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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발질… – 잘못된 ‘고구마 캐기’

"’푸푸(Fufu)’,’우미타(Humita)’,’판네쾌켄(Pannekoeken)’

어느것을드시겠어요?"

…어쩌면,처음듣는이름일지도…-그러면,너무막연해,’고를마음’까지도잃어버릴수있겠다…

이렇게여쭈면어떨까?..

"<아프리카의푸푸(Fufu)’>,<칠레의우미타(Humita)’,>,<네덜란드의판네쾌켄’(Pannekoeken)’>…

모두,그나라사람들에게는‘뗄래야뗄수없을’만큼인기가있어맛있게먹는음식들의이름입니다.

어느것을드셔보실래요?…"

*

아직아이들이많이어렸을때,

특히나밑의아이경우,–어리광이덜떨어져서인지–,음식하는중의엄마를찾아자주부엌으로들어왔다.

그러면,싱크대위에펼쳐놓은야채중에서

방울만큼작은빨간토마토를집어간단히반으로잘라한입에넣어주면,

볼일다보았다’는듯만족해하며,불기가있는부엌을벗어나주었었다…

지금도,이아이는‘미니토마토’를아주좋아한다.

한편,내가어릴때는그렇게작은토마토는없었다.

그리고,내가진짜좋아하는토마토,

그다지두껍지않게썰어살짝설탕을뿌린후냉장고에넣어둔‘차거운토마토맛’이다.

토마토는‘야채’로,샐러드로먹는것이라고배워온우리아이들에게는<할머니토마토>라고불리우는것

나는,학교가끝나면곧장집으로달려가는아이였다.

집에가면,좋아하는딸기며참외며감,배…,계절과일이나를기다리고있음을잘알고있었다.

때로는,고구마나감자,옥수수같은따뜻한것일때도있었지만,

어쨌든,<‘설탕맛이진한’수박이나토마토의맛>을배운것도,이때

이름을드러냄없이아름다웠던/운어머니들을위한발라드

지금도가끔,토마토를먹을때,나는살짝설탕을위에치기도한다

그런내모습을보는외국친구들은,일순흠짓놀라기도…

때로는피식웃기까지도한다.-아직어린애?…’라는짓궂은표정으로나를보며…

(서양인들이좀체로받아들이지못하는맛중에팥소가있다.

삶아서으깬팥에꿀이나물엿으로달게한팥소맛을그네들은즐기지못한다.

그케잌,캔디,아이스크림의단맛은그리도좋아하는그들이말이다.

일본의’요오깡,혹은팥소가들은과자’등의맛에그네들은찔끔해한다.

그재료가이라고듣는순간,더욱경직되는그들의모습에,나또한아연…~.아..시간.)

그런가?…

그래~,난어쩌면,토마토앞에서홀연‘어린아이가되어’,설탕을찾는지도

이유가어디에있든,이<할머니토마토>…,내게는아~주맛있다..

**

취각과미각만큼,

<문화적배경,개인적으로는어릴적기억들‘>긴밀히엮인취향도없을것이다.

위에적은,’푸푸’도,’우미타’도,’판네코에켄’도,모두

그나라사람들에게는<맛과더불어기억들‘>과함께즐기는음식들일터

우리에게는낯설고생소하지만,그들에게는아~주맛있는것‘!

이전,한기사가눈에띠었다.

며칠전‘서울고메2012’에서만났던셰프와음식칼럼니스트,레스토랑홍보담당자등몇사람을만나

식사를했다.’서울고메는한식의우수성을해외에널리알리기위해해외유명셰프들을국내에초빙했던

행사였다.장소는꽤고급스런한정식집으로음식은멋진도자기접시에보기좋게담겨나왔다.이정도면

외국인들에게내놓아도모자람이없겠다’고얘기하자모두고개를끄덕였고,이야기는자연스레

<한식세계화>로이어졌다.

([줌인!문화]찬밥된‘한식세계화’…진흥법안도한숨만,국민일보2014.05.13)

이자리에모여앉은사람들의대다수는,분명,한국사람들이었을터.

한식’들에<수없이많은기억과정감>을가진

셰프는?..

어느나라고,셰프들만큼<‘먹는것’에관심이있고좋아하는사람들>도없다

이셰프에게무엇인들맛이없으랴~..-그가머리를끄떡이는것은당연하다.

(그리고여기,–이자리는같이하지않았겠지만또한사람이있었다..

조선닷컴프리미엄기사로오른[발언대]해외에서사랑받는韓食디저트만들자2014.08.27)

이들의이야기는계속이어졌다..

