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어제 돌체 피아노 연주회에선

연주자 프로필에 예원 예고 수석졸업 음대 최우등 졸업 이런 것들이 말해주 듯

아주 모범적인 연주를 합니다.

연주자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고 바르고 아주 반듯한 자세로 피아노 연주를 하는데

연주되는 곡이 슈만의 아름다운 피아노 곡일까? 의심이 들어서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훑어 봤습니다.

장중한 베에토벤 곡이면 어울릴 듯한 분위깁니다.

30~40 분 분량의 곡을 악보하나 없이 처음 부터 끝 까지 막힘없이 연주하더군요.

베이지색 실크드레스가 땀에 젖어 등뒤로 번져 내려오면서 옷이 몸에 달라 붙습니다.

얼굴에서 흐른땀이 목으로 흘러내립니다.

실크드레스가 땀에 젖어 황토색으로 물들어 갑니다.

태풍 우쿵의 영향으로 더없이 시원해진 날씨 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주자가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연주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시간을 들여서 연주회를 가는 것은

시디로 음악만 듣는 것과 다른 느낌 즉 현장감이 있고

눈의 즐거움과 귀의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주자의 연주 자세를 보는 것도 눈으로 느끼는 즐거움입니다.

건반터치를 하는 손가락의 모습,

악장과 악장 사이의 몸 동작

시작과 끝을 느끼게 하는 강약

인사하는 자세,

옷차림,

무대매너,

머리치장,

피아노 앞에 앉는 모습

청중을 대하는 태도……

많은 것들이 관객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고 기쁨이 되고 즐거움이 됩니다.

어제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모습은

그분에게는 연주가 (강도 높은 노동)으로 보였습니다.

만리장성을 쌓느라 강제 동원된 인부가 돌을 나를때 그렇게 힘이 들었을까요?

연주자는 노동을 하고

청중은 연주자의 힘든 노동을 감상(?)하는 기분이 되어 결국은 앵콜곡을 청하지 못했습니다.

연주자가 아무리 힘든 대곡을 연주했더라도 연주회의백미는 역시 앵콜곡입니다.

자장가 한소절,

엘가의 사랑의 인사나,

유머러스한 세레나데 한곡이면관객은 열광하고 재미를 느낍니다.

연주자로서는 관객에게 보너스를 지불하는 것이고

관객은 보너스 연주에대단한 만족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푼돈을 내고 듣는 연주회에서 너무 많은것을 바라는 얌체로 보이던지

가벼운 수준의 음악이나 밝히는 질낮은 청중으로 치부를 받던지 그럴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음악에 ㅇ자도 모르는 무식한 청중이라 차원 높은 연주를 잘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모든 일에는 " 재미 "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중노동을 하듯이 연주하는 연주자를 보는 것은 결코 마음 편한 일이 못 되더군요.

그렇게 정확하고 좋은 연주에 재미가 조금만 가미되면 더욱 훌륭한 연주가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한 연주를 듣고 싶으면 집에서 유명인의 시디를 들으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5 Comments

  1. Lisa♡

    2006-08-20 at 11:13

    요즘 모든 것에서 찾는게 재미랍니다.
    재미가 없이는 인기가 없지요.
    글도 첫째가 재미라고 하네요.   

  2. 부산갈매기

    2006-08-20 at 15:25

    아하…맞습니다.
    연주자가 청중을 상대로 즐거움을 선사할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금난새나 정명훈을 명 지휘자로 꼽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지요.
    청중을 즐겁게 해주는 자체를 즐거움으로 행하기에….
    관중들에게 싱긋 웃음을 보여 주면서 즐거운 지휘를 하지요.
    당연히 앵콜을 청하고…..    

  3. 한들가든

    2006-08-21 at 01:19

    정직한 연주는 기쁨을 줍니다,   

  4. 파이

    2006-08-21 at 01:46

    저도 ‘재미’가 첫째라고 생각해요~ㅎ
    그런데, 그 ‘재미’라는 것이 어려워요.
    ‘재미’ 하면 너무 광범위 하니까,
    저의 경우와 블로깅을 할 때로 한정지어서 얘기할께요.

    순이님의 말씀대로 연주자가 재미를 느껴야만,
    듣는 사람도 재미를 느낄 수가 있어요.
    연주자가 노동 처럼 연주를 하는대야,
    보는 사람도 힘겹기만 하지 재미있고 흥겹기란 어렵죠. ^^

    전에 어느 블록에서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매일 글을 올리는 것이 힘들고,
    댓글을 다는 것도 ‘품앗이’ 라면서
    블로깅을 노동 처럼 말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저는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그럼, 안하면 되잖아요. ^^
    누가 하라고 시키는 것도 아니고,
    블로깅을 해서 경제적인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블로깅 잘한다고 상장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재미’로 하는 일인데,
    안하면 되지 싶더라구요. ㅎㅎ

    ‘재미’를 느끼려면 첫째는 수준이 맞어야 한다는 생각이예요.
    너무 어려워도 도대체 뭔소리인지 싶고,
    너무 어려도 도대체 뭔소리인지 싶어요. ^^

    제가 알아 들을 수 있는 말을 해야만 재미가 있어요.
    테니스나 바둑이 실력이나 급수가 비슷한 사람과 해야만 놀이가 되듯이
    블로깅도 그런 거 같아요.
    또 하나는 블로거의 성격이 안정적이고 원만해야 재미가 느껴져요.
    글을 읽으면서 넋두리나 약간의 투덜거림, 짜증은 받아들여지는데,
    ‘승질 냄’은 고통스럽더라구요.
    자신의 ‘화’를 정화 시켜서 고운 알갱이를 뽑아낸 글은 재미있어요.
    그런데, 살아있는 ‘화’를 그대로 ‘승질대로’ 내보이는 글은 섬찟해요..

    그래서 저는 제 이웃이 좋아요~ㅎ
    그래서 순이님의 블록에 놀러오는거구요~ㅎ

    리사님, 부산갈매기님, 한들가든님도 좋아요. ^^
    비슷한 사람들은 이렇게 모이나봐요. ^^   

  5. 은하수

    2008-11-09 at 21:52

    누가 그러더군요.
    연주회에 가서 음악을 듣는 것은
    갓 지은 따뜻한 밥을 먹는 것과 같고
    CD로 듣는 것은 식은 밥 먹는 것과 같다고요.
    그만큼 연주회에서 듣는 생음악이 감동을 준다는 말이겠지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