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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날’

‘6월의세번째일요일‘,일본에서는<아버지의날>이었습니다.

그런데그날밤,한동료로부터

짧은스마트폰멧시지가도착했었습니다.

TodaywasFather’sDay.Threedaughtersandtwohusbandsandthreechildrencame.

Theygavemeevenahat.Thentheyleft.

Itwasgoodtoseemydaughtershavefuntalkingamongstthemselvesandwiththeirmother….

오늘은아버지의날.세딸과두사위,세손주가찾아주었소.

선물로모자까지받았다오.그리고는그들은집을떠났네

세딸들이제들끼리,혹은어머니와함께,재미있게이야기를나누는모습을보는것은좋은일이었소….(후략)’

*

그의글에서,–‘평소의그를잘아는친구들이라면누구나가

<겸연이섞힌,그러면서도은근히자랑>을적은노신사의흐믓한넉살을읽어냈을터입니다.

-"~/허허~,그답지않은단순문체…?^^…"라며.

왜냐하면,’딸만넷을가진이분은,(특히나,과년한딸들이하나둘결혼한이후부터는더욱…)

어쩌다,딸들이친정을찾아와도,언제나어머니곁에만둘러앉아무엇인가를소근소근거릴뿐이라고

혹은,간혹자기가,우연히그런모녀들의공간에발을들여넣기라도할때면,

갑자기그들의대화가끊기며,마치자기를이방인,또는불침자라고보는듯한비난어린눈총을받게된다는등등

곧잘,–그큰체구와어울리지않게–<‘허무해…’투정>을입에올리시던분이셨기때문입니다.

그러던것이돌연,

아버지의날이어서,일부러이런저런선물을손에들고모였을가족들이라하여,

<‘평소와그리다를바없는모녀들의풍경>이었을터이건만,이번에는‘good~!’….?^^

*

그렇다니까요!

-‘아버지로서충분히사랑받고계신A씨.

그런데,

젊었을때,바깥일로해서

그다지어린자식들곁에있어주지못했던시간이길었기에갖게되는자격지심에서일까요?

적지않은아버지들,집안에서당신만유리되고있다듯이느끼고계시는듯.

위의A씨가’고즈넉히,그러나한편섭섭히’들려주는말들에

함께머리를끄떡이던사람들도몇몇떠올리게됩니다.

그럴필요없지요…

-‘아버지’인것에보다큰자긍심을가지셔도되겠습니다.

그출처가정확히떠오르지는않으나,다음과같은뜻글을읽은적이있습니다.

부모들은세상을알아가면서,때때로는자기중심적이되어–자식들을,자식들의뜻을,저버릴때도있으나,

자식들의부모사랑은원초적인본능이다

어머니의뱃속에서생명을얻는그순간부터

적어도자기다리로서고,행여적이있을때면,뛰어도망갈힘이붙을때까지는,

천상,’낳아주고길러주는부모’에게의지하고살수밖에없는아이들은,

놀라운’인간생명력’으로<제부모를감취하고분별하는능력>을갖고태어남을알수가있습니다.

부모가,–잘먹여주던말던,잘키워주던말던…,외모가이쁘던말던…–에관계없이,

자식들은,’본능적으로’부모곁을떨어지려고하지않습니다.

-그래서,어른이되어도,옛기억들을모두–때로는,실제보다는조금더아름답게도–떠올려지며

부모의사랑을기리게<되어있습니다>.

자식들로부터의’아버지’에의인사,기쁘게받으시기를!

그어떤아버님에게도,

*

멧시지를받고는,’행복한한나절’을보내셨을A씨를기뻐하면서…,

홀연,저의한쪽가슴에서는,

이날,아버지의날임을알고있으면서도,A씨가계신집을찾지못한

‘한명의딸’의경우를떠올렸습니다.-분명,’따님이넷’이라고하셨었는데…?

어쩌면,다른자매들이다아버지를찾아뵙건만,

그녀자신만그속에함께하지못하는<그어떤사연>이있을터입니다…

-…’행복한자식’만이부모에게도주의를기울일여유를갖는법.

*

빨간카네이션,하얀카네이션…-5월의2번째일요일,일본의<어머니날>은제법번화합니다.

–제가아직일본의<아버지날>에대해잘알지못해서인지도모르겠습니다만–,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신자도아니면서도그화려한크리스마스…등등을키워온,놀라운’일본의상술(商術)’도

<아버지날>만은아직,그리흥행시키지못하고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이전에는<어머니날>이었던5월8일을,두루두루<어버이날>로함께경축합니다만,

세계의52개국에서,따로이<아버지날>이지정되어있습니다.

언젠가’우리나라의아버지들’을위해서도,별도로’아버지날’이특별히제정되었으면좋겠습니다.

그리고,세상의아버지들이,

<자식들은모두부모를,어머니뿐만아니라,아버지의사랑도–실제보다’더욱크게,더욱아름답게’기억하며–,

기쁘게해드리고싶어한다>는신뢰를더욱가지셨으면합니다.

다만,

아직심신으로여유없는’젊은’자식들의경우는,

조금은더디지만,–그래도’반드시찾아올터이니’–,조금더기다리셔야할지도모르겠습니다…

*

A씨~,이번’아버지날’의기억,내년까지계속해서기억하시기를~.

-과년한자식들이행여어머니만둘러앉아이야기를나누어도,그속에는물론아버지에의생각도담아있는,

아주<좋~은일>이라는사실!

…저도

지금,’아버지곁’에조금더가까이와있습니다.

-어머니만자리하시는장소입니다만…

(사진은google에서)

가족 수

제법오랜동안‘넷’이서맞이해왔던연말이었습니다.

대개는,제가윗아이의손을,

밑의아이는반려의몫…

오빠는,동생앞에서만은제법의젓해져,

그간은제것이었던,아빠의가슴팍과등,어깨,두팔이여동생에게여념없는것을그냥바라다보아주었습니다.

그런아이의손을,대신엄마가…

반려의일로해서제법외출이많았던우리가족은

이렇게어른둘이어린아이를하나씩맡고있어,

부부가함께하는자리에서는,헤아릴필요도없이,그곳에언제나’넷’이있었습니다.

친척이모인자리에서도,이웃과함께하는파티에서도,

부모인둘이서책임을지고품는수는언제나또다른둘.-그래서,넷이었습니다.

"…하나더있었더라면?…"

두아이의뒤를따라다니며숨이찰때면부부는가끔이런말을나누곤했습니다.

(물론,그러면그런대로,다섯손가락을펼쳤다가하나씩접으며가족수는잘헤아렸을터입니다.제가셋째였거든요.)

*

아이들이,대학진학과함께,하나씩집을나섰어도,

또그후,이전에는전업주부로작은볼렌티어일에만발을옮기던제가,제일을가지고집을비우는시간이늘었어도,

큰일이있을때면언제나모인가족은’넷’이었습니다…

그러던것이,올해는다섯…아니여섯.…아니역시다섯…,으음..역시여섯…

지금은,아직도익숙하지않아,

얼른두손을폈다가…,서둘러한손은접기도…,…역시한손이더필요해…다시급히,다른쪽손을마저펼칩니다.

실은,작년크리스마스날의저녁은,위아이가여자친구와함께찾아주었었습니다.

벌써직장을가지고2년차…딸아이를통해서오빠친구의이야기는들어왔었기에,곧’이날’이오리라생각했었지만,

참으로감사한일이었습니다.

다만,아직도3년을더남긴친구공부때문에아직결혼은’먼일’로생각되어서…?(청춘에게대학6년은너무긴듯…)

작년에는,–그녀에게는미안한이야기지만–,가족이늘었다는생각이그리절실하지않았었습니다.