지난이명박정부때영부인프로젝트’란별명까지얻으며시끌벅적하게진행됐던<한식의세계화>

박근혜정부들어서면서찬밥신세로전락했다며아쉬워들했다.예산남용등문제가없었던것은아니지만

<필요한사업>인데

나역시,<‘한식의세계화’는정말필요하다>고,동의한다.-우리에게는’얼마나맛있는’음식인가!

다만,<‘우리의맛’을세계사람들이맛보게하기위한방법>은어떤것일까?

-세계의중심’뉴욕’에훌륭한’한정식식당’을내는것…??

그래서,<한식세계화>를의식하는위의’음식관계자들’모두에게,

또조블이웃분들께도–,묻고싶다..

"<아프리카의푸푸(Fufu)’>,

<칠레의우미타(Humita)’,>,

<네덜란드의판네쾌켄’(Pannekoeken)’>…

어느것을드시고싶나요…?"

‘정반대의입장’으로,이낯설은외국음식중에서먹고싶은것을취하는<우리들의태도>는,

진정<한식이세계화하는’길’>을보여줄터이기때문이다…

***

물론,사람들중에는괴짜나미식가도있어,

푸푸우미타에관심을보일수도있겠으나,그수는괴짜로불리울만큼극히적을터.

대다수는,’판네쾌켄을취하지않을까싶다

-왜일까?

‘음식’이란<입에넣어몸속에퍼지는것>.

<영양과위생>에대한의식이눈에띠게높아진현대사회의사람들은,

역시,아프리카나남미보다는,

유럽선진국’중의하나인’네덜란드’라는이름에서더욱큰신뢰,그리고제법큰’안심감’을느낄터...

똑같다.<우리의맛>외국에팔기위해서는,

한국인들끼리모여서,"맛있다.자랑스럽다"고수없이외쳐도큰의미가없다.

보다중요한것은,먼저외국(인)이갖는<‘한국에의신뢰>…,그러도록<‘선진국으로서의위상>을갖추는것.

<‘시대’를바로읽지못하는>몇몇언론의’안일과타성’에감추어져

우리한국사람들에게는실제가드러나지않은듯하여,

앞서,<한국을바라다보는’외국(인)들의시선’>을소개하는글을적지않이블러그에올려왔다.

-부패도7.05의<부패한나라>의음식을

신뢰하며먹을사람은거의없다.

40년의정치결산에서

1억짜리집을5억에샀다면?–한국고위직들의머리와가슴

내려갈때는보이네…’

내주위의외국친구들사이에서도

<한국이외국인에게의’활동/사업보조비’를가장쉽게얻을수있는나라>라는말도있을정도이다.

‘돈’은정말펑펑잘쓴다…-보이는것은,–신뢰가아니고–,’돈,돈,…’

박근혜정부에서는…여전히<‘126억원’의예산>이책정돼있다.

…김무성김학용새누리당의원들이주축이<‘한식진흥’에관한법률>법안도마련했다

법안에는올해<한식세계화예산의3배가넘는‘3994600만원’>을들여

2017년까지한식종합체험시설’을마련하겠다는계획을담고있다.


이미국내에다양한음식체험시설이있으나

내국인은물론해외관광객들의관심을받지못하고있는터다.

그런데많은예산을들여대형체험시설을지을필요가있을까?

스토리텔링중시되는21세기에,널찍한시설안에지역의다양한한식을모아놓고

관광객들에게맛보이자는<편의주의적발상자체>가우스꽝스럽다

나도똑같은말을하고싶다…-‘우스꽝스럽다’…

<한식세계화>라는훌륭한’대의명분’을내세워,–전혀’바른방법’이아니건만–

한국민들의세금으로<자기들끼리’제배부르기’>를하는,’거지’같기도하고’도둑’같기도한’졸장부들’을본다.

-‘제수입’이없나?…

건물짓고이를관리하는들어가는만만치않을비용은우리들의세금이다.

정부는MB정부보다한식세계화와관련해크게<‘헛발질’할채비>를하고있는아닌지…

걱정스럽다.

이기사를적은김혜림선임기자mskim@kmib.co.kr는참똑똑하다…

나는,–이분의글에크게공감하며–,다음글로

<‘후진국의염치없는부자들’이

외국땅에서어떤눈으로보아지고대우를받는지>에대해적고자한다.

