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07 15:45:29

얼마전 부터
춤바람동생이 주말에 공연구경 오라고 조릅니다.
멀리서 하면 못오지만 가까운 KINTEX 에서 하는 거니까
되도록 오라고 해서 가능하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어제 토요일 오후 8시에 킨텍스에 하는거라며
꼭 오라고 오후에 와서 또 얘기하기에
"글쎄다…생각해 보고…난 사람 많은데 가기 싫은데…. "
이랬더니 동생이 화를 냅니다.
"이사님 이러시면 곤란하지요. 적어도 협회이사직을 맡으셨으면
협회의 발전을 위해서 공연하는 곳에 와서 격려도 해 주시고
뭐가 잘 못 된것은 없나 지적도 해 주시고 하셔야지요."
정색을 하고 어투까지 바꿔서 따집니다. (훈이엄마가 텔런트쉽이 강합니다.)
"네 회장님! 이사가 시원치 않아서 그렇습니다.
거수기이사 별 도움도 않되는데 짜르시지요." 나도 회장님께 대들었지요.^^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밝고 명랑하고 활동적이라
춤공연장에 가보면 옷차림도 다들 야하고 화장도 유난하고
시끄럽고 안정되지 않은 소란이 싫어서 저는 가고싶지가 않습니다.
그걸 코드가 안맞는다고 하나요?
아무리 동생이 하는 일이라도 싫은것은 싫은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단지 언니라는 이유만으로 공연관람을 강요당하는 것은
짜증이 날 정도로 싫더라구요.

일을 마치고 공연장에 가기에 적당한 시간에 택시를 탓는데
기사가 어디로 가냐고 묻자
내입에선 돌체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눈이 번거롭고 귀가 시끄러운 춤 공연장 보다
귀가 평안하고 눈이 심심한 음악회가 훨씬 마음이 끌리나봅니다.
일주일 내내 일하고 잠시 주어지는 여가시간까지 하기 싫은 일을 강요당하는 것은
아무리 동생일이고 거수기이사의 책무라고 할지라도 못하겠더군요.

돌체에선
여름이라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쉴 예정이였는데
프로그램을 준비한 분이 계셔서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를 열게 되었나봅니다.
피아니스트 김계화교수가 "브람스를 아시나요?"라는 타이틀로
브람스곡을 해설을 곁들여 연주해 주었는데 썩 훌륭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라곤 하지만 청소년들은 그다지 감명깊게 듣는 것 같지 않고
초로의 아줌마 아저씨들인 돌체 골수메니아만 좋아하는것 같았습니다.

"드러나지 않고 느끼는 것"
그것이 브람스음악의 진수라고 합니다.
브람스 음악은 낙엽이 뚝뚝 떨어지는 깊은 가을에 들어야 제맛이라고 하는데
더위에 땀을 흘리면서 듣는 브람스도 좋았습니다.

브람스는
슈만을 만남으로 그음악이 꽃필수 있었다고 하네요.
스승의 아내였던 클라라슈만을 평생 사랑했던분이 브람스입니다.
클라라에게서 음악의 영감을 얻고
클라라를 위해 작곡하고
클라라를 위해 연주한 브람스!
그녀가 죽자 3년도 못살고 따라 죽은 남자
평생을 먼발치에서 클라라만을 사랑하며 독신으로 산 남자…..
피아니스트는 이런남자랑 연애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물론 결혼하여 남편이 있는 분입니다.

한사람에게
사랑으로 인한 영감을 불러 일으키고
삶의 의미를 줄 수 있고
삶의 활력이 되는 그런 생을 산 클라라가 부럽기만 합니다.

어디 브람스같은 분 있으면 연락주세요! ^^

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