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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은 닮는 것?

(Mozart-PianoSonatainBflatmajor,K.333-1st,Y-tube)

각기인문학을공부한부부인탓일터…–반려와내가<함께읽은같은책‘>은적지않다.

다만우리의경우는,’먼저읽은쪽이몇마디감상과함께책을건네주거나책상위에올려놓아주면

‘또한쪽’이이후시간을만들어서한걸음뒤늦게따라읽는,이른바<돌려읽기>.

딸도,이제는약혼자가되어있는와함께

자주<‘같은책읽는다>고한다.

그것도,–처음들었을때는내귀를의심했을정도로

이젊은두청년의경우는

<나란히앉거나누운자신들앞에,’한개의전자북(Kindle)을펼치고같이읽는다>는것…?!

엄마:둘다제각기할일도많고바쁠터인데…?

:그렇게읽어야<‘특정페이지,특정귀절에서,’같이느끼고’‘같이웃을수있잖아~>.

과연!

세상도참좋아졌다.요즈음젊은이들의책인Kindle,‘활자의크기를조정하며읽을수있으니,

둘이서어깨를나란히하고도장시간함께읽게해주는<hard-ware,물질적환경>이제법발달해있다.

물론,’물질적조건’이채우져도,<soft-ware,마음>이함께하지않으면,안될일이리라.

-더구나,<‘특정귀절’을읽으며,둘이서’같이느낀다>는딸의말은의미심장~.

둘이서언제나똑같은’반응’일리는없을터…

그러나서로를’보다정확히이해할수있는시간’을공유하는것.-평생을함께할두사람에게는필수이다.

-딸은<그녀나이때의나>보다는분명현명~…역시청출어람(靑出於藍)!

무엇보다도내게더욱기뻤던것은,

그런발상을먼저하여제안해온것이‘그의쪽’이었다는사실이었다.-‘사랑받는딸‘~.

그래서,내딸을사랑해주는청년이더욱미덥고

,’그런그로키워주신<딸의시댁어른들>에게도더욱감사다.

*

인간교육의목표는,’자립(Self-Reliance)’과’자존(Self-Respect)’.

그리고그결과,유유상종.

자식들이어른이되면꼭<제모습닮은반려들>을데려와줄것이라고믿었었다.-‘아이때성장’이중요한이유..

블러그중에도이전몇번인가,’의친구에대해서는적은것같다.

그가친구를거쳐딸의반려로변모하는과정중에,나는새로이<아들>하나를더얻게된듯한기분.

‘딸을닮아’친숙한느낌이더드는탓이리라…

(<‘백년손님’같은사위>라는옛어른들의말씀이실감되지않는것은,’시대’만이이유일까…?)

대학입학이후,부모집을떠나대학근처의오빠거처에서함께통학하던딸은,

친구의부모님가족분들과인사를나눈’양가의상견례’이래,지금은그와함께생활하고있다.

-둘이서집안일을건사하고,집을나서는것도귀가도함께…

그리고저녁을함께지내는시간중에’Kindle’도펼쳐지는것이리라…

다만,딸이’약혼자인그’와함께하는생활이4개월이넘어선지난가을,

–구체적인’결혼식’이야기는깜깜무소식…–난,딸의휴대폰벨을울렸다.

(너무나당연하나,<결혼식계획은’결혼당사자들’이세운다>는상식이요즈음일본에서도정착되고있다.)

엄마:’결혼’은어떻게되어가고있니…?

:응~,내년에하기로했어.

엄마:…어차피할것,그렇게뒤로미룰필요가있을까?

:엄마랑’같은결혼날’에할거야~.

(Google에서)

…딸이’결혼식을올릴곳’이다.

모녀의결혼기념일에는연못주위의신림이저빛깔로한창일터…

-그내년이큰걸음으로성큼성큼다가오고있다.

를 노래한 ‘아들’, 죤 뉴으튼

"무슨노래를좋아하니?…"

불현듯물어온이질문에,20을갓넘었을뿐이었던제가어떤대답을했었는지는불언가상(不言可想).

제응답이맺어지는것을묵묵히기다리고는,

–(당시,아직상대를그리살필줄몰랐던저였었어서)되묻지도않았건만..–

역시20이었던그친구가이은말은짧고분명했었습니다."난…,<어메이징그레이스(AmazingGrace)>야…"

"흐응~그래?…"-아마,그때의저는이런무덤덤한반응을보였을터.

