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전,새봄이어깨를움츠리고있던서울에서다시뵌어머니의모습은
긴겨울동안별나들이도하지않으시고눅눅한자리를보존한이유로넉넉해보이기도하면서도
…역시,’여름에뵙는그분’과는조금달랐다…
더욱이,곧80을내다보시는분의변화는
오래간만에찾은막내딸의눈을더욱날카롭게하는법.
-가슴가득히’오래오래건강히사세요!’라는소망을담으며,어머니의그두손을마주쥔다…
*
늘그렇듯,가벼운트렁크하나만들고탄비행기가인천공항에내리면
발길을재촉하여누구보다도먼저입국수속을마치고가장일찍출구를나서는나.
그런’그딸’의’그어머니’.–어머니역시,같은비행기의승객을맞는마중객들중누구보다먼저
출구앞’가장잘보이는곳’에자리잡고앉으셔서나를기다리고계심이틀림없어서…
출구의자동문이이곳이상감사히느껴지는곳도달리없으리…
공항의출구문이부드러이좌우로열림과동시에,그사이를재빨리헤쳐나오려는나.
그리고…,
내가탔었을비행기가무사히착륙했다는알림과함께제시된전광판의시각이후
절대로그자리를뜨지않으셨을어머니가그런내모습을보고재빨리의자를박차시고서는모습…
벌써수십년,
‘어머니계신곳’을찾는나와,그런딸을기다리시는어머니의,변함없는정경이다.
-주위의다른가족들에게는그정감의깊이가헤아려지지않을두모녀만의교차.
*
"…참너는나를많이도닮았다."
이미과년한나이의두여인네,그런두모녀의일주일이어느새지나버리는나날동안에,
더’많이나이드신’쪽이,그뒤를따르듯같은생활모습을하는’조금은젊은’쪽을보며
그’재미’를기뻐하시는듯,감사해하시는듯,밝은표정으로입에올리시는말씀이다.
대개는연로한어머니쪽이,나보다훨씬더’선명히’
지난가족들이야기,특히나그속에서제일어렸던나의이런저런이야기들을떠올리신다.
그럴때마다,나는내눈앞의,여전히그’예기를떨구지않은어머니의기억력’에놀라며,큰환호를들려드린다.
-"어쩌면여지껏그일들을기억하고계세요?!"
당신의변함없는현명함에경탄을전하는딸의한마디한마디는,
새삼스레옛추억속에다시사시게되는어머니의입가에흐믓한웃음을짓게하는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