그녀와’얼굴을마주보고앉는것’을너무나당연시했던부모의’방만’인지도모르겠습니다.

혹은,제가아직시어머니가될준비에들어서지못해서…?…

*

그런데,이번연말…,‘딸아이의남자친구’를마주하고앉은자리의이야기는조금달랐습니다.

벌써그와사귄지3년째에들어가는딸아이.(딸의말로는2년1개월째라고합니다…참으로길게도,짧게도느껴져…)

50이넘은여인의뇌리에,첫만남의20대남자가’너무어리게’영상으로찍히는것은어쩔수없는일일까요?

(딸의사진속에서는이미수없이본얼굴이나…)

그역시,올해,직장2년차에들은청년.

딸아이가고른’넥타이핀’을가슴에꽂고앉아있었습니다만…

다만,그렇게어려보이는청년앞에서,왜제가슴이그리도크게뛰었던지…?

그렇지않아도평소에눈웃음이적지않은저는,

첫만남의그자리,그청년앞에서,퍼지려는눈과입가의웃음을다독이는일로꽤나애를써야했었습니다…

…나중에,반려와아들은,평소와조금달랐던제모습을놀려댔습니다.

남자들은알터없지요…엄마마음.-저는살짝눈을흘켜주고따라웃었습니다…

이번크리스마스이브의오후,

딸아이는그와함께,6시간이넘도록,’지갑하나’를찾아헤매었다고합니다.반짝이는조명으로가득한거리속을…

딸이첫눈에마음에들었던지갑.다만,그저’색상이…’라는이유만으로,둘은세군데백화점을돌아야했었다고.

딸쪽이먼저힘들어’다음에…’라고마음을접는중에도,’꼭딸이원하는지갑을선물하겠다’는청년의고집에이끌려…

결국은손에넣은’예쁜플래티너백금리본이달린고운핑크색지갑’을

제게보이며,예사롭지않게딸은’행복한고생이야기’를들려줍니다만,

그런딸의어머니귀에는,결코예사롭게들리지않습니다.-이청년,내딸에게,’지갑’을맡기려는참??…

*

아이들이’어떤반려’를데려오든,

함께기쁘게환영하자고,우리부모는이야기를나눈적이있습니다.

세상의사람관계는,유유상종(類類相從).

이렇듯오랜동안함께시간을보내고있는그들은,서로’닮은꼴’일터이어서…

행여,스물이넘은아이들이함께하는친구들이우리마음에들지않는다면,

그것은모두’우리탓’.

-우리가키운아이들이’그런그릇’이라는뜻…

아직은젊은이들의앞날은많이길어,

분명,이런일저런일많은일들이그들앞에일어날것을…,중년의부부는압니다.

하지만,사랑은<‘쉼터’가아니라,사람을더욱’성실하게하는힘’>.깊이감춘힘도드러나게할터..

진정사랑하는두사람이라면,잘해나갈것으로믿게됩니다.

금속원소중가장무거운’플래티너(Platina)’로묶인커다란’리본’처럼,

딸과그청년은예쁘고탄탄한매듭으로붙어있는듯합니다.

곧결혼식도멀지않을듯한강한느낌으로…,작년의연말과많이다릅니다.

*

28일,아들도,딸의친구도,직장의연말일을마쳤습니다.

그리고아이들도다시집에모였습니다만,오늘도,

아침일찌기부터세면소를부산스럽게하던아들도딸도,친구들을만나다며집을나서서…

다시덩그러니조용해진집안에서,

반려와함께,또다시두손을펴가며,’미래가족수’를헤아렸습니다.

"주학이의결혼은필경…-그들이아이들을데리고오는것은x년후일터이니까…그때는…

그리고,x정이도서둘러결혼할터…그래도아직,2년이남았네……."

우리의결론은이렇습니다.

‘펼친두손의모든손가락이다접히며가족수가10명이넘는해는,어쩌면그리멀지않을것’이라고…

다만,반려의’예측년도’보다,

제가내미는숫자는’조금뒤’…입니다.

***

올한해찾아주셨던분들께,깊은마음으로연말인사를드립니다…-"새해복많이받으시고,행복하십시요!"

‘그 때 그 곳 – 적시적소(適時適所)’ 1 : 둘째 아이의 존재까지

학생부부였던우리는

하루의’매듭매듭의시간’을

늘함께보냈었다.

아침식탁에올릴신선한빵을사러가는아침산책길,

산등성이에위치했던유학생숙사에서마을중심가의대학으로뻗친내리막길의등교길,

점심도저녁도이용했던학생식당을찾는길,

그리고어둑해진시각에번화가를벗어나산등성을오르는귀가길도

한편,

흔히부부는일심동체라고들하나,전공이달랐던우리는

그는그의공부로,나는나의공부로,해야할일이태산같았던나날들…,

식사를마치면,각기떨어진연구동으로뛰어가기바쁜,그런분주함과허둥댐이어서

매듭이외의시간에서의,서로의부재(不在)를낯설어할틈도없었다.

그도나도,그리말이많지않은타입으로,

무엇보다도,이미각기개인으로서의존립을수용할수있을만큼은어른이되어있어서

많은말도필요없이

제편리에맞게,

나는그의다정함이,그는나의웃는얼굴이

너무멀지않은곳에자리하고있음만으로충분해하며

하루의거의대부분의긴시간을각자의장소에서떨어져지내는시간’에도

익숙했던젊음이었다.

*

그런아무런부족함없이충실했던젊은이들의생활이

두사람이공유하게되는새생명의탄생에서부터

조금씩변해가야했다.

-‘이미수태후5주일째가되면

태아의팔,다리를확인할수있는것‘(-물론,이사실을안것은나중의일이나…)

인간탄생비밀(2)-임신3개월(수정후8주)까지:생명진화의총괄

당시너무어리숙했던내가,

혹은,너무건강해임신초기의어려움을거의지각하지못했던내가,

생명의진전을깨닫게된것은,위에적은태아로성장해있던,이미임신2개월이지나서였다황당함.

그래도우리부부는

‘세번째가족’의탄생앞에서

어두운부모의얼굴을보이는것은불경이고실례라고알만큼의어른이어서,

내심은눈앞이캄캄한정황이었음에도

겉으로는서로에게축하의말을나누는것을아끼지않았었다…

**

...결국,

수개월의망설임후에,

우리는,두사람이똑같은결단을내리고있다는것을알게되었다.학생이라는신분의포기.

그는,논문의상담보다도,서둘러스승에게구직을상담하기시작했고

당시교육학을전공하고있던나역시,

서적과강의를통해서가아닌,’현장에서직접경험하며배움을넓히겠다’는결론을내리고

논문을위해펼치던참고서적을육아관련서적으로바꾸고있었다.

그리고,그가강의를갖게된대학으로이사하기위해,우리는짐을쌌다.

육안으로도내몸의변화가확인되던임신5개월째의일이었다.

***

그후2년반….

‘지난나의삶’속에서가장힘든시간들이었다.

새로운곳,새로운역할

모든생활이낯설어서툴수밖에없었던자신

새삼스레,

제법긴시간을공부해왔으면서도,–특히.최종적으로는교육학을전공하였다하면서도–,

"엄마가되는법"은한번도배운적이없었음이당혹하고한심스러웠다.

물론,같은상아탑속이라해도,

‘배우는입장에서가르치는입장으로’,그처한신분이틀린만큼힘들었던젊은아빠도,

집에돌아와서는,–워낙적은말수중에도–,"역시밖은피곤해"라는말을잊지않았다.

