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명의

얼마전 저의 오라버님께서
"도치 엄마야! 내가 어깨가 아파서 무척 힘들다
병원에서 오십견이라고 하는데 별 치료 방법이 업다고 하네…뭐 약좀 없을까"
라고 전화를 하셨더군요.
저는 갑자기 오십견이라는 단어가 낯설어서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하였습니다.
"그런 사람이 많다던데…..약이 없어?"
"아니 오십견을 앓는 사람이 많은데 오라버니가 아프다고 하니 잘 모르겠네…어머니께 말씀드려 보지?"
"어머니 걱정하실까봐…"
"아니야 그런건 어머니가 더 잘 아셔. 오라버니도 아시다시피 난 애들이 아프면 어머니 처방을 받아서 약 먹이쟎아"

실제로 저는
내아이나 가족, 조카들이 아프면 무슨 약을 먹여야 할지 생각이 안납니다.

훈이가
홍역을 치를 때도 난 아무 도움이 못 되더라구요.
어머니께서
열이 많이 나도 해열제를 먹이는 것 보다 열꽃이 빨리 피게 하는것이 좋다,
찬바람 맞으면 안된다,

찬것 먹이지 마라,

주사 맞치지 말아라.

단 음식은 안좋다……
여러 금기 사항과 주의할 점, 홍역의 진행과정을 예견하고 처방하시더군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따르니 걱정이 안되고 불안한 맘 없이
그야말로 홍역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책에서 배운것과 지식은 별로 소용에 닫지가 않더구요.
삶의 지혜는 관심과 연륜에서 나오는 것인가 봅니다.

오라버니의 오십견도
어머니께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 진다는 것과 물리치료를 받고, 운동 부족에서 오는것 같다"며

"운동하라"고 하시는 어쩌면 아주 당연하고 일반적인 말씀이지만 오라버니께 처방이 내려 졌습니다.
오라버니는 약 먹는것 보다 어머니 말씀대로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과
물리치료를 받고 많이 좋아 지셨다고 합니다.

저는 내식구가 아프다고 하면 이상하게 쩔쩔 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당황하게 되는데
어느땐 "내가 약장사 맞나?"하고 스스로 황당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잘난척하고 조언도 많이 하는것을 보면
그건 그냥 일반적이고 직업적인 관계일때 이야기고
이성보다 정이 앞서는 가족간에는 그게 안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집에선 우리어머니가 명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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