다만그후,

이노래와관련된뒷이야기를처음으로알게되었을때

가슴이철렁내리앉으며,새삼스레이옛친구를떠올리게되었었습니다…-한법률인의막내아들이었던그..

*

  Amazinggrace,howsweetthesound놀라운은총-아,사랑이넘치는부르심,

  Thatsavedawretchlikeme.불우(不遇)를이유로비열했었던나같은사람을살리셨던힘.

  Ioncewaslostbutnowamfound한때길잃어방황했었던내게,지금은늘길을찾게해주시네.

  (Ionce)WasblindbutnowIsee.한때앞을보지못했던내게,지금은늘볼수있게해주시네.

이시를쓴’죤뉴우튼(JohnNewton,1725-1807)’의생애을알면,

시의행간이보다더명확히읽혀지게됩니다.

-죤이<‘그아버지’의아들>로태어나걸었었던삶의여정…,그리고참회와속죄.

여담입니다만,

반려가일하는곳에서는,앞서은퇴한선배들이…77,88세…,장수(長壽)를맞을때마다축하드리는모임을갖습니다.

20여년전부터시작된이자리에는가능한모두들부부동반으로찾으며

아직은모두남성뿐인선배분들도,역시부인과함께나란히축하석에모셔집니다.

-놀라운것은,

<‘동반하신부인들의모습’을보면,그반려이신’선배들의인덕’이보인다>는사실입니다.

가장두드러진예로,

현직때에도그온화함으로많은후배들이따랐던H선생님과함께자리하시는부인은

이미80이넘으신지금도,–선생님과같은모습으로–,늘겸허하고훈훈한미소를얼굴가득히담고계십니다..

세상을잘알아처세술이빼어난남정네들이어서,스스로의모습은적시적소에따라잘꾸밀줄도압니다만,

오랜동안함께시간을보내온’부인의모습’마저는어찌하지못하는법입니다.

-평소’제모습을꾸미지않는집안’에서당신들이대해온대로,그부인들은모습을드러냅니다.

오랜시간을함께지낸’연로한부부’는,서로가<서로의거울>.

이이야기를적는이유는,

아들을낳은지채7년도지나지않은젊은나이로몸이약해져결핵으로세상을떠나는죤의어머니때문입니다.

즉,이어머니의사연에서제가읽게되는것은,죤의’아버지의성품’.

<‘가장가까이에있는사람’을큰사랑으로품으며편하게하는일은’결코하지못했을인물’>이었을터…

그런그의모습은,부인에게뿐만아니라,아들에게도똑같이다가와,

아들죤이걸어야했던’고난의삶’…

Throughmanydangers,toilsandsnares,많은위험과시련,그리고유혹을경험하며

Ihavealreadycome;이곳에이르게되었네;

이런경우,당시서양에서는

–사회적으로유약했던그어머니들의감내와는달리–,’아들들은아버지들에게크게도전했었습니다’.

-유명한<젊은아들들의’질풍노도(疾風怒濤)의시대,슈투름운트드랑SturmundDrang’>의선구였던죤…

**

18세기초,약300년전.

사회의최전방에서<부(富)를좇는힘>으로과시되었던도구는해양위의’무역선’이었습니다.

양모등을배에채우고영국을떠나

지중해연안의북아프리카나서아시아에정박해서는대신생필품을실어왕복하던한무역선’선장의아들’로

죤은태어납니다.

다만,아들이자신의뒤를잇기를원했던아버지는

9살의어린죤을항해학교에입학시키고,그2년후,불과11살의그를도제로자신의배에태워함께항해합니다.

-아들도’집안의재산’으로간주되었던시대.

(부모의자식사랑은본능?-페스탈로찌의고뇌)

이런환경속에서성장한죤이

’10대후반’이되자아버지의바램을거부하며,아버지를떠나독립하기위해타게된배가<노예무역선>.

-아들의이황당한선택을통해읽히는<그아버지와그아들사이의반목>입니다…

‘왕조밑’에자리하는신분으로있으면서도,

한편,물러나’자신의생활터’에서는,곁눈질하는<왕의호사와탐닉>을꾀하기위해필요하게된’자기밑의사람들’..

<‘자기위’에사람을두고,’자기밑’에사람을두는것>이당연시되었던옛시대…,

그런인력을구해,유럽제국이서로다투어아프리카의땅을식민지화하기시작하며

‘피부색이다르고덜문명화하였다’는이유만으로,–같은神의자식들임에도–,팔고사며’상품화,사유화’하던일을

<인간의미련한법>이눈감고있던그구시대에,

젊은죤이’자신의일,노예무역’에스스로양심의가책을느끼는일은결코쉬운일이아니었을터입니다…

그런죤에게’신으로부터의큰가르침’은,

그가22살이되었던1748년,아일랜드섬앞의북대서양항해중에주어졌습니다.