안해집안의태양으로자리잡아야하는나는

결코태양이될의지도바로세우지못한채,여전히흐릿한별빛정도로위치하며

-"그래도당신의피곤은,그간의당신삶이준비했던그연속선위’에있는것이지만,

하루하루를,지난자신의20여년과너무나’무관한일’로보내고있는나의피곤은?…"

하며,가장의지할수있는사람이기에더욱,

이전의자신과는달리말을조심하지도않고,투정을부리던그리고는,자기환멸.

고맙게도남편은

이런나의당돌한심정을제법잘이해해주며받아주었다.

-적지않은젊은부부,그가정,그지붕밑’에도있는정경이려니

****

지금되돌아보아도,

미련했던나이지만,그간살며내가행했던것중에,그래도’가장잘한결단’으로

‘<둘째아이를가질결심>을했다는것‘을꼽게된다.

-그후세상과,그리고생명에대한’나의시선

커다란확장을맞는전기가된것이어서

실은,친정어머니의도움도있어외지에서무사히첫분만을할수있었던나는,

옹골차게도이전의내가학생을포기하며행했던옛결심은훌훌털어버리려는듯

빨리건강을회복해다시대학에돌아가기를준비하고있었다.

그리고약1년뒤,앞선유학경력으로대학에의편입이허락되며연구그룹에는참가할수있었으나,

그간아이에게젖을물려왔던내가슴은쉼없이팽팽히불어와블라우스를적시는매일...

이미아장아장걷기시작했던아들을보육원에데려가는아침마다의어수선함과허전함.

비록,특별히엄마학을공부한적이없는대신,나의행복했던유년시절을갖게해준어머니를잘기억하고있으니,

적어도그녀처럼아이를키우겠다고마음먹었었던나였어서,

내가어렸을때는결코흘리지않았던눈물을,

내앞에서쉼없이훌쩍대는아들을보게되는때마다가슴이메이며아팠었다

그렇던내게,

둘째의임신은,또한,대학을완전히결별하는다짐이기도했다

*****

<‘한아이’만으로도그토록힘들었건만,하물며아이가’둘’이되면일은배로늘것이어서…>’라는각오를하면서,

한편,그럼에도,어리석고단순하게도–,

<‘자식은,삶보다,>라는기본산술로…,하나를버리고둘을취하는’자신의선택을수긍,

그렇게자신을다독거리면서내렸던결단…

그런데’의외의일’이일어났다!

둘째까지둘을키운다것,

실제로는,<엄마의일과부담을()’으로줄게하는일>이었다.-첫아이덕분…

또한편,

두아이로해서얻는기쁨은,–결코합산(더하기)’이아닌–‘승산(곱하기)’.

-아니,단순곱셈이아닌<‘제곱승‘의크기>라는사실도경험하게되었다.

,둘째라는한명의가족이더해진것으로

가족의기쁨의크기는‘2배가아니고4배이상…’으로불어나…

<그어느하나도버릴필요없이,’모두’가다사는길>이었던것!

******

둘째를갖게되었을때,이미3살이된아들은

점점불러오는엄마의배를호기심을가지고바라보았고,

그래서나는,

틀림없이’들어도알아들을귀를갖지않았을어린’아들임을잘알면서도

둘째아이를위해읽는육아책속의사진들을그에게도보이며,뱃속의아기의상태를설명했으며,

둘째를위한자잔한소도구를준비할때도,일부러오빠의의견을묻곤했다.

어차피태어나서잠시만쓰게될담요등,어린아기때의물건들은조금우스꽝스러워도상관없는것

나는그가선택한쪽을아무런망설임없이구입했다.

<어린신사>와의시간은또’크고별다른재미’로,첫아이때에는갖지못했던것

그리고오빠,

아빠이상으로,엄마의배안에서성장하는아기에게관심을보였고,

동생이태어난날도,분만의연락을받고병원을찾아들어온그는,

그러나,엄마에게는짧은눈인사뿐으로

먼저두리번거리며<아기가있는곳>을찾아서는곧장그곁으로달려가서성거렸다.-겸연적은모습으로…

엄마침상옆에준비된병원의아기침대는투명한플래스틱유리로된조금높은대위에있던것.

아빠가,그런아들의모습에눈치채,훌쩍안아올려아기를내려다보게해주자,

느닷없이,아들은제한손을뻗혀,갓태어난동생의손에맞추어댔다.

그리고는,제손이아기것보다역시많이큰것에안심한듯,만면에소리없는웃음을띠웠다

침상에누워세가족의동향을올려다보던엄마만이주목했던오빠의회심의미소!

(더욱우스웠던것은,산후1주일의입원후,집에돌아왔을때의일.

준비해둔낮은’아기침대’에동생을눕히자,오빠는조심조심자신의한쪽발을침대에올려그녀의발에들이댔다.

손의크기만으로는여전히불안했었던가보다

이렇게발까지맞추어본후에야,’역시자신은오빠!’라는확신을새삼더욱굳혔으리라.

-‘아직의구심많은’원숭이의수준의오빠…)

‘첫아이’가3살이되기전까지,

아기옆에있는엄마의노동’은정말로너무나많다.

어차피,제몸하나조차가누지못하며,아무것도할줄모르는어린아기를위해,

씻어주고먹여주고입혀주고모든움직임을대신’하지않으면안되니까

,그런일에익숙치않다는것,서툴다는것’도,더욱문제를크게하는이유…

주말에아빠의도움을받을수있는것은큰위안이나,그런시간의협력만으로는’절대적으로부족’하다.

(요즈음에는육아휴가제도가있으니,사랑하는부인과자식을위해꼭이용하시기를!

-‘성공’은<평생의목표>로둘수있으나,’육아’는반드시<한정된기간>만이어서…)

그러나,둘째아이의경우부터는조금틀리다.

엄마자신도첫아이의육아경험을통해조금은’성장해’

아기키우는일에도제법익숙해졌고,

또,첫아이의육아경험을통해앞을내다볼수’도있게되었으니,일은훨씬힘이덜드는법.

무엇보다도강조하고싶은사실은-‘위의첫째아이’라는좋은동반자이며협력자‘를갖게되는것.

첫째아이도제법’제게맡겨지는일들’을즐기는듯!(그다지긴시간의일이아니라면…)

그리고엄마의입장에서는,밑의아이를키우는일을통해’큰아이의성장도돕고있는것’이니일거양득이다.

(그런의미에서,

연년생,혹은쌍둥이이상의형제자매를키우는것이야말로,정말로대단히어려움이크고,많으실듯하다….)

*******

첫아이는,

낮에집을비우는아빠를대신해엄마의옆에있어주는또하나의동반자이자,

함께밑의아이를돌보아주는훌륭한협력자이다.

흔히첫아이가둘째아이에대해샘’을많이낸다고하나,

어쩌면엄마가,둘째아이의임신중의피곤으로해서

위의아이를떠밀거나귀찮아하는모습을보인탓은아닐까?…

우리집의경우,첫아이를가능한한둘째아이와관계하도록유도했었다.

예를들면,가족이공원을산책하거나쇼핑을할때에도,

둘째아이의유모차를,그리고둘째가걸을수있게되었을때부터는그여동생의손을,

아들에게쥐어주며부탁했었다.-"오빠랑같이있고싶대…"라고전하며.

그리고남편과나는,그런그들의’가까운뒤’에서나란히걸었다.

또가족이차를탈때도,

뒷자석에두아이를나란히앉히며,반드시오빠에게,"동생을잘부탁해…"라고전했다.

물론,오빠는아직어려서,이런저런자기호기심으로산만하고쉬이싫증도내어…,

그러면비로소엄마의등장.

