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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응답은,아무런지체도없이,금방나왔다.-"그런일은거의없었지…"
‘거의’?…-‘전혀’가아니고??
어렴풋나의불안한상상이치켜오르려는순간,어머니의경쾌한다음말이,그런나를안심시켰다.
"’천사’들이많았어…
어떻게보면,그때그어린시절의경험때문에,그후의어떤어려움에도큰주춤없이살수있었는지도…"
-대부분의다리들이폭파되어길이끊겨,굽이굽이산길을마냥걸으셨단다,그저방향은언제나남쪽.그래도,
고개를넘으면산골마다사람들이사는오두막들이반드시있어,해가깔리기바쁘게,늘생면부지의문을두드리면,
그럴때마다‘고향에걸어내려가는여학생’이라는사정에동정하며삶은고구마나옥수수등을나누어주고
아이들사이에끼워재워주신시골아주머니들,아낙들.
-혼자서길을서두르는소녀를보면한결같이’심려의표정과따뜻한말씀’으로말을붙여주셨다는시골어른들…
끊어진다리앞에서난감하게주저앉은수줍은소녀를위해,대신,
‘이아이를그자전거에태워강을건너게해줄수없느냐’고아저씨들에게당부를해주신것도부락의촌부들.
-자전거뒷좌석에앉힌어린소녀가강을건넌후에도,
내리라는말을하지않고,그후계속해서남쪽방향으로몇날을태워준아저씨들.
-서울에서위험에처한부모님들에게등을밀리어피난길에오른여대생둘과,이동중의면사무소아저씨둘에섞이어
다섯이일행이되었을때는,학질에걸려하루걸러진통을겪는소녀를위해,모두갈길을멈추고병구완도해주어..
-운좋게,트럭의운전석과조수석사이에앉게된소녀는,더불어대량의건빵까지도한웅큼건네받게되고…
이는,차량이동을위해동원되었던민간인아저씨들.
-당시트럭의주유탱크는소녀가앉았던자리밑에있어,주유때잠시트럭을내렸다가들킨소녀의가슴에기관총을
들이댔던북한군장교.천막까지끌려가신문을받던중옆눈으로,천천히시동을걸어출발하려는트럭을알아채고는
당황해자리를박차고마구트럭을향해달렸는데도,그런소녀의뒷등을향해총을쏘지않았다는그.
-퇴각하는북한병에위협받아다시오던길을되돌아올라가게되었던길에서,학질약을나누어준아저씨.
-피난민으로북적대던역에서여간기차를타지못하고이리저리밀리고있을때,
커다란사과한자루를소녀의두손에덜컹밀어넣어주시며,일꾼들과함께객차에탈수있도록유도해준아주머니.
등등,다적을수도없이…
1950년7월13일서울을출발해,부산집에의도착이10월15일.약3개월동안에전장의심흔속에서만났던사람들.
지금은이름한자도기억하지못하여,그때한번헤어진후에는두번다시보지못하는사람들이되었지만,
어린소녀에게해꼬치한일을한사람은하나도없이,
모두모두’천사같은사람들’이었다고어머니는늘말씀하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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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오늘질문의답이되는보다구체적인–이전에도이미들었을터.다만,마음에두지않아잊어버렸을–이야기.
당시,다른사람들과일행이되어,어두워진시골집을두드려잠자리를청하면,어느곳도예외없이,당연히,
남자들은바깥채에,그리고어린소녀와여인들은촌아낙과아이들이함께자는안채에분별하여재워주신집주인들…
그래서’성적위협’을느끼는일은결코없었다고…-..단한번만빼고.
그‘한번‘이라는것은,
퇴각하는북한군에휩쓸려무겁게발길을되돌려지금까지온길을다시걷던중,새우잠을자게된한시골집에서.
소녀에게는분명천사였던그집안주인은,다음날아침,북한군들이어수선한출발을서둘즈음이되자,
‘소녀가열이대단해나설수없다‘며,소녀만집에붙잡아주셨다.
그리고,얼마후,국군과미군이고을에들어오고…
겨우한숨을놓은소녀가,전신의힘이빠지며더이상움직이지못하고또다시하룻밤을그집에서묵던밤.