거센폭풍에휘말린선박에구멍이뚫리며급격히침몰중이던배안에서

죽음의공포와절망으로똑같이울부짖었을선원들과노예들과함께

죤은,난생처음,신을찾았습니다.

  “주여,’저희들’에게은혜를주소서.(Lord,havemercyupon’us’!)”

자기자신만이아닌<배위의모든이들>을위한그의기원에하늘은크게기뻐하셨을까요…

-기도하는그의눈앞에서,실었던짐들이넘어지며구멍을막는정경이펼쳐지고..선박은천천히중심을잡습니다..

하늘이주재하는’기적의순간’을직시하게되는죤.

이를잊지못하며,결국30살이넘어서는영국성공회교회의목회자로서의공부를시작하게된그는

1773년의신년을맞는설교중에서,처음으로교인들과함께,’어메이징그레이스’의시를읽습니다.

그리고,50대의장년이된아들은,

이제야<찬송가모음집(OlneyHymns),1779>에이시를올려,보다많은세상사람들에게도신의은총을알립니다.

영국에서의’노예폐지운동’의중심인물인정치가윌버포스(WilliamWilberforce,1759-1833)를도와

<흑인노예를위해,대영제국국민에게‘종교와정의,그리고인간도리’를고함,1823>을적도록영향을준죤은,

1807,비로소‘영국법’이<노예제도를금지>하는순간을목격한후귀천합니다.

–이후,영국에서완전히노예제도가폐지되는1833년까지는여전히조금더기다려야합니다만–,

약300년전,

무역선의선장으로’부’를좇아종횡으로항해하던<‘아버지의횡포’에반발하며,’자신의삶’을개척하려했던아들>이

내딛는’위험과시련,그리고유혹(manydangers,toilsandsnares)으로넘쳤던시간들’은

-결국은,<인류가처음으로’본래의인간애’를드러내는데>큰힘이되었습니다…

그리고,

‘Tisgracehasbroughtmesafethusfar,신의은총이지금까지줄곧나를안전히데려다주었으니,

Andgracewillleadmehome.또,이은총은보금자리로도나를이끌어주실것임에…

****

인류의지난날들을되돌아보면,

합리적인생산법을몰라’물량이절대적으로부족했던’옛시대이었어서,

그래서,인간생명이다른생명들앞에서’더없이험악했던’그시대이었어서,

앞서사셨던분들의작지않은과오와횡포들이산적되어있습니다.

그런의미에서<‘아버지들역시,’시대피해자/희생자들>입니다.

한편,<새로운환경/조건의신시대를맞는자식들,아들/딸들>,‘자신에걸맞는삶’에보다적극적이어야…

첫머리에적었던저의옛친구는,

20이갓된그젊은나이로’어메이징그레이스’와’죤의이야기’를이미다알고있었을까요…?

-그는<자신의아버지에대해반발했던>죤과같았던인물?..

몇일전,한<아들>이

자기아버지가사셨던시공간에관한소설<서초교회잔혹사>를출판해화제가되고있습니다.

이글과관련해사실관계를묻는다면,

내가지근거리에서목격하고관찰한사실에대한풍자이며,

이는단지조소가아닌반성적성찰을유도하기위한문학적장치라고답할것이다.”

홀연,영국작가애거사크리스티(AgathaChristie,1890-1976)가적은80편에달하는소설역시

<‘자신의어머니세계,영국귀족사회’의잔혹사>였음을떠올립니다.

세계103개국에서총10억만부이상출판되었다는그녀의소설들을통해,20세기이후를사는사람들은

그들의부모,조부모세대가살았던옛시대의<‘부’와’권력’의어두운뒷면>을읽으며’삶’을배웁니다…

(‘딸’이었을때와’어머니’이었을때의애거사크리스티)

모든아버지들은이전아들들이었고

모든어머니들은이전에는‘딸들’...

아들(딸)이었을때기억했던<아버지(어머니)의모습을교사’로맞이할수있는사람>은진정행복한사람입니다.

행여반대로,죤처럼’삶의반면교사’로맞이하게되는사람일지라도,

다음세대는,앞세대보다조금은더나은<청출어람(靑出於藍)>으로이어지기를기대합니다.

지금20대의딸아이는,

이리저리살펴보아도,’저의20대때보다는조금더현명한듯합니다.