"수고했네…"를전하는것도잊지않았었다.

********

적지않은사람들이아이들을키우는것이힘들다고한다.

부모님들의사랑이너무탓이려니그래서’욕심도내고’,

또,아이들대신에당신들이직접나서서’더많이애를쓰시기때문인듯.

나에게도결코쉽지는않았지만,그렇다고큰어려움”힘든일’도아니었다.

남편과의관계도그러했지만,한개인으로서의존립은중요한것이어서…–

아이들이할수있는일은,가능한그들에게맡겼다.

큰위험이없는한,나는아이들이하고있는것’들을일부러해체하지않았다.

그리고,’이것해라,저것해라’등으로안달을하지않았다.

-어차피하나의일을오랫동안할만큼큰집중력을갖지않은데다,

또싫증도잘내는아이들의작은심성이니,곧그만둘터이어서…

가까운곳에자리잡고,그냥그들을지켜보아주고웃어주는것’이

내가한일의거의대부분.

다만,역시’아직어리고유치한아이들’이어서,

이하루속에’몇번인가는반드시’큰일을벌리곤한다.

큰일이아니더라도,’적시적소에서어른이하지않으면안될섬세한시간들이있다

이몇번의그때그곳에서의적절한돌봄을위해,

그들가까이에서<하루종일대기(待期)상태-24시간근무>의육아일이,어른의존재를필요로한다.

육아는노동이라기보다인내와끈기인듯.

이런’육아일의담당자’는,엄마이어도,아빠이어도좋으리.

(–할머니할아버지의등장도있을수있으나–,

이미’자신들의가정을꾸밀정도로어른’인젊은부모가’자립하지못함’은부끄러움이다.)

…무엇보다도,

어린자식들은,낳아주고키워준부모들에게

결코다른이들로부터는받을수없는특별하고의미깊은기쁨을주는존재이어서,

꼭이육아를직접경험하시기를권하고싶다.

*

나의두아이들이성인이될때까지,’육아에전념했던엄마’임을늘자부하나,

실은,그다지그들을위해별달리큰일을한것도없이,

오히려’24시간중의위험하지않은,그다지민감한반응이필요시간들중에서

제법많이자기시간을확보하며지내온사실솔직히고백하지않을수없다.

어깨에힘을빼고,

그때그곳,적시적소에서의어른의일에최선의분별력을발휘할수있다면,

아이를키우는일

결코힘들지않고,깊은의미로큰보람을갖게하는일임을

이미적지않은사람들도경험했으리라믿는다…

다만,그런글들이많이드러나지않음에,또사회적으로적절한평가를받고있지않음에,

나는전업주부의따뜻한육아시간들를전하고싶다.

….이후,<초등학교4,5학년>,<중학교2학년>이라는육아의과정중에가장높고험한산‘이온다.

어른들의적시적소의분별력을가장필요로하는두시기!

(그리고,이보다는조금덜하나,’고등학교2학년때도…)

-‘그때그곳,따뜻한가족의시선이없음으로해서방황하는아이들,

그래서,그후온가족들이원만한관계를갖지못하는예를많이보았다.

이에관해서는다음포우스팅에소개할수있었으면한다.

(추기:

나자신이엄마였기에,전체적으로육아자의전제가엄마로적혀있다.

물론두사람의자식이니,’두사람몫으로

부부가함께잘소통하며잘분담,협력할수있다고본다.

다만우리집의경우는,

내가’조금은더편한일’을취하고,남편은’나보다는약간더힘든일’을담당했었다.감사!!)

(사진은Google에서)

딸의 사랑, 아들의 사랑

한손을높이들어흔들어보인다.

역앞에잠시주차시킨자동차앞에서서,사람들이오르내리는출입구계단을주시하다가

하얀원피스를입은딸의모습을발견…

*

일본의815일은,

원래는음력715일에행해졌던이곳의’옛불교행사(오본,)’에준해

가족들이함께모여선조의영을반기며위로하는날이다.

햇음식의풍작이전이니,차롓상이준비되지않고8월대보름의송편의맛을겸비할수는없으나

가족들이모이기위해,고향을찾는귀성(歸省)러슈의차량이고속도로에길게이어져붐비는모습은

쉽게한국의추석을연상시킨다.

그래서우리가족도추석을맞이하듯,늘이곳에서815일을즐긴다.

특히,–아들이대학에들어가자취를시작한이래–,온가족이함께하는시간은,

아들로부터,2,3일전,혹은그날당일로,집에갈께라는기쁜전화연락을받아야이루어지는불규칙한것이되었지만,

그래도,정월새해연휴와8월의오본연휴만은

안심하며정례의정찬을즐기는기쁨이약속된다.

(딸도대학생이되어서는집을비웠다.

그래도딸은한달에한번이라는친정방문약속을제법잘지켜주어,

대강은정기적인데다,그날짜도일찌기알려준다.

말수적고그행동이활발한아들과의시간맞추기보다–,춸씬수월하다.)

올여름의8월은,

딸이이전보다조금일찌감치집을찾아주었다

*

어느새대학교3학년인딸은

지금한창대연애중…(가족방정식에도대지진딸의선택이)

일반적으로일찌기이즈음부터취직활동를시작하여(일본에서는간단히슈욱카츠(就活)’라고함)

이곳저곳기업을찾아들여다보는시기이건만,딸은그런기미를거의보이지않고있어,

아버지와오빠는,벌써결혼활동(콘카츠(婚活)’에들어간것은아닌가하고,

은근히농담을섞어가며걱정을드러내보이기도하나,

엄마인나의생각은조금다르다

어찌되었든,연애중의딸을가진대부분의어머니들이그러하듯,

‘딸의연애이야기의청자(聽者)’가되는기쁨은제법큰것.

우리는,함께쇼핑을할때도,함께부엌에설때도,

함께목욕을할때도,그리고더블침대에함께누웠을때도,

소곤소곤…,그녀친구에대해서나데이트의이야기를나눈다.

딸의감정에이입되어

엄마마저사랑에빠지는기분

옛날에나의어머니도내게도착하는편지들을,나보다더기뻐하며손에들곤하시던기억이난다.

딸과친구가교환하는메일의양은너무나많아서–내때의,손으로적힌편지량은이를따라잡을수없다.

제대로다읽지못하고,대충대충살짝엿볼뿐이지만,

딸의’그에대한사랑’,

-또,딸의’엄마에대한사랑’을

함께느낀다.

엄마에게는,딸의어떤모습도,그저사랑스럽기만하다.

*

한편,올해는

여름휴가로1주일간의독일여행을떠난아들로해서(아들이난하늘밑에서)

그가나리따공항에내려집을찾아주는16일저녁,우리는오본정찬을즐겼다.

어릴때는그토록나를잘따르며,많은학교이야기도잘들려주던아들,

그러나워낙활동적이어서중학교때나고등학교때는,학교일과부활동등으로귀가도빠르지않아

필요한이야기는엄마인내게전하는것이전부로,집에서의말수가줄어들었고,

사랑많은엄마는그런기회를놓치지않고,아들의다른이야기를들으려했으며

들은이야기는또대부분,아버지에게전해지는것이경로였다.

그러던것이…,

대학교에들어가집을떠나살기시작하면서가끔집을찾으면

당시고등학생이었던여동생의방에들어가둘이서나누는대화가

나에게보다더늘었고,(젊은이에게‘자기발견‘의시간을갖게하고싶다)

그리고,대학의학년이올라가면서

또취직을하여더큰다른사회에서의생활을시작하게된후부터는

아버지와직접나누는대화도부쩍늘었다.

