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날개위에

노래도 못하는 사람이
노래는 왜 이렇게 밝히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

노래방에서 친구들이 불러주는 가요나 팝송도 좋아하지만
성악곡도 좋고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도 좋아합니다.
그것도 라이브공연이면 가슴이 울렁거릴 정도로 좋습니다.
그래서 심심하면 훈이 준이 불러 세워놓고
아빠 힘내세요!, 푸른하늘, 올챙이 한마리…이런 동요도 불러보라고 합니다.

지난번에는
돌체에 부천 남성 합창단이 왔습니다.
합창단원 30명에 관객30명이 그야말로 코를 맞대고 호흡을 했습니다.
작은공간이라 노래하는 분들의 들숨 쉬는 모습과 땀흘리는 모습까지 다 보입니다.
70세가 넘은 분도 있고 젊은분은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다양한 연령분포였습니다.
교장선생님, 의사, 회사원, 자영업자 등 다양한 각자의 직업에 종사하다가
주1회 모여 화음을 맞춰 노래연습을 하셔서
나름대로 연주복을 갖춰입고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 모릅니다.
모여서 우의도 다지고 연습한 노래를 일년에 서너차례 발표회도 하고
작은 공간인 돌체 같은 곳을 순회 공연도 합니다.

러시아 민요 백학, 우정의 노래, cotton fields 등 귀에 익은 곡으로 시작하여
총각타령 아리랑 농부가 같은 우리민요도 부르고
성가곡 히브리노예들의 합창, 이 믿음 더욱 굳세라, 거룩도 있었고
처음들어보는 이수인곡 "내 맘의 강물"은 정말 좋더군요.
노래의 날개….참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노래에는 분명 날개가 있어서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데 돌체님이 가곡집 한권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내가 노래를 잘 한다면 책을 펴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씩
다 큰소리로 불러 보았으면 좋겠지만 그냥 눈으로 노래를 읽었습니다.
노랫말을 읽어보면 어쩌면 이렇게 아름답게 언어조합을 했을까 감탄을 합니다.

박화목 작사 윤용하작곡 "도라지꽃" 노랫말 생각나세요?
도라지꽃 풀초롱꽃 홀~로 폈~네
솔바람도 잠~자는 산~골~ 짜~기
옛부터 돌 돌 ~흘러온 흰~물 한 줄~기
한밤중엔 초록별내려 몸 씻는 소~리

우리 가곡 한곡 한곡이 참 아름답습니다.

음악을 읽는 사람이 저 말고 또 있을까요?
저는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세상을 읽는 사람이라 별 이상할 것도 없지만
영화도 읽고 노래도 읽고 책도 읽고….눈으로 읽는 것으로 뭐든 대신하는군요.
춤은 읽는 것으로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니 그냥 통과합니다. ^^

제가 대중가요도 읽을 수 있습니다.ㅎ
사랑한단 말 한마디 못 하지만
그대를 사랑하오
그대위해 기도하지 못 하지만
그대를 사랑하오
.
.
.
사랑은 얼마나 참아야 하는지
.
.
사랑하는 그대여 내마음 아나요?

TV 음악프로에 가수 박강성이 나와서
이노래를 부르는데 노랫말에 가슴이 저릿할 정도 였습니다
대중가요 가사는 대체로 숨겨진 깊이는 없지만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직접 가슴을 파고들 때가 많은가 봅니다.

나훈아의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 "영영" 이런 노래들이 얼마나 좋습니까?
내가 대중가요가 좋아진다고 했더니 어떤분이 뭐라고 하셨는데 생각이 잘 안나네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을 때라나? 사랑을 할 때라나? 뭐 그러셨지요?
난 아무래도 나이 탓인것 같아요. ^^
나이가 가져 오는 우울이 대중가요를 좋아하게 만든다고 하면 말이 좀 안되긴 하나요.
어떤분은 어려서부터 대중가요를 즐겨 부르셨는데 그것이 외로움 때문이였다고 했습니다.
대중가요 속에는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나 봅니다.

음악은 클래식만 음악이라고 들었는데

이제는 점점 나훈아가 좋아지고 대중가요가 좋아집니다.

요즘 컴 스피커를 좀 나은것으로 교채했더니 오래전 마란쯔데크와 듀알턴테이불 보스스피커를 사용할때보다

훨씬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어서 컴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예전의 커다란 디스크판을 들을때 비하면 간편하고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내가 사랑했던 먼지를 쓰고 있는 디스크들을 가끔 들쳐보다 놓곤 합니다.

나이 더 들어한가해지면 다시 턴테이블을 돌려 음악을 들어볼까 하구요.

노래의 날개를 달면 먼 옛날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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