분명,이런그녀가’30년의시간’을더맞이한때에는,지금의저보다훨씬더현명해져있을터….-감사…

(사진은google에서,우리말옮김성학)

딸의 사랑, 아들의 사랑

한손을높이들어흔들어보인다.

역앞에잠시주차시킨자동차앞에서서,사람들이오르내리는출입구계단을주시하다가

하얀원피스를입은딸의모습을발견…

*

일본의815일은,

원래는음력715일에행해졌던이곳의’옛불교행사(오본,)’에준해

가족들이함께모여선조의영을반기며위로하는날이다.

햇음식의풍작이전이니,차롓상이준비되지않고8월대보름의송편의맛을겸비할수는없으나

가족들이모이기위해,고향을찾는귀성(歸省)러슈의차량이고속도로에길게이어져붐비는모습은

쉽게한국의추석을연상시킨다.

그래서우리가족도추석을맞이하듯,늘이곳에서815일을즐긴다.

특히,–아들이대학에들어가자취를시작한이래–,온가족이함께하는시간은,

아들로부터,2,3일전,혹은그날당일로,집에갈께라는기쁜전화연락을받아야이루어지는불규칙한것이되었지만,

그래도,정월새해연휴와8월의오본연휴만은

안심하며정례의정찬을즐기는기쁨이약속된다.

(딸도대학생이되어서는집을비웠다.

그래도딸은한달에한번이라는친정방문약속을제법잘지켜주어,

대강은정기적인데다,그날짜도일찌기알려준다.

말수적고그행동이활발한아들과의시간맞추기보다–,춸씬수월하다.)

올여름의8월은,

딸이이전보다조금일찌감치집을찾아주었다

*

어느새대학교3학년인딸은

지금한창대연애중…(가족방정식에도대지진딸의선택이)

일반적으로일찌기이즈음부터취직활동를시작하여(일본에서는간단히슈욱카츠(就活)’라고함)

이곳저곳기업을찾아들여다보는시기이건만,딸은그런기미를거의보이지않고있어,

아버지와오빠는,벌써결혼활동(콘카츠(婚活)’에들어간것은아닌가하고,

은근히농담을섞어가며걱정을드러내보이기도하나,

엄마인나의생각은조금다르다

어찌되었든,연애중의딸을가진대부분의어머니들이그러하듯,

‘딸의연애이야기의청자(聽者)’가되는기쁨은제법큰것.

우리는,함께쇼핑을할때도,함께부엌에설때도,

함께목욕을할때도,그리고더블침대에함께누웠을때도,

소곤소곤…,그녀친구에대해서나데이트의이야기를나눈다.

딸의감정에이입되어

엄마마저사랑에빠지는기분

옛날에나의어머니도내게도착하는편지들을,나보다더기뻐하며손에들곤하시던기억이난다.

딸과친구가교환하는메일의양은너무나많아서–내때의,손으로적힌편지량은이를따라잡을수없다.

제대로다읽지못하고,대충대충살짝엿볼뿐이지만,

딸의’그에대한사랑’,

-또,딸의’엄마에대한사랑’을

함께느낀다.

엄마에게는,딸의어떤모습도,그저사랑스럽기만하다.

*

한편,올해는

여름휴가로1주일간의독일여행을떠난아들로해서(아들이난하늘밑에서)

그가나리따공항에내려집을찾아주는16일저녁,우리는오본정찬을즐겼다.

어릴때는그토록나를잘따르며,많은학교이야기도잘들려주던아들,

그러나워낙활동적이어서중학교때나고등학교때는,학교일과부활동등으로귀가도빠르지않아

필요한이야기는엄마인내게전하는것이전부로,집에서의말수가줄어들었고,

사랑많은엄마는그런기회를놓치지않고,아들의다른이야기를들으려했으며

들은이야기는또대부분,아버지에게전해지는것이경로였다.

그러던것이…,

대학교에들어가집을떠나살기시작하면서가끔집을찾으면

당시고등학생이었던여동생의방에들어가둘이서나누는대화가

나에게보다더늘었고,(젊은이에게‘자기발견‘의시간을갖게하고싶다)

그리고,대학의학년이올라가면서

또취직을하여더큰다른사회에서의생활을시작하게된후부터는

아버지와직접나누는대화도부쩍늘었다.

이제아들은,제법어른이된증거로,온가족과두루두루좋은대화를하게되었지만

한편,자연히이에반비례하여,‘엄마의독점률’은조금줄어들어-…정말은기뻐해야할일

*

그래도,엄마는아들의강한사랑의끈’을,잘알고있다.