이제아들은,제법어른이된증거로,온가족과두루두루좋은대화를하게되었지만

한편,자연히이에반비례하여,‘엄마의독점률’은조금줄어들어-…정말은기뻐해야할일

*

그래도,엄마는아들의강한사랑의끈’을,잘알고있다.

실제로가족모두의물리적인동거는지난근6년간엷어졌지만,

우리가족은‘Cyber-space’라는새로운동거공간을넓혔었다.

6년전의그때,처음으로받았던’아들의컴퓨터메일주소’를보고

엄마인내가슴이두근거렸다.

k_s_……..@gmail.com

첫부분에서,내이름의머릿글자들을읽을수있었기때문.

그의휴대폰메일주소’에는,나의성(familyname)까지그대로드러나있다

가장기뻤던것은,아들의취직활동중의일.

요즈음일본에서는(물론한국에서도그렇겠지만…),

인터넷으로이력서를적어보내제1차서류검정을받는예가대부분이다.

아들이대학교4학년때의봄…,몇군데의기업에이력서를등록하고있던그가

–그중한기업에서의인터넷문제가있었던듯–,

내게전화를걸어와,나에게도한번그기업사이트에들어가줄것을부탁해왔었다.

물론,나는언제나ready.-"그래,어떻게들어가야하지?…"

그가자신의등록번호와비밀번호(password)를불러준다하여,

나는,급히수화기를어깨와귀사이에끼우며,메모를시작했다.

"xxxxxxxxx…,

그리고비밀번호는‘0,x,1,x’…"

그때,아들의목소리에따라움직이던내손이멈추었다.

적을필요가없었기에-내생일날짜.

*

딸은대학생이되어서더많이재잘거리게되었다.

-아마사랑을하고있기때문에더한듯

손을흔들어내가있는곳을알리면,

토끼처럼뛰어와,얼른내팔에자기팔을감는다.

아들은,–역에마중을나가그를발견해손을흔들면–,

,…’가볍게입을벌려

들릴듯말듯한정말짧은한마디를내뱉는표정을보일뿐,

결코,일부러발길을서두르지않는다.

그렇게천천히…,

마중나온내게다가오는아들을보며

나는또,

조금씩더커져오는그의실루엣을,

즐긴다

(사진은Google에서)

먼저 ‘뇌의 휴식’을…

"…어렵네요…"

올해,고등학생이된장남과중학생이된차남

두아드님의어머니셨다.

자신은,나와그다지나이차이가없다고강조하지만,

내눈에는,아직도30대초반으로밖에보이지않은작은체구의,

수만마디의말을눈가의웃음으로대신하는듯,

장난기까지엿보일정도로맑은눈웃음을드리우는조용한여인이었다.

그런여인이지금,

차남의일로나를찾아와나누던이야기중에

그칠줄모를것같던그눈웃음을거두며,

미간을찌뿌리고토해낸한마디였다.-"…어렵네요."

그어떤아름다운어머니도,

화제가자식에이르면,심려도,어려움도,큰듯

*

젋어보인다,귀여워보인다"는발림말은,

어렵다고한숨을쉬는그녀에게

아무런역할도힘도되지못한다.

어머니가어떤모습이든

아이들에게는어머니가가장가깝고의지할수있는어른이어서

이어머니의현명함이

이후두남성의삶을좌우할것이어서

이후,어른이되지못한나이많은자식들을돌보며

귀여운모습이

추하게휘어지고주름이잡히기전에

나이에걸맞는성숙함이필요할터이어서

*

그녀의차남은,

우선드러나는모습으로는,아주순한아이였다.

소위,전형적인조용한ADHD의경우에가까웠다.

중학교에들어와수업내용이어려워지면서,

그의부주의력이눈에띠게된것

이런예는한국일보의기사가주목한대로,

오늘날우리사회에서도이런아이들이부쩍늘었다고한다.

아직어려서,특히나외부에커다란폐를끼치고있지않아

별문제없이보일지모르나,

이러한어린아이가

자기가속하고있는환경속에서느낄무료감이나권태감을생각하면,

이후성장하여흡연이나약물장애를일으킬확율이높다는추적결과도납득된다.

그아무도그를비난하지않더라도,

자기자신의실제와내면의부조화를누구보다도잘아는본인이

어른이되었을때느낄자신감상실더나아가자기비하

가슴아픈삶이다.

*

기사의결론처럼

정신과진단과치료를통해14개월간이라는장기의약물복용의방법도있겠으나

이약들은,뇌속에서의홀몬작용을조정하는것으로,

앞선나의포우스팅육아育兒육아育我‘1.-인간생명..에서도적었듯

삶은뇌의활동이어서,

뇌에서발생하는홀론의양을화학물질로인위적으로조정하는것에불과한것이다.

그렇다면,

뇌의활성화를돕는보다자연적인치료법은없을까

무엇보다도,앞으로많은성장의기회를갖은어린생명의뇌의활동을

병명으로불리우는것은시기상조가아닐까….

*

우선초등학교1학년때부터일본에와서생활하기시작한이차남의일주일의생활을주목하면,

매일이곳일본의무교육의전형적인중학교의커리큘럼인

아침8시부터저녁6시까지학교에서생활한다.

5일의학과공부이나토,일요일도클럽활동이왕성하다.

일본에서는이사춘기아이들의정신교육을위해,

방과후,축구,야구,배구등각종운동활동이나

오케스트라,미술,수예등의문화활동이강하게권장되고있다.

이런클럽활동에대한평가는물론다양하나,

학생들자신이이제성장하여,가족보다는친구들과의연대더추구하는나이이기도해서,

본인들이즐겨참가한다는면에서여전히활발히계속되고있다.

한편,이렇게10시간이상학교에서집단생활을통해공부를하고돌아오건만,

급히저녁을먹는둥마는둥가볍게챙기고,등교때와는다른책가방을들고

7시부터9시까지과외공부를위해학원에향한다

아직완전히성장하지못한중학생들의뇌와신체는,

의무교육인학교에서의10시간의활동만으로과도로피곤해있음이틀림없다.

그런데,이뇌나신체가충분히휴식할틈도제대로갖지못하고

아이사랑을듬뿍가진상냥하고귀여운어머니와함께할시간도너무짧게

아이는혹사하고있으니,

병을가지지않은뇌라도

감당할수없는과로이다

*

그런데어머니만은이런과도의시련을말없이따라주고있는

아들이귀엽기만한듯

그선한어머니의아들인아이는

그런어머니를실망시킬수는없어,학교도잘다니고학원도잘가지만,

뇌가주의력을발휘할여력도없으니

그저허수아비가되어그자리에앉아있을뿐,

당연히결실은없다

이들은이렇듯서로사랑을품고있지만,

실제이들모자에게는실질적인사랑의교류는거의일어나지않고있다.

무엇보다도함께있는시간이너무적다

그런중에아이는,껍데기뿐인모습으로

자신의삶을

무의미하게,무료하게소비하는사이클속에서시간을보내고있는것이다.

정말은이제부터어른이되어,

가족과사회의일원으로건전히활동하기위해요구되는힘을키우지도못한채,

그저나이만먹고있는것일지도

*

학교의선생님들은교육전문가이다.

나의우수했던옛친구들중에지금도학교에서가르치고있는사람들은적지않다.

같이공부했을때에는,틀림없이대과학자가될것같던,대정치가가될것처럼보였던친구들의대부분이

지금학교선생의직을갖고있다.

학교의커리큘럼도인성을균형있게성장시키기위해

교육전문가들과학교현장의선생님들의지혜로짜여져

상당히우수하다.

