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적다가만
아름답고지혜로운예이츠(W.Yeats)시의소개글을맺음지어블러그에올리고자컴퓨터를켰다가,
언제나의‘시작페이지‘,그화면의뉴스란속의한기사에눈이멈추었다.
"약사회압력에굴복한복지부"
지난번서울방문중,가족이같이차를마시며오손도손의잡담을나누던자리를
‘토론의장‘으로변하게한범인(?).
…작은기억이되살아났다.
형제들중하나가약사이다.
*
언제나그렇지만,
가족간의의견충돌은‘칼로물베기‘처럼흔적도없기마련으로,
지금떠올려도,무엇이계기로그화제로말이튀었는지…
그리고형님아우로이야기를나누던그앞뒤의화제는무엇이었는지…전혀기억이나지않건만,
한개인이아닌‘약사‘의입장에서논리를펼치던그톤높았던가족의목소리는,지금도제법생생하다.
한가정의일원으로,형제의우애로는눈을감아갈등을피하고싶은화제도,
동시에,사회의한‘시민‘이기도한한개인들의중복역할로해서
가끔,각개체의작은지붕밑에서도크고작은토론이불가피한듯…
*
이런경험을가진이웃들은나외에도많지않을까싶다.
사회적‘부정/불공정‘라할지라도,
그것이결국은내친지에게득이될경우…우리는시험에빠지게된다.
특히나‘가족유대가최고의덕‘인한국사회에서
이‘사회적모순,악순환의기반‘을벗어나기는결코쉬운일이아니라는사실,절실히느낀다.
그러나,인류의역사를돌아보면,
적지않은선각자,선구자들이,누구보다도먼저,
‘사회의부조리를분별할수있는지성을가지고있었음에
당사회를비판하고그부조리의피해자,즉약자의편에섬으로해서‘
가장먼저받았던것은,가까운<가족의몰이해와혹독한냉대>였다는것.
나아가가족들과쓰린유별마저해왔었던역사속의인물의예를,우리는수없이많이읽을수가있다.
그런훌륭하고용기있는인물들은,물론내게는구름위의사람들이나,
‘건전한시민‘으로있고자하는바램과노력을적기위해시작한‘블러그‘이니,
먼저‘형평衡平‘을취하는마음으로,작은단상을적는다.
*
화제는,
우리가함께알고있는’형의약사친구의현황’을올리는잡담에서시작된듯하다.
그가약사회의일원으로미국과일본에각각현지사찰을갔었다고…
"한국의약사시스템이
‘미국식‘을좇아야할것인가,혹은‘일본식‘을좇아야할것인가모색중"이었기에…
(‘응?’일본식‘이라기보다는,이들의방식을‘유럽식‘이라는표현을사용하면더좋을것을…’
메이지유신전후로유럽의영향을많이받았던일본은,지금도,
한국의아메리카화(Americanization)에비하며,그경향이나정도가여린사회적분위기이다.
많은서양화의흔적속에‘유럽의형태‘가여전히잔유한다.)
하지만,이때는아직아우얼굴을갖춘다.
약사중에서도이미중견에속하는형쪽의입장또한명확했다.
그현지사찰결과의결론은,간단히말하면—형쪽이그담소중에사용한표현을그대로적으면—
‘역시미국식이좋다.절대로일본의약사들과같이는되어서는안된다.’
는것.
‘미국식?’
그들도drugstore에서도,–물론,이름그대로–,어떤기준내의약들을팔고있지만,
그곳에는반드시‘약사‘가있을필요는없다.
그런의미에서,약사는그들만의전문약국이나병원내약국에서만일하며,권위를갖는다!?…고.
(약사들사이의경쟁이외려높아서,약사들본인에게도좋지않을듯하건만??…)
*
‘일본식?’–아니이는‘유럽식(내가직접본것은독일식)’이라도불릴수있으나,
일반적인잡화(세제나화장품,문방구류까지)를파는곳이라할지라도,
그곳에<‘약사‘가주재할경우>에는,약을팔수도있다.약사는슈퍼마켓에서도직을갖는다.
다만,3끼의식사를대충하더라도,
깨끗하게정리된부엌을가지고싶어하는주거인테리어중심생활의독일인의경우,
또,슈퍼라고하여도손님들의물건을전산하는레지에자리한점원은의자에앉아있는독일의경우,
그런청결하고세련된인테리어속에
당당히레지의자에등을대고앉아일하는곳이어서
권위를구하는‘약사‘는물론보통점원까지도이곳에서도‘위풍당당!’하나…
일본처럼,워낙좁은곳에사람은많아,
아시아적인심으로가게를펼치고있는경우,
drugstore라고해도,일반슈퍼마켓와거의다름이없이,북석대고물건에파묻힌예도많고
(특히토오쿄의,소위‘시타마찌(下町)’라불리우는서민들의동네약국은그조잡성과번잡성으로유명하다.)
‘약사‘만이흰가운을입도록되어있지만,
사람인정상,함께일하는다른점원들의일도돕고있어서,크게구별되지않는다.
손님혹은외부인일경우도,–흔히이들은,가게안의누구나를붙잡고도움을청하기일쑤이어서–,
대부분약국의아르바이트와거의다름없이일을하기도한다.
(언제나손님으로약국을찾는입장에서는내눈에는
이런잡화점의’약사들이아주친절하고겸허하게보여훈훈하고좋건만.’..)
우리형제의異論도여기에있었다.
일본의이런약사들의모습을
‘초라하다‘라고보는형과
‘보기좋다‘라고하는아우.