바로이웃집청년이한밤중에찾아와방문을두드리고는,
소녀가인민군과함께있는것을보았다면서,’동조자여부‘를취조해야하니사무실로끌고가겠다고했다고한다.
버릇처럼외간소리에는급히이불을머리에까지뒤집어쓰고숨을죽이는소녀를보며안주인은,
‘이제소녀는여기에없다‘고소리를버럭지르시며,청년을쫓으려했으나
한편,그청년의말을들은소녀쪽은,사범학교를졸업하고당시국군중위로있었던제일위의오빠를떠올리며,
자신에게덮힌황당한혐의를그대로둘수없는데다가,자신의명예는반드시밝힐수있다고자신하며,
스스로이불을걷어내어‘나여기있소‘라며자진해서그청년을따라집을나섰었다고한다.
그리고청년의뒤를따라한참을걸은후,초등학교교사같은곳에들어가게되었는데,
그곳에서,탁구대처럼나란히나열되었던책상의저쪽에서청년이갑자기몸을일으켜소녀에게접근하기시작했고…
소녀가너무나당혹해말문이막힌채로뒷걸음만치고있던바로그때,
그안주인이교실에뛰어들어서며,
"내가이럴줄알았다.왠취조를이한밤중에?라는의심이들어뒤를쫓아왔지.이나쁜녀석!"하며
벼락같은야단을치시며청년의등을때려주시고는,소녀를감싸서집에되돌아왔다는이야기…
당시우리어른네들은,–남자고여자고–,
세상의어린아이들을다같이보호하고키우는것을’어른의일’로아셨기에…,
그래서,소녀였던어머니도무사히고향에귀가할수있었던듯.
-나이든사람들이,모두’진정<어른다웠던>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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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를만난적이있으신가요?
필경,더난폭해진요즈음의어른들은,이전천사를만난경험이없었는지도…
그들이어렸을때,그들에게’천사와만날수있도록’돕지못한사람들은누구?…또,이들은어째서?…
70년,80년대,스웨덴의인기그룹아바(abba)는,
‘동화속에서의기적’,’현실속에서의경이’를읽으면,
<어둠을뚫는삶이제법가치로운것>임을알게된다고노래했었다.
그래서,’꿈을가진어른’으로성장해,강을건너게된다고…
그렇다면,이시대,’참된어른다운어른’이적은이유는,
필경,현실속에서’천사를만나는경험,그기적,그경이로움’을경험하지못하고,
그저나이만먹었기때문일터.
-이제는우리가’천사’이어야할때.
적어도,다음세대들이’천사와만날수있도록’도울수는있을것이어서…
(<IHaveADream>,RichardClayderman)
Ihaveadream,asongtosing꿈을가지고있어요,
Tohelpmecopewithanything내가그어떤일도잘해낼수있도록노래불러지는곡.
Ifyouseethewonderofafairytale동화속에적힌기적을읽었다면,
Youcantakethefutureevenifyoufail행여실패한다하여도,미래를향해다시나서게되지요.
Ibelieveinangels천사가있다는사실을믿어요,
SomethinggoodineverythingIsee내눈에보이는모든것에자리한’선한그무엇’.
Ibelieveinangels나는믿지요,
WhenIknowthetimeisrightforme‘지금이바로그때’라는사실을내게알게하는천사를…
I’llcrossthestream-Ihaveadream그러면강을건너게되어요-내꿈을향해.
Ihaveadream,afantasy꿈이있어요,
Tohelpmethroughreality현실을헤쳐나갈수있게해주는경이로움.
Andmydestinationmakesitworththewhile내삶이,아직은저만치떨어져자리한어둠이라도
Pushingthroughthedarknessstillanothermile뚫고나아갈만한가치가있다는사실을알게해줘요.
Ibelieveinangels천사들이있다는사실을믿지요,
SomethinggoodineverythingIsee내눈앞의곳곳에자리한’선한그무엇’.
Ibelieveinangels나는믿어요,
WhenIknowthetimeisrightforme‘지금이바로그때’라고내게알려주는천사들을…
I’llcrossthestream-Ihaveadream그러면강을건너게되지요-내꿈을향해.
(사진은Googl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