나는이학교선생님들의실력을우리아이들에게강조했었다.

-"먼저선생님이가르쳐주는것을잘알아들으면돼."

행여,불운하게도,가끔기대에미치지못하는선생님이있다할지라도,

아이들에게,어차피그들의하루중10시간이나혹은긴시간을생활해야할곳을

신뢰가없는곳이라는생각을갖게하는것은,어리석은일이다.

그곳에,동전의양면처럼,반드시존재하는장점과단점중,

장점쪽을먼저아는것이현명한일.

어린아이들은시선이낮아많이볼수없는것은당연해,

그들에게이학교의장점들을알게하기위해,

조금은시선의높이를올린어른들,들려주고깨닫게해야할책임을갖는다.

한편,행여학교선생님들의불성실이있다할지라도

성장기의아이들에게는무엇이든배움이되는법이다.

그래서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말도있지않은가.

*

초등학교고학년,중고등학생이되면서,

방과후학원에다니기시작한친구들이늘자,우리집아이들도학원에다니고싶어했었다.

그때도,"학원은학교공부가부족한아이들이가는곳이야,너희들은공부잘하니까괜찮아…"

라는말을들려주었다.

(이말은아이들에게집에서쉴수있는시간을갖게하기위해서들려준것이었지만,

무엇보다도그들에게높은평가를내려주는부모의신뢰가전해지는것에도큰의미가있다.)

인간은누구나칭찬을받고싶은법이다.

학교에서칭찬을받으려면,곧공부를잘해야하는것.

우리집아이들은달리학원에다니지않았기때문에,

좋은성적을내기위해,적어도친구들에게부끄럽지않기위해서도,

수업중에학교선생님의말씀을잘들을수밖에없었다

대부분의부모님들은,아이들이학원에다니면

학교에서도배우고또학원에서도배우니실력이2배로늘것이라고생각하기쉬우나,

그런예는극히드물고,

그어느쪽에도집중하지않고,놀다오는경우가태반이다..

학교에서는나중에학원에서잘듣지…’하고,

학원에서는다음에학교에서도들을수있으니까.’라고뒤로미루기마련

이런어린생각을하는것이아이들이어서

그래서그들이어른인부모와함께생활해야하며보호자가필요한시기에있다고하겠다.

나의경우,방과후에는

아이들이집에서푹쉬기를원했다는것이가장큰이유로,

3,3때의1,2년외에는특별히과외공부를시키지않았다.

-"너희들학교에서열심히공부했잖아!집에서는푹쉬어야지.숙제만잘해가면돼…"

뇌가잘쉬어야잘활동해주리라고믿었다.

몸도마음도함께여유롭게성장할수있다고

(또한이는의외의부가가치였으나,

그간학원에가고싶어하던우리집아이들이어서

뒤늦게학원등록한후에는,누구보다도학원에서의공부를즐기는듯했다

아이들에게무엇이든금방주는것이아니라,

그사이에조금유예기간을두는것도나쁘지않은방법이다.)

*

이귀여운어머니에게는,

방과후의학원공부를잠시그만두고,

집에서차남이푹쉴수있도록,

그리고무엇보다도상냥한어머니와함께지내는즐거움을만끽할수있는시간을갖도록권했다.

맛있는것도만들어먹고,

텔레비도함께보며크게웃기도하고.

음악을들어도좋고.

또잘자도록

어떤가벼운시간을보내든,

우선,무엇보다도그녀의차남에게필요한것은

뇌의휴식이어서

어머니옆에서그사랑을만끽할시간이어서

*

음식을잘하신다는

이귀여운어머니의솜씨에커다란기대를건다.

그녀에게어렵지않은일

좋은어머니로있으시기를

(사진은yahoo에서)

한일 ‘인정’ 나누기 – <한 그릇의 국물메밀국수>

먼저,블러거고양이달님의<국수한그릇>에적힌그림과글이나누어준감동에감사드리며…

한국의억척할머니의거센인정이외려정겨워가슴이뭉클했다.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84570&logId=5037208)

그의글이,몇년전에읽었던일본의한단편소설을떠올리게했다.

우연히도제목도비슷한,<한그릇의국물메밀국수(一杯のかけそば),良平>.

일본사람들이서로적절한거리를두며나누는,

잔잔해서차분하며소박한인정이적혀있다.

20여년전에발표되어당시의많은일본사람들이읽었다고한다.

그래서,어쩌면그후한국에서도많이읽혀졌을지도….

다만,그간세월이제법흘러,

잊은사람도,처음읽는사람도있을듯하여,한번더우리말로옮겨보았다.

(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일본의풍습을하나간단히소개하면,

한해의마지막날인섣달그믐날,

저녁식사후와잠자리에들기전사이의야참으로,

한해더명()이길어지기를빌면서메밀국수를먹는관습이있다.

특히이특별한메밀국수위에는,

허리가구부러진모습이특징인’새우’뎀뿌라튀김을꾸미로얹어먹는것이보통.

,‘나이가들어허리가구부러질때까지오래도록살기를’이라는덕담이곁들인것이다.

그러나이소설중에서세모자가먹는국물메밀국수(かけそば),

결코그런호사스런메밀국수요리가아니다.

아무런꾸미가얹히지않는만큼,가장값싼국수로,

이가족의빈궁한생활을전한다.)

눈시울을붉히는횟수로그감동의정도를헤아리는어리석음은범하고싶지않으나,

블러그에올리기에는제법긴글이어서,조금이나마,흥미를더하기위해

대단히개인적인고백을적으면,

–나는이글을읽는동안‘3’눈자위를적셨다….

당신은몇번?

*

인용시작

이이야기는,지금부터15년전의1231,

일본삿포로시에있는메밀국수가게북해정(北海亭)’에서비롯된다.

 메밀국수가게의가장큰대목은섣달그믐날이다.북해정도이날,아침부터눈코뜰새없이바쁘게손님을맞이했다.

여느날같으면12시가지나도여전히흥청대는거리이건만,섣달그믐날은밤이깊어지면서귀가를서두르는사람들의발걸음이빨라진다.10시가지날무렵,북해정에도손님의발길이뚝하니끊겼다.

 사람은좋으나무뚝뚝한요리장이북해정의주인이지만,손님을맞는것은언제나싹싹한그의아내로,단골손님들은그녀를여주인이라고불렀다.

여주인은,손님의발길이떨어지자내심가게문을닫을시간을가늠하면서,이날하루종일바쁘게일한파트타임의종업원들의수고를위로하며,연말특별보너스봉투와함께메밀면을선물로손에들려먼저귀가시켰다.

 마지막손님이가게를나선후,가겟문앞에드리웠던포렴을접고슬슬문을닫을까라는말을요리장과나누고있을때,입구의문이다시조심스레열리며,사내아이둘을데린여인이들어왔다.6살과10살정도로보이는사내아이들은갓산듯한똑같은져지를차려입은모습으로,여인은철늦은체크무늬반코트를입고있었다.

어서오세요!’

라며손님을맞는여주인에게,여인은머뭇거리며말문을열었다.

……국물메밀……한그릇만주문하려하는데……괜찮을까요?

여인의뒤에서두아이의얼굴도걱정스러운듯올려다보고있었다.

,……,그럼요.어서이쪽으로

난로에가까운2테이블로안내하면서,여주인은카운터안쪽을향해

국물메밀하나있어요.

라고큰소리로주문을넣었다.카운터넘어부엌에서주문을받는주인도힐끗세사람에게눈길을주며,

!국물메밀하나네!’

라고응하면서,언제나의메밀면다발과함께,또반다발을더,끓는냄비에넣었다.