틀림없이한국에서당당한약사들로사찰에올랐던이들도,나의형과같이,
이런일본의약사들의모습에,
—사람들속에섞여그다지위엄을드러내지않는(혹은감추어야하는)후질구레한모습에–,
진저리를치지않았을까싶다…
그래서단연,
‘일본식은안돼!’라는결론이먼저내려지고…,
(왜,그들이일본이아닌,독일로사찰을가지않았었는지…?
만약‘독일의잡화상분위기‘를보았으면,그토록큰저항을느끼지않을터인데…
물론,약국을찾는독일인손님들의당당한모습에는,한국의약사사찰단도적지않이위압을당했을터이지만…)
약국이위치할거리에사는‘시민을위한선택‘이라기보다는,
자기자신들의‘권위‘를지키는방향으로,
한국의약사사찰단,그리고아쉽게도나의혈족중의한약사도그토록분연하고있으니…
오늘적힌기사에서도,
"…또다시의사와약사의기득권보호로흐를가능성이크다…"
라고상황을보도하고있었다.
한편,’가정상비약약국외판매를위한시민연대‘라고하는단체는,
"불편해소를원하는국민염원을무시한채복지부가약사의기득권만지켜준것‘이라고항의한다.
*
권위…
물론이다.
남들이놀때도더많이공부를했으며,더많이노력을했다면,그런사람들에게권위가주어져야한다.
그리고약사들은그런사람들중의하나라고믿는다.
그러나,약사라는호칭을받고,
또,수많은–그것도고통속에있는–사람들이도움과힘을주기위해공부해온것이어서,
그런사람들이약사들을찾아주는것으로도이미큰귄위와복을얻은것이아닐까?!
‘사람의생명과삶을크게좌우하는역량을가짐’그자체가,이미권위/힘이어서…
피곤과아픔으로‘애절한사람들‘을위로하고치유할수있는그힘을
<얼마나바르게사용하는가>로
그권위의‘크기‘는더욱헤아려지는것이아닐까?
그곳이아무리번잡한슈퍼마켓과도같은곳이라할지라도,
약사의’현명한분별력과조언을필요로하는사람들의가까이에있는것’이
진정한권위를발휘하는약사들의모습이아닐까?
*
서양인들은,자신들의역사나문화사를적으면서,
곧잘‘암흑의중세‘였었다고자신들의’12-17세기의시기’를분명히표현한다.
18세기산업혁명이일어나‘시민계급‘이탄생하기이전까지,
그리고페스탈로찌가선창한누구나가교육을받는‘보통교육‘의펼쳐지기전까지의
‘불공정과착취가만연했던자신들의무지했던사회’를
그들은서슴없이‘암흑처럼깜깜한,인류의혜안의등이밝혀지지않았던시대‘였었다고밝히며,이를크게‘반성‘한다.
그들의삶의개혁은,언제나이러한‘자기반성‘에서부터시작되었다.(그어떤발전도그러하지만…)
지구위의그어느나라도,이러한‘중세‘의시대를거치지않은나라가없으나,
유독우리한국인들은,–‘조상‘을부끄럽게하지않고자하는의식이강해서일까–,
지난시간의불형평과무지속에형성되었던,유교적권위,기득권위의식에뿌리를둔모든관습에너무관대하며,
‘반성은커녕오히려이를미화’하는데급급하다.
그리고오늘에이르기까지도,그‘갑갑한틀‘을고수하려고한다…
‘소통하지않은‘틀속에서헛트름을하려고한다.
*
대학진학연령의90%가까이가,
대학에서,그상아탑에서,많은배움을익히고있는시대가이어지는한국사회이다.
시민한사람한사람이이미,적어도무엇이옳고그른지는분별할수있는‘사고력‘을키워왔다고본다.
이런‘논리적사고력의배양‘이야말로,대학의전문적교육이어서…
무엇보다도이곳의학생들은,더이상10대의어린아이들이아니고,
이미20대에들어서있는어른들이어서…
*
과거조선시대와는다르게,‘출세‘에매달린공부가아닌,
‘권위=돈잘벌고좋은직업‘을의미하던특정소수를위한‘과거의폐습‘을
과감히떨쳐버릴수있을만큼의‘분별력‘과‘역량‘도갖고있다고기대한다.
(전체속에서소수의특권층의인물만이공부를했던때와는달리,
전체의다수가대학공부를하고있으니,행여그중의‘수십%’만이성실한공부를하였다고하여도,
‘건전한시민‘의자질을가진국민의수는상당하다고본다.)
*
그러한‘오늘날의한국인‘들이,
—여전히자기하나의감정과삶에몰입하여
아픔많은타인의감정,삶을직시하려하지않고—
이사회가딱딱한권위라는‘암흑‘과도같은막힘속에갖혀있음에도
여전히이사회에’용기있는불등을키려하지않음’은어째서일까?
일본의예처럼,모두‘밑‘으로낮추던가—모두허리를낮추어겸손하게,
독일의예처럼,모두‘위‘로오르던가—모두등을꽂꽂히세워당당하게,
어느쪽의선택이되건,
같은공간에있는사람들이,서로격리감이없도록<함께어울리려는>노력이필요하다.
모두이웃이어서…
차가벌어지면,서로를알지못하게된다.
서로소원해지게된다.그러면‘갈등”불화‘가생긴다…
이를피하기위해,—어떤모습으로든–,
함께사는우리는,서로<가까이자리잡아야>한다.
*
진정힘있는약사분들이
서민들과늘<보다가까이자리잡아주기를>…
하는바램으로글을적는다.
(사진은Googl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