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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같은 응답, “내가 곁에 있어.(I’m here.)” – <주검 (The Body)>

제일먼저자리를뜬것은버언이었다.그는비명을지르며기찻길이깔린제방을향해내달렸다.

테디가머뭇거린것도불과한순간으로,그역시,두손으로머리를감싸쥐며버언처럼뛰었다.

-"내옆에있어줘,고오디,"나직히떨리는목소리로크리스는말을이었다,"내곁을떠나지마,친구."

-"난곁에있어."

-",이제꺼지지."마법에라도걸린듯,크리스는불량배에이스에게말을던지며,조금전의그목소리의떨림

전부떨쳐버릴수있었다.그들에게향한목소리는,마치어리숙한아이를타이르는듯,공고하게들렸다.

(스티븐킹(StephenKing,1947-),<주검(TheBody(1982)>중에서)

1960년의한여름,12살이된4명의소년들은

산열매를따러숲에들어갔다가기차에치여죽었으리라는,같은나이의이웃동네소년의시체를찾아길을나선다.

아직,’주검,그리고숲속에들어간다는것이,어떤것인지모르는나이이기에,천진난만히도큰준비도없이

그저,기찻길을따라가면그숲에다달아,또,숲의어딘가에는그슬픈소년이누워있을것이라고…

-그런막연한기대만으로내딘발걸음은,한나절,하룻밤이넘도록계속되었다.

마침내,우여곡절끝에겨우찾아낸주검은12살의소년들이감당하기어려운,상상을초월한모습으로,

이에황당해하고있던그들앞에,

같은목적으로,두대의차에나누어타고불과수십분만에손쉽게숲속에들어선마을청년불량배들이나타난다.

외려,이들살아있는자들의위협이,죽은소년의참혹한표정보다도더큰공포를갖게하는것이었으나,

12살의나이로서는놀라울리만큼성숙했던크리스만은

–아버지몰래그의책상에서빼내온피스톨을배낭속에감추고있어–,

힘이세고나이가위라는이유만으로,자신들의긴고생을간단히빼앗아차지하려는이들의횡포당당히맞선다.

그런팽팽한긴장중,갑자기어둠의숲에번개가떨어지고…

그렇지않아도계속이어진공포들에질겁,한마디도못하고몸을움추리고있던버언과테디는이때라싶히줄행랑.

홀연덩그러니남겨지게된크리스는,사뭇외곬으로용기를내어버티면서도,당혹한동요속에선다.

그래서,아직은자리를뜨지않고있던소설속의(I)’에게옆에남아줄것을구하여속삭이게된것.

그때의의응답,<난곁에있어>라는말.

이짧은한마디가,마치마법이라도부린듯,동요속의크리스를안심시키며

그를더욱침착히행동하게했다.-"자,이제꺼지지."불량배들에게의이당당한뇌성.

*

이전,<미국의대부분의가정에는,적어도두권의책반드시꽂쳐있다>라는말을들었었다.

하나는,물론성경책.그리고다른하나는,스티븐킹의소설한권.

<GreenMiles>등많은공포소설도쓰는작가로유명해,결코달가이손에들게되지않는스티브킹의소설이지만,

그토록읽히는작가라는평판에귀를솔깃하며,그의작풍을엿볼참으로펼쳤었던

중편소설<주검(TheBody)>중의한대목이다.

소재가아직여린소년들의이야기이어서일까?…

마치자신의전기소설을적은듯한작가의필체에는,’어렵고굴절된가정환경속’에서성장하는소년들에대한

놀라우리만큼,’정확한관찰따뜻한연민이적혀있었다.

2차세계대전중,오랜동안패색이짙었던유럽의전세를뒤엎는시발점이되는미국의참전지,’노르만디’에서

싸우고귀향,그러나,이로인해건전한정신을잃고분별력을상실한한남자는,

어린아들의양쪽귀를하나씩가스버너에내리눌러녹이는횡포를저지른다.

그럼에도,이런난폭한아버지를언제까지나전쟁영웅으로기억하고싶어하는소년,테디.

집밖에서는깡패에속하는난폭한형,그리고소심하면서도교활한동생….그러나이두형제의진면목을모른채,

"아들들이불량배처럼담배를피울리는절대없다"굳게믿고단언하는무심하고게으른엄마를둔소년,버언.

