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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과 버어지니아 울프, <목마와 숙녀>

‘왜,일본소설<노르웨이의숲(ノルウェイの森,1987)>은

그2년후한국에서번역되었을때,우리말<상실의시대>로제목을바꾸지않으면안되었을까…?’

라는질문은,우리’한국사회를보다바르게보게하는명제’일수있다.

이에관해서는다음기회에적도록하고…

(다행스러이,1년전,2013년9월에원제<노르웨이의숲>으로출간되었다.)

먼저…,박인환시인의<목마와숙녀>.

한잔의술을마시고

우리는버어지니아울프의생애와

목마를타고떠난숙녀의옷자락을이야기한다

로시작되며,많은한국분들이<상실>이라는언어로공감하는이시가떠올랐다…

그리고…,이를적었던’그시인’과만나고싶어졌다.

*

그러기위해서는,

"한잔의<>을마시고

<우리><버어지니아울프의생애>

<목마>를타고떠난<숙녀>의옷자락을이야기한다."에서의…

1.1956년,그아픈식민과내전으로헐벗은산천이었기에

분명충분히채우지못했을시인의위(胃)속에,‘3일낮밤,연이어부어져’그를절명하게했던<술>을..,

2.3월의,–아직도완연한봄은찾아들지않아때때로심술궂은’꽃샘바람’이

너무이른봄맞이옷사이를헤집고들어와–,여전히몸도마음도’겨울추위’를느끼곤하는<우리>를….,

3.시인이읽었다는<‘늙은여류작가‘,버지니아울프의서러운생애>…,

4.숙녀에게제등을빌려주어태워준<목마>..,

5.또,시인이알았던소녀‘가<숙>가된사연을…,

살펴보지않을없다.

-….시는<‘가슴으로느끼는‘>이라고요….?

(박인환朴寅煥,1926-1956)

다만,-이렇듯’단정히’자신의매무새를다듬던신사와의…,

-또,스스로<욕망이라는이름의전차(AStreetcarNamedDesire,1947)>를번역하여무대에올리며

‘갈기찟기우는허영의인간나락’을직시…,사못냉소하면서도연민할줄알았던지성과의…,

만남을구하며

‘너무가벼이흐트러진가슴’과‘정돈되지않은인식’으로서야…

–시인에걸맞게–

거울앞에앉아정갈히빗질한머리로,그의말에귀기울여야…

*

1.<‘술’이야기>는

자리‘-<1984>,

아픈‘그냥웃지요’,

보드카를들이킨시몬-<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권하는사회>라는소설을적고는,역시너무빨리절명한작가현진건(1900-1943)등등을인용하면서

이미많은이야기를해왔었으니,여기서는말을삼킨다…

(엄마는무어라고하든?”)

-<술의’과음’이얼마나몸에해로운지>는이미누구나가잘알고있다.

그럼에도,시인이읊었듯

술병에서별이떨어진다.

상심한별은

내가슴에가볍게부서진다.

빈잔에채워져담기는그’부서진별’이

제가슴깊은곳까지내려와적셔주어야겨우위로되는사람들…

-이들을낳는’회샛빛사회’에서랴…

덜먹고,덜놀고,덜피우고….술만더마신다

먼저사회가,보다밝고투명해져야…

2.<우리>에관해서도,

이미,나의블러그카테고리<한국>에서80편가까이의이야기들을적어왔으니,역시오늘은절제한다.

다만,새삼적어밝히고싶은사실은,

이곳에서내가적은적지않은글들중그어느한편도,

–<배우지못해’힘없는’>,<병들어’가난한’>,<불의에짓밟혀’지친’>..’우리들’은결코비난하는일없이–

나의까칠해진펜촉은언제나

<‘거짓’지식을파는>,<‘누추한힘’으로횡포스러운>,<‘나태’로아편을찾는>..’우리들’에향해있다는것…

또,<‘전자’의상심하는우리들>중의한사람,

시인박인환만은더욱깊이들여다보고자한다.

