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무대

돌체에서
키가 크고 멋지게 생긴 테너가수를 통해
라흐마니노프의 예술가곡을 들었는데 그것에 대한 감흥은 별로였고
자리를 옮겨서 들은 오래된 가요나 팝이 훨씬 가슴에 와 다았습니다.
미국에서 손님 내외분이 오셔서 대화를 하다가도
"아~~ 저 노래 내가 좋아하는 건데…."이러며 귀 기울여 듣기도 하였습니다.
러시아 가곡은 접할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한곡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에서 공부한 가수가 러시아말로 열심히 부르기는 했는데
아주 생소하고 귀가 즐겁지 않았습니다.
1, 은밀한 밤의 고요속에
2, 꿈
3, 그녀와 함께 있었네
4, 그녀는 한낮처럼 아름답네
5, 내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네
6, 예수 부활 하셨네
7, 밤은 슬프네
8, 어제 우리는 만났네
이렇듯 멋진부제를 단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예술가곡이라고 하더라도
언어에 대한 이해가 없고생소하니까 귀에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어느날
텔레비젼 체널을 돌리다가 가요무대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젊은날에 좋아했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등이 가요무대의 메인가수로 승격(?)되어 있는 것에
놀랐고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내 느낌으로는 가요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추억의 가수라면
김정구님이나 은방울자매, 신카나리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아니

세월이 흘렀으니 좀 양보해서 이미자나 나훈아, 남진,정도는 되어야지요.
조금 더 양보할까요?
나도 주민번호 앞자리가 5로 시작하는데
최백호나 태진아 현철 정도면 가요무대를 장악해도 하등 섭섭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게도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양희은 같은 분들이 가요무대의 주요가수가 되어있다는 것 입니다.

더 기가막힌 얘기를 할까요?
양희은 노래를 좋아해서 시디를 한장 구입해서 점빵에서 틀었더니
22살 먹은 전산직원 처녀아이가
"이거 어느나라 노래예요?" 이러는군요.
양희은이라고 하면 고등학교때 "아침 이슬"로 부터 시작해서
목련, 한계령같은 노래는 우리가 얼마나 따라 부르고 좋아하는 노래입니까?
30년 세월의 차이를 둔 처녀아이의 귀에는 그 노랫말이 들리지 않나봅니다.
아마 우리가 요즘 유행하는 젊은 아이들의 노래가
"도당체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 하는 느낌과 같나봅니다.
이젠 세대차를 넘어서 세대단절을 경험하는 한 단어였습니다.
"어느나라 노래예요?"

가수 비가
미국 뉴욕에가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시간시간 방송에서 하기에 눈여겨 봤더니
그가 부르는 노래보다 파워풀한춤사위가 관객이 열광하는 이유로 보였습니다.
만약 비가 직립상태에서 노래를 부른다면 아무도 쳐다보지 않겠지요?

마음은 아직 비에 머무른 듯 해도

어느새 가요무대로 밀려난 세대가 되었습니다.

3 Comments

  1. 박산

    2006-02-16 at 07:17

    나훈아, 남진,최백호, 태진아 현철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양희은

    다 도찐 개찐 인데 이중 태진아는 53xxx으로 시작해 나가는 민증번호이고
    아마도 취향이 트롯은 ‘꼰X’ 라는 느낌을 아직도 가지고 계신 듯 ,,,합니다    

  2. 순이

    2006-02-16 at 08:06

    음악에 대한 편견은 없구요.
    취향도 별로 없습니다.
    제가 이야기 하려고 했던 요점은
    저의 세대가 이제 가요무대의 주인공이라는 말씀을 하려고 했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 즐겨 보시던 가요무대는 나보다 어른들의
    주요 무대인줄 알았거든요.

    전에는 몰랐는데
    가요가 점점 좋아집니다.
    그것도 나이들어 가는 한 현상같습니다.^^

    반갑습니다.
       

  3. 한들가든

    2006-02-19 at 10:33

    ㅎㅎㅎㅎ~ !

    하모^^히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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