****

고구마는,–땅을파헤쳐’고구마하나하나’를캐는것이아니라–,

땅의지면을무르게하여<줄기>를잡아당기면,수많은고구마들이절로딸려서뽑힌다.

-<한식의세계화>를위해,진정우리가할일은

–고구마,<한식>을내놓는것이아니라–

‘세금도둑들’을솎아내는것.’줄기당기기’-<‘부패국의오명’을벗도록애쓰는일>이다.

"아~,’그선진국,한국’의음식인가?!…그렇다면,한번먹어봐야지~!"

-신뢰가호기심을키워,’한식세계화-세계가우리의음식에즐겨손을뻗는날’이큰즐거움이다~.

(위에서부터,<푸푸(왼쪽)>,<우미타>,<판네쾌켄>….-사진은google에서)

‘기억과 실제’ – 소설 <귀결의 감각, The Sense of An Ending>에서

지난시간을…,담담히,

적어도그누구에게상처를주는일없이‘온순한(peaceable)삶’을살았었다고생각해왔던한남자는,

 정년후,–한계기로해서–,자신이젊었을때생활했었던’장소들’을다시찾게되었을때,

 그공간들에남겨진’흔적’들(corroborations)을통해

그간<자신이’기억해온과거’와그’실제’가너무나다르다>는사실을깨닫고,앙천한다.

*

‘Thereisaccumulation.Thereisresponsibility.Andbeyondthese,thereisunrest.Thereisgreatunrest.’

그곳에는,삶의누적들이,그래서짊어져야하는몫이,그리고그너머에는불안이..,커다란불안이자리하고있다.

65세의영국작가는겸허하다.

그는<한개인이일련의사건의종결앞에서얻은감상>을위와같은짧고직솔한문장으로맺었다.

-동양적표현을빌리자면,’사필귀정(事必歸正)’.

자신의삶에관계하는대상들을직시할용기없이늘소심히행동하며,그왜곡된기억으로근40년간을살아온

‘protagonist,소설의주인공’에게남겨진’삶의무게’,그’고통’과그’불안’…

소설<TheSenseofAnEnding,귀결의감각>은이렇게적히며,

2011년,영국과영어권작가에게허락된큰명예,’ManBookerPrize’를수상한다.

물론,’황혼’으로저무는현영국사회의최근반세기를

깨인날카로운시선으로지켜보아온쥴리안바안즈(JulianBarnes,1946-)야말로,이영예에가장어울리는사람이다.

*

런던의한남자고등학교에서,학생들은이렇게질문받는다.

"Wouldyoucaretogiveusthebenefitofyourthoughts?당신의의견,그思考의利点을들려주시겠습니까?"

"Wouldyoucaretogiveusanexample?"….

교단에서는교사는,

즉각으로’인류현인들의답’을,혹은젊은학생들보다앞서살며’자신이얻은답’을제시,암기시키기이전에

이제겨우10여년삶을살아왔을뿐인청소년들에게

그들나름대로의답을’building-논리적으로구성하여세우는’시간을갖게한다.

당연히,사고의기반이빈약하니,학생들이드러내는사고는’어설픈것’들임을잘알면서도…

허나,이렇게’스스로<생각하는힘>’을키움으로써

그누구도피할수없는’나이를먹는일’마저도,’의미있는일,가치있는것’으로있게되는것.

유년기의한아이가,청년-장년-노년을거치며,비로소,조금씩더큰’성숙’,더큰’사고’를갖기위해,이힘은필수이다.

*

그럼에도,–적지않은청소년들이그러하듯–,소설의주인공Anthony에게도

이런질문들은결코반가운것은아니었다.-이런소년들에게,교단의’기성(旣成)의격려’는넌더리…

그래서,그와친구들은,시계의숫자판을손목안쪽으로차는똑같은행동을함께하며,

–‘시간’은모름지기’개인의것’,’비밀스러운것’이라고반항하며–,동류로뭉친다…

다만,그에반해,

‘키가커가듯’,’앎이늘어,세상의윤곽이조금씩더명확히보여지는것’의기쁨을아는소년들도존재한다.

교단의질문에대해,기꺼이성실하고끈기있게(assiduously)준비하여답하는,

그래서교원들로부터일목되고평가받는진지한학생들.

-소설속에서는,새로이전입해온학생,Adrian이그모습을보인다.

Wewereessentiallytakingthepiss,exceptwhenwewereserious.

Hewasessentiallyserious,exceptwhenhewastakingthepiss.