박인환(朴寅煥)시세계(詩世界)

네명의문인과고향의신문기자가본시인의모습들을모아실은이곳은도움이되었다..감사.

박인환문학관

시인의고향인강원도인제에는,그의삶의행적을좇을수있는공간들이재현되어있다고한다.

그러나,<‘사람’을,또그’삶’을주목하는시선>이달라서일까…

-내가아는’시인’에대한귀절들은그어디에서도적히지않았다,-유감.

…<목마와숙녀>와더불어

시인의또다른애송시<세월이가면>은그의유작.

그에게돌연한심장마비를몰아온그’3일동안의폭주속에서적힌즉흥시’로유명하다…

그의서거당시2살배기로,그후시인이된장석주(1954-)는,

박인환시인이,문인들이모이는주점을찾아폭주를시작한3월17일을

역시너무빨리절명한천재작가이상의서거일(4월17일)에대한’착각,성급함’이었다고적고있으나,

(나라를잃고언어도잃어갔던그시대,

그것도,이국토오쿄의거리에서객사했던이상(1910-37)의고뇌와고독공감하지않은

당시의문인은없었을터그들이모였던어느장소에서도이상을위한건배는이어졌었어서..)

나의기억으로는

그<3월17일은,시인의첫사랑으로이미10년전에세상을떠났던여인의묘소에다녀왔던날>로

슬픔을안은발길을그대로주점으로옮겨서는적었던유작시.

….지금사람이름은잊었지만
그의눈동자입술은
가슴에있어
서늘한가슴에있건만

<자신의식어버린가슴더없이부끄럽게느껴졌었을날…>이었음이분명하다.

-그래서,다시따뜻한으로하려고...?아니,자신의경솔한가슴’에폭행을가하고있었을지도

3일간의폭음으로자학한가슴은,일순에멈추어…-시인은절명.

(한편,이<솔직한’자기정화작업’>은곧,

그를’한국의대표시인’로영원히살게해..-‘진실’의힘.)

그런데…,

이토록<‘시인의생명좌우한>중요한여인존재에관해

어느비평가도문인도기자도,언급을하지않은것은,-그들이남자이어서?-이곳이한국이어서?…

아직도남존여비?<한낱여인으하여대장부의인생흔들릴리없다>…??

<목마와숙녀>바로1년전,1955년에적힌시였다.

이미이때부터,시인은

자신의서늘해진가슴탓하고있었었을지도..

그러한잠시내가알던소녀는

정원의초목옆에서자라고

문학이죽고

인생이죽고

사랑의진리마저’애증의그림자를버릴때’

목마를탄’사랑의사람’은보이지않는다.

자신을남겨두고먼저떠나간이소녀에의’애증’이야말로

그에게’문학을읽게하고,글을적게했었던’것…

그런데,10년의세월이지나

-‘차츰식어져가는제가슴’으로해서<아무것도적지못하게된>문학의죽음.

-그’사랑의사람’도,문학도죽어버린자신의세계가<더이상무가치하게된>인생의죽음…

**

3.자…,또다른여인,

–어쩌면’시인이사랑했었던그소녀’와도닮았었을지도모를–,

‘버어지니아울프’에게눈을돌리자.

시,<목마와숙녀>의중반,

등대에

불이보이지않아도

그저간직한페시미즘의미래를위하여

우리는처량한목마소리를기억하여야한다

..속의이’등대에…’라는싯귀는,

영국의여류작가,버어지니아울프(VirginiaWoolf,1882-1941)가

늙어(?)45살이되었던1927년에발표했던소설<등대에…,TotheLighthouse>에서

여주인공’램지부인,Mrs.Ramsey’의8자식중의막내아들,취학전의어린제임스James가

어머니에게조르던’목소리’였다..-이번여름에는꼭"그등대에가자"고…

그런아들의소망에,

-<그래,내일’날씨가좋으면’…그렇게하자구나….>라며

자상히답하는어머니,렘지부인의머리속에는

그좁은등대에서하루종일머무르며일하여’답답하고권태로운생활을할등대지기가족들’에게

‘가져다줄책이며물건들’을떠올리고있었다.

