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안형수님!
유난히 반짝이는 얼굴의 소유자 였습니다.
갈옷 같은 브라운색 면바지에 오랜 세월 함께 했을
보랏빛 도는 브라운 계통의 쉐타는 팔굼치를 덧대어 입었습니다.
겸손과 수줍음이 너무도 많은 분인 것 같습니다.
며칠 몸살을 너무 심하게 앓았는데 약속된 연주회라 펑크내기 어려워
무리해서 오신듯 조금은 힘이 들어 보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곡 한곡 정성을 다해 연주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분입니다.
기타를 연주하는 자세는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처럼
기타를 가슴에 끌어안고 현을 고르는 것은 다른 기타리스트와 비슷했지만
안형수님의 모습이 특이한 면이 있었습니다.
가끔 이마를 만지기도 하고,
(이마위로 손을 얹을 때 보면 이마를 하도 자주 만져서 더 반짝이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현을 고르던 오른 손가락 끝을 왼쪽 무릎 바지에 자주 닦기도 합니다.
한곡이 끝 날때 마다 일어서서 인사하고
또 수줍게 말씀하시고 신중하게 연주하고….
기타 소리가 작은 것을 지난번 연주회 때 알았기 때문에
저는 맨 앞자리를 차지 하고 앉았습니다.
연주자와 두어 걸음 거리 쯤 떨어져 있어서
연주자의 손놀림과 연주 자세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음악이 오직 나 한사람을 위한 연주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아늑했습니다.
소리가 연주자의 성품처럼 조용하고 맑고 고왔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대로 잠들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루해서 라든가 졸려서 라든가 음악이 어려워서가 아니고
연주가 그만큼 마음에 평안을 주기 때문이였습니다
카바티나,마법의 성, 꽃 밭에서, 같은 익숙한 곡들의 연주는
정말 주옥 같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지난 2주동안 돌체에 연주가 없어서
오랜만에 연주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돌체 연주회도 중독이 되었나?
주말에 돌체 연주회를 빠지면 왠지 서운합니다.
나에게 돌체는 마법의 성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