실제로가족모두의물리적인동거는지난근6년간엷어졌지만,

우리가족은‘Cyber-space’라는새로운동거공간을넓혔었다.

6년전의그때,처음으로받았던’아들의컴퓨터메일주소’를보고

엄마인내가슴이두근거렸다.

k_s_……..@gmail.com

첫부분에서,내이름의머릿글자들을읽을수있었기때문.

그의휴대폰메일주소’에는,나의성(familyname)까지그대로드러나있다

가장기뻤던것은,아들의취직활동중의일.

요즈음일본에서는(물론한국에서도그렇겠지만…),

인터넷으로이력서를적어보내제1차서류검정을받는예가대부분이다.

아들이대학교4학년때의봄…,몇군데의기업에이력서를등록하고있던그가

–그중한기업에서의인터넷문제가있었던듯–,

내게전화를걸어와,나에게도한번그기업사이트에들어가줄것을부탁해왔었다.

물론,나는언제나ready.-"그래,어떻게들어가야하지?…"

그가자신의등록번호와비밀번호(password)를불러준다하여,

나는,급히수화기를어깨와귀사이에끼우며,메모를시작했다.

"xxxxxxxxx…,

그리고비밀번호는‘0,x,1,x’…"

그때,아들의목소리에따라움직이던내손이멈추었다.

적을필요가없었기에-내생일날짜.

*

딸은대학생이되어서더많이재잘거리게되었다.

-아마사랑을하고있기때문에더한듯

손을흔들어내가있는곳을알리면,

토끼처럼뛰어와,얼른내팔에자기팔을감는다.

아들은,–역에마중을나가그를발견해손을흔들면–,

,…’가볍게입을벌려

들릴듯말듯한정말짧은한마디를내뱉는표정을보일뿐,

결코,일부러발길을서두르지않는다.

그렇게천천히…,

마중나온내게다가오는아들을보며

나는또,

조금씩더커져오는그의실루엣을,

즐긴다

(사진은Google에서)

젊은이에게 ‘자기 발견’의 시간을 갖게 하고 싶다.

대학교입시를위해딸은,

그하루전날,

지원학교가까이에서자취하는(실은,오빠가다니는대학교를목표로공부하여온것)오빠의원룸집에머물었다.

입시날아침,나름대로긴장을했던그녀가자명종보다일찍눈을떴을때,

이미먼저일어난오빠가아침밥을차려놓고

그날시험중점심시간에여동생이먹을간단한도시락을싸고있는모습이보였다고한다.

(유치원때부터줄곧축구부에소속하고,

고등학생때는럭비선수이기도했던아들의그큰덩치를떠올린다.

-‘문무양립의모범으로많은기쁨을갖게해준아이였다.

그런그도앞선대학생활을통해제법자취생활이익숙해진듯.)

그리고,그오빠는

자신의통학용자전거뒤에동생을태우고이미익숙해있는통학로를달려

대학정문앞에수험생을내려주었다

그런오빠의응원도덕이되어,

딸은무사히그대학교에합격.

수험을끝내고돌아온딸에게서

오빠의돌봄을전해들은우리부부는,

대학생이되는딸이

그마음좋은오빠와함께자취할수있도록

조금더넓은아파트를찾아주었다.

*

집에서대학교까지는doortodoor1시간도채걸리지않는거리지만,

젊은아들과딸은,학교에서15분떨어진아파트에서,–부모와떨어져–,살고있다.

자식들이비운집은,중년의,부부만의공간이되었다.

<대학생이되면,’부모의곁을떠나’학교앞에서자취한다는것>,

아이들이어렸을때부터들려주었던’우리부모들의뜻’이기도했다.

20대는<‘자기자신의성장만을생각하며살아도되는시기>라고본다.

–너무많은’관계를의식하기전에–,

개체로서의자신의세계를인식하고몰두하는시간이필요하다

소위,만인의비난의표적인에고이스트라할지라도,

그것이용서되고격려되는유일한시기이다.

*

모름지기’인간의삶’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로,–아니,그어떤형태로도–점점성숙하는것이련만,

고등학교까지의학문은전반적교양에그쳐,

각각의젊은이들에게,진정한<‘자기자신배움(修身)>을주지못한다.

부모의애정’도한편,

성장한젊은이가<자신다운삶>을발견하는데는,’걸림’이되기도하는법.

