가모두한결같으면제대로기능하지못한다

의미의영어관용구에서.

한개만있어서도안되고,서로다른많은것들이모여서

성실히화협해서로의발전을이루는것이네요,산다는것은

부끄럽게도

거의내삶의태반에

그저가진것은,-‘감사하는마음

(사진은Yahoo!에서)

비녀 – 이 장신구의 다른 이름을 모색중!

내머리는어깨선밑약20cm이른다.

어른이된후벌써오랜동안,크게변할것도없이계속된나의스타일이다.

지금은상상도할수없는일이지만,

이전,내가다니던여중,여고에서는,머리스타일은귀밑x센티,직선의단발머리라고하는교칙이있어,

한달에한두번,담임선생님이자를손에들고검사를했었다.

(정확한수치는잘기억나지않으나,1-2cm정도였지않았을까싶다.)

당시내가이교칙에크게저항을느꼈었다는기억은없으나,

아마,내심,짧은단발머리에저윽이식상하고있었는지도모르겠다

대학교에들어가헤어스타일에아무런제재를받지않게되자,

나는마음껏머리를길러늘어뜨이고다녔었다.

이후,,머리를길게늘어뜨리는것에도큰의미를갖지않게되었지만,

그렇다고머리카락을짜를이유도특별히발견할수없었기때문에,

나의머리는제법오랜동안어깨밑에서나부껴왔다.

,서구에서생활을할때는,그네들이가지고있지않는evony색의나의긴생머리는

동양여인의이미지를강조하는데적지않이힘이되었던가?!…

중년이된지금도,

나이보다조금은더젊어보이게하는듯,친구들이나이웃의발림말도…

-…여전히나는긴머리이다.

*

이런머리는,대부분의경우특히나집에서,

하나로묶여있거나,둘둘말아올려져머리위에얹혀진다.

그날의기분에따라서,

묶이거나말리어머리위에고정되는위치가조금씩다를뿐이다.

발랄하고맑은기분을갖는정도에정비례해위치는조금씩높아져

ponytail이되거나,상투머리처럼머릿꼭대기에둘둘말려올려진다.

가끔은한쪽귀위로치우치게묶거나말기도한다.

조금은어른다운분위기를드러내고싶을때는,

머리핀을사용해머리뒤로볼륨을만들기도하고

*

긴머리간수하기힘들지않느냐고종종질문을받기도하지만,

이런자유자재가나나름대로터득되어있어

오히려이런저런재미를즐기고있다는것이솔직한심정이다.

특히나,긴급히긴머리를둘둘말아머리위에얹어야할때는,

세면실에서는,치솔이거나아이펜슬,

책상앞에서는,연필이나펜한자루등,

손을뻗쳐닿는그어떤막대기형하나면무엇으로도가능하니,

이렇듯간수하기편한머리스타일도없지않을까,하고내심고소하는때도

*

그러던것이,최근에불현듯,

나는우리나라여성들이오랜동안지켜온쪽머리스타일에눈이떴다.

욕조에들어가앉아맞은편벽거울에비치는제모습을보며,

감은후의젖은머리를둘둘말아이리저리올려얹어보다가,

한국인의동그라한내얼굴이,가장길어보이도록눈의착각을유발시키는머리형이,

놀랍게도,소위쪽머리형태라는결론을내리게되었다.

역시,오랜세월에걸쳐한국여성들이지켜온이머리스타일이,

실은그네들이,보다아름다워지고자,이런저런시행착오를하던중에정착시킨것이아니었을까,하는수렴마저

(한편,이조후기까지머리숱이많아보이도록덧들이던가체의사용으로해서피폐가커서,

영조가이를금하면서모든여성의머리모양을쪽을지우도록명령하였다고하는데

쪽머리,당시서민여인들이머리를곱게감아올렸던머리형에유래한다고하겠다.)

(가체를쓴머리.

…마리앙뜨와네트시대,프랑스에서의’허영’이연상된다.)

특히나,가운데가름마를타고있는내가둘둘말은머릿뭉치를목선가까이까지내려놓자,

천상,그옛날우리어머니들의모습그대로였다

*

다만…,

단하나,이쪽머리에찌르기위해,

옛전통에따라,소위비녀라고불리우는머리장신구를사용하는것에는,나에게는주저함이있다.

일본에서의생활이시작되면서,일본말중에서많은한자를읽게된나는,

자연히,’한자어에대한관심도제법커졌다.

그러던중,

이전아무런의식없이사용했었던우리말중에,상당한부분이한자어에유래한말이라는사실도재인식.

그중의하나가,’비녀이다.

*

치마저고리의가슴에늘어뜨리는은장도와함께,

비녀는,옛날속박속의여성들에게허락되었던’많지않았던장신구이자노리개’의하나라고

단순히생각하고있었다.

더구나,’옥비녀‘,’은비녀의예처럼,

입에올리면구슬이구르는듯한울림을느끼는사람은나뿐만이아니지않을까

그런데,조용히좀더깊이이장신구의어원을생각하면,

여자가시집을가면반드시쪽을지고그머리에꽂아야했던이장신구의이름은,

"비녀(非女)"-,"이제부터더이상여자가아니다‘"

라는뜻을담은한자어에서비롯된것은아닌지?

혹은,그삶이서글픈悲女‘?

혹은,굴욕스럽게도,’卑女‘-천한여자?

혹은,신비로움을갖춘秘女‘?…

사전속을찾아보아도,특별히,’비녀라는단어의한자표기는나와있지않다.

*

본래,한쪽끝이굵으며몸체가가늘고긴이도구는,

남자들이머리에쓴관이떨어지지않도록꽂았던것이라고한다.

그러던것이,

당시언문밖에알지못하던여자들이머리에꽂아

남편있는여자라는상징으로사용되면서,

한자를이해하고구사하였던조선의남정네양반들이

이에곧,’非女,悲女,卑女,秘女…’라는한자어의이름을붙인것일까?

쇼윈도우속에놓인Mannequin과같은무표정,무언이어도,

머리뒤에비녀를꽂고

-‘나는여자가아니요,나는슬프고천하오,나는비밀을간직하고있소라고

시위하는듯한옛여인들을바라다보며,

남정네양반들은어떤생각을했었을까?

양반집의옛규수들중에는창호지너머한문을익힌여인들도많았건만,

이한자어의이름을어째서거부하지않았을까?

나는,속좁게도,

그러면부인있는남자임을드러내야했던장식은?

어째서비남이라는이름의물건은존재하지않을까?…

라는식으로,불필요한시비마저도부끄러이머리에떠올린다

(낙천적이해로,작은소망을…-…행여,’비녀,飛女’?

하늘을나는’천사’와같은,에밀레종에그려진’보살’과같은…여성에의찬사?,-흠~…)

*

난지금,

풀어내렸던머리를말아올려

옆에놓았던펜을들어머리카락속에꽂아넣으면서,

머리에꽂혀진펜을적어도비녀로부르고싶지않다고저항한다.그렇다면?

옛우리여인네들이그토록소중히간직하고풋풋이장식했을머리장신구에적절한우리말은?

거부에는대안도함께하여야할것이건만,

묘안이쉽게떠오르지않는다.

본디,()이라고도불리어,용잠,모란잠,매죽잠이라고도불리었다고는하나

나는하염없이모색중.

*

좋은이름,떠오르시나요?

(사진은,Googl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