한단높게선자리에서,자신들을시험하듯던져지는질문들에,

주저함없이당당히의견을말하고,그로하여,때로는교사들마저도당혹시키곤하는Adrian은

동년배들의동경의대상이다.

Wewantedhisattention,hisapproval.

그리고,고등학교를졸업하고,각기대학생이되어서떨어져지내게된후에도,Adrian의존재감은변하지않았다.

주인공은,맘에드는여자친구와사귀게되었을때,그녀를Adrian에게소개한다.

-‘Adrian의주목과승인’을받고싶었다.

*

자신이대학생이었던1960년대,

<당시,이성(異性)에게청하는’GoingOut’이라는말은현대적의미와달랐다>고기억하는주인공은,

40여년이지나,21세기의오늘날,한친구의딸로부터,공개적으로5,6인의여자친구와사귀며,외출을청할때는당연히잠자리도함께함을감추지않는남자친구때문에받는고민을듣는다.다만,이젊은딸의한탄이,<그남자친구가그토록많은여자친구를갖고있다는사실보다도,그가다른여자친구보다자신에게’GoingOut’를청하지않았다는점에있음>을알게되었을때,그는머리를흔든다.-<‘동시에’수명의이성친구라니…>,라며.

그러나,과거를되돌아보면,자신역시,–물론’동시는’아니었지만…,아니,때때로는조금은겹치기도하며…–,

만나알고지내던여학생들과,그리어렵지않게,’관계를맺었었고헤어졌던’자신의청춘이떠올랐다.

단,청춘에도예외는있어,

몇해를넘기며사귀면서도,결코자신에게몸을허락하지않았던Veronica라는여자친구에의기억으로연결된다.

-‘Prudery숙녀의고상함’을고집하던그녀는,

역사전공의자신의책장보다도’더잘선정된책들(therightbookstoown)’이꽂힌책장을가지고있었고,

대화를나눌때면,때때로,같은나이였음에도’5살은더연상인듯한느낌’을갖게도했었던친구였었다…

그러던어느날,그녀의집에초대되어그녀의가족과만나고,

그곳에서,평소보다조금은더짙은그녀의입맞춤을받을수있었던그…

그후에도,여전히함께그들식의’GoingOut’가이어지던중,

"Doyoueverthinkaboutwhereourrelationshipisheading?"

우리의관계가어디로향하고있는지생각해본적있어?

라고묻는그녀….

다만,이’awrangleforaring,-결혼을의식한관계를묻는대화’가시작되자,젊은그는경직되고,주춤…

-…그리고,그녀에게서허락된단한번의관계…

그러나그후,그녀도주인공의동요를감지…-결국은,소원해지는두사람의만남.

*

여기에,역시’소설적드라마(melodramatic)‘가전개된다.

주인공이그토록동경하던진지한친구Adrian에게서온한장의편지에,

(-AdriansaidhewaswritingtoaskmypermissiontogooutwithVeronica.)

자신의옛여자친구Veronica와사귀는것에허락을구하는내용이적혀있었다…

그는,이편지의당돌함에고심끝..,가장’예의바르고,적절한(properly)’태도로,답신을적어보낸다…

그리고,Adrain으로부터의무례한편지를태우며,그둘을영원히자신의삶에서배제할것을다짐한다.

When,atlast,Irepliedtoitproperly,Ididn’tuseanyofthesilly"epistle"language…

…ThenIwishedhimgoodluck,burnthisletterinanemptygrate(melodramatic,Iagree,…)

and,decidedthatthetwoofthemwerenowoutofmylifeforever.

소설<TheSenseofAnEnding>은,제1부와제2부로나누어져있다.

지금까지’위에인용한내용’들이,제1부에적혀있는<주인공이’기억하는’청춘이야기들>…

-<본인이뇌리속에자리잡게한>’지난자기삶의형태’….

*

그리고,제2부는,

그후직장에서만난여인과의8년의결혼생활후,딸하나를두고이혼,60이넘어정년을맞아

홀로사는주인공의’오늘’의모습이적힌다.

포우스팅의배경음악은,주인공이그나이가되어서비로소더욱즐기게되었다는

‘드보르작의현악4중주(Dvorak,thestringquartets)’중의한곡.

이선율이어울리는그의한적한시간의흐름속에,

불현듯,과거로부터의유물이날라든다.-그리잘알지못하는이로부터의짧은유언과한낱500파운드의유산.

그리고,이를계기로,제1부에적혔던본인의기억이,거의대부분,

그저주인공의’자기방위(self-perservation)’로왜곡된사실들이었음이밝혀진다.