술로자신의울적을누르며집에서무위도식하는아버지,그를대신하여공장에일을나가는피곤한엄마,

형무소에갇힌큰형,그리고마을중누구나가잘아는깡패두목인둘째형이자신의가족인소년,크리스.

결혼후오랜동안자식을낳지못하고고민하던중에겨우얻은큰아들이너무나소중하여,의사의충고와는달리

뒤늦게또태어난아이의존재에는완연한무관심한모습을보이는나이든부부의그둘째아들인소년,고오디,‘.

미국의가장북동부에위치한메인(Maine)주의깊은숲의무게는,

그곳에서성장하는네소년들의어둡고습한삶의환경을상징이라도하는냥.

어두운소년들이보이는도리나이치를벗어난망나니짓에는그럴수밖에없는뒷사정이감추어져있다고

어릴때상처받은그흉한‘사연들로해서,성인이되어서도그들은결코순탄치못한결과로삶을맺는다는것까지

작가는’어려운개인들’의’불편한진실’들을정확히관찰,그곳에조명을드리워주목시킨다.

한여름의따가운햇살밑의선로를걸어,’너무나깊어서어둡기만한숲속’에들어가’주검’을찾는모험길은

등장소년들제각기의장래를암시하게하는태도와행동으로사건들이전개된다.

-"Iknowit,"Chrissaid."Hewon’tlivetobetwicetheageheisnow."

크리스는장담하듯입을열었다."저녀석은결코’지금나이의두배’는살지못할거야…"

이웃으로부터신랄하게경원되는불온한가정환경에짓눌리지않고

와함께열심히진급공부를하는성실로,결국은법과대학원생으로발돋음하는크리스는,

이미,불과12살에내딘모험길속에서도가장현명한’시선과분별’을보였다.

결국,그의판단처럼,

-소심하고옹졸하며교활했던버언은,–그의오만한어머니의잘못된신념을실증이라도하듯–,

모험의6년후,즉,18의나이로,밤새흥청되던파티후에일어난화재로내려앉는집속에갇히어죽는다.그의담뱃불..

아버지의폭력으로짓눌린두귀를가리고자,아직영국의비틀즈가등장하기전인1960년에이미장발을내려뜨린

독특한외양으로,늘정서적인불안을드러내며그어떤일에도격렬하게흥분해하던테디는,

‘전쟁영웅’이라믿고싶었던아버지의뒤를따라군에입대하려하나번번히좌절…

그역시,고등학교를중퇴하고공사장에서번돈으로자신의차를구입한얼마후,

난잡한폭음후에친구들을태우고운전중에나무에추돌,전복하는교통사고로생명을잃는다.동승했던모두도…

*

이소설<주검>에서

작가가무엇보다도크게적는멧시지는,<크리스라는소년에의이해>이다.

1960년대의당시미국사회의,

동북에치우친메인주의깊은숲에그늘져더욱몽매하고차가었던그지방,그세상으로부터

더없이굴절된편견으로바라다보아지던한소년의진실세계’를밝히는모험길이기도했다.

…Chriswasthehardestguyinourgang,buthewasalsotheguywhomadethebestpeace….

크리스는우리망나니패중에서가장강경했지만,동시에,화해’로도가장잘이끄는녀석이었다….

크리스는,

그의가족들,즉아버지나형제들이보이는난폭함으로해서,

마을의이웃들이나학교의교사,친구들로부터부당한혐오의시선을받고있던소년이었지만,

반면,크리스에게는그것과는또다른면목도가지고있음을어렴풋이간취하고있던소설속의화자,(I)’,

소년들에게는너무무거웠던우여곡절을헤쳐나가는이모험길을함께하룻밤,하루낮을걸으며,

결코사람들앞에서그어떤’비굴한굽힘을보이는일없는’이무쇠처럼강경한크리스소년이

실은,<너무나따뜻한마음을갖고깊이가있는인간>임을재확신하게된다.

동시에,이런인물이라하더라도,주위의편견과냉대앞에서사뭇꿋꿋하려고애를쓰고있는동안은

실은<몸을떨며더없이외로와한다>는진실도알게된‘나’는,

이후,한소년이청년으로성장하는그어려운시간들,결코짧지않는그동안을,

크리스의곁을떠나는일없이,그의노력을계속지켜주고돕는다.