물론한그릇의메밀국수의양은한다발이다.손님에게도아내에게도드러나지않게,이말수적은주인은서비스로,곱배기분량의메밀국수를삶았다.

 식탁놓인한그릇의국물국수를둘러싸고얼굴을마주대어나누어먹는세모자의대화가여리게부엌안까지들려왔다.

맛있다-’

형의목소리.

엄마도먹어요

라며국수한가닥을젓가락으로들어엄마입에가져가는남동생.

어느새국수한그릇이다비워지고…150엔의국수값을내며,‘먹었습니다라고공손히머리를숙이며문을나서는세모자의등뒤를향해,

감사합니다!새해복많이받으세요!’

목소리가하나가되어인사를하는요리장과여주인.

 새로운한해를맞이한북해정에는여전히손님들로바쁜하루하루가계속되며어느새1년이지나고,또다시1231일이왔다.

 작년이상으로손이모자랄정도로분주했던이해의섣달그믐날도밤이기울어,10시가지나는것을기다려슬슬가게문을닫을까하고있을때,다시조심스레문이열리며,사내아이와함께여인이들어왔다.

 여주인은여인이입고있는체크무늬의코트를보고,1년전의같은날맞이했었던마지막손님을떠올렸다.

―……국물메밀국수……한그릇인데……괜찮을까요?’

물론,물론이예요..이리로

여주인은,작년과같은2테이블로안내하면서,

국물하나요!’라고큰소리로주문을넣었다.

!국물하나네!’

요리장도주문에응하면서,조금전껏었던풍로의불을다시지폈다.

여보,서비스로세그릇,내지그래요.’

살짝귀엣말을해온여주인에게,

‘안돼,안돼.그러면,오히려마음을쓰게하는거여.’

라고대답하면서도,국수다발한개반을데치는남편을보며,

,무뚝뚝해도,인정은좋다니까.

그렇게살짝웃음을띠우는아내에게는눈도주지않은채,여전히묵묵히그릇에국수를담는요리장.

테이블에놓인한그릇의국수를둘러싸고나누어먹는세모자의대화가,카운터를사이에두고부엌안쪽과바깥쪽에따로따로서있는주인부부에게도들렸다.

……맛있다……

-,올해도북해정의메밀국수,먹게되었네.

내년에도먹을있으면좋을텐데……

다먹은후,150엔을지불하고문을나서는세사람등뒤로,

감사합니다!새해복많이받으세요!’

라며,날하루종일수없이되풀이해온인사로주인부부는그들을배웅했다.

 장사가활기를띠어여전히바쁘게맞이한그다음해의섣달그믐날,북해정의요리장과여주인은,서로입밖으로내색은하지않지만,벌써9시반을넘었을무렵부터,마음이들떠있었다.

 시계바늘이10시에다달아먼저종업원들을돌려보낸요리장은,벽에걸린메뉴표를얼른하나씩하나씩뒤집었다.지난여름에국수값을올려국물메밀국수200이라고적혀있던메뉴표가,눈깜짝할새에150엔으로바뀌었다.

 2테이블위에는,벌써30분전부터예약석팻말이여주인의손에의해올려져있었다.

 10시반이가까와지자,가게안의손님들의발길이끊기는것을기다리기나했던것처럼,어머니와아들,세모자가들어왔다.

 형은중학생의교복을,남동생은작년형이입고있었던,제몸에는아직조금큰점퍼를입고있었다.두형제모두몰라볼정도로성장해있었지만,어머니는여전히색바랜체크무늬코트의모습인채였다.

어서오세요!‘

웃는얼굴로맞이하는여주인에게,어머니는머뭇머뭇입을열었다.

―……국물메밀국수……두그릇인데……괜찮을까요?

,물론이예요.,이쪽으로오세요

2테이블로안내하면서,거기에놓여있던예약석팻말을아무일도아니라는듯살짝걷으며,카운터를향해,

국물두개있어요!’소리친다.

그말을받아,

국물두개네!’

라고대답한요리장은,메밀면세다발을집어끓는물속에넣었다.

 두그릇에담긴메밀국수를셋이서함께나누어먹는모자의대화가도중도중밝은웃음소리가섞이고,그목소리도한층밝아진것을알수있었다.카운터한쪽에서잔잔한웃음을띠며눈을맞추어오는여주인에게,예의무뚝뚝한표정의요리장도,이라고답하는듯그저머리를끄덕여보였다.

큰애야,그리고아쯔시,……오늘은둘에게,엄마가고맙다는인사를하고싶단다.

……인사?……무슨일인데?

사실은,죽은아버지가일으킨사고로,8명이나되는사람들을부상시켜큰폐를끼쳐왔었지.……그러나,보험을써도다보상할없었던몫들을갚기위해,지금껏매월5만엔씩지불해왔었잖아.

,알고있었어.

여주인과요리장은미동도하지않으며가만히이야기를듣고있었다.

지불은내년3월까지로되어있었지만,사실은오늘,전부갚았다.

!정말,엄마!’

,정말이야.형이신문배달을열심히해주고,아쯔시가매일장도보고저녁준비도해준덕분에,엄마가안심하고일할있었어.그렇게그간수고많이했다고오늘회사에서특별수당을받았단다.그래서그돈으로먼저보상을전부끝냈어.

!엄마,!됐다!그래도,앞으로도저녁준비는내가할거야.

나도신문배달계속할께요.아쯔시!열심히하자구!’

고맙다.정말고맙다

실은지금이니까하는말이지만,아쯔시와,엄마에게비밀로해온것이있어요.그건말야……지난11,아쯔시가일요일날의수업참관안내편지를학교로부터받아왔었잖아요.……그런데정말은아쯔시,그때선생님이전해준편지를한통가지고있었댔어요.아쯔시가작문이홋카이도대표로뽑혀서,전국콩쿠르에출품되게되었는데,참관날에작문을아쯔시가낭독하게된다는내용이적힌편지였지요.…하지만아쯔시는,그편지를엄마에게보이면……엄마가무리해서회사를쉬실것이라는것을알고,그편지는내놓지않았어요.저도그사실을우연히아쯔시친구한테서듣고알게되어……제가대신참관날학교에갔었댔어요.

……그랬었었구나……그래서?

선생님이교실안에모인모두에게말씀하셨지요.–“장래에어떤사람이되고싶은가라는제목으로학생들에게작문을시켰더니,아쯔시군이한그릇의국물메밀국수라는제목으로글을썼답니다.이제부터아쯔시군이자신의글을겠습니다.–-라고요.

저는,한그릇의국물메밀국수라는제목을듣는순간,북해정에서의일일것이라고금방눈치채고……아쯔시자식,그런부끄러운이야기를……!라는생각을내심했었지요.

아쯔시의글에는……아버지가교통사고로돌아가신것,또그후많은빚이남은,그래서엄마가아침일찍부터늦게까지일하고있다는,그리고내가아침저녁신문을배달하고있다는것등……그런것들을아쯔시녀석,전부큰소리로읽어대는것이었어요.

 그리고1231일의,세사람이함께먹는국물메밀국수한그릇이굉장히맛있었다는것.……세사람이한그릇밖에주문하지않았는데도,국수집아저씨와아줌마가감사합니다!새해복많이받으세요!”라고큰소리로인사를해.목소리가……마치지지마라!열심히!굳굳히살아야해!’라고하는같은생각이들었다는것.그래서아쯔시는어른이되면,손님에게,‘열심히!그리고행복하게사세요!라는마음을담뿍담아,‘감사합니다!’라고인사를하는일본제일의국수집주인이되겠습니다.라는글을정말큰목소리로읽었어요.