(지금껏제1부에적힌일화들을좇아읽어온독자는,크게동요를느끼게된다…)

-<동경하면서도질투하고,사랑하면서도두려웠던>두친구에게갖었었던’컴플렉스’로해서,

더욱날카롭게드러낸손톱으로이들을할퀴었던깊고음침한상흔들…

본인스스로는’properly’이성적으로예의를갖추어적었다고굳게믿었던

자신의필적으로적힌편지를40년이지나읽게되는순간,

그편지가<자신의기억과는달리>,실제로는,

<언어의’폭력’으로가득찬,추한저주의단어로나열된조잡한것>이었음을알게된다.

자신이적었었다고생각해왔던<‘예의바른,적절한(properly)’편지>는어디에?

….실제는,그곳에그런자취는미추도적혀있지않았었다.

(하단에,원문을인용합니다…-우리글로옮겨올리기도부끄러운단어들의나열…)

‘자신의소심,사실과직면할용기를갖지못하고외면하고살았기에’,

자신과관계한사람들의삶에산재되어누적된수많은손상의형태들…-그불편한진실들과만나게된다.

친구들을’먼저배반한것’은,실은자신이었으며,

그런진실에반하여,외려자신이친구들의배반에퍼붓었던저주(詛呪)가

실제로는,’제자신에게–보다면밀히적으면,얼굴도보지못한자신의딸에게–다내려져있었다’는사실에경악한다.

-역사의귀결.

(제2부에적힌,그와관계된사람들의’깊은상흔’들을이곳에세세히올리는것은피합니다.너무아픈이야기들…

-권해드리고싶은’어른소설’.)

*

대학에서’역사’학을선택,전공하는주인공이적히며,

소설에는’역사의정의’가몇몇소개된다.

-Historyistheliesofthevictors.(역사는승자들이적는’거짓말’.)

-Itistheself-delusionsofthedefeated.(….패자들의’자기기만’.)

-Itisthatcertaintyproducedatthepointwheretheimperfectionsofmemorymeettheinadequaciesofdocumentation.(….’불완전한기억’이’불충분한자료’로적는’확신’.)

개인도,사회도,나라도,’역사’를갖는다.

-다만,그’실제’들는어떠했고,그’기억’들은…?…그리고그책임은..?

‘무엇이바름인지’를잘알면서도,

‘자기기만’으로역사앞에살짝비켜서서시선을피하는사람들의’귀결의감각’.

-Anthony의삶처럼,<뒤로늦추어지지만,반드시,제손에쥐어지게되는’역사의바른심판’>-무거운결정(結晶).

한때는역사학도였던그의말을빌리면,

<…buttimecan.Timewilltell.Italwaysdoes.(…시간은할수있어.시간이심판할거야.언제나그러했지.)>

(청색글씨는소설에서인용,

우리말옮김성학)

***

(…놀라운편지였습니다.<지성이이렇게까지’뒤틀려잔인하고폭력적’일수있음>을보여주는글…

수십년이흘러,자신의필적으로적힌그런조악한편지를읽는본인의심정이랴…-참고로옮깁니다.)

DearAdrian–orrather,DearAdrianandVeronica

(hello,Bitch,andwelcometothisletter),

WellyoucertainlydeserveoneanotherandIwishyoumuchjoy.Ihopeyougetsoinvolvedthatthemutualdamagewillbepermanent.IhopeyouregretthedayIintroducedyou.AndIhopethatwhenyoubreakup,asyouinevitablywill–Igiveyousixmonths,whichyoursharedpridewillextendtoayear,allthebetterforfuckingyouup,sayI–youareleftwithalifetimeofbitternessthatwillpoisonyoursubsequentrelationships.Partofmehopesyou’llhavea

child,becauseI’mgreatbelieverintime’srevenge,yeauntothenextgeneratioandthenext.SeeGreatArt.Butrevengemustbeontherightpeople,i.e.youtwo(andyou’renotgreatart,justacartoonist’sdoodle.)SoIdon’twishyouthat.Itwouldbeunjusttoinflictonsomeinnocentfoetustheprospectofdiscoveringthatitwasthefruitofyour

loins,ifyou’llexcusethepoeticism.SokeeprollingtheDurexontohisspindlycock,Veronica.Orperhapsyouhaven’tlethimgothatfaryet?

Stillenoughofthecourtesies.Ihavejustafewprecisethingstoeachofyou.