소설속에구체적인사건은적히지않으나,

나이든부모의무관심으로,같은집에있어도투영되어존재를인정받지못하던’나’역시

이후,강직한크리스로부터굳건한지탱을얻었음은의심할바없다.

…Wewerehangingontoeachotherindeepwater…

우리는심연의어두운물살속에서(길을잃지않도록)서로를언제까지나붙들고있었다…

*

그런크리스와’나’는–그불쌍한겁쟁이들,버언이나테드와는달리–

대학에진학,자신들의힘을키우는일을게으르지않았고,–주위의예측을뒤엎으며–또무사히졸업.

그러나,대학졸업후결혼하여가정을갖게되는’나’와,

계속하여법률을공부하기위해대학원에남는크리스는자연히서로떨어져생활하게되어…

그리고그2년후,그’누구보다도일들을평화롭게화해시키는힘을가졌었던’크리스는

식사중이던레스토랑에서싸움질이난두남자들을중재하려다,불행히도,칼에찔려죽는다.

이를적은신문기사를통해서야크리스의소식을알게되는’나’는,

허연히집을나서서교외의한적한공원에차를세우고운전석에앉아대성통곡한다.

‘…그사건때,자신이크리스의가까이에있어

그어린시절에그랬었듯이,그에게’짧은한마디’를들려줄수있었다면…,

크리스는조금은더침착히그상황에대처했었을터이건만…,그러면,그는죽지않아도되었을것이건만…’

이라는,통한으로…….

*

‘따뜻하고바른깊은심성’을가진사람들에게는

부당과부정을막기위해해야할일들이너무많은부조리한세상이다…

그럼에도,’굴하지않고바른길을살려고애쓰는진실한사람들’의빛이

결코꺼지는일없이이어지고있음은또한,이런세상의다른한편의’경이’이기도해서…

-이곳은제법’살아볼만한곳’.

"내가곁에있어."

유약한우리임에도,이낮고짧은한마디로’용감한그들’에게답할수있어…

(인용은<주검TheBody>에서.

우리말옮김성학)

인간의 아기만이…

"지구상에는약4,700종의포유동물이존재하지만,모친의젓을빠는이들의아기들의모습중에서

유일하게인간의아기만이보이는특이한모습이있다.

젓을빨다가,

한순간갑작스레동작을멈추고는대기하는시간을갖는행위를반복한다는것."

(아기학을알고있나요?(ちゃんっていますか?),2006)

일본쿄오토(京都)대학교영장류(靈長類)연구소소장이자,

비교행동학이전공인마사타카노부오(正高信男)교수의발표이다.

물론,나의경우,전문가인그의연구에의존할뿐,실제로

어미주머니속에서젓을빠는캥거루의아기가,

혹은,그어미눈에는그토록귀엽다는고슴도치의아기가,

혹은,헬렌(HelenBeatrixPotter,1866-1943)이들려준이야기속의개구장이토끼피이터나아기돼지로빈슨이…,

혹은,그외47백종이넘는다는포유동물들의다른귀여운아기들이

어떤모습으로젓을빨고있는지

내눈으로확인한적이없는문외한이지만,

그럼에도,적어도이전,

내품에안겨젓을빨던내두아이의모습은지금도생생히기억하고있어,

교수의지적인간의아기만의유별난젓빠는모습크게머리를끄덕이게된다.

내아이들도열심히젓을빨다가,

불현듯무슨생각이라도잠기는듯,동작을멈추곤했었다.

입속에서젓꼭지를결코떼는일없이순하게문채로

또때때로는,젓을빨던중에역시갑자기동작을중지하고는

옹알이와같은소리라도내려는듯,그작은제입술을쫑깃쫑깃도했었고

(결국은,숨결일까,소리일까,분별되지않는그런낮은쫑알거림으로그친적도많아서…)

그리고,아이들이눈을뜨고,자신들을품고있는내얼굴을바로올려볼수있게되었던즈음부터는

젓을빠는힘도더욱격해져,그저단순히젓빠는데에만몰두하리라싶던그런때조차도,

돌연동작을멈추고,간혹내게여린웃음을띠워주기도했었지…

그런작은자태가,

오래도록안아두팔이저려옴을참으며젓을물리던나를마나격려해주었었는지…!

그리고,나는또아이들의돌연한표정의변모를얼마나기뻐했었는지…!

