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왓 가는 길 (2006년 여행 3)

이제 국경을 넘어와서 캄보디아 땅에서 부터 시작을 합니다.

저는 글을 쓸 때 기억을 더듬어 따라가다 어느 한 곳에 생각이 멈추기를 잘 합니다.

어느땐 단어 하나에 메여서 여러말을 쓰게 되기도 하구요.

그러니 써 놓고 보면 글이 오락가락 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정리된 느낌이 없습니다.

그래도 말로 하는 것 보다 글로 쓰는 것이 의사 전달에 좀 유리하니까 글을 쓰게 됩니다.

읽으시면서 여행기로서 부족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토바이.jpg

국경도시 포이펫!

오토바이에 의자를 연결해서 만든 캄보디아 택시(?)가 줄을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국경 근처엔 특히 걸인이 많습니다.

처음엔 어린아이들이 손만 벌리다가

우리나라 4살 정도로 보이는아이가 태어난지 몇달 되지 않은 아기를 옆구리에 매달고 구걸을 합니다.

아이에게 갓난아기가 매달려 있는 모습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애처롭습니다.

햇볓애 타서 아이나 아기나 새카맣고 더 작아보이고 어쩌면 땅으로 꺼질듯이 기운이 없어보이나

까만 눈망울이 또록또록합니다.

태국은 도박을 법율로 금지되어 있어서태국 도박꾼들이 국경을 넘어와

포이펫이라는 지명의 캄보디아 국경도시에 와서 도박을 한답니다.

호텔 로비에 오락기가 즐비합니다. 프론트 말고는 로비가 다 오락실입니다.

방으로 구별해 놓은 곳도 있지만 그냥 노천시장에 좌판 늘어 놓듯이 오락기가 놓여있어서

지나다가도 슬쩍 건들여 보게 만듭니다.

마침 우리나라 바다이야기가 떠들석 할 때 떠나왔기에

어디라도 이런 도박이 독버섯 처럼 자라고 있는 것에 안타까웠습니다.

아시아자동차.jpg크레인_소.jpg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는 도로에는 흙먼지가 노란 안개처럼 시야를 가려옵니다

덜컹거리는 도로위를 달리는 버스는 93년산 아시아버스입니다.

오래 되었든 낡았든 아시아버스를 타니까 국적기를 탄 것 만큼이나 안전한 느낌이 듭니다.

에어컨 필터에 흙먼지가 껴서 길가에 차를 세우고 운전기사가 내려서 잠시 수리를 하기도 합니다.

차안에 여행객이 불안한 모습으로 술렁거리자

만약 펜벨트가 끊어져서 차가 멈춰서면 팬티고무줄이라 이어서 수리를 할테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가이드가 너스레를 떱니다.

그러나먼길을 가느라 지친 우리에게 또다른 복병이 기다립니다.

전봇대를 세우느라고 뙤약볕에 30 분씩 길을 막고 공사를 합니다.

차안에서 대책없이 전봇대 서는 것을 감독이라도 하는양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앞에 멈춰선 차위에는 사람이 두명이나 앉아 있는데 보자기 같은 것을 꺼내 머리위를 덮고는 그냥 앉아 있습니다.

얼마나 덥겠습니까?

에어컨이 나오는 차안에서도 땀을 흘리고 있었는데요….

전봇대.jpg흙길.jpg

캄보디아에는 길이 뚫린곳이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제일 먼저 길이 닦여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텐데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해서 저는 기회가 닫는대로 ADB (아시아개발은행)에 메일을 보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에서 지급보증을 해 주면 좋지만 너무 어려우니까 우선 길을 닦아 주고

통행세를 받아서 원금이랑 이자를 회수하는 방식을 취하면 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 오는데 길이 이래서는 어려워 보입니다.

내 건의가 받아 들여질 지는 모르지만 투자 비용을 건지는데 무리가 없으면

아시아개발은행이 참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내 의견이 묵살 되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국가에 길이 없다는 것은

혈류가 흐르지 않는 사람몸과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제가 늘 주제 넘습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태국에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전봇대를 2 년째 세우고 있는데

아직도 전선은 보이지 않고 빈 전봇대만 늘어서 있습니다.