(이날의낮날씨가잔뜩찌푸려있어…다음날인’내일’은날씨가좋지않을지도모른다고생각하면서도..)

-반면,아버지인램지씨는,그어린아들에게단호히

<내일은’날씨가나쁘겠어’…못갈거야…>라는단정으로,’현실만보고,아이의꿈을보지못한다’…

그말에어린제임스가낙담하는모습을보며,

‘융통성없고차가운남편의태도’가조금은섭섭한부인…

이렇듯…,1910년여름과,꼭10년후인1920년여름의,각각하루동안,

별장을찾은램지가족들과또함께머물게된손님들이

서로가서로를관찰하는<‘마음의눈’의전개와그변화>를적었던영국모더니즘소설이<등대에>이다.

마치,–‘날씨가좋지않아내일은결코그등대에못갈것’임을아버지로부터들었음에도–,

그어린제임스가,그리고또,시인박인환이,

<자상한’어머니’를졸라–즉,’따뜻한여인의힘’을빌려–,꼭가보고싶은곳>,’등대’…

-"(그)등대에(가자)!

(물론,나라잃은폐허위에,전쟁마저이어져더욱황량한시대..,당연히희망의)불이보이지않아도

(더더구나,시인의가슴에)그저간직한(그녀마저도죽어없는나날들속에서)

페시미즘(‘비관적이고,희망이거의없는’오늘이라할지라도..)미래를위하여

우리는(어머니를조르던어린제임스에게그등을허락해야했던)처량한목마소리를기억하여야한다

…고,시인은노래하고있는것.

그래서,

등대에…

불이보이지않아도

그저간직한페시미즘의미래를위하여

우리는처량한목마소리를기억하여야한다

라고,’한행의여분을열어’적히는것이,바른기술(記術)이라하겠다.

물론이때,시인이떠올리는<연상의’자상한어머니’>는곧,<나이들어’늙은’45세의버어지니아울프>…

모든것이떠나든죽든

그저가슴에남은희미한의식을붙잡고

우리는’버어지니아울프의서러운이야기’를들어야한다

실은,–시인도적었듯–,이버어지니아는

<참으로’서러운’생애를살았던여인>의대명사로,오늘의우리들에게기억되는여인이다.

영국귀족이며저명한비평가,역사가,문인으로,이미전처와의사이에딸하나를가진45살의아버지,

의사집안의귀품있는미모로유명한모델이었다는어머니역시전남편과의두아들과딸을데린32살…

이두사람의재혼만으로도이미6인의대가족이건만,

-아름답고젊은부인을너무나사랑한탓..?혹은,너무나빼어난미모를가진젊은아내를심려한탓일까..??

어머니는,결혼후연년생의4남매를거의쉼없이임신,출산을반복…,그중세번째가버어지니아였다.

즉,양친과,서로’아버지혹은어머니가다르기도한’8인의남매들중7번째로,귀여운막내딸..

이렇듯상세히가족관계를적는이유는,

버어지니아의<삶의모든’서러운불행’의발단>이’어린시절을보내는이집안’에서일어나기때문이다.

우선표면적으로는,귀족으로높은권위와부를지니고

당시영국사회를대표하는지식인들,문화인들이활발히모여교류하는윤택한가정속에서성장하나,

어린버어지니아는<같은가족이면서도,그사이에현격한’남녀성차’>를감지하고있었다…서러움..

-13살,15살의버어지니아는,

아직도49살로아름다웠을어머니,그리고언니로이어지는연이은돌연사를목격하며,

(아버지의전처역시,35살로단명..,또그들사이의딸도정신병을이유로시설에보내졌었다…)

격심한신경쇠약에빠졌다.

-(–버어지니아사후,친언니의아들,즉조카가적은그녀의전기에서밝혀지나–,)

이시기에,그녀와친언니는,’아버지가달랐던두오빠들’로부터성폭행까지도당했다고…

-또한,아무부자유가없었던4아들들은모두유명대학에진학하는반면,

여성인자신과그친언니는,’그오빠들,그리고이들이집으로데려오는그네들의친구들’을통해서만

보다’열려진젊은지성의세계’에접근할수있었다.