지금되돌아보아도분명히떠올릴수있는행복한시간들이다.

교수는,

인간의아기만이갖는이짧은중단과대기‘는

이미갖태어난신생아때부터확인된다고덧붙인다.(-,정말그랬어요!)

또,강조한다.

젓을빠는중에보이는이인간아기의독특한행위는,단순히가뿐숨을돌리는것과는구별된다고

비교행동학전문가인그는,이것을

 <자기에게말을걸어얼러줄모친의반응을기다리는행위>

라고해석한것…

*

앞선포우스팅인간과그삶의신비로운첫발동..에서도소개한바있으나,

본디,32억개로분석되는인간의유전염기중에서,

거의대부분약95%아무런유전정보를가지고있지않은DNA(인트런,Intoron)’인데반해

유독,불과5%만의‘DNA(엑슨,Exon)’에유전정보가적히어있어

아기들의젓을빠는중에보이는이행위는

그귀중한엑슨의정보,-소위,’본능.’

그어떤학습이나훈련없이,

39억년이래의생명체의지혜중에서

인류의선조가수없이취사선택하며유전자에적어남긴인간의지혜로,-‘가지고태어나는능력’…

*

,인간만이,–다른지구상의생명체와는달리–

<자기일에만몰두하는것이아니고,상대의반응이나자극을기다려확인하려는의식>

을본능적으로가지고있다는지적이다.

제한몸은,스스로제대로붙잡지도밀어내지도,앉지도서지도못하는사지를가졌을뿐인이어린‘불완전생명체’가

–어쩌면그렇기에더욱–,그런상태의<‘자신을품어주는상대와의첫관계>에서

즉,<‘자신을둘러싼세계와의교류하고자하는놀라운의지>를드러낸다.-본능적으로…

이때,그런자신의본능행위가

안아준상대의적극적인반응으로언제나반향되어옴을확인하는아기들은,

자신의세계와의교류능력에자신감(自信)을갖게되는것

-아주긍정적으로,왕성하게!

안타깝게도,

이때의아기들의본능행위가외면되거나무시되어적시(適時)반향을얻지못하면,

아이들은자기존재에자신감을키우지못하게되고기가죽는것,

-심성이찌들어가는것

이후의,어떤학교,학원에서의배움보다,더가치가있는교육:

-가슴에품은’아기의기다림’에의응답하는것.

그래서,이때<어린생명을,아기를가슴에안은자>는모두,’위대한선생’이될수있다.

*

모유의젖을빨게하며,

혹은,분유의인공젖꼭지를물리어도,

-<가슴에품은아이를열심히바라다보아주어야하겠다>.

우리들의아기들은,

유선을타고전달되는젖의영양과함께,

<‘인간교류’라는’감정의영양’>도함께구하고있어서…

그들이언제갑자기젖을빠는것을중단하고대기하더라도,

-그기다림에대해-따뜻하고흔쾌한답을전하기위해…

-쓰다듬어주기도…,

-살짝더힘을넣어꼬옥안아주기도…,

-또,그여린청력에부드러운목소리를들려주기도하며…

어느순간,

이사랑어린응답을전해줄까를,그찬스를놓치지않기위해

가슴의젓을빠는아기를열심히,한눈도아까운듯,쳐다보아주어야하겠다.

그러면또,

그아기가얼마나귀여운지,예쁜지도,또,육아의기쁨도더많이알게될것이어서…

<아기들이태어나면서이미얼마나큰효도를하고있는지>도알게될것이어서…

이런아기때의’본능적대기’는,

결코이시절만의것은아니어평생계속되는것.그런데도…

아기에게젓을물린채,TV를시청하는…

아이들과함께있으며,휴대폰과대화하는…

그런어른들은…?

*

관계교류를의식한인간의아기들의짧은중단과대기,

<상대의반응을확인하고야안심하고다시자신의일에되돌아가는>이반복행위는,‘소우주적신비‘.

수많은영장류의생명체를관찰해온마사타카교수의연구를신뢰하면,

인간과지구상의다른존재들사이의차이,인간이다른생명체들보다월등히높은문명을창출해낸것도

이러한인류의’적극적상호교류’의열매인듯…

-"…열심히바라다보아주고계신지요?"

*참고관계,그리고사랑할수있는힘

(사진은Googl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