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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응시(凝視) – <화장>과 <죽음의 수용소에서>

"오상무(常務)는…세속에타락한인간이다.아주타락했다

근데회사에서는타락이유능으로인정받는다.한국사회전형적인모습이다

조금씩타락하고썩어문들어지는인간이마음속에여자를두고숙명을견디지못한다…”

(화장김훈작가?)

-‘그작가‘가이런토로를했다…?!

*

어느덧10년전에내가읽었었던<언어는살아있으나,’정신이부재하던>한소설.

–그래서,양지에두지못해우중충히색이바랠운명의‘3류잡지의뒷편에,겨우자리할정도의통속소설이건만–,

이상문학상의’대상수상작’으로소개되었음에….,

-불가피,나에게책장을되넘겨심사위원들의면면’을다시살피게했었던작품이있었다.-「화장」

"…아내와살아온세월들,여기자인젊은아내가벌어온돈으로대학원을마치고,

결혼해서딸을낳고,단칸전세방에서시작해서10억짜리단독주택을장만하고

재벌급화장품회사말단사원에서상무로까지승진한세월들…"

…이이끈작품속의그런날들중에서,

주인공’오상무’는,뇌종양말기를맞는아내의처참한인체의붕괴와주검‘을적나라히직시하면서도…,

"상심이크시겠습니다.너무일찍가시는군요.저희어머님하고동갑이신데……"

이런문상의말을올리는부하여직원의젊은생명력을

반려의마지막순간에서조차도–,곁눈질하고있었다파렴치한(破廉恥漢).

이소설의주인공,오상무,그저<언어를사용할줄아는짐승’>처럼보였었다.

그와함께살아왔던<한국여인,그의아내>가너무나불쌍…

(파란글씨는,「화장」김훈,문학사상사(2004)중에서)

그럼에도,대다수의심사위원들은,병상의죽어가는아내에대한<‘섬뜩하리만큼리얼한작가의문체>를평가했을뿐,

한편,작품의다른반을차지하고있는또한편의양상,’상무의타락상에는눈도두지않은듯…

-한국사회에만연된’인물상’이어서?

한국문학은,작가에게<인간의명철(明哲)>기대하지않기때문?…

일본의비평가,고바야시히데오(小林秀雄,1902-83)비판했–,

<작가가,"세상사람들의비위를맞추는글을적는사람(彼らは世間のご機嫌を取る人である)">이어서야

(「밤나무栗の樹」중에서)

**

<‘무엇을위해살아야하는지‘그이유를가지고있는사람은,

어떤형태의삶도견디어낼수있다.>

(Hewhohasawhytoliveforcanbearwithalmostanyhow.-Nietzsche)

나에게’니이체의이명철한명귀’를읽게한것은,

–니이체의작품속에서가아니라–,

<그럼에도,삶에응하라(Trotzdem,JazumLebenSagen,1959)>.

라는책에서였다.(우리말로는<죽음의수용소에서>로옮겨졌다고한다.영역본은<Man’sSearchforMeaning>.)

–「화장」에서의오상무와같이,죽음을<아내의것,타인의것>으로가아닌–

직접<자신의공포이자고통>으로,더혹독하고처절한죽음들을가까이서직시했었던

오스트리아사람,’빅토어프란클(VictorFrankl,1905-97)’씨가적은글.

2차세계대전(1939-45),

독일의민족사회주의적전체주의,나치즘(Nationalsozialismus)의도발에의해,사망자의수는최소한1,200만명.

그중,800만명은"강제수용소에끌려가죽은유태인들"이었다고한.

너무나잔혹해,오늘을사는독일인들이등에짊어지고있는너무나무거운과거사’.

그강제수용소에서생존했던프란클씨의글을읽으면,

–수용소에서의’혹독한노동,미비한먹을것,부조리..등인간이하의생활’이라는똑같은열악한환경에서–,

사람들의생과사를가른것,결국은–‘강건한육체여부’가아니고–,<‘희망,소망의유무(有無)>였다고한다.

그비참한강제수용소의정황속에서도,프란클씨는내심,

반드시()은패할것이어서,이전쟁은자신들의승리로끝날것도의심하지않으며–,

<‘그날이왔을때,자신이해야할일들>을떠올리며,그’소망들’을소중히품고있었다고한다….

