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모시고 살면
일년에 몇 번은 횡재하는 날이 있습니다.
설 추석 같은 명절, 어버이날, 그중에서도어른생신에 수입이 짭짤합니다.
어제는 고등어를 한박스를 우편으로 받았습니다.
대구에 계신 오라버니가, 어머니 드시라고 제주에 계신분을 통해 보내온 것입니다.
우리형제 7남매,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최고로 11식구가 한집에 살 때가 있었고 거기에 군식구 한두명은 늘 얹혀 있는 형편이라 어머니께서 생선 한토막 맘 편히 못 드시고 사신것을 잘 아는 오라버니가 어머니를 위하여 특별히 생선을 보내 오신겁니다.
고등어 그러니까 좀 가볍게 여기실지 몰라도
배에서 잡은 즉시 배에서 말려서 옥돔 포장하듯이
머리, 꼬리 자르고 뼈 발라내고 순 살로만 된 생선을 한쪽씩 진공포장 했는데
후라이팬에 노랗게 구워서 먹으니 맛이 기가 막히더라구요.
(제주산 고등어가 드시고 싶으신분 오시면 맛 보여 드릴 수 있습니다. 냉동실이 복잡한 관계로…^^ )
오라버니가 어머니 드시라고 했지만 동생이 좀 먹었기로 아깝기야 하겠습니까? ㅎ
꽃바구니도서너개 받았습니다.
그중 하나는 우리친구가 가져 오셨더라구요…감격!!!!
점방에서 말귀 어두운 노인과 머리를 맞대고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몇번씩 설명하느라애를쓰고 있는데
꽃바구니가 쓰윽 들어 오는겁니다.
고개를 들어보니친구가 웃고 서 있네요.
"어머니 드리라고…"
"어머?… 나 주는거 아니고?"
"어머니…….."
"오~케이"
….
나도 바쁘고,친구도 바쁘다면서 이야기 나눌 시간도 없이 가 버렸습니다.
나는 내 생일이나 겨우 기억할까? ….선물 챙길려고 ㅎ
가족 생일도 기억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친구 어머니 생일까지도 기억하는 친구를 몹시 존경합니다.
그렇게 섬세한 신경을 가진 사람은 매사를 아름답고 다정하게 보고 기억하고
챙기고 사랑하고 그러는것 같습니다.
꽃 좋아하는 우리 어머니 수지 맞으신거죠.
순이
Lisa♡
2006-08-20 at 11:15
^^*
모름지기 긍정적인 사고는
행복의 지름길이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