부모와’같은지붕밑’에서,20년을보호받으며가르침을얻어대학생이된나이이니,

이제부터는,<스스로작은시행착오’작은성공’을경험할시간

우리부부는아이들에게주고싶었다.

이사이,어른이되어갈그들은

다른이와만나사랑도할것이고,그래서언젠가그사랑하는이와가정을이루게되면,

자신들의반려에게,’자식들에게,책임있는생활을해야한다.

사람의행복은,<제가(齊家)>에서비롯됨에

따뜻한가정에서의성장과평안을이룬후에야,,’한사람몫어른‘.

20대의젊은아들과딸역시,–자신들의가족을돌볼수있을만큼바른어른’이되기위해서–,

먼저<제한몸의삶바로세울>‘집중력과시간’이필요하다.

*

우리들부부는,

눈에넣어도아프지않을만치사랑스런자식들을

매일보지못하게됨은크게서운하고즐거움도줄어드는일이지만–,

젊은자식들의’자립과성장’을,선처하기로뜻을함께했다.

아이들과함께지냈던’지난20년을통해,

우리는<‘우리아이들의성격과취향’을제법잘알고있다>고확신한다.

무엇보다도,태반의경우,<우리들부모를많이닮아서…>,

그리고또,아이들은’우리들부모의뒷모습’을여지껏지켜보아왔었으니까…,

그런아이들이,

각자’자신의세계’를어떻게꾸려갈것인지,어렴풋이나마예측할수있다.

특히,20여년간’그들을가까이’서열심히지켜보아온엄마이어서,

내가<아이들에게주는신뢰>는더욱확고했다.

*

아들의이사때는그다지걱정을하지않았건만,

역시딸의이사짐을도우는것은제법마음이무거운이되리라고,나는자신의여린마음을다잡곤했었다.

그런데,다행히세살터울인오빠가

그자신도제삶에여념이없으리라만서도–,다정한마음을가지고성장해주어서,

딸을그런오빠가까이에보내는것이라

조금은마음걱정도덜었다.

그러면서도,딸에게는,

적어도한달에한번은부모집에돌아와하루이상을지낼것을일렀다.(아직사회가여성에게는험하다…)

그리고,지금대학교2학년인딸은,

예외는있으나정기적으로,제법약속을잘지켜준다.

딸이집을찾아주는밤이면,

사려깊은아버지는,아내와함께하는침대자리를딸에게양보한다.–감사!

그리고그때마다,새삼스러이,늘오랜만이라고느끼는모녀는

함께저녁을준비할때도,

함께목욕탕욕조를사용할때도,

잠을자러함께침대에누었을때도,-끝없이많은이야기를나눈다.

"잘지내지?”,"그친구들은?”,"그교수는?"…하고

딸의생활주변일에대한엄마의질문이화제의문을열때마다,

딸역시또엄마만큼이나들려줄말들이많다

물론,"오빠는?"하고묻는것도,또,큰즐거움이다.

딸의안전을위해듬직한아들옆으로보냈다고생각했었는데,

실은,딸이전해주는아들소식을들을때마다,아들의정황을이전보다더많이알수있는것이–,

외려아들과의파이프를더굵게하기위해,딸을그의곁에보낸듯한기분이들때도있다

어찌되었든,우리부부에게

‘사이좋은남매의동거’는더없이안심이다.

*

그런데,몇일전의일이다.

휴일을이용해찾아온딸과,그밤도변함없이,

침대에서팔벼개를나누며얼굴을맛대고이야기를나누던중이었다.

"엄마,지난번친구들하고거리를걷던중,점쟁이집이있어서…*^^*…"

?점쟁이?

깜짝놀라는엄마.’너무나돌연의,너무나엉뚱한화제’가아닌가!

"…내손금을들려다보던점쟁이가,내가참많이사랑을받으며큰것같다고…,

그리고또,이제부터도사랑을많이받을거래!"

*

그럼~!

내젊은시절다바쳐~,참많이사랑한딸이다.

나의어머니가나를사랑해주셔서내가많은기쁨을얻었듯,

받은사랑반만큼이라도,아이들에게전해야한다는의지로

제법오랜시간,

내어머니의흉내를내며,’자식들과의시간’을공유했었다.

특히,같은여성으로,

딸을바라볼때면언제나,나의지난그시간들이많이겹쳐진다.

그누구도대신할수없는<자기의삶>

조금씩조금씩형태를만들어가고있는듯한

의미심장한딸의모습을

그날,나는,살짝엿보았다

젊은이의자기발견의시간.

(사진은yahoo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