(이에재능있고활달한여인은큰불만과스트레스를느껴,이후’여성고등교육의창시’에조력하게된다.)

이러한<어린시절의’서러운경험’>에반발,–일견대단히정숙해보이는이여인은–

당시로서는상당히늦은결혼인30살때,성실한유태계철학가인남편과의생활로조금은안정되기전까지는

극히’자유분방하고거칠은청춘’을보냈었다.

이런삶의형태만이,–이전의자신의어머니나언니들과다르게–,

‘미치지않고,너무빨리죽지않는길’이라고생각했었는지도…

그리고,버어지니아가선택한삶은,

마치’그오빠들처럼….’,’남성의삶’을흉내내는것,’남성들의삶을가능한행동에옮기는것’이었다.

예를들면,’레즈비언(lesbian,여성사이의동성애)’이기도했던버어지니아는,

그중남성역으로,’상대여성을성적으로학대하고우롱하여수치를느끼게하는추행’을했었다고…

그녀의파트너,비타(VitaSackville-West1892-1962)는밝혔다.–어쩌면,그녀가남성들에게서받았던대로…

어릴때의’심한충격과서러움에의고통’은버어지니아의’뇌’를상처냈고

그래서어른이되어서는,경미한정신병–전형적인’조울증’으로–,

‘쉬이환희에빠지기도하고,또갑자기거침없이우울의계곡에굴러떨어지기를반복하는’시련을가졌다.

더욱안타까왔던것은,

그런조울증에빠지는시간은간헐적인것에불과하며

대부분의시간은’정상’으로,아름다운자신을견지할수있었던그녀는,

-미약한정신상태에서본연으로되돌아와서는,그’잃어버린시간’중에행했던자신의경솔함을비탄,

심각한’자기혐오’에빠졌었다는사실이다…’자신에대한공포’와함께…

이런악순환의삶중에서,

재능있는버어지니아는’언어에대한집착을갈고닦아’,

날카로운’인식과통찰’로<자신의세계를직시>,문학작품에옮긴다.

예를들면,소설<등대에>에서,

-그녀의집을찾는’인생의상흔을가진손님들’이나,등대지기나마을의’가난한사람들’에게큰연민으로

자상했던’램지부인’의아름다움과정숙은,버어지니아의어머니모습…

-그리고,<진실세계의’A에서Z’>중에서R까지는다다른성실한중견철학자,’램지씨’의진지함은,

자신의남편이모델…

<등대에>가,–다른그녀의소설들과는달리–,

오늘에이르기까지도<‘영국베스트15’의애독서>가되고있는이유는

그녀가’가장이성을견지하고있을때의힘’으로적은소설이기때문이다…바른사람들,견실한삶,그리고꿈…

50대에들어서면서,몸의쇠약과더불어,

버어지니아의’뇌의건강’도더욱현저히’악화’되어갔다.

결국은,자신의’귀에수없이많은목소리,잡음들이들려오며,자신의본연을주체할수없는시간들’이늘자

그녀는,자살을결심한다.

-<자신의이성이더이상정숙함을지키지못하여,사람들앞에’너무흉칙한모습’을드러내기전에…>라는

가장’이성적인분별’로,몇번인가의자살을시도…,

결국은,56세의3월28일,그녀는자신의오바코트주머니속에무거운돌들을집어넣고는,강에들어간다..

그런그녀가자신의마지막순간까지가장마음에둔사람은,

<자신옆에서,늘’반듯한모습(시인박인환도그러했듯..)’으로자리해준남자>,남편이었다…

그에게그녀의마지막글은헌사된다..

“…내게서모든것이상실된지금,유독확실하게내곁에남은것은’당신의반듯함’만이

그런당신의삶을내가더럽히는일을이제더이상계속할수는없지.