불가피,수용전의사였던그가,장티푸스환자들을돌보는내무반에서일하게되어–‘죽음을각오해야했을때’,

그래서그는친구에게’다음과같은유언’을전했을정도…

"잘듣게,오토.만약내가집에돌아가지못해아내를만나지못한다면,그러나자네는내아내를보게된다면말야,

그녀에게전해주게나.<내가,’매일,매시간,늘’아내이야기를했었다>는사실.

잊지말게나…두번째는말야,<내가그누구보다도아내를사랑했었다>는사실,그리고

세번째,<‘그녀와결혼하여함께했었던시간’이–여기서경험하고있는–그어떤것보다도’더큰의미’였었다>고..

(Listen,Otto,ifIdon’tbackhometomywife,andifyoushouldseeheragain,thentellher

thatItalkedofherdaily,hourly.Youremember.Secondly,Ihavelovedhermorethananyone.

Thirdly,thetimeIhavebeenmarriedtoheroutweighseverything,evenallwehavegonethroughhere.)"

그가<수용소안에서’어떤마음,어떤모습’으로살았었는지>를읽게하는귀절이었다.

프란클씨는,

-<자유의몸이되어,처자(妻子)와함께살겠다>는’소망’과,

-아우슈비츠강제노동소에수용되던첫날,

다른전소지품과함께포기해야했던<‘자신의논문을재정리,완성시키겠다>는’의지’를

‘끝까지버리지않음’으로써,모든고통과공포를이겨내고생존해왔었던것.

그의<‘그날그날의‘사는힘,생명력>,

<‘과거,지난시간을되살려,–그날그날즉,’현재’속에서이어가는일로–,내일을그리는것>이었다.

-이책,<그럼에도,삶에응하라>,

가장첫페이지에<Tothememoryofmymother(어머니에의기억에…)>로적히며

자신의삶의근본,’어머니’께헌사되어있다

그는,헛되이<‘지난시간을쉬이외면>하거나

결코가벼이,<‘무관하고생소한미래를넘보지않는다>…-그’오상무와다른점.

***

지난몇일전,–<화장>발표후10년이지나–작가김훈의회고를적은기사속에서

–오늘의글의첫머리에인용했던기사글과같이–,

작가스스로도,비로소–’10년전,내가가졌었던것’과같은시선으로자기주인공을발가벗기고있었다.

-‘?…「화장」에서오상무의모습은

애초부터–그의말대로–묘사되었었던가?혹은,<10년만의고해(告解)>??’

나의기억과는너무나다른’작가의토로’에의문이일어,

<그오상무‘>를새삼다시한번더응시하게되었다.

이대목일까?행여,작가가주인공을타락(墮落)로서그나마명시했었다면말이다….

<보리-‘사람으로태어나라‘>며,아내가붙인이름을가졌던‘아내의반려견‘이수의사의주사로안락사하는장면…

-이는,아내의고통에허우적거리던죽음을통해

그녀의반려자(者)나,즉,오상무‘도한번죽은후,<‘참사람으로다시태어나게함>을암시…??

다만,이런에피소드‘를마지막으로,-어차피’짧은단편’인그소설은–,끝을맺었으면좋았을터였다.

그러나,유감스럽게도,10년전그의소설은,

"이봐,지금지지고볶을시간이없잖아.’가벼워진다로갑시다

그렇게정하고,내일부터예산을풀어서집행합시다."

그날밤,나는모처럼깊이잠들었다.내모든의식이허물어져내리고증발해버리는,깊고깊은잠이었다."

마무리되어져있다.

상무,<모든의식과함께,‘과거의’생명들과기억들을쉬이떨쳐가벼워지는‘파렴치함>을택했었다.

얼마전기사에서,최근의한국정치계를<뻣뻣함,뻔뻔함>이라고정리,표현한읽은적이있다.

한국의’관리직들’의<멋들인허울,거짓으로소리만큰목소리로,그실체는감추었었으나–,

기사의지적대로,정말은<‘상식부재뻣뻣하고,’양심부재뻔뻔한상무>파렴치.