Adrian:youalreadyknowshe’sacockteaser,ofcourse–thoughIexpectyoutoldyourselfshewasengagedina

StrugglewithHerPrinciples,whichyouasaphilosopherwouldemployyourgreycellstohelpherovercome.Ifshe

hasn’tletyouGoAlltheWayyet,Isuggestyoubreakupwithher,andshe’llberoundyourplacewithsodden

knickersandathree-pack,eagertogiveitaway.Butcockteasingisalsoametaphor:sheissomeonewhowill

manipulateyourinnerselfwhileholdinghersbackfromyou.Ileaveaprecisediagnosistotheheadshrinkers–which

mightvaryaccordingtothedayoftheweek–andmerelynoteherinabilitytoimagineanyoneelse’sfeelingsoremotionallife.Evenherownmotherwarnedmeagainsther.IfIwereyou,I’dcheckthingsoutwithMum-askheraboutdamagealongwayback.Ofcourse,you’llhavetodothisbehindVeronica’sback,becauseboyisthatgirlacontrol

freak.Oh,andshe’salsoasnob,asyoumustbeaware,whoonlytookupwithyoubecauseyouweresoonhaveBA

Cantabafteryourname.RememberhowmuchyoudespisedBrotherJackandhisposhfriends?Isthatwhoyouwanttorunwithnow?Butdon’tforget:givehertime,andshe’lllookdownonyoujustasshelooksdownonme.

Veronica:interesting,thatjointletter.Yourmalicemixedwithhispriggishness.Quiteamarriageoftalents.Likeyour

senseofsocialsuperiorityversushissenseofintellectualsuperiority.Butdon’tthinkyoucanoutsmartArdrianasyou(foratime)outsmartedme.Icanseeyourtactics–isolatehim,cuthimofffromhisoldfriends,makehimdependentonyou,etc.,etc.Thatmightworkintheshortterm.Butinthelong?It’sjustaquestionofwhetheryoucanget

pregnantbeforehediscovesyou’reabore.Andevenifyoudonailhimdown,youcanlookforwardtoalifetimeof

havingyourlogiccorrected,tobreakfast-tablepedantryandstifledyawnsatyourairsandgraces,Ican’tdoanythingtoyounow,buttimecan.Timewilltell.Italwaysdoes.

Complimentsoftheseasontoyou,andmaytheacidrainfallonyourjointandanointedheads.

Tony.

*

<후기>

작가의멧시지(moral)는간단,명료하다-"Timecan.Timewilltell.Italwaysdoes."

참돌려도말한다,문학은….

-‘사필귀정’이라는네글자로적으면될일이라도…

….’시간’은충분히있음에…

멧시지뿐만아니라,작가의얼과만난다.

따뜻한차를두잔만들어,작가앞에,그리고내앞에내려놓고는,

작가의마주편에자리하고앉아,그의눈을직시하며그의목소리에귀기울인다…

-머리를끄덕여보이기도…살짝웃기도하며…

마법같은 응답, “내가 곁에 있어.(I’m here.)” – <주검 (The Body)>

제일먼저자리를뜬것은버언이었다.그는비명을지르며기찻길이깔린제방을향해내달렸다.

테디가머뭇거린것도불과한순간으로,그역시,두손으로머리를감싸쥐며버언처럼뛰었다.

-"내옆에있어줘,고오디,"나직히떨리는목소리로크리스는말을이었다,"내곁을떠나지마,친구."

-"난곁에있어."

-",이제꺼지지."마법에라도걸린듯,크리스는불량배에이스에게말을던지며,조금전의그목소리의떨림

전부떨쳐버릴수있었다.그들에게향한목소리는,마치어리숙한아이를타이르는듯,공고하게들렸다.

(스티븐킹(StephenKing,1947-),<주검(TheBody(1982)>중에서)

1960년의한여름,12살이된4명의소년들은

산열매를따러숲에들어갔다가기차에치여죽었으리라는,같은나이의이웃동네소년의시체를찾아길을나선다.

아직,’주검,그리고숲속에들어간다는것이,어떤것인지모르는나이이기에,천진난만히도큰준비도없이

그저,기찻길을따라가면그숲에다달아,또,숲의어딘가에는그슬픈소년이누워있을것이라고…

-그런막연한기대만으로내딘발걸음은,한나절,하룻밤이넘도록계속되었다.

마침내,우여곡절끝에겨우찾아낸주검은12살의소년들이감당하기어려운,상상을초월한모습으로,

이에황당해하고있던그들앞에,

같은목적으로,두대의차에나누어타고불과수십분만에손쉽게숲속에들어선마을청년불량배들이나타난다.