지나는 길에 보이는 집집마다에는 집 앞에 작은 웅덩이가 보입니다.

폭우가 자주 내리는 이곳 지역에선 집이 잠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 앞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 둔다고합니다.

흙이 가라앉고나면 그 물을 식수와 세숫물로 이용한다는군요.

초등학교가 의무교육이기는 하지만 교육의 시설이 낙후되어있고 부모들도 아이들의 교육에 신경쓸 겨를이 없습니다.

부모들이 굳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출생신고 조차 하지 않은 채

그대로 키우기도 한다는 군요.

그 맑고 까만 아이들의 눈동자에 교육의 힘을 불어 넣어 준다면 희망이 보일텐데요….

캄보디아 공산혁명의 지도자였던 폴 포트는 극빈층의 청소년들을 회유, 공산주의로 교육시킨 다음,

베트남의 공산주의자들에게 무기를 넘겨받아 무장을 시켰습니다.
그 뒤에 게릴라전 등으로 수도를 장악한 폴 포트 정권은 단 3년 7개월간의 통치에서 200만명을
학살하는 기록을 남깁니다. Killing Fild 가 영화속의 이야기가 아닌것이 도처에 그 증거가 남아있습니다.
600만에서 400만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그중 44%는 어린아이 나머지중 55%는 과부. 평균수명이 49.5 세 라는 군요.

그나마 남자들은 팔이 없거나 지뢰에 다리가 잘려나간 장애인으로 겨우 살아남이

어려운삶을 이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폴 포트의학살정책은
우선적으로 폴 포트가 정권을 장악하기 전의 공직자나, 군에 종사한 사람은 가족까지 남김없이 처형했으며,
그 처형 작업이 끝날 무렵 정신을 갉아먹는 세균이 침투하고있다면서, 당시 의사들을 모조리 죽이고,

교사들은 죽이거나 추방했으며, 기타 지식인들을 처형했습니다.

하물며 안경을 쓰고 있다고 해서도 죽였다니 …..

덕분에 지금의 캄보디아에는 교사와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특히 문맹을 퇴치해야 하는 중대 과제를 해결할 교사가 없다고 합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정부에서 정책홍보를 해야하는 일이나

생활에 밀접한 상점 간판을 그림으로 해서 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전이 끝나고

민간인이나 철없는 어린이 손에 건너간 총이나 수류탄 등을 회수해야 하는데

라디오나 텔레비젼 같은 매체는 물론 없고 회람을 돌려야하지만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 죽고 없어서 정부에선 궁리 끝에 이런 간판을 내어 걸었습니다.

총[1].jpg

이제 내전이 끝나고 평화의 시대가 왔으니 개인이 소지하고 있는 수류탄이나 총기류를 반납해 달라는 그림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불법 무기류 자진납부 기간" 안내문인 셈입니다..

글을 알고 있다면 언제까지 어디로 무기류를 자진 반납하면 포상을 하겠다 …이렇게 구체적인 설명이

담긴 회람을 돌려야 하거나 동사무소 앞에 안내문을 써서 붙이겠지요.

글씨가 거의 없고 그림으로 된 다른 간판들도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예쁜 여자의 앞얼굴과 옆모습 그리고 뒷머리를 찍은 사진은 미용실이고

라디오나 텔레비젼 선풍기가 그려져 있으면 가전제품 파는 곳

(전기가 없는 곳에서는 부잣집이라야 자동차 밧대리로 텔레비젼을 본답니다.)

약국이라는 글씨 대신에 붉은색 십자가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것도 국경이나 씨엔립같은 큰 도시에서만 한 두개 볼 수 있는 간판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돌발 퀴즈를 내겠습니다.

젊은 남자와 여자가 둘이서 다정한 모습으로 상반신이 보이는 간판은 무었을 하는 곳일까요?

아직도 길 위에서 덜컹거리며 앙코르왓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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