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동경올림픽을준비하며그‘개최일‘을정하는데있어가장염두에두었던것은
‘청천(晴天)’이었다고한다.
그래서과거토요쿄의기상기록을조사해‘청명한날‘로가장확률이높았던날로찾은것이,이날-10월10일.
지금은‘체육의날‘이라는이름으로,일본의휴일이다.
그리고올해의이날,이곳은,역시-‘맑게개임‘.
이런날…,
가을의높은하늘에더없이걸맞는늦오후의바다가를산책하던중,
나는줄곧‘한사람‘을떠올리고있었다.
전날블러그이웃의‘스티브잡스에의장송곡‘으로올려진노래를들었던순간
갑자기떠오르기시작해
그리고그후계속나의뇌리에남는사람.
-‘어디가하늘이고어디가물이요…‘라고물었던사람.
화창한날,내눈앞에펼쳐졌던그런수평선을바라다보며…
어두운비내려오면
처마밑에한아이울고서있네
그맑은두눈에빗물고이면
음~아름다운그이는사람이어라
세찬바람불어오면
벌판에한아이달려가네
그더운가슴에바람안으면
음~아름다운그이는사람이어라
새하얀눈내려오면
산위에한아이우뚝서있네
그고운마음에노래울리면
음~아름다운그이는사람이어라
그이는아름다운사람이어라
.
마침,그날,
이노래를들으며돌연이사람이떠올렸던날은–모국에서는‘한글날‘.
나의기억속에는<‘참예쁜한글’을적었던사람>이기도해서…
…처마밑,맑은두눈,더운가슴,바람을안다,우뚝서있다,풀잎,맺히다,서러움,외딴곳,
논두렁,아침이슬,붉게타오르다,아침동산,흩날리는꽃잎,홀로,속옷,새아침,나뭇잎,
노루,사슴,이글거리다,염소,솔잎,햇살,마을,꿈속,밤낮,동산,노을,들녘,한낮,땅,달,
별들,바퀴,수풀,흙먼지,이마,물결,곱다,눈가,고갯마루,맴돌다,발목,밤새,오두막,
무지개,호롱불,나부끼다,새색시,물동,살구다,밥냄새,촐랑거린다,지새우다,우물가
소나기,초저녁,검푸르다,간직함,구수하다,소곤소곤,구름,눈부시다,나무등걸,노닐다,
호랑나비,숨소리,겨레,노래,온누리,하늘가,어른거리다,봉우리,초저녁,바다,그대…’
그가적었던아름다운우리말들…
이런말들로그는,
-<넓고깊은…>
그리고<또한편,무겁기도한..>‘삶의크기‘를적었었다…
—오늘문득그가떠올라기사들을살피며알게된사실이나–,
"…10남매인6남4녀중막내로태어나
의사였던아버지는그가태어나기전에인민군에의해피살됐다…"
…는아픔도가진사람.
그리고,돌연,
내가<이제껏‘한번도그의얼굴을본적이없었다‘>는
—이전한때는‘볼수없어서‘…,그리고그후에는‘특별히볼일’도없어서…–
사실을새삼스레깨닫고,서둘러집으로발걸음을돌렸다.
*
‘아~,이런얼굴이었었구나…’
집에도착해곧장컴퓨터를열어,Google을불러서는,그의이름을검색에넣었다…
그리고,그곳에서씨의레코드쟈켓에올려진얼굴을,처음으로본다….!
(Google에서는그의정면얼굴의사진도볼수있었으나,
이곳일본프로바이더의전파첵크가강한탓인지..,Picture폴더에몇번시도해도등록이안된다…
유감스럽지만,포우스팅은그의옆얼굴만…)
-김민기(1951-).
당시,바깥세상과는’조금외진곳’에자리하고있었던내가,
그의노래를처음들은것은대학‘가‘에서였었다.-한써클(동아리)활동중에서……
써클회관을찾으면,
모임이시작되기전,구석에서몇몇친구들이나선배가기타를치며조용히부르고있던노래가있었다.
-나는,그들의노래소리를들으며,—시도,곡도,<…좋네…>-–라고생각하며…
긴밤지새우고풀잎마다맺힌진주보다더고운아침이슬처럼
내맘에설움이알알이맺힐때아침동산에올라작은미소를배운다
태양은묘지위에붉게타오르고한낮에찌는더위는나의시련일지라
나이제가노라저거친광야에서러움모두버리고나이제가노라
그럼에도,나는그저
‘그런노래’를부르며고양되는그들을바라다보았을뿐.
…외려나는,내심그의다른노래<친구>쪽을더좋아했었던가…
검푸른바닷가에비가내리면
어디가하늘이고어디가물이요
그깊은바닷속에고요히잠기면
무엇이산것이고무엇이죽었소
눈앞에떠오는친구의모습
흩날리는꽃잎위에어른거리오
저멀리들리는친구의음성
달리는기차바퀴가대답하려나
눈앞에보이는수많은모습들
그모두진정이라우겨말하면
어느누구하나가홀로일어나
아니라고말할사람누가있겠소
눈앞에떠오는친구의모습
흩날리는꽃잎위에어른거리오
저멀리들리는친구의음성
달리는기차바퀴가대답하려나
그럼에도,–‘<친구>를노래불러주면좋으련만….’하는나의은근한내심의기대와는달리–,
클럽의그들이,위의<아침이슬>과함께더많이불렀던노래는,
보라동해에떠오르는태양
누구의머리위에이글거리나
피어린항쟁의세월속에
고귀한순결함을얻은우리위에
보라동해에떠오르는태양
누구의앞길에서환히비취나
눈부신선조의얼속에
고요히기다려온우리민족앞에
숨소리점점커져맥박이힘차게뛴다
이땅에순결하게얽힌겨레여
보라동해에떠오르는태양
우리가간직함이옳지않겠나
나의조국은
허공에맴도는아우성만가득한이척박한땅–
내아버지가태어난이곳만은아니다
북녘땅시린바람에장승으로굳어버린거대한
바윗덩어리–내어머니가태어난땅
나의조국은그곳만도아니다
나의조국은
찢긴철조망사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