어떤두사람도,우리들이지난날지내왔던만큼은행복하지못할거예요버어지니아.

…Everythinghasgonefrommebutthecertaintyofyourgoodness.

Ican’tgoonspoilingyourlifeanylonger.

Idon’tthinktwopeoplecouldhavebeenhappierthanwehavebeen.V"

4.<목마>이야기….

버어지니아울프의소설,<등대에>에서,

<목마>,

아버지의<날씨가너무나빠…,내일은분명등대에못간다…>라는단언을듣고의기소침해진제임스가,

그럼에도내일을연연하며,집안에서가지고놀던<장난감>중의하나이다.

목마와놀고있는중에는

졸라댐을멈추고입을다물며간헐적인시간을보내면서도

또다시생각이나면,응석을받아주는자상한어머니를찾아나서서

결국은하루종일,’자신의바램졸라대는소년의모습…-"꼭등대에가자,~?"

시인박인환의마음처럼–,"그등대에가자…"어린제임스의소망,

결국,그다음날의나쁜날씨로이루지못하나,

10년후,–이미그자상했던어머니와제1차세계대전중의형제들의죽음으로상실을경험해도

여전히<소망을잊지않은>청년제임스와<아들의소망을기억하는>아버지의결단으로

마침내다시모인가족과손님들은등대로향한다…-소망의실현.

5.<숙녀>이야기.

소녀가살아있었음은분명하다.-‘그녀의묘소가있었다함은

1956317,꽃샘바람중에도시인박인환이발길을옮겨찾았다는그곳은

소녀가이미10년전에죽어자리한곳이라고하니,

1946,시인이20살이었을때까지는분명살아있었던여인.

어쩌면,그에게‘<등대에>들려주며,버어지니아울프와만나게사람이었을지도

또,그어린제임스가그랬듯이,–행여장난감목마로시간을보내더라도–<‘소망’을놓지않았던…>

 시인에게는

<생명의샘물>,<늘’자신을지켜보어주는눈’>으로살아있어,늘그에게그토록단정한멋을견지하게했던

분명아름다웠을이소녀는,

소년이,단정히넥타이를매고양복을입은신사가되어간시간’과함께–,

분명,더불어<숙녀>되어가고있었을터…

그리고,버어지니아가자신의마지막글을,

<뒤늦게나마사랑으로만날수있었던’반듯한남자’>에게헌정했듯,

시인박인환이<세월이가면>이란유작은

시인의마음속에서는이미<숙녀>가되어있는그녀에게헌정되었을터…

***

음..,시인의<목마와숙녀>를정리해보았으니,

이제는그를만나러가야지…

-그의앞에앉아’그가들려주는이야기’를전부경청해야지…

다만,그와헤어지기전에,나는–외람되나–꼭전하고자한다..

-"실례이지만,제가좋아하는그대의시는,<얼굴>이예요…

단,그대의시가적은–‘한마리외로운학’이아니라–,

‘반드시여기에도저기에도많이있을’또다른학들과‘함께나는학’으로말이지요…

실은,–시인인그대는,간과한듯하나–학은<군집하여사는새>로유명한데….

아름다운시,감사합니다."

<얼굴>

우리모두잊혀진얼굴들처럼

모르고살아가는남이되기싫은까닭이다

기(旗)를꽂고산들무얼하나

꽃이내가아니듯내가꽃이될수없는지금

물빛몸매를감은

한마리외로운학으로산들무얼하나

사랑하기전부터

기다림을배운습성으로인해

온밤내비가내리고

이제내얼굴에도강물이흐른다

가슴에돌단을쌓고손흔들던기억보다

간절한것은보고싶다는단한마디

먼지나는골목을돌아서다가

언뜻만나서스쳐간바람처럼

쉽게헤어져버린얼굴이아닌바에야

신기루의이야기도아니고

하늘을돌아떨어진별의이야기도아니고

우리모두잊혀진얼굴들처럼

모르고살아가는남이되기싫은까닭이다

(사진은google에서,우리말옮김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