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는
비교적 한가하고 자유롭게 일하는 시간입니다.
주중에 게시판에 올라온 음악중에 다시 듣고 싶은 것도 듣고
이웃 블로그의글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얻을 때도 이때 입니다.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중에 나오는 사랑의 이중창을
틀어놓고 왔다갔다 하면서 한가하게 일하고 있는데
이웃의 아주머니가 감기약을 사러 왔습니다.
증상에 대해 몇마디 말씀을 하시더니 전기에 감전된 듯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서 있습니다.
처음엔 왜 그러시는지 몰랐습니다.
나도 잠깐 스톱워치 상태에 있다가 보니
그아주머니가 노래 때문에 그러시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노래 아세요?"
"모짤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노래 아닙니까?"
"……..아!"
그분은 내 나이 또래의 아주머니로 한가하게 음악을 들을 시간이 없는 분이라
좀 의외의 반가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배와 장판을 취급하는 지물포를 운영하고 계신데
남편분은 일하는 분들과 함께 도배를 하러 다니시고
이분이 가게를 지키시다가 가끔은 남편이 일할분을 못 구하면 함께 따라가서 도배를 하곤 하는 분입니다.
도배를 하려면 벽 바를 때 보다 천정을 바를 때 힘이 더 드나 봅니다
고개를 뒤로 한껏 젖힌 자세에서 일을 하게 되기 때문에
목이 아프다고 하는 얘기를 자주 하시는 분입니다.
한참을 그러고 계시기에 스피커 음을 좀 크게 틀어 드리면서
"이노래 좋아하세요?" 라고 물었더니
나를 바라보는 눈에 눈물이 핑 돕니다.
저도 마음이 싸하게 아파왔습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핑도는 모습에서 내심의 복잡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이 음악을 들으며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겠지요.
그녀도 새가 되어 날아가는 그 느낌 그런것 때문에 이노래를 좋아할까요?
어느땐 음악에서 위무를 얻기도 하지만
만감을 교차시키는 그런 감정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녀와 둘이서 다시 듣기를 하여 사랑의 이중창을들었습니다.
며칠전 울앤과 저녁때 차를 타고 어디를 가고 있었습니다.
라디오에서 "히브리언의 합창"이 울려나옵니다.
다른 노래는 들여온다고 표현하다가도 히브리언의 합창은 울려 나온다고 쓰고 싶습니다.
크레센토로 점점 크게 들려오는 함성은 소리가 걸어 나오는 것 같거든요.
저녁 어스름한 시간이면 뭔지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되곤 하는데
그시간 차안에 울려 퍼지는 히브리언의 합창을 들으니까
전기에 감전된 그런 느낌을 저도 받았습니다.
둘이서 무슨 얘긴가 주고 받고 있었는데 울앤도 말을 그치고 나도 말을 그치고 그음악을 들었습니다.
말하지 말고 음악이나 듣자! 이런 합의 없이도저절로 대화중에 말을 끊고 둘다 음악에 빠져 들게 되더군요.
여러분도 가끔 이런 음악에 대한 몰입이 일어날 때가 있지 않던가요?
차를 타고 가다가
길을 걷다가
우연히 들려오는 음악 한귀절이 마음에 와 닿을 때…..
청량한 바람 한줄기를 맞은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순이
스크래퍼
2006-06-18 at 09:56
음악…
신이 주신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