카운터안쪽에서,귀를기울여듣고있었을요리인과여주인의모습이보이지않았다.

카운터의쪽밑에웅크려앉은두사람은,1개의타올양끝단을서로잡아당기듯붙잡고는,복받쳐흐르는눈물을닦아내며소리를죽이고있었다.

아쯔시의낭독을끝내자,선생님이,–아쯔시군의형님이어머니를대신해여기에와있으니,한마디해달라고하지않겠어요.

저런,그래서,형은무어라고말했니?

갑작스레들은말이라,처음에는입이안떨어졌지만……여러분,언제나아쯔시랑사이좋게지내주어서고맙습니다.……동생은,매일저녁식사준비를하고있지요.그래서클럽활동도중에집에돌아가야하는것에대해서모두에게는정말미안하게생각하고있어요.처음,동생이한그릇의국물메밀국수라는작문을읽기시작했을……실은,저는창피하다고생각했었어요.……그런데,가슴을펴고당당히큰목소리로읽는동생을바라다보고있는사이에,국물메밀국수한그릇을창피하게생각하는제마음쪽이더부끄러운것이라는것을알게되었습니다.

 가게에들어가국물메밀국수한그릇을시켜주신어머니의용기를잊어서는안된다는생각도하게되었습니다.……이제부터도우리두형제,굳게손을잡고,어머니를지켜가겠습니다.……앞으로도아쯔시와사이좋게지내주세요.–-라고말했지요.’

차분히서로의손을쥐어잡기도하고,큰웃음소리로서로의어깨를두드리기도하며,작년까지와는완전히다른모습으로기쁘게섣달그믐날밤의메밀국수를나누어먹은세모자는,300엔을지불하며

맛있게잘먹었습니다.’

,머리를깊이숙여인사를하며문을나서는세사람을향해,

요리장과여주인은,올한해를마무리짓는큰목소리로,

감사합니다!새해도복많이받으세요!

라고인사했다.

 1년이지나――.

 북해정에서는,또다시섣달그믐날,9시가지나자마자예약석팻말을2테이블위에올려놓으며세모자를목을길게하고기다렸지만,그들은나타나지않았다.

 다음해도,또그다음해도,일부러2테이블을비우고기다렸지만,세사람은모습을보이지않았다.

 그후북해정은장사가번창하여,가게의실내개장으로테이블과의자등을새롭게했지만,2테이블만은그대로남겨두었다.

 번들거리는새테이블들이나란히놓인가운데,한개의낡은테이블이중앙에놓여진채였다.

어째서이런것이여기에?

라고이상해하는손님에게,요리장과여주인은한그릇의메밀국물국수의이야기를들려주며,테이블을보고있노라면,늘자신들을격려하는듯이느끼게된다고,그래서언제다시그세손님이찾아줄지모르겠지만행여다시오면그때도이테이블로그들을맞이하고싶다는심정을설명했다.

 이야기가행복의테이블”로불리우며손님들입에게입으로전해졌다.일부러먼곳에서부터찾아와메밀국수를먹고가는여학생도있었고,테이블이빌때까지기다렸다가자리를잡은후에야요리를주문하는젊은커플들이있는둥,좋은인기를끌었다.

 그로부터도또더년의세월이흐른후의1231일의밤이었다.북해정에는동네상점들의송년회가예정되어,늘가족처럼가까이지내온상점가의이웃들이자기가게문을닫은후하나씩둘씩찾아들고있었다.북해정에서그한해를보내는메밀국수를먹은,제야의종소리를들으면서이웃가게주인들과그가족들이함께신사에새해기도를가는것이5∼6년전부터의항례가되어있었다.

 이날밤도9시반이조금지나자,생선가게부부가생선회를담은커다란접시를양손에들고들어선것이신호라도되는듯,연이어이웃상점가의30명남짓의가족들이술과안주를들고북해정에모여들었다.행복의2테이블의유래를알고있는이웃들은,누구도입에는올리지않았지만,아마올해도객이찾아주지않은채새해를맞을터인"섣달그믐날의10시이후의예약석"을일부러비우며,그주변의불편한자리에모두조금씩붙어앉으며늦게들어오는이웃들을사이에끼어앉게하였다.

 그해여름해수욕에서의에피소드나,손자가태어난이야기,세일중의이야기등……송년회의분위기가정점에달한밤10시가조금지나서의일이었다.갑자기입구의문이조심스레열렸다.처음에는몇사람의시선이문쪽으로옮겨졌으나,어느새전원이이들을주목하며말을멈추었다.북해정의요리장과여주인이외에는아무도만난적이없는,행복의2테이블주인공인예의그얇은체크무늬코트를입은젊은어머니와어린두사내아이가아닐까하고모두기대하였지만,들어선사람은오버코트를단정히손에걸치며양복을입은두청년이었다.한순간긴장이풀리며한숨이새어나며,다시송년회의흥으로되돌아갔다.여주인이죄송한얼굴로

이를어쩌나,마침만석이어서…’

라며거절하던그때,기모노모습부인이공손히머리를깊이숙이며가게에들어와두사람의청년사이에섰다.가게에있던모두가일순숨을삼키며,귀를기울였다.

―……국물메밀국수……3인분입니다만……괜찮을까요?

목소리에여주인의얼굴색이변했다.십몇년이라는시간이순간걷어지며,예의젊은어머니와어린두형제의모습이눈앞에선세사람과겹쳐졌다.카운터안쪽에서두눈을부릅뜨며매섭게지켜보는요리장과지금들어온세사람의손님을교대로거듭바라다보며,

…………,여보

하고,당황스레허둥되는여주인에게청년중한사람이입을열었다.

저희들은14년전의섣달그믐날의,모자세사람이들어와국물메밀국수한그릇을주문했던사람들입니다.때그한그릇의메밀국수에격려받아,저희들세명은힘을합쳐꿋꿋히살있었습니다.,어머니의친정이있는시가현(滋賀縣)으로이사를했었지요.저는올해,의사국가시험에합격해교오토(京都)대학병원의소아과인턴으로근무해왔었는데,내년4월부터삿포로의종합병원에근무하게되었답니다.새병원에의이동인사와아버님무덤에보고를겸하여,국수집주인은되지않았습니다만교오토(京都)의은행근무하게된동생과이야기를나누어,지금까지의저희들인생에서최고로호화로운여행을계획했습니다.그것은섣달그믐날에어머니를모시고셋이서삿포로의북해정을방문하여,3인분의국물메밀국수를부탁하는것이지요.

그저머리를끄떡이며듣고있었던여주인과요리장의눈에서와르르눈물이쏟아져내렸다.입구가까이에놓인테이블에자리를잡고앉아있던야채가게주인이메밀국수를입에가득히넣은채듣고있다가,억지로한꺼번에삼키고는일어서서,

아니,여주인.뭘하고있소.10년넘게이날을위해준비하며기다리고기다린섣달그믐날의10시의예약석이잖소.어서안내하셔야지요.어서.

야채가게주인에의해어깨를두들겨받고겨우마음을가다듬은여주인은

오셨습니다.자,이리로!여보,2테이블에국물3인분있어요!’

무뚝뚝한얼굴이눈물로범벅이된요리장,

어-!국물3인분!’

갑작스레터져오른환성과박수로가득한북해정밖에서는,조금전까지나리던눈도그치고,가게창들을통해새어나온불빛이새로이쌓인힌눈위에반사되어"북해정"이라고씌여진포렴을밝게비추고있었다.한발앞서찾아온새해정월의바람이불어북해정의포렴을부드럽게흔들었다.

(원문http://www7.ocn.ne.jp/~yoshi530/kakesoba.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