(위의,파란글씨는「화장」에서)

국내기업임직원77%,내부비리보고도

국내기업임직원43이상이내부부정부패사례를발견하더라도이를보고하지않을것이라는

조사결과가나왔다.회계·컨설팅법인EY최근발표한`2013아시아·태평양부정부패보고서`따르면

한국응답자의77%조직뇌물수수,부정부패사례를알게되더라도내부제보시스템을사용하지않을

이라고응답했다.비밀보장이안될것이라는우려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응답자전체의81%필요하다면내부제보시스템을활용할것이라고답한것과대비된다.

서진석EY한영감사본부장은"2012미국공인부정조사관협회(ACFE)연구보고서에따르면전체기업

부정의43.3%직원,고객,공급자등의제보로적발됐다""이번조사결과에따르면국내기업들은내부

부정부패의절반가량을적발할있는기회를잃고있는"이라고말했다.

EY윤리적인비즈니스환경을만들기위해서는경영진과직원간양방향의소통채널확보해야한다고조언했다.

경영진은부정부패방지를위한원칙과의지를표명하고직원들은비윤리적인행위를발견했을거리낌없이

보고할있도록해야한다는것이다.(후략)

"잘아시면서왜들이러십니까?"

라고,소설<화장>속에서작가가한국사회에만연된공통어’로적혔던’이말’.

한국사회에서는,–암묵으로,말없이도,–<‘파렴치한부정비리’를다알고있다>고…??

–그가의도했든안했든–,그의지난소설<화장>에서한국독자들이읽어야했었던것은,

<타락한중년에대한’묵인’>이었다.자신의한국독자전부를’공범자’로만들었었다.

10년만에그소설<화장>을다시응시하며,

작가의기사속에서의발언이,–10년동안의작가의성장으로–입에올리게고해성사‘였음>을확인한다.

‘삶의진실’을잘읽어내지못하며적었었던’50대의자기작품’을

60대에들어정정(訂正)할수있는작가는,<developing,’성장중’임>에기쁜일이다.

-<성장하여’반성할줄안다는것은곧,"자기삶을책임있게경영하고있다">는것.

그의10년전단편소설화장인간성부재의유감스러운것이었으나,

이제부터’더욱성숙할’작가의작품’에대한기대감을갖게한다.

****

다만,다른한편,

60대작가는지금도,오상무의타락한삶을<숙명>이라는단어로발언을마무리한것은조금은유감이다.

아직도여전히<‘인간과‘의인식>이충분하지못하다.

<인간삶은,–운명,숙명이아니라–‘소망’이며’의지’>이건만…

그혹독한아우슈비츠강제노동소에서도,’생존할수있었던’프란클씨는

다음과같이결론을적었었다.

"우리들은스스로‘삶의의미’를물을필요가없었다.

대신,‘인생,삶’쪽에서,우리에게,매일,매순간,질문을던져와,‘우리들이어떤존재인가?’를생각하게끔하였었다.

그대답은,–우리들의명상이나가벼운재잘거림속에있지않고–,‘바른행동,바른이행’속에있었다.

결국,삶이란

<생의문제에대한바른답’을구해,개인들에게’적절히맡겨진과제’를이행하는’책임’을갖는것>을의미한다.

(Weneededtostopaskingaboutmeaningoflife,andinsteadtothinkofourselvesasthosewerebeing

questionedbylife-dailyandhourly.Ouranswermustconsist,notintalkandmeditation,butinrightaction

andinrightconduct.Lifeultimatelymeanstakingtheresponsibilitytofindtherightanswertoitsproblems

andtofulfillthetaskswhichitconstantlysetsforeachindividual.)"

그러면서,

그유명한도스토예프스키의말도인용했다.

"내가두려워하는단하나는,

<‘내게주어지는고통들’을감당하지못하는이지않을까>하는것"이다.

(ThereisonlyonethingthatIdread:nottobeworthyofmysufferings.-Dostoevski)

<인간인자기몫’의삶을당당히살고자하는’소망’과’의지’>

–삶은,결코’쉽고편안한일’들만으로이어진것은아니나–

명,<‘인간인우리들’은,’자신의삶을충분히감당하며’살아갈수있는생명체들>이다..

(<가을하늘,秋の空>吉田由利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