외려,이들살아있는자들의위협이,죽은소년의참혹한표정보다도더큰공포를갖게하는것이었으나,

12살의나이로서는놀라울리만큼성숙했던크리스만은

–아버지몰래그의책상에서빼내온피스톨을배낭속에감추고있어–,

힘이세고나이가위라는이유만으로,자신들의긴고생을간단히빼앗아차지하려는이들의횡포당당히맞선다.

그런팽팽한긴장중,갑자기어둠의숲에번개가떨어지고…

그렇지않아도계속이어진공포들에질겁,한마디도못하고몸을움추리고있던버언과테디는이때라싶히줄행랑.

홀연덩그러니남겨지게된크리스는,사뭇외곬으로용기를내어버티면서도,당혹한동요속에선다.

그래서,아직은자리를뜨지않고있던소설속의(I)’에게옆에남아줄것을구하여속삭이게된것.

그때의의응답,<난곁에있어>라는말.

이짧은한마디가,마치마법이라도부린듯,동요속의크리스를안심시키며

그를더욱침착히행동하게했다.-"자,이제꺼지지."불량배들에게의이당당한뇌성.

*

이전,<미국의대부분의가정에는,적어도두권의책반드시꽂쳐있다>라는말을들었었다.

하나는,물론성경책.그리고다른하나는,스티븐킹의소설한권.

<GreenMiles>등많은공포소설도쓰는작가로유명해,결코달가이손에들게되지않는스티브킹의소설이지만,

그토록읽히는작가라는평판에귀를솔깃하며,그의작풍을엿볼참으로펼쳤었던

중편소설<주검(TheBody)>중의한대목이다.

소재가아직여린소년들의이야기이어서일까?…

마치자신의전기소설을적은듯한작가의필체에는,’어렵고굴절된가정환경속’에서성장하는소년들에대한

놀라우리만큼,’정확한관찰따뜻한연민이적혀있었다.

2차세계대전중,오랜동안패색이짙었던유럽의전세를뒤엎는시발점이되는미국의참전지,’노르만디’에서

싸우고귀향,그러나,이로인해건전한정신을잃고분별력을상실한한남자는,

어린아들의양쪽귀를하나씩가스버너에내리눌러녹이는횡포를저지른다.

그럼에도,이런난폭한아버지를언제까지나전쟁영웅으로기억하고싶어하는소년,테디.

집밖에서는깡패에속하는난폭한형,그리고소심하면서도교활한동생….그러나이두형제의진면목을모른채,

"아들들이불량배처럼담배를피울리는절대없다"굳게믿고단언하는무심하고게으른엄마를둔소년,버언.

술로자신의울적을누르며집에서무위도식하는아버지,그를대신하여공장에일을나가는피곤한엄마,

형무소에갇힌큰형,그리고마을중누구나가잘아는깡패두목인둘째형이자신의가족인소년,크리스.

결혼후오랜동안자식을낳지못하고고민하던중에겨우얻은큰아들이너무나소중하여,의사의충고와는달리

뒤늦게또태어난아이의존재에는완연한무관심한모습을보이는나이든부부의그둘째아들인소년,고오디,‘.

미국의가장북동부에위치한메인(Maine)주의깊은숲의무게는,

그곳에서성장하는네소년들의어둡고습한삶의환경을상징이라도하는냥.

어두운소년들이보이는도리나이치를벗어난망나니짓에는그럴수밖에없는뒷사정이감추어져있다고

어릴때상처받은그흉한‘사연들로해서,성인이되어서도그들은결코순탄치못한결과로삶을맺는다는것까지

작가는’어려운개인들’의’불편한진실’들을정확히관찰,그곳에조명을드리워주목시킨다.

한여름의따가운햇살밑의선로를걸어,’너무나깊어서어둡기만한숲속’에들어가’주검’을찾는모험길은

등장소년들제각기의장래를암시하게하는태도와행동으로사건들이전개된다.

-"Iknowit,"Chrissaid."Hewon’tlivetobetwicetheageheisnow."

크리스는장담하듯입을열었다."저녀석은결코’지금나이의두배’는살지못할거야…"

이웃으로부터신랄하게경원되는불온한가정환경에짓눌리지않고

와함께열심히진급공부를하는성실로,결국은법과대학원생으로발돋음하는크리스는,

이미,불과12살에내딘모험길속에서도가장현명한’시선과분별’을보였다.

