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사는 행복

2003-11-11 17:04:10

일산에서 만나는 작은 음악회…

음악의 감동은
화려한 무대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스타라는 명성이 주는 카리스마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음악 그 자체!
아름다운 선율이 마음으로 파고드는 따뜻한 감동과 위무!
음악에 대해서는 그 정도가 족한 것 같습니다.

난 악기 하나도 다룰줄 모르고
하다못해 노래방에서 탬버린 흔들줄도 모릅니다.
다른분 신나게 노래 부르실때
탬버린을 흔들어 드리고 싶어도 마음뿐 그 기분을 내질 못합니다.
어떤분이 저에게 그러더군요.
"어떻게 남 춤추고 노래하는 틈에서 도서관에 온 사람처럼 그럴수 있냐"구요.
열광 까지는 못하더라도 그 분위기에 젖어들면
저절로 흥이 나야 하는데….
나도 내 신경구조가 왜 그런지 모릅니다.

그런 나도 열광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그러하지 않지만 연주자가 자기의 연주에 흠뻑 빠져서
연주하는 모습을 볼 때
가수가 열정적으로 노래할 때
속으로 깊은 감동에 빠집니다.
물론 겉 모습은 도서관에 온 학생 같은 모습이겠지만요. ^^

일산 돌체의 작은 음악회!
이음악회를 이끄시는 분이 신동헌화백 이십니다.
76살의 신동헌화백을 기억하는 분이 많으실겁니다.
우리는 그분의 만화를 보고 자랐으니까요.
그분의 동생 신동우(申東雨·1994년 작고) 화백이
소년조선일보에 연재(1965~1969)했던 "풍운아 홍길동"도 보셨을거구요.

클래식 음악도 전문가 수준이신 노화백께서
일산 돌체에서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음악 애호가 이고 취미 수준”이라며 자신을 말씀하시지만
그분의 음악적 식견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인정 받고 있는 분입니다.
토요일 일요일에 연주가들을 모아
돌체에서 콘서트를 열고 신화백님이 음악 해설을 담당하시는데
클래식 메니아들이 모여 음악과 노화백의 해설을 듣습니다.
저도 되도록이면 연주회가 있는 시간에 참석하려고 노력합니다.

지난 일요일 밤에는
최재원이라는 피아니스트가 금호아트홀에서 18일 있을 연주회를 앞두고
시연회를 했는데 본 공연과 똑 같은 레파토리로 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음악을 접할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A장조를 들었는데 아주 감동적이였습니다.
해설을 하시는 신화백님의 해설도 얼마나 멋들어진지 모릅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 A장조는
슈베르트의 말년 작품으로 3악장 스케르조 부분의 병아리가 삐악삐악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참새가 짹짹하는 것 같기도 한 부분이 "죽여준다"고 말씀하시는
노화백의 멘트가 재미 있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백발의 머리위에 까만 베레모를 쓰시고
손을 흔들어 가면서 열정적으로 음악 해설을 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릅니다.
연주자가 연주하는 동안에 노화가는 그분의 특기인 크로키(croquis)를 해서
연주자에게 기념으로 드리기도 합니다.

돌체에서 만나는 작은 음악회
거기서 듣는 음악
호수공원
내 사랑하는 이웃들….

일산에 사는 행복입니다.

순이

3 Comments

  1. 한들가든

    2006-02-22 at 11:55

    신동헌 화백님의
    근황 감사합니다,^^*

    일산에 ,3월25일날 갑니다 ,~

       

  2. 고운정

    2006-02-22 at 13:51

    클래식 연주회에서 감상하실수 있는 행운도 탐이 나네요,
    그 옜날, 부산 광복동의 돌체다방이 생각나네요,
    자주 가던 곳인데,,,,,
    사실 부러워요,,,,,,
    행복을 만끽하세요,,,,,,,ㅎㅎ   

  3. Beacon

    2006-02-23 at 13:55

    경북의 작은 촌동네에 사는 저도 일산 호수공원에는 한 번 다녀왔었더랬습니다..
    정말 멋지더군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