결국,그의판단처럼,

-소심하고옹졸하며교활했던버언은,–그의오만한어머니의잘못된신념을실증이라도하듯–,

모험의6년후,즉,18의나이로,밤새흥청되던파티후에일어난화재로내려앉는집속에갇히어죽는다.그의담뱃불..

아버지의폭력으로짓눌린두귀를가리고자,아직영국의비틀즈가등장하기전인1960년에이미장발을내려뜨린

독특한외양으로,늘정서적인불안을드러내며그어떤일에도격렬하게흥분해하던테디는,

‘전쟁영웅’이라믿고싶었던아버지의뒤를따라군에입대하려하나번번히좌절…

그역시,고등학교를중퇴하고공사장에서번돈으로자신의차를구입한얼마후,

난잡한폭음후에친구들을태우고운전중에나무에추돌,전복하는교통사고로생명을잃는다.동승했던모두도…

*

이소설<주검>에서

작가가무엇보다도크게적는멧시지는,<크리스라는소년에의이해>이다.

1960년대의당시미국사회의,

동북에치우친메인주의깊은숲에그늘져더욱몽매하고차가었던그지방,그세상으로부터

더없이굴절된편견으로바라다보아지던한소년의진실세계’를밝히는모험길이기도했다.

…Chriswasthehardestguyinourgang,buthewasalsotheguywhomadethebestpeace….

크리스는우리망나니패중에서가장강경했지만,동시에,화해’로도가장잘이끄는녀석이었다….

크리스는,

그의가족들,즉아버지나형제들이보이는난폭함으로해서,

마을의이웃들이나학교의교사,친구들로부터부당한혐오의시선을받고있던소년이었지만,

반면,크리스에게는그것과는또다른면목도가지고있음을어렴풋이간취하고있던소설속의화자,(I)’,

소년들에게는너무무거웠던우여곡절을헤쳐나가는이모험길을함께하룻밤,하루낮을걸으며,

결코사람들앞에서그어떤’비굴한굽힘을보이는일없는’이무쇠처럼강경한크리스소년이

실은,<너무나따뜻한마음을갖고깊이가있는인간>임을재확신하게된다.

동시에,이런인물이라하더라도,주위의편견과냉대앞에서사뭇꿋꿋하려고애를쓰고있는동안은

실은<몸을떨며더없이외로와한다>는진실도알게된‘나’는,

이후,한소년이청년으로성장하는그어려운시간들,결코짧지않는그동안을,

크리스의곁을떠나는일없이,그의노력을계속지켜주고돕는다.

소설속에구체적인사건은적히지않으나,

나이든부모의무관심으로,같은집에있어도투영되어존재를인정받지못하던’나’역시

이후,강직한크리스로부터굳건한지탱을얻었음은의심할바없다.

…Wewerehangingontoeachotherindeepwater…

우리는심연의어두운물살속에서(길을잃지않도록)서로를언제까지나붙들고있었다…

*

그런크리스와’나’는–그불쌍한겁쟁이들,버언이나테드와는달리–

대학에진학,자신들의힘을키우는일을게으르지않았고,–주위의예측을뒤엎으며–또무사히졸업.

그러나,대학졸업후결혼하여가정을갖게되는’나’와,

계속하여법률을공부하기위해대학원에남는크리스는자연히서로떨어져생활하게되어…

그리고그2년후,그’누구보다도일들을평화롭게화해시키는힘을가졌었던’크리스는

식사중이던레스토랑에서싸움질이난두남자들을중재하려다,불행히도,칼에찔려죽는다.

이를적은신문기사를통해서야크리스의소식을알게되는’나’는,

허연히집을나서서교외의한적한공원에차를세우고운전석에앉아대성통곡한다.

‘…그사건때,자신이크리스의가까이에있어

그어린시절에그랬었듯이,그에게’짧은한마디’를들려줄수있었다면…,

크리스는조금은더침착히그상황에대처했었을터이건만…,그러면,그는죽지않아도되었을것이건만…’

이라는,통한으로…….

*

‘따뜻하고바른깊은심성’을가진사람들에게는

부당과부정을막기위해해야할일들이너무많은부조리한세상이다…

그럼에도,’굴하지않고바른길을살려고애쓰는진실한사람들’의빛이

결코꺼지는일없이이어지고있음은또한,이런세상의다른한편의’경이’이기도해서…

-이곳은제법’살아볼만한곳’.

"내가곁에있어."

유약한우리임에도,이낮고짧은한마디로’용감한그들’에게답할수있어…

(인용은<주검TheBody>에서.

우리말옮김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